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사랑해야 한다
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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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국은 ‘파국‘ 인가.

끊임없이 갈망하던 것으로부터의 거부로 막이 내린 이야기.

읽는 내내 그 결말이 분명하게 예상되어 답답했다.

맹목적인 집착도 관계를 주도하지도 못하는 솔랑주에 이입도 어려웠다.



남자를 열심히 사랑해야 한다. 열심히, 아주 열심히. 그들을 열심히 사랑해야 그들을 사랑할 수 있으니까. 그러지 않으면, 그들을 사랑할 수가 없으니까, 그들을 참아 낼 수가 없으니까. - 마르그리트 뒤라스

함께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그녀는 간청하듯 물었다. 텅 빈 집에 혼자 들어갈 생각을 하니까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 아니, 그럴 기분이 아니라고 그가 대답했다. Not in the mood. 그는 그녀를 팔로 가볍게 밀어 자신에게서 떼어냈다. - 122

2017.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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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서점
가쿠타 미츠요.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이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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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 일단은.

헌 것의 품격을 믿는 문화라는 것.

가업을 잇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그 일을 하는 가족들도 부러운 구석이 있다.

조금 천천히 살아갈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일어나 눈뜨면 뭔가 달라져 있는 속도의 세계가 불편하기도 하다.

빠름이 장점만은 아니라는 것을 살아오는 내내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초반에

‘남에게 옮은 감기는 싫다‘라고 마음에 새겨야 한다. 자신의 감기는 어디까지나 스스로 걸린다. 이 점을 잊지 말도록. - 11

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감기에 옮아버렸다. ㅡㅡ

스스로 걸리지 못한 감기라서 억울한 면도 있지만....

어쨌든 책읽기엔 도움이 되었다. 다른 일을 전혀 할 수가 없었기에.

야나스케와 오카자키의 대화는 만담을 보는 듯한 기분인데, 묘하게 문화적 차이랄까 그런게 느껴져서 대화로 보이지 않았다.

일본 문학에 관심이 조금 더 있었더라면 재미를 좀 더 느꼈을 것이다.

독서에 대한 일본 번역물이 많아졌지만,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언제나 약간의 문턱이 된다.


책은 소비되고, 잊히고, 사라지는 무기물이 아닌 체온이 있는 생명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어서 어쩐지 마음이 놓였다. - 244

2017.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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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눈물 사용법
천운영 지음 / 창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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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움도 장점이 될 수 있다면 이 책의 장점은 그것일 것이다.

<소년 J의 말끔한 허벅지> 가 그 중 좋았다.

책 말미의 신형철 평론가의 변은 무엇일지 궁금하여 훑어 보았는데, ˝그녀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마지막에 알게 되면 좋겠다.˝라는 구절이 눈에 띤다.

난 아마 마지막에도 잘 알게 되진 않은 것 같다.

거의 십년전 작품 모음집이니 최근작을 읽어보면 알게 될까?

2017.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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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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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출간되어 바로 구입한 책인데, 쌓여있는 책이 많다보니 이제야 읽었다.

언제나 깔끔한 문장들.

여러 소설 집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불운이 정이현의 소설속에선 좀 덜 느껴진다.

배경, 환경, 캐릭터 크게 다르지 않은데 어떤 점이 편하게 다가오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겠다.

<미스조와 거북이와 나>, <아무것도 아닌 것>, <영영, 여름>이 무척 좋았다.

상냥한 폭력이 시대라는 제목과 보들보들한 표지가 어쩐지 매우 어울렸다.

난 널 베어버리지 않는 종이라고 말하는 것도 같았다.

안 표지에 ‘지금, 여기, 함께‘라는 작가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데, 한 계절을 건너 손에 잡은 나의 ‘지금, 여기, 함께‘와 얼마나 멀어졌는지, 별 차이없는지, 괜한 감상에 젖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하여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ㄴ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나는 어떤 일에 대해서도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말은 뱉는 순간 허공에 흩어진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은, 가장 깊은 안쪽에 가만히 모아두고 싶다. 그것이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지라도. - 미스조와 거북이와 나 중. p. 9

어떤 사람이 제멋대로 나를 침범하고 휘젓는 것을 묵묵히 견디게 하는 건 사랑이지만, 또 그 이유로 떤기도 하지.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 미스조와 거북이와 나 중. p. 31

어떤 아이도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잠시 한눈을 팔아도 세상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단죄가 또 유예되었다는 사실에 나는 안도하고 절망했다. 극적인 파국이 닥치면 속죄와 구원도 머지않을 텐데. 또다시 살아가기 위하여 나는 바다 쪽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 우리 안의 천사 중. p.97

누구나 죽는다. 언젠가 장의 부고도 받게 될 것이다. 장이 양의 부고를 받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었다. 최후의 문장이 누구의 것이든 애도는 남아 있는 자의 의무였다. 그녀에겐 여전히 긴 오후가 남아 있었다. - 밤의 대관람차 중. p.160

예의 바른 악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놓으면 손바닥이 칼날에 쓱 베여 있다. 상처의 모양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누구든 자신의 칼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 시대에 살아가는, 나와 빼닮은 그들을 이애하려 노력 할 수밖에 없다. 쓸 수밖에 없다. 소설로 세계를 배웠으므로, 나의 도구는 오직 그뿐이다. - 작가의 말 중.

2017.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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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이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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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소각의 여왕은 재밌게 본것 같은 기억이 나는데...

단편은 잘 모르겠다.

2017.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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