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 2 반 고흐, 영혼의 편지 2
빈센트 반 고흐 지음, 박은영 옮김 / 예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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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편만한 2편 없다는 말은 누가 처음 한 말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테오와 고흐의 편지에는 그야말로 그들의 영혼의 무게가 실려 있었지만,

고작 5년간 지속됬다는 라파르트와의 교류는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없다.

다만 궁핍한 고흐의 입장만 확인 될 뿐...

2015. Aug.

작업, 투쟁 그리고 고통으로 얼룩진 그의 삶을 지켜 보았다면 자신의 육체와 정신이 삶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한 인간에 대한 연민을 품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에게는 위대한 예술가의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p. 11, 라파르트의 편지 중.

그래픽을 대충 넘기면서 보는 일은 그리 나쁘지 않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이렇게 생각하는 거지, 아주 이기적인 심보로. "아무려면 어때, 비록 시대가 무미건조해도 나는 권태로워지고 싶지 않아." 그러나 우리는 매일 그렇게 이기적이지는 않네. 그리고 이기적이지 않을 때 후회는 쓰라리다네...... -p. 145, 고흐의 편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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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밥에 가지 겉절이를 만들어 비벼먹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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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양장)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예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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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라리고 처절한 삶이 오롯이 담긴 편지들.

결핍과 좌절이 화가의 정신을 얼마나 무너뜨린 것인지.

그럼에도 선한 인간의 마음이 여과없이 느껴져서 더 착찹하다.

테오와 빈센트...

어쩔수 없는 영혼의 짝. 환생이라는게 있다면 꼭 풍족하고 충만한 행복한 삶을 살았기를...


2015. Aug.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 p.13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p. 44

살다보면 촛불을 끌 수도 있겠지. 하지만 미리 소화기를 들이대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p. 96

이 세계를 가만히 보면, 선량한 신에 대해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든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그가 망쳐버린 습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p. 174

우리는 노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림을 팔지 못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고갱을 봐도 알 수 있듯 완성한 그림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일도 불가능하니. 아주 중요한 그림으로 얼마 안 되는 금액을 빌리지도 못하다니. 이런 일이 우리 다음에도 계속될까 두렵다. 다음 시대의 화가들이 더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발판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언가 이루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너무 짧고, 특히 모든 것에 용감히 맞설 수 있을 만큼 강한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몇 년 되지 않는다. -p. 206

너 하나만이라도 내가 원하는 전체 그림을 보게 된다면, 그 그림에서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네가 보내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 -p. 236

이곳 사람들이 그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다소 미신적인 생각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슬프게 한다. 사실 그 말은 꽤나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화가는 눈에 보이는 것에 너무 빠져 있는 사람이어서, 살아가면서 다른 것을 잘 움켜쥐지 못한다는 말. -p.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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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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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무척 마음에 드는 설터의 책들.

책장에 쟁여 두다 얼마전 부고를 듣고야

아 이제 좀 읽어야 겠다라고 생각하는 게으름.

디테일하면서도 설명에 불친절하달까.

감정의 골은 무자비하게 보여주고 실패와 절망은 대수롭지 않은 태도로 보여준다.

피와 살이 튀지 않을 뿐 이것이 하드보일드.

무척 마음에 들면서도 쉽게 읽히지는 않는 리얼한 인생.

2015. Jul.

나머지는 그리 강렬하지 않았다. 삶을 꼭 닮은 장황한 소설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다 어느 날 아침 돌연 끝나버리는. 핏자국을 남기고. - p. 186. 어젯밤 중.

그는 오래된 모자이크 타일이 장식된 그 입구로 나왔다. 사람들은 계속 들어왔다. 밖은 아직도 밝았다. 저녁이 오기 전 투명한 빛이었다. 고원을 향해 난 천 개의 창문 위로 지는 해가 빛났다. 한때 노린이 그랬던 것처럼 하이힐을 신은 젊은 여자들이 혼자서 또는 어울려서 길을 걸었다. 그들과 언제 점심이라도 하긴 힘들 것이다. 그는 그의 인생 한가운데 거대한 방을 가득 채웠던 사랑을 생각했고, 다시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길 위에서 그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p. 151, 플라자 호텔 중.

