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예측한 미래사회 -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 청년지성 총서 3
김수행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자본론공부], 김수행, <돌베개>, 2014.
-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을 위한 [자본론]


"어쩌면 [자본론]은 경제에 관한... 지루한 책이라고 속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마르크스는 경제를 사회의 '토대'라고 보면서 경제 영역의 문제가 어떻게 정치, 법률, 문화영역 등 다른 모든 영역을 물들이고 있는가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외치는데, 이 계급투쟁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경제 영역에서 서로 자기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싸울 뿐 아니라, 이 경제 영역의 계급투쟁이 사회의 다른 영역으로 확산, 전파되면서 기존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본론]은 자본주의 사회의 형성, 발전, 쇠퇴, 멸망을 모두 설명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고, 자본주의 사회를 변화시키거나 변혁하려는사람들은 누구나 [자본론]을 먼저 읽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입니다... 결국 지금의 이 '썩어빠진' 자본주의를 바꾸어야 할텐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을 [자본론]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 [자본론 공부], 김수행, <[자본론]에 대하여>

[자본론 공부]는 우리나라 최초로 칼 마르크스 [자본론]을 번역하여 1989년의 그 엄혹한 시절에 "잡아갈테면 잡아가라"는 심정으로 출간했던 김수행 교수가 세월호 정국에서 새롭게 쓴 [자본론] 해설서이다.
김수행은 <서문>에서 "이 책은 방대한 [자본론] 1~3권의 내용을 단순히 요약한 것이 아닙니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비판했고 어떻게 찬양했는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미래 사회의 태아를 자본주의가 잉태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에 주목할 것을 강조합니다."라고 적고 있다. 

'자본의 생산과정'을 분석한 [자본론] 1권에 대한 해설, '자본의 유통과정'을 분석한 [자본론] 2권에 대한 해설,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과정'을 분석한 [자본론] 3권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으며, 특히 [자본론]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평균이윤율 저하 경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본론] 1권 '자본의 생산과정'에서 자본의 축적 과정이 실업자를 점점 더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마르크스는 3권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과정'에서는 자본의 축적 과정이 이윤율을 저하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전자가 자본주의의 발달이 노동자계급에게 주는 영향을 집약한 것이라면, 후자는 자본가계급에게 미치는 영향을 요약한 것입니다. 그리고 실업자의 증가 경향과 이윤율의 저하 경향은 모두 자본가들이 상대적 잉여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기계화, 자동화, 로봇화를 도모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마르크스가 즐겨 사용하는 '경향'이라는 용어는 '법칙'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경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상반되는 경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우리가 분명히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자본의 축적 과정에서 상대적 잉여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기계화가 진행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그런데 이 기계화는, 한편에서는 면방적 기계가 물레를 돌리는 노동자들을 축출하여 실업자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면방적업을 크게 확장시킬 뿐 아니라 면방직업과 의류업을 활성화시켜 수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경향도 낳는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기계화는 한편에서는 실업자를 만들어 내는 경향을 가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취업자를 증가시키는 경향을 가지는데, 마르크스는 이 두 경향 그 자체를 각각의 법칙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기계화는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함으로써 실업자를 증가시키는 ‘경향’ 또는 ‘법칙’을 가지며, 기계화는 투하자본의 규모를 증가시켜 실업자를 감소시키는 '경향' 또는 '법칙'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계화가 실업자를 증가시킬 것인가, 아니면 감소시킬 것인가는 이론 차원에서는 판명할 수가 없고, 현실에서 판명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이윤율의 저하 경향'도 '이윤율의 상승 경향'과 나란히 각각의 법칙으로 제출된 것이고, 현실적으로 이윤율이 저하한다고 예측한 법칙은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자본론 공부], 김수행, <8장. 평균이윤율의 형성과 이윤율의 저하,상승 경향>

은행원으로 근무하다가 영국 주재원으로 가서 마르크스 '공황 이론'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딴 김수행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자본론]을 처음 완역하면서 마르크스의 '경제학'이 아닌 그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고, 우리 사회에 '정치경제학' 영역을 끊임없이 주지시켜 온 거의 유일한 학자였다.  '수요-공급'이나 '국가재정' 등의 '미시-거시 경제학'이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인간들간의 관계로서의 '생산관계' 연구를 통해 사회구성체를 이루는 '물적 토대'로서 '경제'와 이를 결정하는 인간들의 '정치'를 유기적으로 종합하는 영역이 바로 '정치경제학'인데, 마르크스의 선학들인 아담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의 '노동가치론'이 '정치경제학'이었다.

