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하는 여자의 부엌 - 내 삶의 행복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김연화 지음 / 빛날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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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구경하러 가는 블로거의 살림살이 책.

내킬 때만 살림을 하는 나는 내 나름의 질서에 익숙해져있기에

가끔 이런 살림고수의 부엌을 구경하는 걸로 대리만족.
블로그에서 본 내용이 거의 다라서 특별히 재밌지는 않았다.

2016.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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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세적이고 삐뚜름한거 같아 보이는 사람,

잘 울뻔하고, 잘 울기도 하는 아저씨.

인듯.

광주라는 도시를 걷는 다는 것은 그저 도시를 걷는다는 의미 이상이라는 것.

아무리 즐거워지려해도, 어떻게든 아파지는 장소라서.

다른 걸어본다 시리즈와는 좀 다르게 읽혔다.

한 인간의 성격 형성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대해서라면 K도 잘 알고 있다. 아마도 그를 기른 것들 중 8할은 포즈였으리라. 그러나 또 8할은 모계 유전이었을 것이고, 8할은 그가 세계와 꾸준히 유지한 적대 관계였을 것이고, 또 8할은 그가 나고 자란 광주의 풍토였을 것이고, 1968년에 태어나 1970년대와 1980년대와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계속되는 실망과 낭패 속에서 살아오게 만든 이 빌어먹을 나라의 역사에도 8할의 원인은 있었으리라. 성격 형성에 관한 한, 8할에 8할에 8할에 8할이 더해지면 32할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아주 복잡한 8할이 되는 법이다. - 9

2016. Nov.

한 인간의 성격 형성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대해서라면 K도 잘 알고 있다. 아마도 그를 기른 것들 중 8할은 포즈였으리라. 그러나 또 8할은 모계 유전이었을 것이고, 8할은 그가 세계와 꾸준히 유지한 적대 관계였을 것이고, 또 8할은 그가 나고 자란 광주의 풍토였을 것이고, 1968년에 태어나 1970년대와 1980년대와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계속되는 실망과 낭패 속에서 살아오게 만든 이 빌어먹을 나라의 역사에도 8할의 원인은 있었으리라. 성격 형성에 관한 한, 8할에 8할에 8할에 8할이 더해지면 32할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아주 복잡한 8할이 되는 법이다.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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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빛
백수린 지음 / 창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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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어떤 사연을 가진 사람들.

천연덕스럽게 시작되는 이야기가 어느 지점 갑자기 개인의 행, 불행과 겹쳐지고.

그 느닷없음이 작가가 보여주려 한 어떠한 감정을 툭 던져 놓는다.

그 감정이 불쾌하지 않아서

어쩌면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처연함이 있어서.

이 작가의 글은 계속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첫 단편집이었던 폴링인폴도 좋은 기억이었는데 이번 역시:)

시차, 길 위의 친구들이 특히 좋았다.

마지막 단편인 국경의 밤은 어딘지 홀로 따로 떨어져 나온 것처럼 결이 다르게 느껴졌다... 뭐 그랬다.

이미 오래전의 일이므로 더이상 연연할 필요가 없어진 줄 알면서도, 막상 오랜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귀국일이 다가오자 나는 리버풀이 한번쯤 보고 싶어졌다. 컴컴한 관객석에 앉아 무대 위를 바라보는 사람처럼, 아니 평생 동안 거리를 헤매는 마음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처럼, 그러니까 어두운 거리에 맨발로 서서 환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타인의 유리창을 맹목적으로 들여다보는 사람처럼 살았던 그 시절을 설명해내기 위해서. - 10, 스트로베리 필드 중.

봄이면 저 거리에 온통 꽃이 펴.
그녀가 말했다. 체리 블로섬. 시간이 흐르면 꽃이 피고 진다. 그리고 시간이 더 많이 흐르면 마른 가지에서 또다시 움이 튼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은 단지 그런 것뿐인지도 몰랐다. 시간의 흐름이 허락하는 선한 치유.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시간을 살아낼 것이다.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그녀는 유리 너머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저 나무에서는 하얀 꽃잎이 눈꽃처럼 떨어져. 언젠가 너도 볼 수 있기를. - 53, 시차 중.

그러면 여기에는 미래가 있어? 내가 또 묻는다. 그건 모르지. 어디에도 미래가 없다면 차라리 자기 나라에서 사는 게 낫지 않아? 이방인으로 평생 사는 건 외로운 일이야. 내 말에 짧은 침묵을 두고, 그가 말한다. 자기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것보다 더 외로운 일은 없어. - 78, 여름의 정오 중.

삶에 생로병사가 있듯 사람 간의 관계에도 생로병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은 한때 내게 위로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은, 모든 관계가 생로병사를 겪으며 자연사하는 것이 아님을 모르는 게 분명했다. 나는 지척에서 우리에게 닿을 것처럼, 닿을 것처럼, 밀려왔다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사로 끝나는 수많은 관계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기습적으로, 불시에, 사멸하는 관계들. - 266, 길 위의 친구들 중.

2016.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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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하다 - 우리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
클레망틴 오탱 지음, 류은소라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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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변에 널리 알리고 싶다.

