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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사 이야기 - 천하의 근본이어라 ㅣ 지식의 힘 1
정청라 글, 최양숙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스콜라] 우리 농사 이야기 - 이제 농사,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아요.
* 저 : 정청라
* 그림 : 최양숙
* 출판사 : 스콜라
어릴때 외가 댁에 가서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따라 모내기를 한 적 있어요.
완전 어릴때인데 그때 아빠 다리에 붙어 있던 거머리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할아버지께서 모는 소 달구지 타고 논두렁을 지나거나, 경운기 타고 쌩쌩 달리던 기억도 나요.
호미로 고구마도 캐다 고구마 상처내면 혼도 나고^^;;
벼 다 베고 남은 논에서 실컷 놀기도 하고..
짚단에서 퍽퍽 뛰고....
아궁이에 불 피고 놀고....
새참 오면 먹어보기도 하고....
고추도 마당에 널어놓고....
외양간 돼지랑 소 여물도 직접 먹이곤 했는데....
윙윙~ 작대기 돌리면서 곡식도 털어봤는데....
흙으로 식기 같은거 만들어서 동생들하고 소꿉놀이도 하고...
외가에 가면 이런 일들을 많이 하곤 했죠.
소중한 추억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경험이 없어서 따로 체험을 하곤 하죠.
이제 저희 외가도 없어졌지만, 저희 큰아버지 댁에 가서 딸기 농장이라던가 시골 길을 접하면서 좀 경험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옛 부엌은 본적이 없어서 체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네요.
한옥을 간다거나 해서요.
어찌보면 점점 더 사라져 가겠죠.
문명의 시작은 어쨌든 먹고 사는 것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농기구의 발달로 농사가 본격화 되면서는 정착 생활이 시작되었고 비로소 삶의 터전이 마련되고 인간다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의 생존에 가장 기본이 되는 먹는 것.
이것이 없으면 인류는 정말 어찌 될지 모르죠.
우리 나라는 식량을 직접 생산 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것도 벼농사를 비롯 많은 농사가 가능하죠.
지형적으로도 또 계절도, 자연이 많은 것을 돕는 나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점점 환경이 오염되고 농업 대신 다른 산업에 집중 투자를 하면서 경고가 울리고 있습니다.
농사.
무시하고 낮게 볼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자꾸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꼭 같이 보고 싶었어요.

<농자천하지대본 : 농업이 천하의 큰 근본>
농사는 생활의 가장 기본이 되었습니다.
농사는 계절의 요인도 받고 많은 기구들도 필요합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그 안에 우리 조상들이 어떤 유산들을 만들어 내었는지...
이 과정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아 볼 수 있습니다.
크게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누고 그 안에서 다시 음력 1월부터 12월까지 나눠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그랬더니 바로 '똥'이야기라고 합니다. 계속 나온다고....
농사는 똥이다... 이렇게 생각하는건 아니겠죠? ^^ 아니 어쩌면 제대로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똥은 땅과 이어져 있으니까요.

서울에서는 거의 볼 수 없지만 아직도 시골에서는 정월 대보름 행사를 하는 곳이 있어요.
저도 쥐불놀이를 하곤 했거든요.
이 정월 대보름은 보통 오곡나물을 먹고 부럼을 깨먹는 날로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큰 명절이고 행사들이 이어진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정월 대보름이 '농사를 바탕에 둔 명절'이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해보신 분들은 아실거에요. 엄청 힘들다는 것을....
바로 모두 힘을 합쳐서 힘을 내자는 뜻에서 하는 행사라고 합니다.
농사는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천문학이 발달했어요.
첨성대를 비롯하여 관천대, 양부일구, 측우기 등이 농사와 관련된 문화 유산들입니다.
지난주에 아들이 하는 축구 클럽에 가는 길이었어요.
학교 앞 화단을 지나는데 비료 냄새가 나더라구요. 심하게...
보니까 화단에 새로운 꽃을 심으면서 땅을 엎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그래서 둔 퇴비 냄새가 아주^^
땅에는 우리의 잘 발효된 똥거름이 매우 유용하답니다.
화학 비료 때문에 생기는 땅 속 영양 불균형 등 단점들이 없기 때문이지요.
지구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똥이 꼭 필요하답니다.
대신 잘 발효된 거름이어야 해요.
<본문 외에 이렇게 꼭 추가 부연 메모가 나오는데요. 좋은 내용이 많이 나와요.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벼를 베고 나서 낟알을 걷고 밥이 되는 과정이 생각보다 길어요.
그런데 남은 볏짚은 어떻게 처리를 할까요?
옛 조상들은 알뜰했기 때문에 볏짚을 버리지 않고 단으로 묶어서 쌓아 보관해두고는 했답니다.
그걸 '짚가리'라고 해요.
이는 겨우내 소의 양식이 되기도 하고 그 자체가 좋은 거름이 되기도 한답니다.
게다 볏짚으로 만든 공예품들이 탄생하기도 하죠.
짚신, 삼태기, 방석 등이 나와요.
가마니, 도래방석 등은 외가에서 제가 직접 보고 써보기도 했답니다.
이 사진들을 보니 외할머니 생각이 참 많이 나요.

아이들이 보기 쉽게 설명도 친절하고 따로 정리 요약 내용들도 매우 유용합니다.
그림과 순서를 설명해주고 있기도 해요.
사진으로 미리 만나보는 오일장이나 옛 집들은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랍니다.

집에서 간단히 새싹을 키워보았어요.
영어 수업 시간에도 해보고 나서 집에서 키웠는데요.
물만 줘도 잘 자라네요^^
얼른 키워야 먹어보자는 아들들...ㅋㅋ

매우 유익하게 본 책으로, 독서록을 기록했답니다.
아무래도 생소한 내용이 많습니다.
결국 아이가 인상적으로 남았던 똥 이야기가 독서록에서도 많이 드러나네요.

아이들은 잘 몰랐던 농사를 알게 되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 추억으로도 빠져드는 책이랍니다.
왜 농사가 천하의 근본이 될 수 밖에 없는지.
농사와 관련된 1년 열 두달의 각 내용들을 재미나고 유익하게 읽어볼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13월, 즉 현대문명과 연관된 용어가 많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전체적인 흐름만 제대로 파악하고 잘 읽어보았다면 농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배웠으리라 생각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