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지극히 개인적인 목록들.

그냥 넘어가기엔 서운한 2016년.

워낙 큰 사건들이 넘쳐나서 연말에도 연말같지 않고 신년을 맞이해도 그저 그런 기분이지만.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서 2016년 좋았던 책 목록을:) (읽은 순, 장르별 구분)

36권. 일년 읽어 이정도 건졌으면 선방이라고 생각함.:)

소설

-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 보건교사 안은영 - 정세랑

-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5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한강,권여선,이기호,강영숙,김애란,조해진,손보미,황정은,정소현,김솔.

- 천국보다 낯선, 이장욱

- 오늘처럼 고요히, 김이설

-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 종의 기원, 정유정

-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 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 쇼코의 미소, 최은영

-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 에이미와 이저벨,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노인의 전쟁, 존 스칼지

- 참담한 빛, 백수린

-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 아무도 아닌, 황정은

- 체스의 모든것, 2017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권여선,이기호,안보윤,김애란,이장욱,조현,김금희,최정화

- 바다, 존 밴빌

-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존 치버




- 희지의 세계, 황인찬

- 충분하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이장욱

- 구관조 씻기기, 황인찬

- 세상의 모든 비밀, 이민하


에세이

- 난폭한 독서, 금정연

-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장석주,박연준

-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강아

- 익숙한 새벽 세시, 오지은

-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 내 손으로, 교토, 이다

- 모든 국적의 친구, 김이듬

- 작가란 무엇인가 2, 파리리뷰

페미니즘

-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에멀린 팽크허스트

- 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하다, 클레망틴 오탱

-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이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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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사람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3
제임스 조이스 지음, 진선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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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편들이지만 더블린이라는 도시가 주는 공통의 여운이 있기는 하다.

그냥 일반적인 인생들의 열전.

영문학의 측면에서 독특하고 선구적인 어떤 위치라는 걸 가지고 있는 작가라 지레 약간의 벽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구성의 글들은 요즘의 작가들에게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다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어느 지점에 두어야 할지가 애매하긴 한데,

다른 작품들도 봐야 확신이 생길 듯.

일단은 제임스 조이스에 앞서 윌리엄 포크너를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던져 놓은 다른 책들 우선....


늦가을 저녁놀의 잔광이 잔디밭과 산책로를 뒤덮고 있었다. 잔광은 또 너저분한 보모들과 벤치에서 꾸벅꾸벅 조는 노쇠한 늙은이들에게 온화한 황금빛 먼지를 소나기처럼 퍼붓고 있기도 했다. 잔광은 말하자면 모든 움직이는 모습들, 예를 들면 자갈길을 따라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는 어린애들과 공원을 가로질러 통과하는 모든 사람들 위에 드리워져서 깜박이고 있었다. 그는 그런 광경을 지켜보며 인생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인생을 생각하면 언제나 그리되듯이) 그는 슬퍼졌다. 그리하여 그는 잔잔한 우울감에 사로잡히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운명에 대항하여 싸운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운명이란 다름 아닌 오랜 세월이 그에게 지워진 지혜로운 짐이거늘. - 126, 작은 구름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때가 종종 있었다. 그는 그녀의 눈에는 자기가 천사의 경지까지 올라가 있는 것으로 보이려니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그가 그녀의 강렬한 본성을 자신에게로 점점 더 가깝게 결합시키려하자 이상야릇함 몰개성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목소리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이기도 했는데 그것은 영혼의 치유 불가능한 고독을 주장하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포기 할 수 없어.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것이니까, 하고 그 목소리는 말하는 것 같았다. - 198, 가슴 아픈 사고

그는 온 길로 되돌아갔다. 그의 귓전에는 기관차의 리듬이 여전히 고동치고 있었다. 그는 기억이 자신에게 일러주는 현실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나무 밑에서 걸음을 멈추고, 기관차의 리듬이 귀에서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이제는 그녀가 어둠 속에서 자기 옆에 바짝 붙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는 귀를 곤두세우고 몇 분을 더 기다렸다. 그러나 들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밤은 더할 나위 없이 고요했다. 그는 다시 귀를 기울였다. 역시 완벽하게 고요했다. 그는 외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 207, 가슴 아픈 사고

2016.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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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12-27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집에 <애러비> 있나요? 저 그 단편 엄청 좋아하는데요! 그거랑 <겨울>들어가는 제목인데...잠깐만요, 찾아보고 올게요.

hellas 2016-12-27 08:04   좋아요 0 | URL
애러비 있슈미다

hellas 2016-12-27 08:05   좋아요 0 | URL
겨울 단어 들어간건 없구요

다락방 2016-12-27 08:08   좋아요 0 | URL
지금 찾아보고 왔어요. <죽은 사람들>이었어요. 제 페이퍼 뒤지고 옴요. 그 배경이 겨울이어서 그랬나봐요. 제목에 겨울 들어간다고 생각했어요. <죽은 사람들> 단편도 엄청 좋지 않아요?!!

