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연애 문학동네 시인선 67
김윤이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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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숱한 불면의 연속이고,

모조리 소모해 버리는 것은 청춘이고,

자꾸 말하다 보면 귀여워 지는 것은 이미 가버리고 없는 세월이다.

경계의 나이를 눈 앞에 둔 시선은 이런 것일 수도 있다.

모조리 공감하고 있는 것도...

2015. Sep.

이빨을 몽땅 빼뜨린, 내 늙은 사랑은 또 싸움꾼으로 돌변해 어딜 가네.
너무도 외롭기 때문에 불과 어제 일은 잊고
열렬히 사랑해야 한다는 듯이
- 사랑을 둘러보다 , 세잎 클로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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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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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사건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곧 60을 앞둔 가정판사 피오나는 어느 틈엔가 생긴 결혼생활의 균열에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여호와의 증인인 곧 성년을 앞둔 애덤은 이제까지 자신이 살아온 세계의 가치관에 따라 수혈을 거부하고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책의 중반이 될 때까지 이 둘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두 주인공의 만난다면 뭔가 심상찮은 심경의 변화들이 생기리라 충분히 짐작된다.

다만 그 변화가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뿐.

외곬수의 신앙의 벽을 넘어온 소년의 혼돈스러운 마음은 결국 그런 결말로 이어지는데,

보고 있자면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분노같은게 생기고야 만다.

이러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듯 서술하는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들에게서 멀찍히 떨어져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 인물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든 것 처럼.

이언 매큐언의 책을 많이 봤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매번 그 깊이에 감동? 하고 있다.

결코 실망하기 어려운 작가.

책장에 꽂아두기만 한 다른 책도 어서 읽어야 한다고 ˝또˝ 생각하게 된다.

2015. Sep.

피오나는 지적으로 조숙한 이 어린 친구가 그저 자극이 부족해 지루해한다는, 그래서 자기 생명을 위태롭게 만듦으로써 매혹적인 드라마를 연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모든 장면의 주인공이 되어 중요한 어른들, 간청하는 어른들을 침대 주위로 줄줄이 끌어들이는 드라마. 그게 정말이라면 이 아이가 더욱더 좋았다. 중병도 아이의 활기를 꺼뜨리지는 못한 것이다. -p. 144

강변의 들판에 내 사랑과 나는 서 있었지.
기울어진 내 어깨에 그녀가 눈처럼 흰 손을 얹었네.
강둑에 풀이 자라듯 인생을 편히 받아들이라고 그녀는 말했지.
하지만 나는 젊고 어리석었기에 이제야 눈물 흘리네. -p.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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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기분이 저조.

달래줄 어떤 행위도 그닥 위안이 안되고.

날이 차가워져서 그런것 만은 아닌데.

가을타기의 일종으로 치부하면 맘이 좀 달래질까 모르겠다. ㅡㅡ

칠드런 액트를 읽는 중인데 세밀화같은 묘사가 마음을 더 심란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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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9-09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도 좀 심란스럽게 하는 것이 있어요. 피오나의 심리를 거의 따라 가게 되거든요..

hellas 2015-09-09 08:32   좋아요 1 | URL
그런것 같아요. 피오나랑 동화되는 기분. 막 늙은 기분 ;ㅅ;

[그장소] 2015-09-09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20년은 더 산 기분.....°ㅅ°)~!!
 

이 밤에 스패니쉬 오믈렛. :)

미친건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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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9-08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새벽에 자다 깨서 이사진 보고 좋아요 누르고 다시 잤어요. ㅋㅋㅋㅋㅋ
안미쳤습닏, hellas 님!! 저도 먹고싶네요. ㅠㅠ

hellas 2015-09-08 12:14   좋아요 0 | URL
요리하다보니 판이 점점 커지고 재료가 점점늘어 한판을 만들고 나서 에구 이걸 어찌 다먹나하고 잠깐 의심한 나를 혼내줬네요. 흔적도 없이 사라짐. ㅋㅋㅋㅋ 얼마전에 스페인아주머니가 해준 오믈렛이 너무 맛있어서 한번 따라해봤는데 :)

보슬비 2015-09-21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능 레시피 내놓으시오~~~ ^^

hellas 2015-09-23 03:36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레이먼킴 오믈렛이라는 거하고 거의 비슷해요. 검색 고고:)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0
서유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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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모든 종류의 감정이 와해되고 염증을 유발한다.

어쩐지 결말을 알고 보는 영화같은 이야기.

삶이란게 아무일도 아무 걱정도 생기지 않을 수는 없을 지언정,

어찌하여 이런 찌질한 비극의 방향으로만 스멀스멀 기어가나.

2015. Sep.

승진이 만든 손나팔 때문에 여자와 정희는 소리 내어 웃었다. 여자는 자신의 웃음소리가 낯설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웃거나 울어도 현실이 변하지 않을 거라면 웃는 편이 낫겠지, 싶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짜로 웃는 게 아니라 웃기로 선택하는 걸까. - p. 11

잠시 숨을 곳이, 멍하게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며 울먹이거나 실제로 좀 울기도 하며 감정을 천천히 희석시킬 곳이 없다는 게 그녀를 서성거리게 만들었다. -p. 20

어떤 문제에 맞닥뜨릴 때마다 바닷가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고민이 시작되면 먼 데서 크거나 작은 파도가 밀려왔다. 해변으로 오는 동안 어떤 문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잔잔해지며 발에 닿지 않은 채 흩어졌고 어떤 문제는 키를 높이며 무섭게 치솟은 뒤 바닥에 부서지며 발목을 삼켰다. -p. 31

따져보면 원인은 도처에 있다. 때로는 존재의 이유조차 파멸의 원인이 된다. -p.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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