[자본론 공부]는 김수행 교수가 작고하시기 전 마지막 '유작'의 성격을 지니는 책으로, 기존의 기고글([정치경제학 에세이]), 인터뷰([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한국사회 분석([마르크스가 예측한 미래사회]) 형식이 아닌 오로지 [자본론] '해설' 및 그 현대적 '해석'에 관한 이야기다. 
"자본주의의 형성, 발전, 쇠퇴, 멸망"의 객관적 '법칙'과 '경향'을 담고 있는 [자본론]은 현 체제의 변화와변혁을 위해 아직도 유효하므로 '교조적' 수용이 아닌 지속적인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김수행 교수가 '예측'한 '자본주의 이후'의 '미래사회'는,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말한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기초"가 되는 사회(이른바, '자.개.연' -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며, 이것의 '정치경제학'적 근거는 다름아니 [자본론]이다.

마르크스 못지 않게 우리에게 귀중한 유산을 남겨주신 김수행 교수께 깊은 경의와 명복을 바친다.

***
1. [자본론 공부], 김수행, <돌베개>, 2014.
2. [마르크스가 예측한 미래사회 -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 김수행, <한울>, 2012,
3.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지승호, <시대의창>, 2009.
4. [정치경제학 에세이], 김수행, <새날>,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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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공부 - 김수행 교수가 들려주는 자본 이야기
김수행 지음 / 돌베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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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공부], 김수행, <돌베개>, 2014.
-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을 위한 [자본론]


"어쩌면 [자본론]은 경제에 관한... 지루한 책이라고 속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마르크스는 경제를 사회의 '토대'라고 보면서 경제 영역의 문제가 어떻게 정치, 법률, 문화영역 등 다른 모든 영역을 물들이고 있는가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외치는데, 이 계급투쟁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경제 영역에서 서로 자기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싸울 뿐 아니라, 이 경제 영역의 계급투쟁이 사회의 다른 영역으로 확산, 전파되면서 기존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본론]은 자본주의 사회의 형성, 발전, 쇠퇴, 멸망을 모두 설명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고, 자본주의 사회를 변화시키거나 변혁하려는사람들은 누구나 [자본론]을 먼저 읽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입니다... 결국 지금의 이 '썩어빠진' 자본주의를 바꾸어야 할텐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을 [자본론]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 [자본론 공부], 김수행, <[자본론]에 대하여>

[자본론 공부]는 우리나라 최초로 칼 마르크스 [자본론]을 번역하여 1989년의 그 엄혹한 시절에 "잡아갈테면 잡아가라"는 심정으로 출간했던 김수행 교수가 세월호 정국에서 새롭게 쓴 [자본론] 해설서이다.
김수행은 <서문>에서 "이 책은 방대한 [자본론] 1~3권의 내용을 단순히 요약한 것이 아닙니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비판했고 어떻게 찬양했는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미래 사회의 태아를 자본주의가 잉태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에 주목할 것을 강조합니다."라고 적고 있다. 

