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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크리처스 - 그린브라이어의 연인,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3-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3
캐미 가르시아.마거릿 스톨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평점 :
사랑하고 싶다. 그들의 터질 것 같은 사랑이 전해진다. 10대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영어덜트 판타지 로맨스라는 것이 이러한 것인가? 책장을 다 덮고서 멍한 생각에 건너편 책장의 책들을 쳐다본다. 내가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책에 너무 몰입을 했던 것인가? 책의 분량도 분량이지만 내가 평소 읽는 속도에 비해 너무나 느리게 읽었다. 여기서 느리게 읽었다는 것이 지루하거나 집중을 못해서가 아니다. 글자 하나, 하나 그리고 그 문장속의 장면들이 영화관이나 TV 속에서 나에게 비추어 주는 것 같고 또 내가 10대로 돌아가 주인공 '이선'이 된 듯한 착각 속에 그 안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 <뷰티플 크리처스>는 멍청이와 못 떠난 사람만이 존재하는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 개틀린에서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벌어지는 판타스틱 로맨스이다.
주인공 '이선'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이루어지고 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계속 꿈을 고 있는데, 꿈 속에서는 계속 그녀가 나타난다. 몇 달째 똑같은 꿈을 꾸며 똑같은 부분만 기억이 남는다. 이선과 여자애는 떨어지고, 붙잡으려 하지만 실패한다. 아니 꿈은 거기까지만 기억에 남는다. 이 꿈에서 왜 항상 같은 부분까지만 기억에 남는지는 책의 후반부에 가면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주인공 '이선'은 아이팟에서 흘러나오는 우울하고 오싹한 멜로디와 노래를 잊을 수가 없다. 열여섯 개의 달, 열여섯 해... 이 부분에서 만약 한국이나 동양의 작가가 글을 썼다면 열여섯이 아닌 열아홉이나 스무살로 표현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미국에서 열여섯살은 성인이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작가들의 의도를 잠시 옅볼 수 있지 않을까?
열여섯 개의 달, 열여섯 해
너의 가장 깊은 두려움 열여섯 개
네가 꾼 내 눈물의 꿈 열여섯 개
떨어진다, 세월을 뚫고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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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이상한 가족의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 또 하루는 지난다. 이 마을을 떠나고 싶은 '이선'에게는 농구를 빼고 나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9월 2일 그런 그에게 새로운 소식이자 운명이 다가온다. 이 마을에 초등학교 3학년 이후 아무도 들어오는 사람이 없는 곳이였는데, 잭슨 고등학교에 그것도 여자애가 온다. 그녀의 이름은 '리나 두케인'이다. 마을이 작고 소문이 빠르다는 것은 이미 애마 아줌마가 그 소식을 알고 있다는데서도 확인 할 수 있다.
리나 두케인, 초록색 눈과 검은 머리카락... 인간이 아닌 것 같다. 그녀가 꿈 속의 그녀임을 알게 된다. 소설에서 있을법한 이야기이지만, 이미 책 속에 빠져있다면 내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된 것 같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과거로의 여행, 타임머신 혹은 주술에 의한 환상 체험... 이러한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1865년 2월 11일 그리고 'ECW & GKD' 가 적혀있는 로켓. 이 로켓이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을 이끄는 안내판이자 안내원 역할을 하고 있다. 가계도의 숨겨진 비밀을 통해 자신의 6대조 할아버지와 이루어지 지지 못한 사랑을 보게 된다. 또한, 이선과 리나는 알 수 없는 힘을 느낀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힘.
주술사 집안의 리나, 일반인 이선. 그 둘이 연결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주술사와 리나에 대해 그리고 변이체와 자연체에 대해 책의 재미를 더하는 단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빛과 어둠 중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리나. 이것은 이미 정해진 일.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얻기위한 댓가인가? 'ECW & GKD'가 적혀있는 로켓을 통해 그들은 과거로의 여행과 진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달의 책' 그리고 주술... 이것이 두케인 가문에 내려진 운명인가?
"자신이 빛이되고 싶은지 어둠이 되고 싶은지 결정할 수 없다는 뜻이야. 일반인들이나 다른 주술사들은 선과 악을 직접 선택할 수 있지만 우리 집안에 자유의지는 존재하지 않아. 열여섯 살 생일에 그냥 결정되는 거야." - p.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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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 동전의 양면. 남과 여. 내면의 세계와 바깥의 세계. 모든 것은 함께 이루어져 있다. 조금은 식상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주술사의 변이체와 자연체를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것은 하나이지 않을까? 모든 것은 무엇이 되고자 하는 그 결정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이선의 운명과 리나의 운명을 별들이든 그 무엇에 맡겨야만 하는 것인가? 그냥 그렇게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당신이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선의 엄마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까? 이선의 운명까지도... 이선이 엄마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라' 라는 메세지를 이선에게 남겼고 이선은 메세지가 리나에게 주는 메세지임을 알게된다. 이 책은 판타지다. 그리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아니 연결되어 있어야만 한다.
"변이체를 설명한 내용이 또 있어. '어둠 중의 최고는 이 세상과 지하 세상에 가장 가까운 능력, 즉 변이체다. 빛 중의 최고는 이 세상과 지하 세상에 가장 가까운 능력, 즉 자연체다. 변이체가 없으면 자연체도 없다. 어둠이 없으면 빛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중략 -
"그다음 내용은 진짜 복잡해.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못하겠어. '어둠의 물질이 어둠의 불을 만들고, 어둠의 불이 어둠과 빛의 주술사들과 악마 세계에서 모든 릴룸의 능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능력이 없다면, 어떤 능력도 있을 수 없다. 어둠의 불은 위대한 어둠과 위대한 빛을 만들었다. 모든 능력은 어둠의 능력이다. 어둠의 능력이 빛이기 때문이다.'" - p.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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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리나는 결정되는 운명을 선택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운명을 선택할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흐르고 있다. 아니 멈춘듯 느릿느릿하다. 11시 59분...
"내 심장의 피, 내 생명의 생명, 내 몸의 몸, 내 영혼의 영혼... 널 사랑해. 하지만 나한테 다가오면 네가 다칠 거야."
... 그래도 널 사랑해!!! 아니 그러기에 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