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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두 페소아의 마지막 사흘 ㅣ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김운찬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페소아 덕후의 추도문이랄까.
페소아 사망전 삼일의 기록을 페소아의 정신 착란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순간의 이야기를 애정으로 버무려 상상한 이야기.
페소아를 아끼는 마음이 타부키의 저서에는 듬뿍 들어있다.
그 마음이 정말로 와 닿는다.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했어? 페소아가 속삭였다.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했지. 알바루 드 캄푸스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다면 자네를 용서하네. 페소아가 말했다. 내 자네를 용서하지. 난 자네가 평생 이론만 사랑한다고 생각했어.
아니야. 캄푸스는 침대로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나는 삶도 사랑했어. 비록 미래주의적이고 광폭한 송시들에서 내가 허풍을 떨었고, 내 허무주의 시들에서 모든 걸, 심지어 나 자신마저 파괴했어도, 삶 속에서 고통스러운 의식과 함께 나 자신도 사랑했다는 걸, 자넨 알아주었으면 해.
페소아가 손을 들어 비밀 신호를 했다. 그리고 말했다. 자네를 용서하네, 알바루. 영원한 신들과 함께 가게나. 자네가 사랑했다면, 그게 오직 단 하나의 사랑이었다 해도 자네는 용서받았어. 자네는 인간적인 사람이고, 내가 용서하는 건 자네의 인간성이니까. - p. 21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싶을 수도 없다.
그러나저러나, 나는 내 안에 세상의 모든 꿈을 품고 있다. - 시, 담배 가게 중
2016. F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