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샘 페킨파 감독, 로버트 웨버 외 출연 / DVD Top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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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
영화 진행이 얼토당토 안한 것이 있긴 하지만 주인공 남자의 심리상태의 변화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남자가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가 돈을 벌려고 하지만 가르시아의 목을 얻기위해 많은 이들을 죽이면서
이 죽은 사람의 모가지 하나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게 된다.
왜 가르시아는 목이 잘려야 했는지
왜 이 목 하나 때문에 서로를 죽여야만 했는지
이제 남자는 돈을 떠나 이 목을 원했던 사람이 왜 그랬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그가 겪었던 과정 가운데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것과
알아야만 하는 의무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더 많은 이들을 죽이며 끝까지 올라간다.
왜 목을 원했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 끝에 다다른 그는 더이상 갈데 없이 죽고 만다.
복수 또는 사소한 잘못 또는 죄성이 점점 더 커져서 파멸할 지경까지 이른 인간군상의 모습을 처참한 죽음으로 보여준다.
극단. 극단에 서있는 감독이다.
 
여담으로 여기서 만약 가르시아가 죽지 않았다면 사건의 파장은 더 커지고 재미있었을 텐데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야기만 있고 정서가 없는 영화보단 이야기가 엉성해도 정서가 살아있는 영화가 백배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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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천사의 시 SE - [초특가판]
빔 벤더스 감독, 브루노 간즈 외 출연 / 기타 (DVD)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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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인간의 내면을 들을 수 있다. 이를 전제로 인간의 소리를 듣고 그들을 돕는다. 그들에게는 시간의 유한함이 소용이 없다. 천지창조때부터 지금까지 그 속을 살아왔다. 불멸의 존재이자 전지한 존재로 그려지는 천사에게도 한 가지 부러운 것이 있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과 감각이다. 감정과 감각은 인간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부정적인 것이 될 수도 긍정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이 영화속 인간들처럼 절망속에서 허덕이는 인간을 보면서 천사가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일까 싶기는 하지만.

 

이 영화의 분위기가 독일의 표현주의와 맞닿아 있다. 음울한 배경음악과 인간내면 속 고통, 단절, 대립이 지배하는 세계관. 이 영화는 단지 인간 실존의 불완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천사가 바라보는 세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시선은 흑백이다. 그들은 사랑의 감정을 알 수 없다. 그저 관찰자의 입장에서 살아간다. 그런 완전함에서 오는 결핍을 통해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한 천사를 영화는 따라간다. 그가 인간이 된 후, 컬러로 바뀐 화면 속에서 세상의 색상에 감탄을 하고 커피맛에 만족한다.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보며 인간의 고통을 즐거워하며, 자신이 바라보던 한 여자를 찾아 떠나간다. 그는 노정 중에 콜롬보를 찾아가는데, 그  사람 역시도 천사였다가 인간이 된 영혼이다. 순간순간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한 인간의 모습을 아름답게 여기며, 담배와 커피의 맛을 즐기는 그는 아직도 인생의 가치를 찾아 다닌다. 천사에게도 스스로 숨겨진 인생의 묘미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맛보라며 작별인사를 건낸다.

 

천사가 찾은 것은 사랑이었다. 한 여자의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 한 남자의 비이성적인 감정들을 그는 잊지 못할 놀라움이라 고백한다. 줄타기는 위태로운 것이지만 그 위를 걸을 때 얼마나 스릴이 있을까. 떨어지는 것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인간은 결국, 그 생각이 자신의 삶을 지배해 버린다. 지금 이 순간 그 위를 걷고 있는 짜릿한 쾌감-너무 감각적인 예지만-에 만족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또 다시 발견하는 인생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면 인생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삶의 예찬론적인 드라마는 아니지만 우리가 잊고 지냈던 것들을 감독은 들추어낸다. 특히, 아이가 아이였을 때로 시작하면서 본래적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영화는 시종일관 이야기한다. 어린 아이들은 유일하게 천사의 존재조차 볼 수 있을 정도로 영혼이 맑다. 순수한 영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화이자 동시에 실존 인물들을 천사로 끌어들임으로 해서 현실적인 판타지를 영화안에 시도한다. 이제는 많이 잊혀진 오즈 야스지로와 프랑소와 트뤼포,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까지 그들이 천사였다는 것을 가정하며 영화는 끝난다. 영상이 유려하기보다 그 너머의 진실이 아름다운 영화다. 마지막 to be continued로 이 영화는 우리의 인생 속에서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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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파일 서해전쟁 - 장성 35명의 증언으로 재구성하다 메디치 WEA 총서 2
김종대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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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는 한동안 상당히 시끄러웠다.