'자본의 생산과정'을 분석한 [자본론] 1권에 대한 해설, '자본의 유통과정'을 분석한 [자본론] 2권에 대한 해설,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과정'을 분석한 [자본론] 3권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으며, 특히 [자본론]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평균이윤율 저하 경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본론] 1권 '자본의 생산과정'에서 자본의 축적 과정이 실업자를 점점 더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마르크스는 3권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과정'에서는 자본의 축적 과정이 이윤율을 저하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전자가 자본주의의 발달이 노동자계급에게 주는 영향을 집약한 것이라면, 후자는 자본가계급에게 미치는 영향을 요약한 것입니다. 그리고 실업자의 증가 경향과 이윤율의 저하 경향은 모두 자본가들이 상대적 잉여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기계화, 자동화, 로봇화를 도모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마르크스가 즐겨 사용하는 '경향'이라는 용어는 '법칙'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경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상반되는 경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우리가 분명히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자본의 축적 과정에서 상대적 잉여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기계화가 진행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그런데 이 기계화는, 한편에서는 면방적 기계가 물레를 돌리는 노동자들을 축출하여 실업자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면방적업을 크게 확장시킬 뿐 아니라 면방직업과 의류업을 활성화시켜 수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경향도 낳는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기계화는 한편에서는 실업자를 만들어 내는 경향을 가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취업자를 증가시키는 경향을 가지는데, 마르크스는 이 두 경향 그 자체를 각각의 법칙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기계화는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함으로써 실업자를 증가시키는 ‘경향’ 또는 ‘법칙’을 가지며, 기계화는 투하자본의 규모를 증가시켜 실업자를 감소시키는 '경향' 또는 '법칙'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계화가 실업자를 증가시킬 것인가, 아니면 감소시킬 것인가는 이론 차원에서는 판명할 수가 없고, 현실에서 판명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이윤율의 저하 경향'도 '이윤율의 상승 경향'과 나란히 각각의 법칙으로 제출된 것이고, 현실적으로 이윤율이 저하한다고 예측한 법칙은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자본론 공부], 김수행, <8장. 평균이윤율의 형성과 이윤율의 저하,상승 경향>

은행원으로 근무하다가 영국 주재원으로 가서 마르크스 '공황 이론'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딴 김수행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자본론]을 처음 완역하면서 마르크스의 '경제학'이 아닌 그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고, 우리 사회에 '정치경제학' 영역을 끊임없이 주지시켜 온 거의 유일한 학자였다.  '수요-공급'이나 '국가재정' 등의 '미시-거시 경제학'이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인간들간의 관계로서의 '생산관계' 연구를 통해 사회구성체를 이루는 '물적 토대'로서 '경제'와 이를 결정하는 인간들의 '정치'를 유기적으로 종합하는 영역이 바로 '정치경제학'인데, 마르크스의 선학들인 아담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의 '노동가치론'이 '정치경제학'이었다.

[자본론 공부]는 김수행 교수가 작고하시기 전 마지막 '유작'의 성격을 지니는 책으로, 기존의 기고글([정치경제학 에세이]), 인터뷰([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한국사회 분석([마르크스가 예측한 미래사회]) 형식이 아닌 오로지 [자본론] '해설' 및 그 현대적 '해석'에 관한 이야기다. 
"자본주의의 형성, 발전, 쇠퇴, 멸망"의 객관적 '법칙'과 '경향'을 담고 있는 [자본론]은 현 체제의 변화와변혁을 위해 아직도 유효하므로 '교조적' 수용이 아닌 지속적인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김수행 교수가 '예측'한 '자본주의 이후'의 '미래사회'는,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말한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기초"가 되는 사회(이른바, '자.개.연' -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며, 이것의 '정치경제학'적 근거는 다름아니 [자본론]이다.

마르크스 못지 않게 우리에게 귀중한 유산을 남겨주신 김수행 교수께 깊은 경의와 명복을 바친다.

***
1. [자본론 공부], 김수행, <돌베개>, 2014.
2. [마르크스가 예측한 미래사회 -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 김수행, <한울>, 2012,
3.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지승호, <시대의창>, 2009.
4. [정치경제학 에세이], 김수행, <새날>,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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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를 위하여 - 새롭게 읽는 공산당 선언
황광우.장석준 지음 / 실천문학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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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선언](1848) - 마르크스/엥겔스
(브런치 서평)

https://brunch.co.kr/@beatrice100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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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와 한서 - 중국 정사正史의 라이벌
오키 야스시 지음, 김성배 옮김 / 천지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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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와 한서], 오키 야스시, 김성배 옮김, <천지인>, 2010.


