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페이퍼를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연재가 지나치게 이미지에 매인 감이 없잖아 있지요.

변명...이라고 하긴 그렇고, 저는 그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쓰는 것은 최근 작 몇개는 그 이미지를 알지 못하면 이해를 못하는 경향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입니다. 큰 잘못이죠...;;;;;;;;

그래서 그 이미지에 대해서는 부가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아서 특별회차를 마련했습니다.

 

1.

 

바로 그 소문의 티파티! 는 제가 사랑해마지 않는 톱가수! 아이유의 너와 나에서 따왔습니다.

아이유의 너와 나ㅡ 그 작품 자체가 굉장히 동화적인 뮤직 비디오였어요.

뮤직 비디오 자체를 떠나서 아이유의 목소리가 크림처럼 부드럽고 오렌지처럼 톡 쏘는 것이

공주님이 생각나더라고요.

네, 제 이미지속의 아이유는 항상 공주님입니다...;;;;;;;;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바로 그 소문의 티파티! 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군단의 바론 백작에서도 이미지를 살짝 빌렸어요.

왜 아시죠. 나와 결혼해주시옹!!!!!!(아, 이건 다른 작품인가)빡빡 우기는 이미지랄까.

바론 백작이 우기는 건 아니지만...

 

2.

 

dance!는 방금 들은 요요마의 브라질리언 음악에서 따왔습니다. 제목이...;;;;;;

한참 듣고 있는 중이라...

아, 지금 찾아보니 리베르 탱고와 브라질리언호로군요.

리베르 탱고로 들어갔다가 브라질리언호로 배경음악이 끝나는 단편입니다.

(장편이라 해야 옳겠지만. 손바닥 장자.)

개인적으로는 브라질리언호가 좋아요. 리베르 탱고는 너무 자주 들어서...

탱고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피에졸라의 탱고를 들으려고 사왔다가 그 배경음의 붕붕소리에 질려버린 경험이 있어서...

한번쯤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브라질리언호가 좋아요. 그 붕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

보사노바라고 하긴 하는데 전 보사노바는 정확하게 잘 몰라서...

 

 

이렇게 음악을 배경을 깔고 쓰는 경우가 많아서 앞으로 종종 특별회차를 넣을 지도 모르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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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탱고였지.
왜 그랬냐가 중요해? 나한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어떻게는 중요하지. 그건 커피를 진하게 우려내고 피아졸라의 탱고음악이 흐르던 날이었어.
잠이 미치도록 쏟아지는데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좀 게으르잖아.
일이 미치도록 밀리지 않으면 일을 안 하지. 내가 좀 원래 그래.
가내수공업인데도 그렇더라고.
그래서 미친듯이 키보드를 두드려대고 있는데, 피아졸라의 탱고 속에서 톡톡하고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잖아. 끽끽 소리도 나고.
당신도 알지? 음악이란 민감한 거잖아. 누가 그랬지. 누가 그랬나?
말러가 여기에 안 맞는거 나도 알아. 근데 그렇게 연주하면 별 소리가 다 난다고 그랬지.
근데 그게 미묘하게 조율된 거라 거기에 잡음이 끼이면 하나라도 안 맞다고.
그래. 이제 기억난다. 장영주였지. 그래. 맞아.
근데 그 톡톡하는 소리가 귀에 안 거슬리는거야. 끽 끽 소리는 좀 거슬리는데.
그래서 뒤를 돌아봤더니 한 남자가 웃더라고.
쓰레기통을 톡톡 두들기면서 리듬감있게.
엉덩이까지 흔들어. 실룩실룩.
톡톡. 끼익끼익. 근데 그게 요요마의 첼로소리처럼 들리는게 묘한거지.
어느샌가 다가와서는 의자를 손으로  살짝살짝 밀더라고.
손으로 밀리니까 그게 또 밀리네. 나는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그 남자의 손을 잡았지.
남자가 손으로 날 살짝 밀자니 미니까 또 살짝 밀리네.
당신도 알지. 난 본래 탱고를 잘 못 춰. 
근데 이 남자가 다시 내 손을 붙잡고 왼쪽으로 리드하더라고.
틀어놓은게 아마 요요마였을거야. 언젠가부턴가 피아졸라의 탱고가 끝나고 다른 곡이 나오더라. 톡톡 빙글빙글.
분명히 일하느라 방해된다고 하이힐을 벗었는데 , 그리고 난 하이힐 잘 신지도 않는데 뒷굽으로 바닥을 톡톡 치면서 그 남자와 몸을 쫙 붙이지 않았겠어.
톡톡. 그 남자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날 리드하고, 난 잠깐 비켜서서 그 남자를 살짝 봤다가 치마자락을 흔들었지. 그 남자도 몸을 흔들고, 아무리 생각해도 잘 생기거나 마른 건 아니었는데 왜 그랬나 모르지. 내가 미쳤나봐.
그 남자가 다시 내 허리를 잡고 돌리고, 난 그 남자 다리에 몸을 갖다붙인채로 다시 뒤로 물러섰다가 우린 다시 정반대로 돌아섰지.
목관악기가 내 몸을 흔들고, 작은 북이 그 남자의 몸을 두들겼지.
갑자기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퍼커션이 손과 손위로 지나가고 스캣이 우리 둘의 입에서 흘러나왔어.
발이 앞뒤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바지자락이 엉키고, 하이힐이 바지위로 올라갔다가 그 다음은 기억이 안 나.
말했잖아. 이건 순간의 춤이었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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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당기지 말아요 아파요 아파요