그리고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길이 없다.

그 이전에 벌어졌던 일들 역시 진상을 제대로 알길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NLL은 언제부터 그렇게 민감한 일들이 있었던 걸까?

북방한계선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의미는 알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단지 언론과 정부의 정보조작으로 인해 주어진 이야기들-시나리오들이 다였기에

제대로 된 실체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무지 읽고 싶었다.

 

당연히 6.25전쟁 후 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도를 한다.

그때에 어떤 의미로 어떤 약속으로 바다의 경계가 나누어진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암묵적인 거래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박정희 대통령시절 별다른 구체적인 법적인 방편을 마련하지 않았던 공간처럼 NLL은 등장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비판들이 있었으나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러 1990년대까지 지속된다. 그리고 김영삼정부의 공포정치의 일환으로 북풍조작으로인해 NLL은 국민들 사이의 관심사가 되었으며 명확한 경계지점을 알 수 없는 바다 한 가운데서 직접적인 마찰이 시작된 것이다.

 

이 책은 우선 어떻게 NLL이 문제가 되어왔으며 현재까지 있었던 사건들을 방대한 자료들을 제시하며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들을 탐구해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재미있고 따라가면서 새로운 것들을 깨달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현재 우리는 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알려고는 하는가?

특히 우리의 생명과 삶이 걸린 문제들에 민감하게 반응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해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일단 읽어라!

그리고 다른 정보들도 취합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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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소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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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너무나도 흡사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

 

흑소소설은 괴소소설과 독소소설과는 또다른 부류의 단편집처럼 느껴졌다. 블랙코미디라는 것을 한자로 변형하면 흑소가 되는데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비아냥거림 혹은 눈물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닐지 생각해 보며 읽었다. 그리고 흑소소설이 단편모음 3부작의 마침표를 찍는데 색다른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편을 마치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다는 것이다. 연결관계가 전혀 없는 단편들 사이에 첫부분 중간부분 마지막부분까지 동일인물들을 통한 새로운 에피소드를 넣어주어 더 연결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이어지는 내용의 한부분들을 들어내어 사용해서 복잡한 인물구조를 가지고 한번 더 심도깊은 주제까지 이끌어낸다. 또 소설가들과 편집자들의 망상을 통해 현대 사회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스스로 갖는 생각의 모순된 지점들, 각자의 이익과 목표를 따라 움직이는 현사회의 단면을 담아내며 어느 순간 우습다가도 씁쓸한 이야기처럼 다가와 지금을 살아가는 내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돌아보게 만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의 완결성은 확실히 장편보다는 단편을 볼 때 더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의 말마따나 단편을 쓰기가 장편을 쓰기보다 어렵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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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살인의 추억 : 일반판 - 아웃 케이스, 삽지 없음
봉준호 감독, 김상경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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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은 한국형 스릴러 영화의 정석이자 변주이며 주제의식까지 담아낸 수작이다.
장면 곳곳마다 단서들을 깔아두어 적시적소에 사용할 뿐만 아니라

버디무비형식으로 두 형사의 대립, 고조, 화해 등을 통해 색다른 긴장감 또한 야기 시킨다.

구석구석마다 친숙한 공간들을 관객들 눈에 보여줌으로써 낯설지 않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그 시대상을 잘 녹여내 역사적 사실들을 비판한다.

그래서 범인이 없는 스릴러 영화라는 오명을 오히려 역이용

시대가 만든 살인범, 그를 잡을 수 없었던 시대적인 현실을 뼈아프게 느끼게 한다.

 

그 시대의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아픔...

그리고 영화속의 여운...

 

장르의 재미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바를 제대로 보여주는 그는 한국 최고의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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