"전한 중엽인 기원전 97년 사마천에 의해 완성된 [사기]와 후한 초인 서기 80년경에 완성된 반고의 [한서]는, 중국 역대 '정사'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두 책이다... '정사(정통역사)'를, 또는 역사서를 쓴다는 행위가 매우 정치적 의미를 갖는 행위였음을 우선 파악해 두기 바란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인다면, 사마천이 [사기]를, 반고가 [한서]를 지은 시점에서는 그것들이 '정사'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사기]와 [한서]가 정사로 인정을 받은 것은 저자들 생전의 일이 아니라 후세 왕조에 의해서였다... 말하자면 '정사'란, '기전체' 형식으로 쓰이고 왕조의 권위에 의해 공인된 역사서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사기와 한서], 오키 야스시, <1부. 책의 여로 - '정사'로서의 [사기]와 [한서]>

일본 중국문학박사 오키 야스시의 [사기와 한서](2008)는 중국 역사서 중 '통사'인 사마천 [사기]와 전한의 '단대사'인 반고 [한서]를 비교한 책이다., [사기], [한서], [후한서], [삼국지] 등은 중국 '24사' 중 유명한 '4사'로 꼽히는데, 이 중에도 '정사'의 시조인 [사기]와 [한서]의 차이를 다루고 있다. 
두 역사서 모두 '정사'의 두 대표작으로서 [사기]는 "과연 하늘의 도는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권력과 인물군상의 기록을 통해 역사적 진실을 알리려는 책이고, [한서]는 [사기]를 대부분 따랐으나 한나라 정권을 비판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다룬 내용은 삭제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적고 있다. 

중국의 '정사(정통역사)' 선정 작업은 18세기 청나라 건륭 연간의 대규모 역사 정리 작업에 의해 [사기]와 [한서], [후한서]와 [삼국지] 등 '4서'를 비롯하여 [수서]와 [당서] 및 [오대사] 등의 '단대사'들을 포함 총 '24사'를 확정했다. 
'24사' 중 사마천의 [사기]만이 '통사'이며, 나머지는 하나의 왕조의 역사를 다룬 '단대사'인데, 상호모순되는 서술로써 '맥락'을 통한 '역사서술'의 기원이 사마천의 [사기]인 반면, 권력자가 된 '승자'로서 역사서술' 전형의 시초는 반고의 [한서]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역사서술'의 전형에 따라 당나라 단대사인 '5대' 후진시대 유후의 [신당서], [구당서] 등은 우리의 고구려와 발해 등 '요동사(요동 공동체 역사)'를 깎아 내리거나 제대로 기술하지 않으면서 '중국 중심의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스스로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흉노, 대월, 동호, 선비, 거란, 여진 등의 다양한 동,서,북방 민족공동체나, 주체적 역사기록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채 중국의 편협한 기록의 편린에서 찾아야 하는 우리 예맥과 한반도 한민족의 '역사 찾기' 작업의 현실이 쉽지 않은 이유다.

"[사기]와 [한서]의 가장 큰 차이는 '통사'인가 '단대사'인가라는 점에 있다. 전한 시대에 사마천이 태고에서 자신의 시대까지의 통사를 완성해 버렸다. 그러면 뒷시대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란 말인가? 그것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반표가 쓰려고 했던 것은 [후전(사기후전)]이었고, [사기]에서 서술이 끝난 무제 이후 시대의 역사였다. 그런데, 그의 아들인 반고는 그 방법을 택하지 않고 전한 1대의 역사를 썼다. 그러자 당연히 사마천의 [사기]와 중복되는 부분도 나온다. 반고는 사마천의 [사기]의 문장을 사용하면서 그것을 '자신의 문체'로 바꾸었다... '통사'인 [사기]의 경우는, 진시황제이든 항우든 한 시대의 역할 중심에 있던 인물은 <본기(제왕의 기록)>의 피전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그러나 '단대사'의 경우에 <본기>의 피전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그 왕조의 인물로 한정된다. 전한 왕조의 역사를 쓰려는 [한서]에서 한나라 황제 이외의 인간이 <본기>에 들어오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한서] 이후, 중국 역대 왕조의 '정사'는 대개가 이러한 현 왕조(정권)를 위한 역사이다."
- [사기와 한서], 오키 야스시, <1부. 책의 여로 - 맺음말>