hellas 2016-12-27 08:11   좋아요 0 | URL
전반적으로 좋았는데 한번으론 뭐라고 정확한 좋음의 지점을 못찾겠어서... 다시 읽어보려구요:)

보물선 2016-12-27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크너는 영문학수업때 읽었었는데 당췌 어려웠던 기억만 ㅋㅋ

hellas 2016-12-27 11:39   좋아요 1 | URL
누가 엄청추천해줘서요. 당췌 어렵기만 하면 슬프겠네요 ;ㅂ;

보물선 2016-12-27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만 어려웠을거예요. 헬라스님 읽으시고 알려주세요.
저도 번역본으로 다시읽어보게요~

hellas 2016-12-27 11:39   좋아요 1 | URL
곧 읽게 되길. 우선 집어든 책 읽고나서 :)
 
5년 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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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면 할 수록 최근의 경험이 물려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 에세이의 경우,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이었다.

마침, 읽다가 던져놓아서 조금 찔려서 더 그랬을 것이다.

수사보다는 실체에 가까운 작가의 이야기이고, 드라마 마지막회라기 보다는 16부작의 5회정도 쯤의 평범한 해피엔딩이다.

여행지에서 음식을 많이 사오지는 말자. 라는 선언 혹은 조언 혹은 교훈은 기억해 놓을 만 하다.

인격자, 리더, 세계사의 위인들, 일일드라마의 주인공들이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믿고 ‘난 할 수 있다‘며 결의를 다지겠지. 나는 그런 훌륭한 인간이 못 되었으므로 끊임없이 번민했다.
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걸까?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마흔이 되어서까지 그런 걸 고민한다는 게 이상했다. - 21

2016.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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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팜 파탈 문학과지성 시인선 340
김이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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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죽음이 문득 코앞으로 다가와서 나와 눈을 마주치고 휑뎅그레한 시선을 던진다면

이런 기분일 것이다.

당혹스럽지만, 어쩔 도리 없는 체념과 심란한 마음.

여자는 잠에 빠지듯 혼몽합니다. 몸이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스르르 욕조 구멍에서 빠져나가 다른 세계로 흘러갑니다. 모든 수치와 장난, 인연으로부터 먼 세계로 나아갑니다. 기고 있지만 날아가는 것 같고 유령들과 한패가 된 듯도 하지만 동물들의 울음을 이해합니다. 용감무쌍하지 않고 나약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절반 죽은 것 같습니다. - 유령 시인들의 정원을 지나 중.

˝한숨 자둬요, 도착하면 깨워줄게요.˝ ˝저, 혼자 타고 가니 미, 미안하네요.˝ 나는 백미러를 통해 그를 보려하지만 보이는 건 내 얼굴뿐. ˝아무도 안 탔더라도 출발해야 했고 이 막차가 내일은 거기 첫차거든요.˝ - 항상 엔진을 켜둘게 중.

어느 순간 나는 당겨지지 않았고
어느 순간 나는 버거워하지 않았으며
결정적으로 유연해졌다 장력을 잃었다 - 타블라 중.

최선을 다해 빛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빛나는 것들의 심정이 이러할까? - 작가의 말

2016.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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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존 치버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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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grande poésie de la vie.
삶의 장대한 시.

외롭고 무력한 인간은 어디에 가 닿게 되는 것일까.

사라진 천국을 되찾으려는 여정같기도 하고,

그저 그런 이야기들이 물리고 물려 흘러가는 보통의 인생같기도 하고.

매번 등장 인물들이 어떻게 되어 버리는게 아닌가 조마조마한 기분은 존 치버이기 때문이겠다.

불쑥 죽음으로 밀어 던져도 의미있는 항의 한번 못하고 당하게 되는 기분. ㅋㅋ

굿굿.:)

파머 박사의 진료실은 구식 건물의 4층에 있었다. 열고 닫을 수 있는 이 건물 창문들을 통해, 어떤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공을 던지라고 커다란 목소리로 유쾌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소리였지만 그가 깊은 갈망과 향수를 느낀 것은 그의 젊음뿐만 아니라, 삶이 지닐 수 있는 활기와 단순함과 아름다움 때문이기도 했다. 자신은 그런 삶에서 얼마나 멀리 벗어나버린 건지! 그는 이런 단순함과 유용성을 다시 붙들고 싶다는 진지한 마음으로 의사의 임대료가 될 돈을 지불하고 있었지만, 이미 너무 먼 곳까지 와버린 것 같았다. - 79

여러분은 진짜 범죄자들과 악당들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할지 모른다. 고귀한 정신을 지닌 환경운동가를 살해하고, 주민들의 복지를 책임지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매수해서 타락시킨 자들. 이런 비열한 자들을 고발하지 않는다면, 태만으로 인한 공모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또다른 이야기이다. 내가 맨 앞에서 말했듯이, 이것은 비 오는 밤 낡은 집에서 침대에 앉아 읽는 이야기일 뿐이다. - 143

2016.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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