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가까운 허무가 가득하다.짧고 단순한 이야기인데 그 안에 도사리는 숨막히는 가난과 절망.그 때문에 조금은 버거웠다.결국 의미없는 무엇이라고 여긴 것들이 그 안에 남았으나,그게 결코 의미없는 것들은 아닐지도 모른다는막연하고 무책임한 희망을 조금 심어둔다.어제는 내내 무척 아름다웠다.숲속의 음악,내 머리칼 사이와너의 내민 두 손 속의 바람,그리고 태양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 나에게는 희망이라곤 거의 없다. 전에는 그것을 찾아서 끊임없이 이동했다. 나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을? 나도 몰랐다. 그러나 인생은 있는 그대로의 것,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인생은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이어야 했고 나는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찾아다녔다. - 412017. Jan.
자꾸 죽는 ‘나‘자꾸 죽는 ‘소녀‘나무도 죽고 새도 죽고시체들이 넘실넘실.결국 절뚝이는 기분이 되었다.왜 이렇게 까지 많은 죽음을 이야기해야 했을까.기꺼운 죽음들도 아닌 것을.되돌아오는 긴긴 밤을계속, 던져야만 했네 - 사랑, 침실 중2017. Jan.
다양한 의미로 자기 부정과 의구심을 가져야 될 것 같아짐.이중으로 꼿혀있는 책장에서 발굴한 책인데,애초에 이 책이 왜 있는지 도무지 기억은 나지 않고.뭘까 하고 들춰보고 끝까지 읽어버렸다.다양성과 국가관에서 벗어난 광범위한 세계관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는 책.영토 지배 같은 발상을 고대사에 투영하는 것 자체가 역사에 대한 폭력이라고 말하는 책.교류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피아라는 것이 모호해 지는 법 아닐까.2017. Jan.
그래 대체 그게 뭔데? 라는 마음.삐딱한 시작이 그다지 좋진 않겠지만.제목도 표지 일러스트도 그런 맘이 들고야 마는.애초에 천명관이 아니라면 사지 않았을 것인데.지질한 수컷의 구라의 향연이라는 변명도 용납할 수 없을 만큼.대체 왜 이런걸 출판했는지 모르겠다.아 시간 아까워.읽지마세요.2017. Jan.
어느 누구의 혹은 우리 모두의 어떤 날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사건에 휘말린 딸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인 아들과신뢰와 애정이 무너진 부부, 이 네명 가족의 어떤 날들이 그려진다.첫 장편에 큰 기대감이 있었으나 기대를 온전하게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그래도 문장과 문장 사이 어떤 작은 쉼표가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한다.˝야,리치!˝ 브랜든이 그에게 소리친다. ˝도대체 어디 가는 거야?˝하지만 늦었다. 리처드는 이미 달리고 있다. 엄마의 미니밴을 향해 어둠 속을 달린다. 반얀나무들과 정원의 잔디밭에 자라는 열대 수목을 지나고 쓰레기통과 스프링클러와 넘어진 자전거들을 지나 전속력으로 달린다. 그런 질문에 단 한 번이라도 대답할 수 있기를, 도대체 자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단 한번이라도 알 수 있기를 바라면서. - 2022017.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