사마천은 한무제 정권에 아첨하지 않았기에 모욕을 당했고, '인간의 역사'를 완성하기 위해 살아남아 [사기]를 완성했다. "과연 하늘의 도는 있는가?"하고 한탄했던 사마천에게는 유교나 불교 등 지배이데올로기가 없었다. 반면, 반고는 [한서]를 통해 당대 후한 정권의 '정통성'을 '자신의 문체'에 담아야 했으며 유교의 지배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였다.. 반고 가문은 대대로 한나라의 지배계급이었다. 
'정치적 기록'으로서 정사 [한서]보다 '인간의 기록'으로서 [사기]가 후대에서 더욱 빛나는 이유다.

일제 식민지 시절 뿌리내려 우리 역사학계 주류가 된 이병도 무리의 '실증주의 사학'의 '실증 자료'의 주요한 근거 중 하나가 '동북공정'에 동원되는 중화주의 중심의 중국 '정사' 기록이라는 사실은 '실증주의 사학'이 '식민주의 역사관(식민사관)'에 다름 아니라는 것 또한 '실증'해 준다.
물론, 사마천의 [사기]나 반고의 [한서], 진수의 [삼국지] 정도만 해도  '변방 오랑캐들'을 일부러 무시했다기 보다 그 존재들에 대해 무지했거나 알만한 여력이 없었을 것이다. 다른 민족의 존재와 힘을 알고도 노골적으로 폄하한 것은 당나라 이후 [구당서], [신당서]일 것이다.
"역사도 과학(사회과학)"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방향을 설정하는 '철학'이 없는 '과학'이 얼마나 부질없으며, 더 나아가 우리에게 해롭기까지 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파시즘에 부역하고 냉전 강화에 기여한 온갖 부류의 과학자들이 그러했지 않은가.

역사를 비롯한 모든 '과학'에도 '철학'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2020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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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파 - 내부 폭력의 사회심리학
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지음, 임정은 옮김 / 교양인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신좌파의 상상력 - 세계적 차원에서 본 1968], 조지 카치아피카스, 이재원/이종태 옮김, <이후>, 1999.


"만약 1968년이 그 누군가의 해였다면, 바로 이 해는 학생들의 해였다. 베이징에서 프라하와 파리를 거쳐 버클리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은 1968년을 특징짓는 운동들의 도화선이 됐다... 학생들은 대중 동원을 불러 일으키고 혁명적 조직의 초기 형성을 주도하는 등, '민족해방' 운동 내에서 오랫동안 중요한역할을 담당해 왔다... 1968년의 학생운동에서 돋보이는 점은 이들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변해갔던 단계이다... 자기 이해(경제투쟁)에서 보편적 이해(정치투쟁)로의 전환(에로스 효과의 또 다른 차원)이 1968년에 발생한 일이었으며, 모든 이들이 이를 분명히 목격했다... 1968년에 학생들이 전개한 활동이직접적으로는 정치적이었다면, 이들의 행동이 가져온 결과는... 일상생활에 대한 가정들(소비주의에 대한 문화적 순응, 여성억압, 소수집단과 젊은이들에 대한 차별)을 의문에 부치면서, 학생운동은 전세계적인 정치적 반란을 동반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됐던 '문화적 자각'을 전세계적 차원에서 촉진... 핵심부와 주변부 그리고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학생운동은 기존의 현실과 날카롭게 대비되는 전세계적 열망을 '자율적으로' 일치단결시켰다."
- [신좌파의 상상력], 조지 카치아피카스, <1968년의 사회운동들>

[신좌파의 상상력]은 미국의 인문사회과학자 조지 카치아피카스의 박사학위 논문이라고 한다. 그가  이 논문의 서두에 "스승이자 친구인 헤르베르트 마르쿠제에게"라는 헌사를 바친 것을 보면 독일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일군의 마르크스주의 일파인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제자였던 듯 하다. 동서냉전의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영구적 '부정의 변증법', '끝없는 혁명'의 편인 것이다.

