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이야기.

시녀이야기를 읽을 때도 그랬지만, 좀 처럼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전경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촛점을 맞추다 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의 중심으로 들어선다.

노년의 아이리스의 이야기와. 로라와 아이리스의 성장부터 죽음에 이르는 장대한 역사와. 눈먼 암살자라는 소설. 로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는 결국 모두 그녀의 이야기다.

예상 했지만, 반전도 있다.

소용돌이 치던 전쟁의 시절들과 대공황의 시기를 지나오면서도 유독 색채감이 느껴진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의 작가에 대한 묘사가 떠올라서 어쩐지 더 몰입이 된다.

2017. 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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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우는 이야기 / 여치 / 급히 고소합니다 루켓유어셀프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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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아슬아슬하게 염증과 혐오의 경계.

이번엔 개 때문에 으악 하려다가... 결국 귀여운 이야기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여치도 좋았는데, 급히 고소는 취향이 아니더란...

뒷마당에서 여치 우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툇마루 밑에서 울고 있었지만 그 자리가 내 등줄기 바로 아래여서 어쩐지 내 등 속에 그 작은 여치가 파고들어와 울고 있는 것만 같았어요. 나는 여치 울음소리를 들으며 이 자그마한 미물의 희미하고 미약한 소리를 평생 잊지 않고 등줄기에 간직해야 한다고,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말고 살아가리라 다짐했답니다. - 62

2017.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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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특별판, 양장)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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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할말이 많지만 다하자니 끝이 없을 이야기.

내 이름은 빨강이라고 어느 남자 작가는 말했지만, 오브프레드는 빨강은 나의 색이 아니라고 처음부터 선언한다.

이토록 안정적으로 보이는 지옥에 나는 절대 속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내던지듯.

그녀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 안에 내가 존재했다면 어느 지점 쯤일까 하는 불안함으로 읽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나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무대위에 올려진 주인공은 누구도 믿을 수 없기에 끊임없이 회상하고 사유하며 독백한다.

빈약한 힌트만 주어진 길을 독자로서 더듬더듬 걷는 것은 유독 이 소설에서는 유쾌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그 이유가 여성이라는 나의 입장때문이라고 여겼지만, 그렇게 결론 내리기엔 이야기 속 세계의 남성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어쩌면 존엄하지 않은 인간들이 페이지마다 살아있어 불쾌한 것 아닐까.

여성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디스토피아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상상 일까?

여기에 그려진 모든 장치들이 수많은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 그렇지 않길 바라지만, 미래의 모습 일지도 모른다.

오브프레드와 다른 오브썸원에게 던지는 나의 작은 응원이 허무로 남는지 안도로 남는 지는 불투명하다.

이야기로서도 사상적으로서도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소설이다.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메타픽션이고, 에스에프적이며, 서스펜스와 드라마가 넘쳐난다. 이것은 그야말로 whole package…

루머일 수도 있지만, 마거릿 애트우드가 속편을 쓴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렇다면 기대한다. 앞으로 쓰여질 속편도, 애트우드의 다른 이야기들도.

우리는 미래를 갈망했다. 우리는 어쩌다 터득하게 되었을까? 영영 채울 수 없는 허기를 갈구하는 이런 재능을, 도대체 어디서 배워버린 걸까? 갈망이 공기 중에 떠돌았다. - 10

2017. aug. 재독 후 다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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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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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연재되었던 산문집이라고 하지만, 출간되었던 세 작품의 작가노트, 취재수첩, 뒷이야기 모음글이 아닐까 한다.

창작의 기록들.

처음 봤을 때보다 많이 친해진 나는 그에게 명함을 주면서 내가 사는 곳은 한국어로는 일산이니 일본어로는 ‘이찌야마‘인데, 그걸 독일어로 바꾸면 ‘아인베르크‘가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내가 길가다가 만난 일본인에게 어찌 그런 너스레를 떨 수 있었겠느냐마는 그게 다 외로움 때문이었다. 외로움은 멧돼지처럼 힘이 세다. 꼼짝 못한다. - 81

이 문장을 읽다 풋하는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야 말로 너스레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뉴스 기사에 등장하는 그런 너스레들 말고. ㅋ

2017.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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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시간 -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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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시간이래서 한번 읽어보았다.

그러나 차에 대한 이야기는 그닥.

마스다 미리는 아쉬운 한끗 차이로 취향이 아닌 관계로...

2017.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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