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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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영화 캐롤으로 더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게 되겠지만.

어지간하면 원작이 주는 감동이나 디테일을 영화가 주기 힘들었던 지난 경험을 토대로.

책을 골랐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 불친절한 문장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금새 감정선을 따라 잡을 수 있게 된다.

어느 정도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데,

백화점 인형코너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 아이들에게 옮은 수두에 시달리며

열에 들뜬듯 써내려간 가느다란 줄거리가 이렇게 뭔가 풍성하게 매혹적인 사랑이야기로 태어나다니..

아플 땐 그저 잠만 골골 자는 나랑은 뭔가 태생부터 다른... ;ㅂ;

두 여주인공의 이미지가 현실에서 잘 빌려져 와 있었던 탓에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영화를 온전히 다 본 것같은 기분이 든다.

인생, 인간관계는 늘 이런 것일까? 테레즈는 궁금했다. 발이 디디고 선 땅은 절대로 단단하지 않다. 자갈밭처럼 늘 소리나고 시끄러워서 온 세상에 다 들리는 것 같다.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침입자가 내딛는 버석대고 거친 발소리가 언제나 들린다. - p. 262

2016.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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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문학과지성 시인선 472
임승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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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재밌구나..하는 느낌이 첫 느낌.

읽어보니 참으로 많은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집이다.

진솔하다가, 섬뜩하다가, 귀엽다가 막 그런 다양한 감성들이 들락날락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가 조증과 울증이 번갈아 발현하는 시인의 모습이 보이다가도

어쩌면 그 모든 걸 가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내 감상이 어땠냐고 묻는다면

좋았다. 라고 대답하겠다.


2016. Feb.

나를 앞지른 그림자가 나를 막아설 때
아무도 내 이름을 묻지 않는다
비명이 어깨를 짚고 서 있다
- 묻지마 장미 중

반성문을 자진해서 쓰고 또 써도 결국은 저지를수밖에 없었던 너를 심하게 다룬 거 미안해
- 적용되는 포도 중

여기가 어딘지 모르게 되고
휘파람 소리가 들리면 눈을 떠야 하는데
눈은 어떻게 뜨는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 원피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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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정용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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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어떤 의도나 목적 없이 오랜시간 책장에 꼿혀있던 책으로 바벨을 골랐다.

흠.. 그런데 왠열..

이건 꼭 요즘의 정국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우화 랄까?

언어를 잃은 사람들, 언론을 통제하고 반기를 드는 사람들은 무차별 폭압하는 정부.

물론 이것보다 더 큰 카테고리가 이야기 전반에 있다.

종말론에 대한 위기의식과 말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에 대한 성찰?

멋진 신세계나, 나를 보내지마와 같은 작품들 처럼 sf적 요소들은 상당히 잘 이미지화 되어서

이 내용이 영상매체로 번역? 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

한편,

필리버스터 때문에 책 읽기는 번거로워졌지만,

선거기간에 뽑아달라 고래고래, 청문회 기간에 대답하세요 호통호통이 익숙한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인이 갖춰야할 자질이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된 것같다.

생각 이상으로 지적이고, 차분한 필리버스터 발언 중인 국회의원들 덕에 편견이 깨지고 있는 요즘.

그 와중에 골라든 이 책 또한 왠지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2016. Feb.

NOT이든 레인보든 바벨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행동 양식이라고 생각하네. 양쪽 모두 절망하고 있기 때문이지. 그것은 바꿔 말하면 모든 인간이 절망에 빠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한쪽은 희극적인 비극이고 또 다른 쪽은 비극적인 희극이야. 둘이 차이가 있나? 없네. 그 둘은 결국 같다고 생각하네. - p. 67

- 아벳은 미치광이가 돼가고 있어요. 솔직히 지금 아벳을 챙길 여력이 없어요. 저 역시 요즘은 미칠 것 같아요. 무엇을 견디고 무엇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그저 혼란스럽고 무의미해요.
밀은 요나의 미러를 보고 가볍게 웃었다.
-때로는 완전히 무의미한 것들도 겪어내야 해. 몸을 낮추고 그냥 가만있어야 할 때도 있는 거야. 견디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어. 가장 변덕스러운 게 날씨고, 시간이고, 상황이니까. - p. 98

얼음이라면 온전한 얼음인가? 아니다. 펠릿은 처음부터 부서진 얼음이다. 혹 그것을 잘 간직하고 녹인다고 해도 동화 속의 사냥꾼이 품고 있던 얼음처럼 그 어떤 소리도 살려내지 못하고 비명과 절망만 가득하겠지. 그리고 `아이라`의 회원들이 지닌 태도를 행복이라고 볼 수 있는가? 아니다. 그들은 그저 모른 척하고 있다. 간절히 바라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질 거라고 믿는 어린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 상처가 벌어지고 피가 흐르는데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활짝 웃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그를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그저 통증을 견디고 있는 슬프고 미친 사람들일 뿐이다. - p. 150

-그런데 이 집에 스크린은 없나요? 뉴스를 좀 보고 싶은데요.
-스크린이 있긴 한데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뉴스야 뻔하잖아요. 어차피 뉴스에서 보도하는 내용은 모두 정부에서 기획하고 편집하거든요. 그리고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방송도 신문처럼 무기한 중단됐다고 하더군요. 별일이야 있겠어요? 정부가 어떻게든 안정을 시키고 있겠죠. 지금까지 늘 그래왔잖아요.
요나는 마리의 미러에 나타나는 문장을 읽고 마리를 바라봤다. 마리는 자신도 모르게 요나의 눈을 피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겠지요. 이제껏 어떻게든 안정을 시켜왔으니까...... 이번에도 안정이 되겠지요. 그런데 제가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시간이 꽤 흘렀잖아요.
- 조금만 더 있어요. 볼이 뭔가를 이야기해줄 때까지만. 조만간 해결이 된다고 했어요. 조만간. - p.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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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창비시선 271
박연준 지음 / 창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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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웅덩이를 철퍽철퍽 밟고 빠져나와 한동안 핏빛 발자국을 남기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기분이 되었다.

고요한 피칠갑이랄까.

그런 분위기와 이미지를 좋아하는 편?인데도 와닿지 않는 어떤 지점이 있는데.

그 지점을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힘들다.

아무래도 에세이와의 상대적인 평가에서 비롯된 감상일수도 있고.

2016.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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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과 나쁜 날씨 민음의 시 218
장석주 지음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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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다.

딱히 할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만.

2016.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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