근래들어 읽은 페미니즘 책 중 가장 압축적이고 쉽게 설명되어 있다.

물론 이 장르의 어떤 책도 페미니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새롭지 않을 것이다.

다 아는 이야기, 그럼에도 반복되어야만 하는 이야기들이라는 것

여성주의 운동이 단순한(내용이 단순하다는 말이 아니다) 몇가지의 토픽으로 지난하게 반복 되고 있다는 점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얼마 전 가족 모임이 몇번 있었는데, 여지없이 트리거가 되는 대화들이 이어졌다.

나의 예민함, 뾰족함, 그리고 다소 과격함에 대한 어른들의 우려랄까.

결국 `너 무서워서 어디 말이라도 꺼내겠니...` 정도의 대사로 마무리 되는 대화들.


어째서 적극적인 의사표명이 과격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다 그 생각이 꼬리를 물고,

주변에서 일어난 작은 에피소드들과 그것들에 어김없이 반응하는 나를 유체이탈이라도 한듯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는 나를 생각하고,
(이 지점이 또 다른 자기검열을 아닐까 하는 자책도 들고... 내가 이럴려고.....ㅡㅡ)

최소한 주변에 나와 이런 주제의 대화를 진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다만 몇이라도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그럼에도 실망감을 주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과격할까?

내가 물리적인 힘을 행사할 만큼 육체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다만 입이라는 것이 붙어 있고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기에

불합리하고, 어쩐지 굴욕감이 느껴지는 상황에 대해 나를 그렇게 대하지 말라는 최소한의 자기 보호가

왜 과격이라는 이름표가 될까.

저널리스트 레베카 웨스트가 이렇게 말한 것처럼 말이야. ˝나는 한 번도 페미니즘에 대해 제대로 된 정의를 내려본 적이 없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나는 사람들이 나를 흙이나 터는 발판 취급하는 것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을 뿐인데, 그런 행동을 두고 나를 페미니스트로 대한다는 것이다.˝ - 100

길고 긴 글을 쓰게 될 것 같았는데, 쓰다보니 내면화하는 작업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계속 더 진지하고 깊은 고민을 해야겠다. 그런다고 무슨 상황이 나아질것이라는 희망은 없지만. 언제나 처럼.


그il 또는 그녀elle로 규정되는 한, 어떤 개인도 한쪽 성이 다른 성을 억압해온 2000년 인류 역사의 무게에서 벗어나긴 힘들어. -10

여성들이 남성 지배를 인정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질문이, 사실 많은 여성들이 본인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면서 제기하는 질문이야. 네가 `인정한다`라고 했지만, 난 여성들이 `인정`하기보다는 `참고 있다`고 생각해. 억압적인 구조가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 가치 있다고 평가하며 살아가는 방책이라고나 할까. 불평등 구조를 부정함으로써, 피해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의식을 피하는 거지. - 17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들은 특히 출산율 증가에 관심을 집중시키며 여성들에게 출산 장려 정책을 적극 펼쳤어. 자녀 숫자에 따라 가족 수당이 늘어났거든. 당시의 정책 목표는 여성들이 가정의 삶과 직업적 삶을 병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에 있지 않았어.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두고 가족 정책이 세워지면서, 이는 미묘하게 여성의 직업적 삶을 희생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되지. 즉, 가족의 수입이 높을수록 재정 지원을 낮추기 시작한 거야. 이는 부부가 둘 다 직업을 갖는 것을 막는 꼴이니 결국 여성이 사회 진출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는 거지. - 72

페미니스트가 원하는 것은 여성과 남성의 지배 관계를 역전하는 것이 아니야. 여성들의 운명이 미리 결정되어버리지 않는 것, 남성과 여성이 대등한 권리를 가지는 것, 가능성의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기를 바라는 거야. 양성 평등을 바라는 것을 독재라고 할 수는 없지. 오히려 해방으로 나아가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거잖아. - 103

2016. Nov.

저널리스트 레베카 웨스트가 이렇게 말한 것처럼 말이야. "나는 한 번도 페미니즘에 대해 제대로 된 정의를 내려본 적이 없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나는 사람들이 나를 흙이나 터는 발판 취급하는 것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을 뿐인데, 그런 행동을 두고 나를 페미니스트로 대한다는 것이다." - 100

페미니스트가 원하는 것은 여성과 남성의 지배 관계를 역전하는 것이 아니야. 여성들의 운명이 미리 결정되어버리지 않는 것, 남성과 여성이 대등한 권리를 가지는 것, 가능성의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기를 바라는 거야. 양성 평등을 바라는 것을 독재라고 할 수는 없지. 오히려 해방으로 나아가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거잖아. -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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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0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이 사랑 받으려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꾸준히 반복되어야 합니다. 반짝 반응으로 그쳐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hellas 2016-11-09 14:4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이 책이 맘에 쏙 들었나봐요:):)
 
닥터스
베른하르트 알브레히트 지음, 배명자 옮김, 김창휘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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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희귀질환 환자 9명의 사례와 그 연구에 대한 기록.

미드 하우스를 보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

다만 그레고리 하우스 같은 천재 의사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2016.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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