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짐승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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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의 <죽어가는 짐승>은 여러모로 <포트노이의 불평>의 연장선이자 대척점에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공격적으로 유년의 생명력을 이야기하던 젊은 작가가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후에 죽음을 지척에 둔 노년의 욕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또 고해성사를 하듯 제 삼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에서도 그러하다.

케페시를 긍정적으로 보아야 할지 부정적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 읽는 중간에도 오락가락 했으나, 결국 그 지점은 건너 뛰기로 했다.
개인적 호오를 떠나 그가 죽음 앞에 애처롭게 서있는 듯 한 절규? 주절거림?은 어떤 방향으로든 나에게 유의미했으므로. (60년대 자유를 찾아 나선 케페시는 고작 의무의 방기, 변덕의 합리화를 위해 페미니스트인 제이니의 사상에 편승했다. 그 지점은 정말이지 무슨 개소리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게다가 나는 소설 속 인물을 좋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케페시 역시 좋지 않다에 가까운 인물일 뿐 아니라 혐오스러운 인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

그렇다면 콘수엘라는? 부유한 이민자라는 것은 그녀를 구속하기도, 자유롭게도 하는 이중적 정체성이다. 죽음을 앞둔 콘수엘라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생에 대한 끔찍한 갈망이라고 말한다. 폭발적인 대사들의 강렬함은 머지않아 사라질 생명이라서 일까? 그녀의 생은 끝내 구속된 것일까? 자유로웠던 것일까?

외설스러움에 경외감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다. 더럽게 떠들면서 생의 전부를 반추하게 한다.


2018.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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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릴레이 희곡집 2 1도씨 희곡선
1도씨 편집부 엮음 / 1도씨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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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분량의 희곡 29편.

짧음의 효과가 충분한 이야기들.

몇몇은 길게 개작한 작품을 보고 싶기도 했다.

별 건 아니지만, 산토끼와 집토끼는 유전자 수가 달라 교배가 안된다는 모르던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2018.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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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도미노 오늘의 젊은 작가 15
최영건 지음 / 민음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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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명의 화자가 돌아가며 등장하지만, 가장 몰입하게 되는 주인공은 연주였다.

맥아리 없는 그녀의 한숨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도미노를 무너뜨리듯 한 사람에게서 다음 사람에게로 전가되는 감정들이 낯설지도 불쾌하지도 않았지만, 씁쓸하고 외롭기는 하다.


손을 뻗으려면 눈앞의 공기를 흩뜨려야 한다. 손을 뻗기 전의 장면을 부숴야 한다. 연주는 그런 비유적인 표현으로 많은걸 돌려 말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시간을 이끄는 힘. 팔다리를 이끄는 명령문들. 정답 없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기 확신이 필요했다. 그것을 갖는 일에, 연주는 매번 서툴렀다. 지금도 그랬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 21

연주에게는 아직도 기대와 현실을 착각하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문잗으로 구축도는 것이 오로지 진실이기를 바라는 기대. 그것을 버리지 않고는 무엇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에 익숙해지지 못했다. - 126

2018.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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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 그들이 배운 미덕에 대한 불편함
오마르 지음 / 레터프레스(letter-press)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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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내용이 엄청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표지의 저 멍한? 오묘한? 표정 캐리커쳐에 이끌려 주문해 버렸던 책.

어디까지나 저자의 생각이지만, 공감되는 부분, 지루한 부분이 골고루 있다.

너의 비난이 얼마나 멍청한지 안다고 해서 그것을 들어도 내가 아무렇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정말 인정하기 싫은데 텅 빈 상자에도 맞으면 아프다. - 58.

2018.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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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그림 - 수채화 일상의 아르테
정세영(세송이) 지음 / 나무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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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그림 구경하기.

조금은 단조롭고 조금은 아기자기하다.

2018.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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