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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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기대 충족.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의 호수 - 다른사람이 특히 좋았다.
연작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서늘하게 바로 내 등뒤에서 느껴지는 공포.
이 이야기를 조금 더 길게 보고 싶다.

임현의 고두도 힘있는 작품.

최은영은 쇼코의 미소를 너무 좋게 읽었는데, 전체적인 색감이랄까 이런게 느껴진다.

좋은 작가를 매년 이렇게 새롭게 알게 되면 점점 읽을 책이 늘어날테지만 ..:)

그런 사람으로 나는 살고 싶지 않았단다. 부끄러움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지. 그러나 그것은 내가 보다 선량한 인간이라서가 아니다. 다만 아버지가 모르는 걸 내가 알았을 뿐. 그렇게 사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쪽이 더 이익이 된다는 걸 말이다. 모든 이타적인 행동에는 이기적인 의도가 숨어 있단다. 선물을 준다는 것은 돌려받을 대가를 바라서이고 남을 위한 칭찬은 곧 나의 평판으로 이어져서 훗날을 도모하는 밑거름이 되지. 알아듣겠니? 지금 당장의 손해처럼 보이는 행동들이 나중의 이익을 담보하게 된단다. 손해 아니라 투자. 선물 아니라 거래. - 10, 고두, 임현

모든 일에 항상 의구심을 가져야 한단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보지 말아라. 나쁜 것은 나쁘고 우리는 올바르다. 그런 확고하고 안정된 자세, 양팔저울 같은 거. 평형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버린 상태, 더이상 흔들리지도 않고 다른 쪽으로 다시 기울어질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바로 그 상태. 자기가 그런 지경에 있다는 걸 도무지 인정할 줄 몰라. 그러면서 맞는다고만 하는거야. 그냥 다 안다고, 알 수 있는 거라고, 몰라? 어떻게 그걸 몰라? 오히려 상대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들. 그것이야말로 윤리적인 삶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이란다. - 20, 고두, 임현

˝물론, 다른 이야기도 있었다. 밤새 홀로 누워 있던 그녀의 몸이 얼마나 차가웠는지. 그녀가 흐릿하게 맴도는 의식을 어떻게 간신히 붙잡았는지, 어떻게 눈을 부릅뜨고 견뎠는지.˝
나에게는 이 장면이 중요했다. - 강화길, 호수-다른 사람, 작가노트

2017.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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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리아 페이- 베르퀴스트·정희진 외 62인 지음, 김지선 옮김, 알렉산드라 브로드스키 & 레 / 휴머니스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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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페미니스트가 상상하는 유토피아를 그리는 프로젝트.

원저의 57인의 저자에 한국 작가(라고 통칭하자) 7인의 글이 더해졌다.

도발적인 상상 어쩌구 해서 좀 더 구체적인? 다양한? 뭐 그런 것들을 기대했었나 보다.

읽다보니 애잔해지는.. 뭐랄까 도발적으로 상상력을 끌어올려도 후련하지 않은 기분이랄까.

동어 반복일 수밖에 없는 이 독서를 잠시 쉬어야 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고.

다만 한권의 책으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은 좋았다.

결과적으로는 역시 같은 사건과 경험을 공유하는 한국 저자들의 글이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엄마는 ‘인간이 두끼만 먹어도 전쟁이 멈출 것‘이라고 매일 짜증을 부리셨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계급성을 음식으로 증명하고자 했다. 완벽한 식단에 대한 강박과 자부심이 컸다. 내가 어른이 되고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이 문제였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평생을 남의 밥걱정을 하고 살아야 한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문명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 54, 정희진, 동네급식소

Q: 이게 가장 힘든 거라고 보는데요, 폭력을 영속화하지 않고 폭력에 맞서는 징벌 유형이 있을까요?
A: 그동안 정말 뛰어난 변호사들과 일하면서 민사소송에 관해 많이 배웠거든요.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금전적 징벌이 가장 제 마음에 드는 책임의 유형인 것 같아요. 그냥 고통스럽기만 한 게 아니라 돈이 드는 피해일 때, 즉 학교를 그만두고 치료받아야 한다거나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거나 할 때 그 재정적인 책임을 타인에게 지울 수 있다면 진짜 변화 가능한 정의죠. - 127, 로렌 치프 엘크, 치유에 주목하는 처벌

유토피아는 그 자체에 현실의 결핍과 부재가 필요하다. 이름도 어디에도 없는 곳을 뜻한다. 나는 유토피아를 고정된 장소나 구체적인 세계로 표상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토피아는 그 결핍과 부재를 동력 삼아 끊임없이 움직이는 유동적이고 유연한 순간들의 총합 또는 가능태여야 한다. 사람들이 선하다는 모호한 기준에 매몰되기보다 여전히 부족하기를 바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야 인간이고, 그래야 계속해서 꿈꿀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상상하는 유토피아는 갈등이 없는 곳이나 고정되고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어떤 갈등이 권력관계에 따라 매장되거나 은폐되지 않고 온전히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운동성 그 자체다. - 355, 이진송, 건너가는 힘

2017.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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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벨 훅스 지음, 이경아 옮김, 권김현영 해제 / 문학동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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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기초랄까. 비교적 쉽게 광범위한 내용의 페미니즘을 설명했다.

