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책 추억해주는거 어떻게 없애나....그닥 안 궁금한데 되게 알람 자주오고 ㅡㅡ
단어의 반복이 주는 효과를 제대로 느끼게 하는 시들.고르고 골랐을 시어들이 원래 그 자리에 있기로 약속한 것 처럼...딱 자기 자리에 있다는 충족.너무 좋은 시들이다.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인용을 하자면 시집의 반은 옮겨야 할 것 같다.완전 추천. <어떤 생일> 은 특별히 언급할 만큼 좋다.- 아는 것과 외운 것 사이에서 주어를 뺀다면세상은 참, 잠깐 동안 빛나겠죠 - 저녁 숲의 고백 중- 앙금같은 시간들이 조용히 지나간다 철자법은 멀고 구름은 가깝다 밥그릇에 붙은 밥풀들은 끝내 싹을 틔우지 않았다 콩인지 팥인지 알 수 없었지만 슬프지 않았다 작고 잘 벼린 칼을 가슴에 품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아무 것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 청년기 중- 우리는 서로 밤마다 멀어졌다 그것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견디는 법 그러나 그것은 어제의 일, 이따금 바람이 날카로운 손톱으로 등을 후빈다 색깔없는 구름들이 우리를 지키고 마른 잎사귀들이 우리를 덮고 우리는 흙이 되고 우리는 서로를 가두고 우리는 우리의 전부가 되고 우리는, 우리는 목 놓아 운다 - 하루의 연보 중- 종이학처럼,접힌 면적만큼희망은 줄어들었다 어쩌면세상에서 가장 완전한 평화는마침표일지도 몰라 그렇다면그 점 하나가 되기 위해 얼마나많은 말이 더 필요할까 - 질량은 보존된다 중2018. dec.
Ego 3부작.순탄한듯 흘러가던 느릿느릿 사소설이 후반부에는 고뇌하는 인간의 내면으로 빨려들어간다. 어쩌면 순탄함을 가장한 암시가 여럿있었지만...변화의 시대에는 (뭐 대단한 변화가 아니라도) 흐름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괴로워하거나 고뇌하거나 순응하거나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시대와 나의 괴리, 인간 존재와 나의 간극이 메워지지 않아 고통스러운 사람들 말이다. 술술 읽혔지만, 되돌아 감상을 남기려니 독서후가 더 진지해지는 책이다. 이치로는 왜 홀로 괴로운가, 주변인에게 그는 왜 그저 히스테릭한 타인인가. 사고하는 인간이 소중한 존재임과는 별개로 사고하는 인간이 윤리적인가 하는 점도 생각해보게 된다. 소세키는 전작을 쭉 읽기엔 좀 고루하다 느껴지지만 생에 대한 일종의 각성을 주는 작가다.- 거기에 우리가 깨닫지 못한 암투가 있었다. 거기에 인간의 타고난 이기심과 질투가 있었다. 거기에 조화로도 충돌로도 발전 할 수 없는, 중심을 결여한 흥미가 있었다. - 76- “그거야 형이 말하는 유전이니 성격이니 하는 건 아마 아니겠지요. 지금의 일본 사회가 그런 성격이 아니면 통하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세상에는 아버지하고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정말 참을 수 없이 경박한 사람들이 있어요. 형님은 서재와 학교에서 고상하게 지내니까 모를지도 모르겠지만요.”“그거야 나도 알고 있어. 네가 말한 대로야. 지금의 일본 사회는, 어쩌면 서양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다들 겉만 번지르르하고 입만 살아있는 사람들만 존재할 수 있게 생겨먹었으니까 어쩔 도리가 없지.”형은 이렇게 말하고 잠시 침묵 속에 머리를 파묻었다. - 246-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목적이 되지 못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네”하고 형님이 말했네.“목적이 아니어도 수단이라도 되면 되지 않은가?” 하고 내가 말했네.“그건 괜찮지. 어떤 목적이 있어야 수단이 정해지는 거니까”하고 형님이 대답했네.형님이 괴로워하는 것은 그가 뭘 해도 그게 목적이 되지 않을 뿐아니라 수단조차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네. 그냥 불안한 거지. 그러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거네. 형님은 차분히 누워 있을 수 없으니까 일어난다고 하네. 걸으면 그냥 걷고 있을 수 없으니까 달린다고 하네. 이미 달리기 시작한 이상 어디까지 가도 멈출 수 없다고 하네. 멈출 수 없는 것 뿐이라면 그래도 괜찮겠지만 시시각각 속력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네. 그 극단을 생각하면 두렵다고 하네. 식은 땀이 날 만큼 두렵다고 하네. 무서워서 견딜 수 없다고 하네. - 363- Keine Brücke führt von Mensch zu Mensch.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는 다리는 없다. - 3752018. dec.
시대적 불일치는 현재에 투영해서 보면 되고, 상당히 강한 논조도 이 책의 매력이긴하나,책이 파본...속도감이 붙을 때 쯤 페이지가 통으로 날아가고 앞 페이지가 반복되고...흐름이 끊기니 흥미가 뚝 떨어진다.일단 모르는 이야기가 아닌지라 후반부를 대충 훑고 드랍한다.- 역사의 결정적인 힘은 당면한 삶의 생산과 재생산이다. - 엥겔스- 가족은 본질적으로 여성부불노동의 제도화이자, 무임금으로 인한 남성에 대한 종속의 제도화이며, 결과적으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을 규율해온 불평등한 권력분배의 제도화이다. - 692018. dec.
제목이 끌어당긴 시집.불온을 호출하는 것에 공감했는데. 세상사는 것이 그런 것.- 죄를 모르는 나를 지배하는 것 모두억압이라고 생각했다빠져나갈 길 없는 길위에서 선택의 결론은 미혹누구도 경멸할 자격없는 나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 무죄의 날들 중- 오라, 불온이여필사적으로 운행하는 나의 돛 아래홀연히 부서져라 - 물을 누르다 중2018. d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