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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 기쁘게 살아낸 나의 일 년
수전 스펜서-웬델 & 브렛 위터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문학동네]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 기쁘게 살아낸 나의 일년 - 투병기가 아닌 마법 이야기를 보다
* 저 : 수전 스펜서-웬델, 브렛 위터
* 역 : 정연희
* 출판사 : 문학동네
가진 것에 만족하라. 있는 그대로에 기뻐하라.
부족한 것이 없음을 깨달을 때 온 세상이 당신의 것이다.
(P 383 中)
살 날이 앞으로 1년이라면.. 나 그 1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내 아이들이 커가고 결혼하고 그 아이들이 사랑하고 사는 모습을 볼 수 없다면.....
치유될 수 없는 병에 걸려 마지막만 기다려야 한다면 난 무엇을 할 것인가?
상상만으로도 슬픈 일입니다.
특히나 엄마라는 이름으로 사는 여성이라면...
차라리 나 혼자라면 어쩌면 나을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 부모님, 내 남편, 그리고 아이들, 친구들.....
그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면....
아픕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마음의 다짐을 먼저 하고 읽었습니다.
울지 않으리라 참으리라....
그런데 제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수전의 책을 읽고 전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삶의 방식이 너무 멋지고 이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 저도 모르게 울었지만 말입니다.
글을 쓰던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수전 덕분에 글을 읽으면서 전혀 군더더기 없이 오롯이 수전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달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선택이, 그녀의 사랑이 말이지요.

"내가 당신이었다면 아마 차를 몰고 나무라도 들이받았을 거야."
"그 생각도 했어."
"그건 안 돼, 제발"
"안 해,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다행이야."
"그것만 아니었다면 당신에게 이런 부담을 지우지 않았을 텐데."
"부담이 아니야. 내가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이렇게밖에 못하는 걸."
(P 224~225 中)
수전 스펜서-웬델은 [팜비치 포스트]에 글을 쓰는 법관련 글을 쓰는 기자입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 세 명과 같이 사는 평범한 워킹맘이지요.
그런 그녀는 44살의 어느 날 몸의 이상을 느낍니다.
그리고 의심했고 아니라 여겼지만 결국 ALS (근위축성측삭경화증 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 우리가 흔히 루게릭병이라고 알고 있는 병에 걸린 것을 압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치료병이 없는 병이라니......
그리고 그녀는 결정합니다.
그냥 앉아서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리라고요.
그리고 그 과정을 책으로 남깁니다.
걷지 못하고 손을 움직이지 못하는데도 기기의 힘으로 글을 쓰게 됩니다.
그리서 투병기가 아닌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위 대화는 그녀가 남편과 하는 대화 중 일부입니다.
사진을 목욕시키고 옷 입히는 남편과의 대화...
남편 존도 참 멋진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 내가 말했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혼자 따져봐. 차분히 조용하게. 영혼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봐.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아니라."
(P 241 中)
그녀는 입양아였습니다. 언니 또한 마찬가지구요.
어머니는 그리스계였죠.
어릴때는 트러블이 많았지만 자신의 부모가 얼마나 헌신적으로 키워주셨고 자신이 얼마나 부모님을 사랑하는지 압니다.
죽는다는 것을 알아서일까요?
생모를 찾고 또 생부를 찾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이 참 좋은 사람들이네요.
자신의 뿌리부터 찾으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자신을 찾아갑니다.
그것도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만약, 그녀가 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과연 생부와 생모를 찾았을지...

그녀에겐 세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제 겨우 큰 아이가 열 네살입니다.
머리나.
그리고 아들 오브리, 자폐를 가진 아이 웨슬리.
아직 어린 세 아이들을 위해서, 또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것을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세 아이들을 위한 스크랩북 완성은 물론, 여행을 계획 합니다.
오직 그 한 사람을 위한 여행.
그렇게 해서 머리나와는 뉴욕 여행을, 오브리랑은 캡티바 섬을, 낸시랑은 유콘을, 키프리스를, 크루즈를...
각각 여행기도 기록합니다.
여행 후 체력이 점점 떨어져감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리고 남긴 치키오두막!!!
그곳에서의 망고파티도 그녀의 추억 속에 남을 것입니다.
머리나가 훗날 어떤 아름다운 숙녀로 자랄지 또렷하게 보였다.
나는 그저 바라만 보았다.
그 섬광 같은 순간, 당신이 놓치게 될 것 때문에 머릿속이 아뜩해질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이 살아서는 절대 보지 못할 한 순간을 훔쳐봤을 때.
(P 455 中)
내가 살아서는 절대 보지 못할 순간들을 다 놓고 내려놔야 하는 순간.
엄마로서 너무 공감이 되어 책을 잠시 멈춰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또한 엄마의 상황을 알고 있었죠.
수전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그녀의 뜻을 존중했네요.
남편 존, 언니 스테퍼니, 그리고 친구 낸시.
자신의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줄 이들을 가진 수전은 그래서 안심했을것입니다.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가운데 결심을 한 수전.
가족들이 내가 아플때 어떻게 처치를 해야 할지,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때 구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정해두리라 생각했던 그녀.
의료 처치에 대한 사항. 호스피스. 존엄사 유언.
자신의 생명의 끝날때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대비를 한 그녀.
몸은 점점 아파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그녀의 의지에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자신의 뿌리를 찾고 여행하고 파티하고 즐겁게 보내는 시간들.
그 소중한 기억이 그녀에게는 더욱 더 중요했을 것입니다.
이런 그녀의 이야기가 꼭 슬프지만은 않게, 감동과 어떤 깨달음을 줍니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겨진 사람들은 그녀의 뜻대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