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러시아 혁명 -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다
알렉산더 라비노비치 지음, 류한수 옮김 / 책갈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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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시대 ‘혁명’의 원인과 결과는 ‘자본주의 쇠퇴’이다(1709)
- 러시아혁명 100주년 : 카, [러시아혁명], 라비노비치, [1917년 러시아혁명], 트로츠키, [러시아혁명사]
 

 
"대중이 사회의 운명에 직접 개입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혁명이다… 역사 서술은 혁명 사건들의 뒤에서 일어나는 집단적 의식의 변화들을 드러내야 한다. 그리고 운동의 ‘자발성’이라는 자루 속에 모든 것을 처넣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 이 추상적인 말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고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혁명은 법칙에 따라 일어난다. 이 말은 혁명 대중이 혁명의 법칙들을 인식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대중의 의식은 우연히 변화하지 않으며 이론적으로 설명 가능한 객관적 필연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 때문에 대중의 의식은 예측 가능하며 지도가 가능하다."
 
- L. 트로츠키, [러시아혁명사], <2권과 3권 서문>, 1932.

 
러시아혁명의 주체 중 하나였던 레온 트로츠키는 1917년 러시아혁명은 억압받는 다수 피지배계급이 낡은 체제를 무너뜨린다는 사회법칙의 필연성을 인식하고 적극 실천했던 볼셰비키라는 정치세력의 ‘지도’에 의해 가능했으며 다수 대중의 ‘자발성’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평가한다. 러시아혁명의 ‘비민주성’을 두고 진정한 혁명이 아니라고 판단한 칼 카우츠키와 계급투쟁의 운동방식으로서 대중파업의 ‘자발성’도 중시하는 로자 룩셈부르크와 대립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부르주아와 지주 계급 뿐만 아니라 즉각적 무장봉기에 반대했던 멘셰비키 등과의 투쟁 과정에서 혁명을 성공했고 집권 후에도 혁명을 지키기 위해 외무, 군사인민위원으로서 처절하게 내전을 치른 당사자로서는 당연한 평가일 것이다.
 
2017년은 1917년 러시아혁명 100주년이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30년 만에 다수 대중의 힘으로 독재권력을 종식시킨 역사적인 해이다.
2017년은 30년 전인 1987년 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독재권력을 끌어내리기까지 한 해이다.
우리 사회 동시대 민중들 덕분에 러시아혁명 또한 ‘사회주의’ 이념이나 ‘볼세비키’ 정치세력 중심보다는 ‘소비에트’라는 대중 조직의 ‘자발성’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1917년 10월 러시아 소비에트 혁명 과정을 그 해 2월 혁명부터 7월 봉기를 거쳐 8월 코르닐로프 반혁명, 10월 볼셰비키 혁명까지 르포처럼 엮은 미국의 역사가 알렉산더 라비노비치의 [1917년 러시아혁명 –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다](1976)의 중심에는 거대한 파도와도 같이 거스를 수 없는 다수 대중의 운동이자 권력의 한 축, 즉 ‘소비에트’가 있다.

 
"나의 주목표는 ‘밑으로부터의 혁명’의 발전과 1917년 2월과 10월 사이에 페트로그라드에 존재했던 각급 볼셰비키당 조직의 견해와 활동과 상황을 될 수 있는 대로 충실 하고 정확하게 재구성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혁명의 이 두 가지 주요 측면과 볼셰비키의 궁극적 승리 사이의 역동적 관계를 규명하려고 시도했다… 나는 당대의 문서에 나타난 공장 노동자와 병사와 수병들의 열망을 연구하면서 이들의 관심사가 볼셰비키가 내놓은 정치, 경제, 사회 개혁 강령과 가까이 일치했던 데 반해, 다른 모든 주요 정당은 충분히 열의를 다해 의미 있는 대내적 변화와 러시아의 즉각적 종전을 추진하지 않아서 널리 불신을 당하고 있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 결과, 대중의 이해를 얻음으로써 볼셰비키의 목표는 10월에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2월 혁명 기간 동안에 페트로그라드에는 1905년 혁명기간에 러시아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 잠시 존재했던 기관을 본뜬 노동자∙병사 소비에트(평의회)도 나타났다. 소비에트는 1917년 봄∙여름에 페트로그라드의 각 구에 설치되었으며, 소비에트와 함께 러시아 전역의 도시, 읍, 마을에서 유사한 풀뿌리 민주주의 기구가 생겨났다… 이것은 모두 합치면 임시정부보다 수적으로 더 큰 대표성을 띄었으며, 공장 노동자와 농민, 특히 병사 사이에서 충성심을 얻은 덕분에 잠재적으로는 임시정부보다 더 강력했다."
 
