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다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 알고는 샀다.

하루키가 워낙 잘 팔리긴 하지만(나도 거기에 매우 일조하는 사람이고...) 매번 이런 식으로 재출간, 개정판으로 나오는 건

알면서도 사고 사고 또 사고...

두번 읽으라는 속깊은 배려인지 뭔지...ㅋ

그나저나 구판에 비하면 표지가 매우 좋다.

푸른 색도 고양이도.

그리고 다시 읽어도 참 밋밋한(나름 그런거 좋아함) 이야기다. ㅋㅋㅋ

2015. Aug.

마리는 질문한다.
"그 이야기에 교훈 같은게 있어?"
"교훈은 아마 두 개일 거야. 첫째는," 그는 손가락 하나를 든다. "사람은 모두 각각 다르다는 것. 형제라도 말이지. 그리고 또 하나는," 손가락 하나를 더 든다. "뭔가를 정말로 알고 싶다면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p. 23

법원에 드나들면서 관계자의 증언을 듣고, 검사의 논고와 변호사의 변론을 듣고, 본인의 진술을 듣다 보니까 어쩐지 자신이 없어졌어.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된 거야. 두 세계를 가르는 벽은 사실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이야. 있어도 종이로 만든 얄팍한 벽일지도 모른다. 몸을 가볍게 기댄 순간 쑥 빠져서 저쪽으로 쓰러질지도 모른다. 아니, 우리 자신 안에 저쪽이 벌써 몰래 숨어들어와 있는데 모르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로 설명하려니까 쉽지 않지만. -p. 117

가난뱅이도 라이언 오닐이 하면 나름대로 우아하더라. 두꺼운 흰색 털실로 짠 스웨터를 입고 앨리 맥그로랑 눈싸움을 하는데, 비지엠으로 프랜시스 레이의 감상적인 음악이 흐르고 말이야. 하지만 내가 그러면 별로 폼나지 않을 것 같단 말이지. 내 경우 가난은 어디까지나 그냥 가난이야. 눈도 그렇게 타이밍 딱 맞춰서 쌓여주지 않을 테고. -p. 121

"그래, 좋아. 걷자. 걷는 건 좋은 일이야. 천천히 걸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
"그게 뭐야?"
"내 인생의 좌우명. 천천히 걸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 -p. 170

우리는 징조가 다른 꿍꿍이의 저해를 받지 않고 아침의 새 햇살 속에 시간을 들여 부풀어오르는 것을 주의 깊게, 은밀히 지켜보려한다. 밤은 비로소 막 끝난 참이다. 다음 어둠이 찾아올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p. 2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올 여름 유난히 추리소설에 꼿혀서 많이 읽었다기 보다는, 많이 사들였다.

그리고 아직 그 중 반도 못 읽은 상태고......ㅡ.ㅡ;;;

그러나 항상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맞는 것은, 아무래도 기대치가 높아서인지 혹은 마케팅의 승리인지...

13.67 은 충분히 흥미로운 소설이다.

흔히 접하는 일본 추리물이 아닌 점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주인공의 역사를 되짚어 나가는 에피소드전개방식도 흥미롭고.

쉽게 알수 없는 홍콩의 일면들도 각주로 성실하게 설명해주고.

다만 만능의 탐정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취향 탓에,

그리고 누워서 읽기 힘들만큼 두꺼운 볼륨 탓에.

조금 질리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다.

2015. Aug.

뤄샤오밍은 탕링의 눈빛을 보고 알아챘다. 그녀의 복수는 지금 막 시작됐다는 것을. 뤄샤오밍은 남은 범인들을 빨리 체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야 탕링이 이 전쟁에서 해방될 수 있다.
죄악에 대항해야 하는 것은 경찰이지 피해자의 가족이 아니다.
뤄샤오밍은 탕링을 바라보며 약속했다.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는 정의가 입으로 지켜지지 않는 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았다. -p. 232

그레이엄은 홍콩 정부가 염정공서를 만든 절박한 필요성을 이해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번영할수록 작은 부패가 점차 큰 부패로 변해갈 것이다. 제도 속으로 잠식해 들어오면 그때 가서 처리하기엔 이미 늦어버린다. -p. 480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제트50 2015-08-31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리소설 좋아하는데 hellas님의
구입리스트가 궁금하군요^^

hellas 2015-09-02 00:09   좋아요 0 | URL
막 홀로 특이한거 없이 올 여름 나온 왠만한 추리물은 거의 있다고 보시면 될거 같아요:) 읽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전환되었다는 점도....;ㅂ;
댓글저장
 
병 샐러드 레시피 - 매일매일 테이크아웃 샐러드
린 히로코 지음, 김보화 옮김 / 푸른숲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에는 못 미치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요즘 왜이리 책이 안읽히나 모르겠네.

책 한권가지고 씨름.

그런 와중에 예쁜 그릇 완성. :)

깍아서 결 낸 접시와 핀꼿이 용으로 만든 종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후즈음 2015-08-2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책 읽기가 힘든 나날이라서 ㅠㅠ , 접시 탐납니다!
댓글저장
 
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비릿한 맛이 입안에 남아있는 기분인 책.

재미는 있지만, 점점 파멸로 기어들어가는 주인공과, 그 외 인물들 덕에 불쾌하게 책을 덮는다.

영화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아마도 꽤 괜찮은 작품일것 같다고 생각한다) 답답...하다.

돈에 굴복하는 캐릭터는 죄다 여성인 점도 좀 별로...

잘 읽어 놓고 막상 남에게 추천하기는 어렵겠다 싶은 이야기.

2015. Aug.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란 확신을 갖고 사방으로 튀는 빛과 소음 속을 걷다 보면, 리카는 비명을 지르고 싶을 만큼 흥분을 느꼈다. 나는 뭐든 할 수 있다. 어디로든 갈 수 있다. 갖고 싶은 것은 모두 손에 넣을 수 있다. 아니, 그렇지 않아. 원하는 것은 모두 이미 이 손에 있어. 리카는 얼마 전에 이 비슷한 기분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 무서운 것도 두려운 것도 무엇 하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기분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리카는 신기했다. 나는 무언가를 얻어서 이런 기분이 된 걸까. 아니면 무언가를 잃어서 이런 기분이 된 걸까. -p. 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