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리드 만년필 HEXA - 차콜블랙_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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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지 꽤 지났지만, 이제야 말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다.

처음엔 필감도 부드럽고 가벼운 점이 장점.

그러나 플라스틱 본체의 견고성에 문제가....
카트리지 두개 쓰고, 컨버터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는데, 연결부위의 실금같은 것이 생기더니 그 쪽으로 잉크가 샌다.

적당하게 열고 닫았으니 내 손이 문제인것 같진 않고, 연결부는 쓰면 쓸수록 문제가 될 듯하다.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니 이것도 케바케일까.

처음엔 좋았는데... 실금이후에도 그냥 쓸만했으나 손이 잉크 범벅이 되니... ㅡㅡ

필감은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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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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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고 살아야 할까.
어쩌면 그런 물음들을 던지는 노력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게 아닐까.
시지프의 수많은 분신들 중 하나가 되어 권태롭게 살아가고 있는것은 아닌지...
그러나 권태의 와중에 그것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 나는 정체되어 있는가?라는 것(누구나 각자의 질문이 있겠지만, 매우 개인적으로 던지는 질문이다)에 ‘질문을 던지는 과정’ 그 자체가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의식이다. 때문에 그 과정에 정답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인류가 끊임없이 던져온 질문이고, 부조리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원형으로 시지프를 호명한 카뮈는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깨어있으라, 순응하지 마라, 낙관을 가져라 라고 말한다.
챗바퀴 안에서 바둥거리는 일상에 저항없이 함몰되지 말라는 강력한 권고다.

어쩌면 이 에세이를 읽고 서있는 지점(비관과 낙관 사이 어딘가)을 짐작한다면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나는 아마도 어느 지점에 바로 서있지 못한 채 확신없이 흔들리는 그런 불확실성에 포획되어 있겠지만, 스스로 어떤 질문이든 던지고 있다는 건 다행이 아닌가라는 위안을 삼아본다.


- 삶의 의미야말로 질문들 중에서도 가장 절박한 질문인 것이다. 그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16

- 유일하게 일관성있는 철학적 태도는 곧 반항이다. 반항은 인간과 그 자신의 어둠의 끊임없는 대면이다. 반항은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 83

- 나는 부조리에서 세가지 귀결을 이끌어낸다. 그것은 바로 나의 반항, 나의 자유 그리고 나의 열정이다. 오직 의식의 활동을 통해 나는 죽음으로의 초대였던 것을 삶의 법칙으로 바꾸어 놓는다. - 97

- 인간은 인간 자신의 목적이다. 그의 하나밖에 없는 목적이다. 그가 무엇인가가 되고자 한다면 그것은 바로 삶 속에서다. - 135

2018.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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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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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작업들이 책 한권이 되었다. 워낙 애정하는 작가라 나오기 무섭게 읽었지.

결혼에 대해, 여성의 인생에 대해, 외로운 사람에 대해, 간과하는 죽음들에 대해 말하는 단편들이 우울의 늪에 빠져 들지 않고, 우울이라도 지하 깊숙히 파들어가는 우울이 아니어서, 유쾌한 무엇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옥상으로 따라와. 라는 말을 변형하면 한판 붙자가 아니라 우리 같이 잘 살자도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옥상에서 전수되는 그 비기 나도 갖고 싶은데, 세상에 옥상이 너무 많아서 찾을 수 있진 않겠지.. 라는 망상도 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또 결혼에 대해 환상을 걷어내고 현실감있게 그려낸 것도 좋았다. 웨딩드레스 44 도, 이혼세일도..
결혼생활이 굴욕적이라고(18) 말하는 감성을 여성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이야기라서 더 좋다.

일러스트는 수신지 작가. 그러고 보니 참 어울리는(좋은의미) 조합이다. 옥상이 미화되지 않고, 오리지널 코리언 루프탑 컬러 쌩그린이어서 더 좋다. ㅋㅋ

- 여덟번째 여자는 칼럼니스트였다. 여자는 결혼해서 사는 삶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혼잣말을 했다. “이제 환멸에 대해서는, 웬만큼 쓸 수 있겠군.” - 14, 웨딩드레스44

2018.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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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쏜살 문고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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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쓸데 없는 일인지, 얼마나 잔인한지, 얼마나 어리석은지(50) 그 인간의 허황된 물욕과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판타지.