수염  당기지 말아요 귀찮아요 귀찮아요

뽀뽀해달라 하지 말아요 멋진 걸 알고 있어요.

내가 좋다는 거 알고 있어요.

그러면 그냥 옆에 있어줄래요?

심심하면 간식 주는 것도 싫지 않아요.

그러니까 내 꼬린 그냥 두고요....

가장 좋은 건 무릎을 빌려주는 거에요.

그 담요, 따뜻해보이는데 잠깐 가지고 있어도 되요?

저 상자는 아무것도 없어서 참 편해보여요.

잠깐만 보고 올게요.


 

 

 

 

아,그만 속에서 잠들어버리고 말았어요.

수염이 구겨져버렸네. 아이...

 

그래도 그래도 난 여전히 멋진거죠?

 

고마워요.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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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와 공주님 이야기는 달라요. 그건 사실...
---------------------------------------------------------------------------------------귀고리를 드릴게요. 달귀고리에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개구리는 티포트에 퐁당 빠져들어서 사라져버렸습니다.
공주님은 개구리가 준 귀고리를 보았습니다. 그건 그냥 달모양의 과자였을 뿐이었어요.
바삭.
깨물어보자 그것은 은빛의 달귀고리였어요.
공주님은 공주님은 그 뒤로 계속 개구리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개구리는 오지 않았답니다.
---------------------------------------------------------------------------------------"요즘 유행이잖아. 그거."


"뭐?"

티파티 모임에는 유난히 유난떠는 아이들이 많다. 티앙팡이 유명해지고, 그 유명한 차를 즐기는 요조숙녀모임들이 생기면서 그런 거겠지만.
사실 이맘때가 제일 도시전설이 생기기 쉬운 시점이다.
왜? 옛날 영국에서도 그런 이야기 많이 나오지 않던가? 홍차의 요정이라고...
굳이 말하자면 홍차의 요정은 일본인가? 아, 실례...

"요정 말이야."

"음?"

"홍차 포트에서 검은 고양이가 튀어나오거나, 개구리가 튀어나와서는 달귀고리를 찾아요! 달귀고리. 내 달귀고리...하는 이야기 말야."

"어라. 그거 혹시 화장실이나 시체실에서 내 다리 내놔 쿵쿵!?"

"....어...어라라. 이야기가 그렇게 되나?"