카치아피카스는 프랑스의 '1968년 5월 혁명'과 미국의 '1970년 5월 혁명'을 주로 다루는데, 국제적 사건의 기원은 1961년 '베트남 민족해방전선(NLF)'의 결성과 1964년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1968년 베트남의 대대적 '구정공세'로 수세에 몰린 미국의 군대 증파로 인한 '반전운동'의 확산이다. 그러나 그 물적토대는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와 비록 '노동계급 혁명'을 이루었음에도 '혁명'을 배신한 '스탈린주의'였다. '68 혁명' 기간에 '반스탈린적 마오(모택동)주의'와 '영구혁명'의 '트로츠키주의자'들이 발호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들은 기존의 '(구)좌파'와 차별화되면서 '신좌파'로 명명된다.


"(1968년) 5월은 경제적 해방을 위한 사회적 운동과 거대한 문화적 반란이 융합됐다는 특징이 두드려졌다... 사회주의적 저항이라는 오랜 전통 내에서 5월의 사건들에 새로운 성격을 부여한 것은, 바로 대규모의 사회운동 내에서 문화적 반란과 정치적 반란이 결합됐다는 사실이었다... 역사는 자신을 반복할지 모르지만,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는 아니다. 첫 번째는 '비극'으로, 두 번째는 '소극(희극)'으로. 물론, 다음과 같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첫 번째는 '에로스'로, 두 번째는 '카오스'로."
- [신좌파의 상상력], <프랑스 신좌파, 1968년 5월>

'에로스'는 '로고스' 즉, '이성' 지배에 대항한 '감성'이나 '욕망' 등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카치아피카스의 '스승이자 친구'였던 마르쿠제에 의하면 '이성 지배'의 극단적 반대급부로서 프로이트식의 '성적 욕망'과는 다른 '인간 본성'인데, 동양식으로 보면 공자의 '인'이다. '인'의 정치는, 인간의 '어진 본성' 또는 '인류애'를 실현하는 정치이며, 이것이 서양 '68 혁명'의 '에로스'의 정치와 맞닿는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일상 혁명'으로서 '신좌파'의 '68 혁명'은 일단의 '실패'로 귀결되는데, 새로운 '상상력'에 기반했던 '일상 혁명' 의제들이 기존 의회정치에 포섭되면서 진보적이고 급진적 정치는 '사표'가 되고, '학생운동가'들의 운동이 '직업화'되고 이전의 '수단'이 '목적'으로 전환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가속된다. 체제 변혁의 '거대 담론'은 '가부장제 혁파', '군축'과 '젠더', '세대' 등의 '부문(운동) 담론'으로 분화된다. 
영구적인 '일상 혁명'의 반복 속에서 1968년도는 '에로스'로, 이후의 반복은 '카오스'로 보일 수 있겠다.


"... '문화 혁명'의 자동적 발생이라는 초월적 믿음(일단 경제가 변혁된다면, 사회의 나머지 부분들도 곧 따라 변할 것이라는)... 즉 지난 60년 동안의 실천 속에서 완전히 그 신용이 상실된 이론... 하지만 이와 동시에, 철저한 '정치 혁명'이 사회를 철저히 변혁시키는 데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도 안된다."
- [신좌파의 상상력], <신좌파의 정치적 유산>