신에게 뇌물을 제안하는 브래덕 워싱턴.... 탐욕의 끝에 다다르면 그렇게 되는 걸까. 오만방자함의 절정. 그의 딸들도 어리석은 리치 이디엇의 전형으로 그려지는데, 뭐 가족 자체가 그러니 어쩌겠나 싶지만, 똥같은 대사들을 발랄하게 내뱉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면 반박도 못하고 어이없어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감당할 수 없는 재화에 대해 생각한다면 분명 즐거운 공상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가치환산이 은밀하고 제한되는 재화라면 재앙이지 않나. 인간에 대한 심판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 환경 속에서 보호(? 라고 할 수 있는지는 애매하지만) 받고 있던 인간들의 현실감없는 사고방식을 본다면 벌을 받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단편들 모두 어리석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것같다. 작가 스스로 돈과 유명세에 쫓기듯 살면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냉소였을까. 자조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최고의 자학인 셈.

헛된 희망, 사라진 낭만, 뜨거웠던 젊음... 모두 사라지고 손 안에 쥔 것이 한낱 추억인 것만 같은 쓸쓸함이 남는 단편들. 그래서 좋았지만...

- 일반 수열에서 가치가 크기에 비례한다면 이 세상에는 그 10분의 1을 살 정도의 금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만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로 대체 뭘 한단 말인가? - 38

- 앞으로 내 손님들도 오겠지. 그러면 나도 익숙해질거야. 죽음처럼 불가항력적인 것 때문에 즐거운 인생을 방해받을 수는 없어. 아무도 찾아오지 않으면 여기에서 지내는 게 얼마나 외로울지 상상해 봐. - 58

- 우린 가난해질거야. 그렇지?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말이야. 난 고아가 되고 완전히 자유롭겠지. 가난하고 자유로워! 정말 신나는 일이야! - 65,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 그는 바로 이 소파에 앉아 이제는 다시 느끼지 못할 것 같은 고뇌와 슬픔을 느꼈다. 다시는 그렇게 무기력하거나 그토록 지치고 비참하고 가난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십오 개월 전의 자신에게는 신뢰라든가 따뜻함 같은 것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영원히 사라져 버렸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분별있는 일 - 그들은 분별있게 행동을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젊음을 능력으로 바꾸었고, 절망으로 성공을 빚어냈다. 그러나 삶은 젊음과 함께 그의 사랑이 지녔던 신선함까지 앗아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 98

- 그래, 갈테면 가라, 그는 생각했다. 4월은 흘러갔다. 이제 4월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이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랑이 있건만 똑같은 사랑은 두번 다시 없을 것이다. - 101, 분별있는 일

2018.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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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주제들 스탠퍼드 철학백과의 항목들 2
샐리 해스랭어 외 지음, 김혜연 옮김 / 전기가오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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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은 여성을 위한 정의를 요구하고 모든 형태의 성차별주의를 종식시키기를 추구하는 지적활동이자 정치적 운동이다. - 5

- 집단으로서의 여성은 다양한 형태의 불의를 경험하고, 그들이 맞닥뜨리는 성차별은 다른 억압체제와 복합적인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현대적인 용어로 이를 교차성의 문제라고 한다. - 17

- 각기 다른 집단은 각기 다른 형태의 억압에 맞서 싸운다. - 24

개론이다. 후반에 레퍼런스로 삼을 추천목록도 길다.

인용 마지막 각기 다른 형태의 억압에 맞선다라는 문장을 오래 들여다 보았다.
당면한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다른 억압받는 집단을 배격해서는 안된다는 말일 것이고, 다른 형태의 억압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불려나와 비난받을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한국 페미니즘이 반드시 트랜스 해방을 지지해야 한다던 어떤 뇌과학자가 있었다.
그 사람은 왜 자다가 봉창을 두들기듯 트랜스 해방이라는 전선에 페미니즘을 호명했을까?
요즘 페미니즘의 화력이 좋으니 아 쟤네 데려다 쓰면 좋겠구만 이라고 생각했을까?
생각해보니 어떤 외국인 남성은 혜화역 시위를 보고 북한의 인권은 생각안하냐고 한적도 있다.
헐....

내가 반대하는 차별과 억압의 카테고리에 분명 성소수자의 권리도, 북한의 인권도 포함되지만, 저런식으로 호명당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물론 연대의 집단이 다양하고 많으면 좋다. 그러니 남을 호명하기 이전에 스스로의 집단에 호소해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아. 이 스탠퍼드 철학백과는 궁금해서 한번 사보았다. 흥미가 있는 주제라면 앞으로도 사 볼 생각이다.

2018.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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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11-29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생각했어요. 왜 자기가 연대할 생각을 안하고 다른 사람을 호명하는 걸까요?

hellas 2018-11-29 08:38   좋아요 0 | URL
한심한 발언이라고 한숨을 쉬고 말았네요. 뭘 믿으면 그렇게 멍청한 소릴 크게하나 싶어서...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