"근데 실제로 그런 애가 있다더라?"

"고양이가 튀어나오자마자 기절해버렸는데 일어나 보니 루비 귀걸이가!"

"옴마! 완전짱이다!"

"얜. 입조심 좀 하라니까."

"근데. 문제는 그 뒤에 [나는 귀인이 맘에 들었송. 시집 오시옹. 야옹.]이라고 적혀 있었다는거지. 근데 더 웃기는 건 말야."

"응응."

"그 집 엄마가..."애 하나 키우는 것만해도 골치 아픈데, 고양이까지 키우란 말이야?? 안돼!!!!"하면서 그 글자를 빡빡빡 지우고는 그 고양이가 나온 포트를 갖다버렸다는 거 있지."

"ㅋㅋㅋㅋㅋㅋ"

"저런. 너 웃는 것 좀 조심해라. 요즘 고양이 왕자랑 개구리 왕자는 그런 것도 분간한데요."
---------------------------------------------------------------------------------------그래서 생각했죠. 달귀고리를 돌려주려면 어떡하면 되나요?
귀고리 떼낸만큼 상처난 달에게 물어보았어요.
왕자님을 다시 만나려면 어떡해야 하죠?
달이 부드럽게 웃어주었어요. 그대로 있어주세요. 소녀여.
왕자님이 제대로 단장해서 갈 수 있을 때까지.
부모님이 인정해주실 수 있을 때 왕자님은 다시 반대쪽 귀고리를 들고 그대에게 찾아갈거에요.
참 착한 공주님이시네요.
그리고 달은 잘 구운 치즈케이크를 공주에게 선물했어요.
---------------------------------------------------------------------------------------
"그러고보니 요즘은 스타벅스 치즈케이크에서 쥐가 나온다더라?"
"아. 응. 이젠 집에서 나오면 그대로 왕자님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진다고. 왕자들이 스타벅스나 할리스나 조선 호텔에서 쥐부하들을 보낸데. 근데 조선호텔에서는 나오는 족족 다 버린다더라..."
---------------------------------------------------------------------------------------그래서 눈오고, 달 뜨는 날. 공주님과 왕자님은 단칸방에서 부모님의 감시 아래
달콤한 티파티를 즐겨요.
러시안티도 가끔은 마시고.
기분 좋은 날은 초코릿을 잔뜩 얹은 차를 마시기도 하고.
가볍게 날아오르고 싶을 땐 복숭아차도 같이 마셔요.
가끔은 우유거품을 물고 달로 날아가기도 하죠.
달뜨는 날, 달도 함께 웃어주어요.
그대 우리와 함께 차를 마시지 않을래요? 하얀 달 뜨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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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흰토끼를 따라서 구멍으로 빠져들어갔을 때 내 손에는 패스포트 한장이 들려 있었다.
구멍은 끝도 없었고, 어느 샌가 흰토끼는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선물받았기 때문에 불안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뭐 별 거 아니잖아. 코커스 경주라던가, 아니면 기껏해야 물약을 마시고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 뿐이야. 앨리스는 그런 걸 몰랐지만 난 다 알고 있잖아?
어느샌가 구멍에서는 촉촉한 향수가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나는 내 손앞으로 불쑥 튀어나온 우산을 엉겁결에 펼쳐 향수의 비를 막아냈다.

 

'뭔가 다른 것 같은데?'

 

패스포트에는 형광색 글씨로 [날 읽어봐요.]라고 적혀 있었다. 도저히 읽고 싶지 않은 문구였다.

 

'별로 읽고 싶지 않아.'

 

그러자 패스포트에 적힌 단어가 달라졌다.

 

[다음 코스로 못 갈 수도 있습니다.]

 

협박 아닌 협박에 패스포트를 펼쳐들었다.

 

[도도의 코커스 경주로 초대합니다.]

 

'그럼 그렇지.'