우린 취향이 같았다. 처음부터 그랬다. 취향이 다른 사람과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난 항상 취향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건 아마도 옷을 입는 방식이나 또는, 같은 이유로, 벗는 방식으로 전해지는데, 취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그건 학습되고 어느 순간에 도달하면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얘기를 가끔 했다. 무엇을 바꿀수 있고 또 바꿀수 없는가에 대해서. 사람들은 언제나 뭔가, 말하자면 어떤 경험이나 책이나 어떤 인물이 그들을 완전히 바꾸어놨다고들 하지만, 그들이 그전에 어땠는지 알고 있다면 사실 별로 바뀐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p. 99, 포기 중.

그녀는 열다섯이었고 그는 매일 아침 그녀의 몸을 안았다. 그 때는 그게 삶의 시작이었는지, 아니면 삶을 망치고 있는 건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했고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p. 42, 스타의 눈 중.

그는 식탁 위로 몸을 구부려 턱을 손에 괴었다.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녁을 함께 먹고 카드를 몇 번 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은 실제로 아무것도 모른다. 언제나 놀라게 된다.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 -p. 19, 혜성 중.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살면서 잘한 게 없다고, 순서조차 틀리게 살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인생을 망쳤다. -p. 21, 혜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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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팔로 하는 포옹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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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이미 다 읽은 단편들.

다 읽은게 맞나? 한개 쯤은 안 읽은 것 같기도.

그럼에도 다 읽었다고 생각하는 거라면, 김중혁의 스타일이라는 것 때문일 것이다.

김중혁 첫 연애소설집이라고 뻔뻔?하게 인쇄된 띠지를 빼면 만족스럽다.

연애소설집이라고 이름 붙이고는 첫 단편 상황과 비율의 첫 문장이

포르노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 것은 개그일까? ㅋ

지친 사람들의 오랜 소원같은 시시하고 밋밋한 그런 연애들. 그걸 연애라고 부를 수 있다면.

2015. Jul.

저기 지그소 퍼즐 있잖아.
규호는 벽에 걸린 반 고흐의 그림을 가리켰다.
아, 저제 지그소 퍼즐이야?
정윤은 고개를 빼서 그림을 보았다.
내가 저거 자주 해봤는데 모네의 그림이었는지 마네의 그림이었는지, 2천 조각짜리 퍼즐 맞추는 데 꼬박 한 달 걸렸어.
인간 승리네.
인간 승리지. 그런데 막상 끝내고 나면 승리한 거 같지 않고, 오히려 진 거 같은 기분이 들어. 왜 그런지 알아?
나야 모르지.
그림을 다 맞추고 나면 새로운 걸 완성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고, 그냥 원래 있어야 할 것들을 제자리에 놓아둔 기분이야. 아버지는 밥상 뒤집어 엎고 나가고, 나 혼자 남아서 반찬이며 밥이며 국물이며 사방에 엎질러진 걸 다 정리해놓고 소주 마실 때의 기분이랄까. 내가 지금 여기서 대체 뭐하고 있지? 그런 기분이 갑자기 들어. 다 맞춰진 퍼즐을 보고 있으면.
무슨 소린지 대충은 알겠다.
잘 모를거야. 해봐야 알아. 그건.
- p.92,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중.

릴케의 책 [말테의 수기] 첫 문장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정확하게 떠올릴 수는 없다. 찾아볼 곳도 물어볼 사람도 없다. 내 기억으로는,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곳으로 오지만 실은 여기에서 죽어갈 것이다`라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책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오직 시작 부분만 떠올랐다. 나도 마찬가지다. 시카고를 떠나 살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여기에서 죽어갈 것이다. 죽어갈 것이다, 라고 소리내어 발음하면 오히려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기도 한다. 죽어갈 것이다. 곧 죽어갈 것이다. 인간이란, 스스로 죽을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 동물인가. -p. 204, 보트가 가는 곳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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