- A. 라비노비치, [1917년 러시아혁명], <프롤로그>, 1976.

 
레닌이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는 [4월 테제]를 수정했든 말든, 볼셰비키가 혁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를 가장 기민하게 현실에 적용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2017년 ‘혁명’이 보여준 것처럼, 전위가 대중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 대중이 소수 전위를 결국  ‘지도’한다.

 
"사실, 1917년에 볼셰비키의 증대하는 힘과 권위의 주요원천은 ‘평화(전쟁종식)∙토지(무상배분)∙빵(노동자 경영참여)!’과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는 슬로건에서 구체화된 당 강령이 뿜어낸 자력이었다. 볼셰비키는 페트로그라드의 공장 노동자와 병사, 크론시타트 수병의 지지를 얻으려는 운동을 아주 힘차고 능숙하게 벌였다. 이 집단에서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는 슬로건은 소비에트 안에 있는 모든 정당과 정파를 대표하고 즉각적 강화와 중요한 내부 개혁과 조속한 헌법제정회의 소집이라는 강령에 헌신하고 사회주의자로만 이루어지는 민주정부를 창출한다는 뜻이었다… 오직 볼셰비키만이 권력투쟁에서 군대가 필연적으로 지니는 결정적 의의를 간파한 듯 하다. 아마 훨씬 더 근본적으로는 볼셰비키의 경이로운 성공은 적잖이 1917년에 당이 띤 성격 덕택으로 돌릴 수 있다. 여기서 내가 염두에 두는 것은 그 역사적 의의를 부정할 수 없는 레닌의 대담하고도 결단성 있는 지도력이나 비록 크게 과장되기는 했지만 흔히 언급되는 볼셰비키 조직의 통일과 규율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 전통적 레닌주의 모델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 내부적으로 비교적 민주적이고 관용적이며 분권화한 당의 구조와 작동 방식,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개방적이고 대중적인 당의 성격을 강조하고자 한다."
 
- A. 라비노비치, [1917년 러시아혁명], <에필로그>, 1976.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저술로 보수적인 역사학자들의 허울 뿐인 ‘중립성’에 맞선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는 러시아 소비에트혁명에 대한 방대한 연구와 저술을 남겼는데 그가 대중서로 편집한 [러시아혁명 1917 – 1929](1979)은 제1장 <1917년 10월>에서 10월 혁명의 과정을 아주 간략하게 정리하고는 혁명 후 반동세력으로부터 혁명을 지켜낸 내전과 신경제정책(NEP)으로 농민의 입장을 지지했던 과정, 일국사회주의 선언과 ‘대약진’을 선포한 5개년 경제개발계획 등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면서 ‘혁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혁명은 자본주의의 쇠퇴가 낳은 결과인 동시에 쇠퇴를 야기한 원인으로 볼 수도 있다."
 
- E. H. 카, [러시아혁명 1917 - 1929], <1917년 10월>, 1979.

 
이 시대 ‘혁명’의 원인과 결과는 바로 ‘자본주의 쇠퇴’이다.
 
 
(2017년 9월)
 
 
***


1. [E.H.카 러시아 혁명 1917 - 1929], E. H. 카 지음(1979), 유강은 옮김, <이데아>, 2017.
 
2. [1917년 러시아혁명 –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다], A. 라비노비치 지음(1976), 류한수 옮김, <책갈피>, 2017.
 
3. [러시아혁명사], L. 트로츠키 지음(1930), 볼셰비키그룹 옮김, <아고라>,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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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브리치 세계사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7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클리퍼드 하퍼 그림, 박민수 옮김 / 비룡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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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독서모임 - 시즌 1 : '곰.세']

우리집 삼남매가 다 모여 독서모임을 하면 좋겠으나,
셋째 애기딸이 클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오빠언니가 이미 부모와 등지는 나이가 될까 우려되어 급시작한 '우리집 독서모임'.

