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1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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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시 유스케의 소설은 본적이 없지만 악의 교전 내 캐릭터의 정교함에 놀랄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문제들이 산발적으로 뒤엉켜 마치 문제의 종합공장을 만들어 놓은 듯한 학교의 인위적인 모습에 거리감을 느꼈으나 사이코패스에 대한 그 묘사에 상당한 현실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일어나는 흉흉한 사건들을 보면서 일말의 양심도 없는 사이코패스가 실제할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에 대한 디테일이 실제감이 없었을 뿐더러 우리나라에서 다루고 있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캐릭터는 대부분 어렸을 때의 학대 트라우마 정도로 사이코패스화된 인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본바 그들을 선악에 대한 선천적인 판단능력-양심이 실재 부재하고 타인의 고통에 대해 아무런 느낌을 갖지 않는다. 그들은 마치 그들의 놀잇감으로 여기거나 게임이라고 생각하거나 어떤 감정적인 동요나 옳고그름에 대한 관념이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심하게 발전하면 살인을 즐기는 어떤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내용은 생략하겠다. 현 시대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이야기, 그리고 그 극단에 서 있는 현대인간의 모습, 그에 대해 가장 현실감 있게 그려낸 공포스릴러. 기시 유스케가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이유지 않을까 싶다. 보고 있는 순간 전율이 짜릿짜릿하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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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Citizen Kane (시민 케인) (70th Anniversary Edition) (Remastered)(한글무자막)(2Blu-ray+Book) (2011)
Warner Home Video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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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이 말을 쓰기가 뭐했다. 평소처럼 극찬을 해도 좋으련만. 낚는 멘트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한 건 사실이었기에 이렇게 적고 시작해 본다. 영화는 케인의 일대기적인 구성을 기자가 추적하는 방식을 따라간다. 주요 에피소드들을 나열하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로즈버드의 진실로 끝을 낸다. 영화는 평행적인 구성방식 속에서 추리를 통해 관객에게 전해주는 서스펜스가 떨어졌다. 또, 케인이라는 인물에 어떤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당연히 감정이입하기에도 부족했다. 그래서 지루하다라고 느껴졌던 것이다.

 

그에 비해 영화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에는 공감했다. 이때 감독의 나이가 25살이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인생을 통찰하는 눈, 그것을 표현해 내는 능력 역시 중견 감독 이상이었다. 처음에는 이 영화가 그저 한 인물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기 영화처럼 받아 들여졌다. 신문사를 차리고 권력의 핵심들을 공격하고, 약자의 편에 서고... 주지사 선거때부터 그가 변질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고유의 모습들이 들추어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불륜(의도적인지 알 수 없지만 영화의 흐름상 이미 이혼한 상태라고 생각하며 보게 되었다)을 무마하기 위해 상대편 후보와 타협을 하지 않는 케인. 그는 자신의 신문사에서조차 그 스캔들을 다룬다. 어찌보면 투철한 저널리즘이지만 동료가 떠올리기에는 그 행동의 이면의 진실은 그저 그만의 자기만족이라는 것이다. 케인은 다시 결혼을 하고, 정치를 포기한다. 다른 에피소드들을 통해 이젠 굳어버린 그의 삶의 습관들이 스스로의 무덤을 파가는 모습처럼 보여진다. 그는 단지 외롭기 때문에 사랑받고 싶은 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자기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선택했음을 영화는 폭로한다. 그리고 두번째 부인이 떠나면서 결정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케인의 모습과 남겨진 쓸쓸함을 부각한다.(장면이 너무 좋다. 딥포커스포와 광각렌즈로 기나긴 복도 끝에 서 있는 오손 웰즈의 모습이 무섭기보다 처량한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인간의 부정적인 일면을 강조하지는 않는다.(미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볼 수는 있겠다.) 그도 그 시스템의 피해자이다. 그가 죽어가면서 외쳤던 <로즈버드>는 그가 어린 시절 즐겁게 탔었던(그의 어린 시절의 자유분방하고 쾌할한 모습은 가족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상기하자.) 썰매의 이름이었다. 그는 그 시절을 도둑맞은 것이다. 그는 평생 그 사랑을 돌려받기위해 노력했음을 영화가 끝나면서 보여진다. 결국 실패했던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며, 그 씁쓸함을 느낀다. 마치 소셜네트워크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느끼는 허망함을 이 영화를 통해서 보게 된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걸작은 걸작이다. 이 시기에 할 수 없는 카메라 워킹(카메라가 이 시기에는 굉장히 거대했다고 한다.)과 화면 곳곳에 미장센(특히, 화면 멀리에 오손 웰즈가 서 있는 모습들)의 충만한 구성 역시 강렬했다. 다시 보고나서 왜 내가 이 영화를 지루하다고 했지라며 후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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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세트 (양장) - 전8권 시간과공간사 셜록 홈즈 전집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정태원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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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문고판(소책자)로 셜록홈즈 시리즈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것들이 여기 모여 있는 단편집들인데 이렇게 많은 분량인지는 기억에 잘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는 셜록홈즈의 마지막 추리 내용이 반전으로 작용해 꽤나 놀라곤 했다. 누가 범인 일까 싶지만 심증만 갈뿐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황 가운데 그저 감정적인 선택만 하고 있거나 예측을 못했었다. 요즘 추리소설들처럼 내가 직접 참여하는 건 배제되었던 느낌이다.