페미니즘 이론서의 고전이니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 아주 맞춤한 것은 아니라도 읽어둘 필요는 있겠다.

반쯤 읽은 무렵 문득 예전부터 좋아하던 길모어 걸스라는 미국 드라마 시리즈가 생각났다.

미혼모로 딸을 낳아 기르고 커리어에 성공하고 사랑도 찾게 되고 가족과도 화해하는 엄마와 그 엄마의 영향으로 자유롭게 꿈꾸고 성장하는 딸.

흔한 자극적인 소재도 없고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동네도 그렇고 매우 말끔하달까 어두침침한 구석 없는 그런 면이 뭔가 이상향 같이 느껴져서 좋아했을 것이다.(매우 표준 영어를 구사하는 측면에서 어학학습의 효과도 있다)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기도 해서 크게 거슬리는 내용도 없었는데,

문득 이 책을 읽다가 생각이 난 것은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가 중산층 이상의 백인이라는 사실이었다.

주요 캐릭터 중 단 한명의 흑인과 한국인 모녀, 딱 세명이 백인이 아니다.

온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온 마을 주민이 시끌시끌 가까운 그 곳에 단 세명.

아마도 페미니즘에서건 레이시즘에서건 이 동화같은 드라마에서 처럼 백인 외의 인종이 지워져 있다는 현실을 자각했달까. 뭔가 쌔한 기분이 드는 순간이었다.

페미니즘의 고전 인문서를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었는데, 최근 불거진 레이시즘 문제와 더불어 벨 훅스라는 흑인 페미니스트의 지성이 뭔가 좀 더 확장된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벨 훅스는 남성의 가부장적 권위 뿐 아니라 백인 여성의 시혜적 시선까지도 매우 비판적이다.
오히려 백인 여성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가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뭔가 속시원하지 않은 이 독서후의 감정은 우리는 무엇이 문제이고 바꾸어 나가야하는지를 이미 다 알고 있으나, 내부의 문제로, 외부의 문제로, 모두의 문제로 결국 일보 전진 이보 후퇴 하는 상황을 내내 견뎌왔기 때문인듯 하다.

아 내가 뭘 잘 해봐야지 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것이 이 갑갑함의 이유이지 않을까.

‘여성들이 자신이 속한 정체성이라 생각하는 같은 민족이나 인종 집단에 보이는 보살핌의 윤리는, 그들이 공감할 수 없고 동질성이나 연대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미치지 않았다‘ 는 점을 통렬하게 지적하기도 한다. ˝페미니스트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 혹은 남성이라는 이원화된 성별 구분은 페미니스트-되기에 있어 결정적이지도,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 270, 해제 중

2017.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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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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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으려고 했고, 가볍게 읽었다.

제목이 참 엽기적이다 라고 생각했고,

개인적인 췌장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고,

서점대상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도 궁금했고.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의 얼굴이 그려졌는데

남자 주인공은 프로듀스어쩌구에 나오는 슈스케 출신의 어떤 남자아이가 생각났고 (장발은 아님)

여자 주인공은 이성경? 맞나? 그 분 생각이 났고.

여자 주인공의 절친은 태양의 후예의 송혜교 절친 의사 역이었던 그 분 생각이 났다.

진짜 조연 껌 씹는 남자도 누가 생각났는데 얼굴만 떠오르고 이름과 배역같은건 기억이 나지않고 설명하기 어렵다.

여튼 그랬다.

가볍게 읽으려 해서인지 진짜 후루룩 읽었다. 중간에 다른 일도 좀 했는데도 금새..


2017.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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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 : Beams at Home
빔스 지음, 김영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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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됐습니다.

로 정리되는 감상.

이 빔스라는 존재 자체의 색채인지

일본스럽게 아기자기한것은 그렇다 치고

너무 알록달록 일색이다.

남의 집 구경하는거 좋아하지만,

어쩐지 좋음 포인트가 자꾸 마이너스가 되어 버려서 흥미를 잃었다.

널찍하기 힘든 주거 타입도 그런 느낌에 보탬이 되는듯 하다.

2017.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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