 

하지만 뭔가 빠진 것 같았다.
어느 샌가 촉촉하게 뿌리던 향수비도 그치고 내 손앞에 또 어떤 손이 나타나 내 손에 들려있던 우산을 뺏아들었다.

 

"실례! 도버해협에서 비가 와서,"

 

도버해협이 어딘지 알게 뭐람.
끝도 없이 떨어져내릴 때 갑자기 사뿐, 내 발이 땅에 닿았다.
땅 치고는 꽤나 폭신폭신했지만.

 

"아야."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도, 도. 도지슨!
도도 선생!

 

"누가 내 등에 떨어진거야? 막 코커스 경주를 하려는데."

 

"아, 실례해요. 막 떨어져내린 거라서."

 

"요즘 어린 것들은 예의가 없어. 말로만 하면 뭘해. 입장료를 내야지."

"얼마를 드리면 되는 거죠?"

"단추 한개."

 

입장료가 단추라면 다 돌고 나면 옷의 단추가 하나도 안 남겠다.
그 코커스 경주라는 거 하나도 재미없지만, 어쨌든 하고 나니 졸리웠다.
계속 걷고 또 걸어가니 먹는 걸 파는 테이블이 보였다. 바로 매드 해터와 도어 마우스와 마치 헤어의 미친 티파티.

 

"어서와. 여긴 언제든지 티파티지. 앉아."

매드해터의 초청에 앉긴 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수십번을 읽었지만 항상 대답하기 곤란한건 매드 해터의 이야기다.

 

"넌 까마귀와 책상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

 

"얘도 모른데. 왜 요즘 애들은 이렇게 멍청한거지?"

"말 조심해. 마치 헤어. 요즘 손님들은 무서워."

 

도어 마우스가 찻주전자로 빠지려는 것을 건져내면서 마치 헤어가 툴툴거렸다.

 

"자 바꿔앉자!"

 매드해터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잠깐만요. 난 아직 못 마셨어요."

"그래?"

 

도어마우스가 하품을 하면서 대답했다.

 

"그럼 마저 마시고 자리를 바꿔."
 
배가 고파서 꿀바른 토스트를 먹고 홍차도 한잔 가볍게 한 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를 바꾸라고 외치던 마치 헤어도 어느샌가 잠들었는지 한쪽 발은 다른 의자에 놓고 엉덩이는 본래 앉아있던 의자에 놔둔채로 코를 골고 있었다.
단지 매드 해터만이 십실링 이 펜스라는 쪽지를 단채로 노래를 부르고 있을 뿐이었다.

 

"넌 알고 있니. 책상과 까마귀의 공통점이란~!"

 

패스포트에 다시 글자가 찍혔다. [하트퀸과 백작부인의 라크로스 경주에 초대합니다.]

...무시.

[아기돼지가 백작부인의 집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무시.

[하트의 잭이 하트퀸의 파이를 훔쳤습니다.]

 

패스포트에 찍힌 것을 다 무시하고 나는 천천히 저 어느 나무에 있는 문을 열고 나왔다.
매표원이 패스포트를 찍다 말고(매표원은 역시나 하얀 토끼였다.)그 빨간 눈으로 주의깊게 쳐다보다가 말했다.

 

"재미가 없으셨나요? 손님?"

 

"......"

 

"마지막으로 나가실 때 저희 명물 체셔캣과 사진을 찍으시면, 멋진 장정이 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사인본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한번 끄덕인 후 매표원에게 패스포트를 되돌려받은 후 체셔캣과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는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의 서명이 담긴 초판본을 받아올 수 있었다.
앨리스 하그리브스에게. 라는 서명이 담긴 바로 그 초판본 말이다.
(어차피 앨리스 리델에게라고 적혀 있어야 옳았겠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랜드가 그 원본을 가지고 있을리 만무하니까.)
요즘은 이렇게 환상계도 먹고 살기가 빠듯하다. 이젠 매표소까지 차려가면서 환상계에 초대해야 하니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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