[곰브리치 세계사]를 함께 읽으며 '역사'를 주제로 할 시즌 1 '곰.세'에서 막내 애기딸은 참관인 또는 훼방꾼으로 참여할 듯 한데 일단 8월 첫 모임에서는,

1. 책의 구성과 독서 방식 : '서론-본론-결론' 구조와 목차 먼저 읽기
2. '역사' - 시즌 1 : '변화 및 진화, 상호 발전하는 만물의 운동'이자 '세계를 보는 거울'로서의 '역사'
3. '철학' - 시즌 2 : '만물 운동의 본질 및 법칙과 경향인 진리를 추구하는 사유방식'으로서의 '철학'
4. '역사'와 '철학'을 토대로 어떻게 독서를 할 것인가
5. 향후 '우리집 독서모임' 운영 방안

등에 대한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자 했으나 그딴건 관심없고 머릿속에는 온갖 게임생각만 가득차 한시도 집중 안되시는 첫째 아드님과 자유분방하다 못해 이야기 흐름을 끊기 아니면 그림낙서에 여념 없으신 둘째 언니딸은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기만을 기다리고, 셋째 애기딸은 예상대로 훼방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시다.

2017년 8월 5일 (토), 
어쨌든, 
[곰브리치 세계사] 서론격인 1장 <옛날 옛적에>를 간신히 함께 읽고 시즌 1 첫모임을 마무리하다.

***

[곰브리치 세계사](1935) -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간략한 세계사

오스트리아 출신 예술사가 에른스트 요제프 곰브리치가 박사학위를 받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던 1935년에 영어로 된 '어린이를 위한 역사책'의 독일어 번역을 의뢰받았는데, 본인이 더 잘 쓸 수 있다고 판단하여 출간한 어린이 역사책이 [곰브리치 세계사]이다. 

곰브리치가 빈 대학에서 예술사와 고고학 박사학위 내용을 지인의 자녀에게 쉽게 설명하던 것이 동기가 되기도 했다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쓰게된 루이스 캐럴과 비슷한 모티브라 정겹다.

서장에 해당되는 1장 '옛날 옛적에'는 역사 전반에 대한 이야기, 
2장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가들'은 선사시대,
3장부터 17장까지는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인도, 증국, 로마 문명 등 고대,
18장부터 24장까지는 민족대이동과 로마 제국의 몰락 및 중세시대,
25장부터 35장까지 도시의 생성과 시민의 등장, 혁명의 근대,
36장부터 결론이 포함된  39장까지는 현대의 산업혁명과 제국주의, 1차 세계대전 종전까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이 집필되고 첫 출간된 시기는 1935~1936년이었고 곰브리치는 39장에서 '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과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며 끝을 맺었으나, 이후 2차 세계대전을 겪은 그는 '후기'에 해당하는 40장 '나 자신이 체험한 세계사의 한 부분 - 회고'를 통해 과학의 진보가 더 나은 미래를 담보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세계전쟁이 보여준 점 등의 이야기를 첨부한다.

곰브리치 본인이 서양인이다 보니 유럽사 중심의 세계사라는 한계는 있으나,
어린이와 청소년이 문명 발상과 종교, 이념 등을 포함하여 간략하게 세계 인류의 역사 흐름을 이해하는데 손색이 없는 '어린이 역사책'의 고전이다. 우리 자녀들과 두고두고 한장 한장 곱씹어 읽을 만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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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GPE 총서 10
니크 브란달 외 지음, 홍기빈 옮김 / 책세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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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외 - '우리식 사회민주주의 모델'

"사회민주주의는 자유주의나 마르크스주의처럼 정돈된 사상이나 이념체계가 없다. 본래 모든 종류의 정치적 유토피아주의와 단절하고 의회를 통한 정책과 제도의 개혁이라는 실용주의를 추구해온 것이 사회민주주의의 역사인지라 핵심이 되는 사상이나 원리를 찾기 어렵다... 
사회민주주의 운동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구체적 현실에서 사회민주당들이 어떤 고민을 해왔고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 북유럽 나라 사람들이 산업사회의 여러 혼란을 성공적으로 돌파할 수 있었던 근원적인 비결은 바로 자유, 평등, 연대라는 사회민주주의 운동의 가치와 이를 실현해낸 실용주의의 지혜와 끈기에 있었다."

-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니크 브란달 / 외이빈 브라트베르그 / 다그 토르센 지음, 홍기빈 옮김, <책세상>, 2014.  '옮김이의 말'

새삼 '사회민주주의 모델'이 떠오른 것은,
2017년 5월 '촛불대선'이 끝난 후였다.

대선전 촛불정국에서는 새누리당으로 집결된 수구세력은 이제 우리 역사에서 퇴장하고 집권 예정인 민주당이 진정한 '보수'로 자리매김하면서 진보정당이 '우리식 사회민주당'이 되었으면 했다.