 
문고판을 졸업하고 다시 셜록 홈즈 전집을 구매했다.
책 내용이 가물가물한 것도 있지만 옛 추억에 빠지고 싶어서였으리라. 
하지만 몇 가지 단편들을 제외하고는 기억 나지 않았다.


그리고 홈즈 소설의 백미인 장편으로부터 시작한 이야기-주홍색연구를 비롯-은 새로웠다. 홈즈는 알게 모르게 단서들을 수집하는데 그것을 풀어줄 때가 가장 재미있는 것 같다.
단지 아직도 아쉬운 점은 우리는 왓슨의 역할에 머문다는 것이다.
독자가 추리과정의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왓슨처럼 헛다리를 짚다가 홈즈가 그 추리과정을 풀어주면 와! 하고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린 시절 홈즈의 위대함에 매료되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고전추리소설의 한계를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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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온 여인 - 초특가판
오손 웰즈 감독, 리타 헤이워드 출연 / 피터팬픽쳐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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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손 웰즈는 완벽주의자가 아닐까 싶다.

그가 주인공을 연기하는 것도 어떤 배우에게 맡기는 것보다

자신이 맡는 것이 더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 역시 남주인공이 직감적으로 느끼는 불쾌감으로 시작되어 그 느낌이 시종일관 영화를 지배한다. 영화가 길게 느껴짐에 비해 스토리는 단선적이며 극초반의 복선때문인지 반전이 반전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이 남자는 이 여자가 팜므파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문학적인 내레이션 역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했던 것 같다. 스릴러임에도 불구하고 이 여자가 벌인 사건이라는 생각이 자꾸 상기된다. 또, 상어가 서로 물어뜯고 싸운다는 내용의 대사를 끝에서 한번 더 뱉으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양 자리를 벗어나는 주인공 역시 뱃사람이라기보다 소설가처럼 느껴졌다.

 

스릴러치고는 범인을 찾아가는 긴장감이 떨어졌고 여러가지 요소들이 따로따로 노는 듯했다.(특히, 경극은 제목때문에 나온 것인가 알 수 없었다) 시민케인을 생각한다면 참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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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레미제라블 : 일반판 - 아웃케이스 없음
톰 후퍼 감독, 휴 잭맨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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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을까?
먼저 뮤지컬보다 원안 스토리가 절묘하다는 사실에 놀랍다.
장발장이 역경 속에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면 그 안에 성경적인 진리가 우리 인생과 어우러져 흘러나온다.
팝틴의 애절한 자녀사랑의 모습 역시 처절한 삶 속에서 감정적으로 심금을 울린다.
그리고 프랑스혁명기의 시대상까지 어우러져 현실감과 역사성 그 안에 숨쉬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보여진다.


영화로 돌아가서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박자와 음정을 가지고 글자적인 표현 이상의 것을 담아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음악성을 최고조로 올려서 서로의 감정의 부딪침을 드라마적으로 풀어낸다.
스토리 포인트들마다 선행되는 음악들이 있고 그것들이 어느 부분에서는 지루하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완벽하다.
화려하지도 않고 현실감이 넘치지도 않지만(여기서 조 라이트의 '안나카레리나'와 비교된다) 우직하게 영화는 관객의 마음에 흘러들어간다.


아쉬운 점은 뒷부분의 젊은이들의 사랑얘기가 와닿지 않는 어떤 전형적인 캐릭터와 이야기에 그친다는 것.
그전에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 주었다면 뒷이야기들도 힘을 받았을 텐데 싶은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원작에 기대는 부분이 많고 형식상 신선한 강점으로 인해 성공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좋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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