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
이민경 지음 / 봄알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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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고구마를 퍼먹고 있었을 페미니스트를 위한 책.

속시원한 글이지만, 이미 여성의 불평등함을 인지하고 이런 저런 노력을 기울여온 사람에게는 너무 쉬운 책이랄수 있다.

책이 오자마자 읽어버렸는데, 이 문제에 관심없고 관계 조차 가져보려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속도는 차이가 날수도 있고...

서론이 책의 2/3 쯤 되는 것 같고, 본론 조차 큰 도움?은 안되지만, 많이 읽혔으면 좋을 책임은 인정.

내가 얼마나 괴로운지 나한테 말하지 말고, 강에 가서 말하라 - 황인숙 <강> 중.

맨스플레인이나 역차별, 군대 이야기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남자들에게 활용할 만한 가장 신박한(내 기준에..) 언어로 저 시를 꼽겠다.

맺음말에 `끝까지 오셨네요. 당신은 사실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됐을텐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라는 구절을 보니

아.. 니맘이 곧 내맘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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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8-1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읽기로 선택한 사람은 어차피 이 책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책을 정작 읽어야 할 사람들은 읽을 생각도 안하고요.
얼마전 경향신문 기사 보니까 페미니즘 책을 가장 많이 사는 사람들이 20대 여성이던데, 남자들이야말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장착해야 할 대상들인데도 공부할 생각을 않네요. 된장녀가 김치녀다 욕이나 해대고... 페미니즘 공부하면 그런 말 하는게 얼마나 무식한 짓인지 알텐데요..

hellas 2016-08-11 16:41   좋아요 0 | URL
페미니즘에 관한 책이 가진 문제점이랄까. 여타 다른 분야는 무지한? 사람들이 읽든 안읽든 그 자체로는 서로에게 아무런 단점이 없지만. 이 분야에선 아무래도 읽고 관심가진 사람만이 더 북북 속을 끓이게 되죠. 어차피 편향적인 제 인간관계안에선 남녀모두 관심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그건 제 성향에 따른 관계니까. ㅡㅡ 서글픕니다. 어디 광장에 나가서 소리라도 질러야하는지... 그 역시 무의미일지라도. 댓글들은.... 안보는게 답일까요 ;ㅈ;

cyrus 2016-08-1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을 낯설게 느껴지는 독자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겠어요. 페미니즘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공부라고 생각해서 이런 책도 읽어보고 싶고, 마음에 들면 지인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hellas 2016-08-11 17:09   좋아요 0 | URL
낯설게 느끼는 독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긴 하죠. 그래서 주변에서 권해주면 좋을것같구요:)
 
나b책 창비청소년문학 39
김사과 지음 / 창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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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가난하고, 이상한 사람들.

바닷가 소도시의 청소년의 표적없는 분노.

어지러운 기분이 되어 책을 덮는다.

해는 어느 때보다도 더 반짝거렸고 바다도 그랬다. 아이들은 물속으로 뛰어들고 나는 방파제 끝에 엎드렸다. 결국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모든 것이 똑같았다. - 12

가끔 바다에 갔다. 바다는 항상 똑같았다. 계속해서 파도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왼쪽으로 밀려갔고 아이들은 검게 탄 몸으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난 더 이상 바다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계절이, 해가 바뀌었다. 모든 것이 같았다. 여름 다음은 가을이었고 겨울 다음은 여름이 아니었다.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그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더 이상 좋은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남은 것은 어른이 되는 일뿐이었다. 나는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다. - 167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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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변 - 소란한 세상에 어눌한 말 걸기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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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변이라는 제목이 왠지 마음에 들어 자세히 살피지도 않고 구입.

그렇게 깊지 않다. 그렇게 가볍지도 않고.

혁신적 테크놀로지의 영향으로 세밀한 시간에 신경이 곤두서는 동안, 시대의 흐름과 생의 단계를 조망하는 안목은 오히려 흐려지는 듯 하다는 말이 와닿았다.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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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감정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3
W. G. 제발트 지음, 배수아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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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경악한 나머지, 사물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말았노라... 눈에 들어온 실제의 인상이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추상적 이해력이 무너져내린 것 같다는 것...

벨, 또는 사랑에 대한 기묘한 사실 구절 중 하나.
스탕달의 찌질함에 대한 길고도 짧은 이야기.

제발트의 글을 읽으면 뭐가 이리 장황한가 싶다가, 장황한 묘사가 참 아름다워서 우습다가,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흘러가는 이야기에 홀린 듯 같이 흘러가게 되었다가 책을 다 읽어갈 무렵이 되면 그 인상이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추상적 이해력은 무너져 내리고 제발트라는 감정만 남는 경험을 하게 된다.

뭔가 온전히 하나로 완결되는 서사 따위.

그런건 방랑하는 자에게서 기대할 만한 것이 못된다.

그리고 기대를 배반한 작가를 존중한다. Respect.

하지만 너희는 배를 타고 즐거워하니, 돛을 올려 호수를 역겹게 만드는 구나. 나는 더욱더 깊은 곳으로 내려갈 것이다. 추락하고 용해되어, 눈먼 얼음으로 흐릿해질 것이다. - 에렌슈타인의 시 <자살자>의 한 구절.

인간이 실제로 미쳐버리는 일이 흔하지는 않지만, 그럴 만한 계기는 삶의 도처에 널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의 자기 자신에 아주 약간의 균열이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외국에서 중, 57

회한이라고는 전혀 스며 있지 않는, 담담한 투로 내뱉은 그 문장을 끝으로 암브로제 가족사를 종결지은 루카스는, 나에게 무슨 이유로 그토록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그것도 하필이면 11월에 다시 W를 찾을 생각이 들었느냐고 물었다. 나는 매우 장황하면서도 군데군데 모순이 섞인 대답을 했는데, 놀랍게도 루카스는 그것을 금방 이해했다. 그는 특히,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일이 내 안에서 저절로 설명되고, 그럼에도 그 일들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더욱 수수께끼처럼 변해간다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나는 이어서 말했다. 과거에서 끌어올린 그림들을 더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그것들이 과연 내가 기억한 대로 흘러갔던 것인지가 더욱 모호해질 뿐이라고, 왜냐하면 과거에 속한 그 무엇도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또한 설사 그렇지 않다 해도 최소한 경악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 귀향 중, 199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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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줄 알았는데 안 읽은 책 ㅋ 나미야잡화점.

워낙 다작작가라. 편차도 심하지만. 누군가 괜찮다기에 뒤늦게 샀습니다:)

오늘 온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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