그런데 오랜만의 민주정부 선한 민주주의자들의 개혁적 행보와 자유한국당 수구적폐 세력의 여전한 활약을 보니,

바로 지금,
'우리식 사회민주주의 모델'이 당장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시장 경제체제에 지배받지 않고 이 경제체제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오랜만에 '선출된 민주정부'가 해주기를 바란다. 

현실 정치에서 민주당 정부와 '협치 대상'으로 남을 '수구보수'에 대응하여 현 정부가 '우리식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이 땅에 정착시킨다면 진보정당이 할 일이 현실적으로 더욱 명확해질 수도 있겠다.
그 과정에서 우리사회는 어느새 또 한 발 전진하고 있겠지.

조금더 나은 세계를 '현실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금 우리 사회 공동체에 경의를 표한다.

"정치의 힘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야말로 사회민주주의 이념의 본질... 사회민주주의 운동의 기본 혜안은 사회를 돌보는 일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기관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체제란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며 따라서 정치적 과정들을 통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몰인격적이고 통치불가능한 경제적 힘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집단의 정치행동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사회민주주의의 신조이다."

-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제11장 '정치의 힘'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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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 기초 한울 사회민주주의 총서 1
토비아스 곰베르트 외 지음, 한상익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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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개혁적 개혁' - '사회민주주의']

"포디즘 시대에 ('비개혁적 개혁' 전략을 통해) 일부 좌파는 사회민주주의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 시각에서 볼 때, 사회민주주의는 단순히 적극적인 자유주의 복지국가와 변혁적인 사회주의 복지국가 사이의 타협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민주주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궤도가 변할 수 있는 역동적인 체제로 간주되었고 보편적 사회복지의 구축, 강력한 누진세 구조, 완전고용을 추구하는 거시경제 정책, 거대한 비시장형 공공부문, 중요 분야의 공공/집단 소유와 같이 매우 적극적이고 개혁적인 재분배틀을 제도화하는 것이었다. 이 정책 중 어느 것도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제도들이 함께 작동한다면 자본에서 노동으로 세력 균형의 추가 이동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변화를 추동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물론 이와 같은 기대가 가능한 것인지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가 효과적으로 그 실험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서, 사회민주주의는 그 기대의 실현 여부를 증명할 만큼 충분히 시험되지 못했다."

- Nancy Fraser (뉴욕 사회과학뉴스쿨 정치사회학 교수)


정의철학과 페미니즘 이론가 낸시 프레이저가 '비개혁적 개혁'이라는 전략으로서 '사회민주주의'를 논한 글이다. 
독일 사회민주당의 나보다도 어린 몇몇 이론가들이 정리한 [사회민주주의의 기초(Foundations of Social Democracy)]라는 총서 시리즈를 민주통합당 시절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이 번역했다.

오늘은 5.18 광주민중항쟁 37주년 되는 날이다.
새로 출범한 민주정부가 37년 전 광주의 '혁명적 해방구', '광주코뮌' 정신을 잊지 말고 '비개혁적 개혁'이나마 충실히 이행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며칠간 보여준 행보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몇 명은 선한 민주주의자들은 맞는 것 같다.

이번 민주정부의 여당인 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은 김민석 전의원이다. 이 분 역시 '80년 5월 광주'의 직접적 영향 아래 불의한 시대와 치열하게 싸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반뒤링론]이라는 쉽지 않은 책을 밤새 번역했을 '87년의 김민석 스스로를 새삼 되돌아 보며 새로운 시대의 '비개혁적 개혁' 전략이나마 충실히 설계해 주기를 또한 진정 기원한다.

김민석이 번역한 엥겔스의 [반뒤링론],
이해하는지 어떤지도 모르고 열심히 줄쳐대던 나의 20대 때가 새삼 생각나는 5.18 광주민중항쟁 37주년 아침 출근길.

#80년광주를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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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문학론
임종국 지음 / 민족문제연구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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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를 '천치로 만들어 준 일체'를 경계할 것!
- [친일문학론], 임종국, 1966. -


"이 책에서의 친일문학이란 어떤 개념에서 사용된 어휘냐?
주체적 조건을 상실한 맹목적 사대주의적인 일본예찬과 추종을 내용으로 하는 문학이란 뜻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친일파들의 문학이라는 의미를 포함하지 않는다. 물론 그 같은 주체성을 몰각한 문학 속에는 소위 친일파들이 저술한 문학도 적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친일파 아닌 사람들의 추종적 작품도 제외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 이런 입장과 견지에서 앞으로 필자는 1940년을 중심한 전후 약 10년간의 주체성을 상실한 일본 추종의 문학을 고찰하겠다."
- 임종국, [친일문학론], <서론>, 1966.