국가독점자본주의가 계속 혁신되고 현대화되는 과정에서, 지식인 노동자와 관료주의가 강화되고 기업의 경제영역에도 확산되면서 기존의 '프롤레타리아'는 분화되고 이간된다. 이러한 계급의 분화 속에서 [신좌파의 상상력]의 마지막 질문은 '혁명의 주체'에 대한 그것이다. 또한 다양해진 '혁명의 주체'들에 의해 수행되는 "필수적인 정치 혁명"의 중요성 또한 강조된다.
정치경제적인 '물적 토대'와  문화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상부 구조'는 여전히 상호 영향을 미치며, 결국 더욱 근본적인 것은 '경제'이고 이 문제를 결정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규정된 노동자 계급의 변화에 덧붙여, '혁명적 주체'가 스스로를 구성해 나아가는 방법상의차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신좌파'가 던져준 유산들 중 하나는, '혁명적 주체'의 형성이 객관적으로규정된 생산 범주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역사적 통찰이다. '대자적 계급(부르주아에 대항하는 프롤레타리아 같은 상대적 계급 각성)'의 형성은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민족이 공장 내에서 경제적 착취를 당하는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억압 및 정치적 지배를 겪는 차원에서도, 물질적이고 상징적인 차원 모두에서 발생한다. 현대 세계에서 원자화된 개인이 '혁명적 주체'로 변형된 사례에는 제3세계의 민족해방 운동은 물론이고, 학생과 여성 및 공동체, 그리고 특히 중요하게는 소수 민족들 사이에서 발생한 운동도 포함된다."
- [신좌파의 상상력], <신좌파의 정치적 유산>

'신좌파'는 분화된 '혁명적 주체'라는 '정치적 유산'을 남겼다. 일체의 모든 '억압'에 맞서는 다양한 '혁명 주체'들의 영구적이고 일상적인 '혁명'이 1968년'신좌파'의 유산이며, 이를 끊임없이 추동하는 것이 바로 꺾이지 않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상상력'이다.


"너희에게 베트남 동지들을 멋대로 죽일 권리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너희를 멋대로 죽일 권리가 있다.
...
너희에게 오키나와 동지들을 총검으로 찌를 권리가있다면,
우리에게도 너희를 총검으로 찌를 권리가 있다."
- 공산주의자동맹 적군파 군사혁명위원회, '전쟁 선언' 중 / [적군파], 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재인용

한편, 1968년 유럽과 1970년의 아메리카, 일본을 휩쓴 '학생운동'은 1968년 일본의 '전공투(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 세대를 양산하는데, 특히 일본 '전공투' 세대의 교조적 '섹트'인 '적군파'는 독일어 '분트(공산주의자동맹)를 모체로 하여 1972년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 테러' 등을 통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일본 내부에서는 반자본주의 '무장 투쟁' 공동체로서 1970~1972년 '아사마 산장 농성'과 같은 폐쇄된 조직 내 살인과 숙청, 비극적 몰살 등의 엽기 행각으로 '사이비 종교단'과 같은 신비주의적 관심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적군파' 초기 멤버이자 '일본 적군'의 여성 지도자 시게노부 후사코는 2000년부터 '전향'을 거부한 채 20년째 복역 중이고, 역시 일본 '전공투 세대'인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작가는 '허무주의 또는 염세주의적 세계관'을 소설화하는데, 일례로 하루키의 [1Q84]에  등장하는 변태적이고 이단적인 '종교단체'의 모티브 또한 '전공투'의 '좌파 섹터' '적군파'다.
여담으로, 1972년 '마징가 Z' 원작 만화의 '선과 악'의 이분법을 허무는 염세적 세계관 또한 '신좌파'의 영향을 받은 작가 나가이 고의 '상상력' 때문 아니겠는가.

(2020년 3월 21일)

***

1. [신좌파의 상상력 - 세계적 차원에서 본 1968], 조지 카치아피카스, 이재원/이종태 옮김, <이후>, 1999.

2. [적군파 - 내부 폭력의 사회심리학], 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임정은 옮김, <교양인>, 2013.

3.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2009.

4. [이성과 혁명](1941),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김현일/윤길순 옮김, <중원문화>,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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