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생 생일이라 차려먹은 나름 코스요리. 양송이 게살슾. 고추잡채. 레몬소스 탕수육에마무리 딸기와 우유케잌. :)요리하는데는 한시간반정도 걸렸는데 먹어치우는데는 사십분정도...
<수학자의 아침>을 읽고 두번 째 읽는 김소연시인의 시집. 다른 시집도 아껴가며 읽어야지. 펼치는 페이지마다 좋다. 진짜 나의 시인이라고 여기고 싶다. 번잡하지 않은 시어들이 내 안으로 들어와 들불처럼 일어난다. 그리고는 무섭게 타올라 울렁울렁...... 명치께가 싸르르 하는 게...... 대체 뭐가 통하고 있는 걸까. 끊어진길 위에서 부르는 노래이기에 적조한 힘을 갖고 있다는 해설이 무척 와 닿는. 좋은 부분이 너무 많아 발췌가 힘들다. 극에 달하다는 꼭 읽어보기를, 길 가는 아무에게나 권하고 싶다. 2015. Feb.
무척이나 남성적인 언어. 그게 예스럽고 멋이 느껴지기도 하지만어쩔수 없는 거부감도...그러나 사유는 깊고 언어는 아름답다. 숨을 곳이라고는 아무곳도 없었다. 그 관능의 등불이 자전하고 공전함에 따라 이 세계 위에는 새로운 낮과 밤과 계절이 드나드는 듯했다. 꽃잎들은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것들의 삶은 시간에 의하여 구획되지 않았다. 그것들이 시간 속에서는 태어남과 절정과 죽음과 죽어서 떨어져 내리는 시간이 혼재 하고 있었다. 그것들은 태어나자마자 절정을 이루고, 절정에서 죽고, 절정에서 떨어져 내리는 것이어서 그것들의 시간은 삶이나 혹은 죽음 또는 추락 따위의 진부한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어떤 새로운, 절대의 시간이었다. 꽃잎 쏟아져 내리는 벚나무 아래서 문명사는 엄숙할 리 없었다. 문명사는 개똥이었으며, 한바탕의 지루하고 시시껍적한 농담이었으며, 하찮은 실수였다. 잘못 쓰여진 연필 글자 한 자를 지우개로 뭉개듯, 저 지루한 농담의 기록 전체를 한 번에, 힘 안 들이고 쓱 지워버리고 싶은내 갈급한 욕망을, 천지간에 멸렬하는 꽃잎들이 대신 이행해주고 있었다. 흩어져 멸렬하는 꽃잎과 더불어 문명이 농담처럼 지워버린 새 황무지 위에 관능은 불멸의 추억으로 빛나고 있었다. - p. 102015. F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