1965년 6월 굴욕적인 한일협정 국면에서 시인 임종국 선생은 모두가 침묵하던 일제 '암흑기', '친일문학'을 실증하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의 서론처럼 '대동아성전승리'라는 이데올로기적 거짓선동과 '시류'에 휩쓸려 '주체적 조건'을 상실한 '추종적' 행위를 통해 본의 아닌 친일을 한 저명 인사들이 약 80% 정도라면, 문학계에서는 윤동주, 이육사, 김영랑, 폐허파와 청록파 시인 등 극소수를 제외한 90% 이상이 '친일문학'을 했다. 
해방후 반민특위는 이승만 정권에 의해 좌절되고 박정희 정권은 굴욕적인 한일협상으로 반민족 부역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이런 역사 속에서 카프 출신으로 친일문학을 했던 백철 같이 일제강점기를 '암흑기'로 부르며 부끄러운 친일의 과거를 감추려 한 거대 문학권력에 맞서 선배문학가 90%를 역사의 심판정에 기소한 첫 작업이 임종국 선생의 [친일문학론]이다.

컴퓨터 상용화도 안되었던 시기 대학도서관에 상주하며 방대한 자료를 필사하고 육필로 하나하나 기록했을 임종국 선생의 노고와 친일부역자들의 기득권과 침묵의 카르텔로 공고해진 살아있는 문학권력에 맞서는 용기.
[친일문학론]을 통해 새삼 배운 두 가지이다.

[친일문학론] 전반에 인용된 친일작가들의 글들을 읽으면 굳이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해도 분노가 끓는다. 
그러나 그 중 하나 꼽으라면 '조선어말살정책'을 시행한 미나미 지로 총독 앞에서 '조선말 전폐'를 주장했다가 오히려 일본인 총독한테 현실성 없다고 '전면 거부'를 당했다는 친일문필가 현영섭이라는 자. 가히 부끄러운 장면의 대표격이다.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독립운동을 하느니 '내선일체'로 일본의 한 지방이 되는 것이 조선을 위한 것이라 하여 적극적으로 친일을 한 이광수나 중추원 참의까지 하면서 재벌만큼 부를 축적했다는 최남선 등은 임종국 선생 덕분에 우리 역사에 이미 다 드러난지 오래니 길게 말할 것도 없다. 
[친일문학론]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서정주는 '친일'이라기 보다는 다수 동포들과 같은 의견으로 '하늘에 따랐다(종천순일파)'고 변명하면서, 해방후에는 이승만 전기를 쓰고 전두환에게 '오천년 이래 최고의 미소'라 찬미했단다. 
이런 '부역의 역사'가 바로 지금, 
다수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기어이 퇴진시킨 지금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청산해야할 '적폐'이다.

임종국 선생의 [친일문학론]은 민족문제연구소 설립과 [친일인명사전] 편찬작업의 외로운 시작이었는데, 그는 <자화상>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 해방이 됐다고 세상이 뒤집혔다... 이때 내 나이 17세. 하루는 친구놈한테서 김구 선생이 오신다는 말을 들었다.
'얘! 너 그, 김구 선생이라는 이가 중국사람이래!'
'그래? 중국사람이 뭘 하러 조선엘 오지?'
'이런 짜아식! 임마 것두 몰라! 정치하러 온대.'
'정치? 그럼 우린 중국한테 멕히니?'
지금 나는 요즘의 17세에 비해서 그 무렵의 내 정신연령이 몇 살쯤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식민지교육 밑에서, 나는 그것이 당연한 줄만 알았을 뿐 한번 회의조차 해본 일이 없었다... 이제 친일문학론을 쓰면서 나는 나를 그토록 천치로 만들어 준 그 무렵의 일체를 증오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임종국, [친일문학론], <자화상>, 1966.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우리 모두를 '천치로 만들어 준 일체'에 대하여 경계해야 할 것이다.

[친일문학론]의 서술형식은 '정치적-사회적 배경', '문화기구론-단체적 활동', '작가-작품론', '작품연표' 순서인데, 
흡사 '본기', '세가', '열전', '표' 등으로 이뤄진 사마천의 '기전체' 같기도 하다.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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