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 읽어본다
서효인.박혜진 지음 / 난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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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권의 책을 ‘만지는’ 사람들이
매일 한 권의 책을 ‘기록하는’ 이야기.

남들의 독서노트를 엄청 좋아한다고 꽤 여러번 밝힌바 있다.
인간이기에 갖게되는 인정욕구인지 모른다.
타인과 비슷한 책을 읽고 느끼는 안도와 연대의식.
나는 아직 이 안에 있다는 작은 신호.

요즘들어 점점 도태...라는 단어에 이입되어 종종 침체되고 있어 좀 더 타인의 이야기와 관심사에 천착하는지도.

이미 내 거실, 내 방에는 읽을 것들이 ‘저토록’(타자화.... 모르쇠.... 일단 외면의 제스처다.) 쌓여가는구나..... 사들이는 것보다 많이 읽고 있는데, 책은 줄지 않지.

최근- 아니다. 매년 매달 - 작심한 것이 책 덜 사기 인데, 이런 책 소개들을 읽고 있자면 무거워지는 것은 장바구니, 가벼워지는 것은 나의 무력하고 하찮은 작심이다.

적극적으로 이 책을 읽으세요!라고 말하고 있지 않는데도, 아 내가 왜 이 책을 안 읽었지? 하는 자책을 하게 된다.

한편 다행이라면 이미 언급된 책들의 다수를 가지고(만) 있다는 것이다.

- 삶이 아름답지만은 않은 것처럼 죽음도 공허하지만은 않다. 죽음 뒤에 남겨지는 것들이 앞에 남은 삶을 일으켜 세워준다. - 41

- 누르는 힘이 세면 셀수록 튀어오르려는 힘도 세지기 마련이다. 반항을 빼고 나면 문학에 뭐가 남지? 나는 반항과 먼 인간이지만 문학만큼은 사나우면 사나울수록 좋다. - 71

- 인생은 고통이라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인생이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쉬운 일이다. 그런데 고통을 견디는 일은 아무리 마음을 먹고, 마음 먹은 것을 노트에 옮겨 적고, 옮겨 적은 것을 소리 내 읽어봐도, 거듭거듭 읽어봐도 잘 되지 않는다. 후회할 줄 알면서 후회할 일을 만들고야 마는 마음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 87

- 한국작가가 우리말로 쓴 소설을 읽을 때에는 일종의 각오가 필요하다. 이야기에 상처입을 각오, 몸 한구석에 이야기를 각인시킬 각오, 그것으로 묵은 감각을 변화시킬 각오 같은 것. - 222

2019.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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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g 2019-03-17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글 모두 좋았지만, 박혜진 편집자의 글에서 좀 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

hellas 2019-03-17 14:49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네요 플래그가 조금더 붙었어요:)
 
리틀 드러머 걸 판타스틱 픽션 골드 Gold 4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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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장르물.

매우 촘촘한 심리 묘사와 상황전개로 어떻게 스파이가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기록! 되어 있다.
말 그대로 기록물 같기 때문에 기록.
세밀한 설계도 같이 쌓아가는 이야기가 좋은지 판단하기에 앞서 사실 골치가 조금 아프다.

인물들의 날것의 모습이 잘 안보이는데 계속 그들의 내면을 묘사하고 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스파이로 포섭되는 사람들이 이랬을 것이라는 신뢰가 무한 생겨났다. 치밀한 취재가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겠지.

시온주의자들과 팔레스타인 무장운동에 대해 깊이있게 알고 있다면 더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사실 마지막 문단이 무척 좋았는데, 그게 이 지난한 스파이의 고뇌의 끝을 봐서인지, 그저 낯선 도시로만 남은 그 곳을 걷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뭔가 대단한 무엇을 읽은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존 르 카레를 이 작품으로 좋아하게 된 것 같지는 않다. 아쉽지만...

- 망자를 애도하며 시간을 허비하느니, 산 자를 축하하는 편이 낫다는 공동체의 처절한 욕구 같은 것이다. 그 경우 진짜 슬픔은 충격의 여파가 가신 이후에 닥치게 되는데, 대개는 몇 시간 후이나 그보다 빠를 수도 있다. - 13

- 당신의 추억은 당신이 겪은 전쟁과 마구 섞이고 말것이다. 슬픈 얘기지만, 적어도 저 아래 세상은 전혀 달라진 바 없다. - 60

- 그녀가 함께 하고 싶어 할 새로운 가족에 대해 얼핏 실마리를 비춘 이유도, 그녀의 본성 깊숙이, 대부분의 반란군들과 마찬가지로 보다 나은 준거집단에 대한 갈망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 170

- 그런 식의 두려움은 없소. 당신의 용기는 돈과 같을 게요. 쓰고 또 쓰고, 그러다가 어느 날 밤 주머니를 들여다보면 땡전 한 푼 남지 않았음을 알테지. 진짜 용기는 바로 그때 시작한다오. - 557

- 난 죽었어요. 난 죽었어요. 난 죽었어요. 그녀는 계속해서 읊조렸다. 그는 그녀가 죽거나 살아 있기를 바라는 듯 보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고 인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도시는 두 사람에게 너무도 낯설기만 했다. - 658

2019.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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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공지가 올라왔네요.

변명같은 부분이 분명 있지만 성의가 느껴지는 답변이기는 합니다.

훑어 읽어서 다시 한번 읽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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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매하면 신경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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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9-03-11 0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헬라스님이 별점을 세개 밑으로 매기시면 저는 제 구매의사를 재검토 해 볼 정도로 저한테 만큼은 영향력이 있으십니다 ㅎㅎ

hellas 2019-03-11 05:15   좋아요 1 | URL
감사한 말씀이네요:) 이 포스팅은 그저 푸념.... 이미 그들의 방식으로 그들에게는 큰 문제없이 만들어진 기업문화라는 것이 이 정도의 구매력? 의욕? 을 가진 사람 하나로 얼마나 무엇이 과연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바뀔수 있을지 뭐 그런 생각. 저는 이미 온라인 서점 3사의 플래티넘을 혹은 그 이상을 다 찍고 여기 정착했고 나름 알라딘을 애정해왔었거든요. 이번 일이 다른 어떤 기업도 별다를거 없을 그런 일이겠지만 왠지 저는 너무 마음이 불편해요. 그래서 여러 생각이 틈틈히 꽤 자주 드는 요 며칠이었습니다. ㅡㅡ
 

당분간 책 구매를 줄여보려 한다. 이미 사놓고 못읽은채로 묵히는 책도 많거니와 고용상황의 발전적 해답이 없다면 구매의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갈급한 신간은 동네서점 찾아야 할까.

좀 덜 사야지 매년 다짐은 하면서 정반대의 행태를 보여왔는데 합당한 이유까지 던져주니.


북플은.... 어째야 하나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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