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산문은 보다. 축약되고 간결해졌다. 새로운 힘이 느껴졌다. 마치 일종의 불가사의하면서 초자연적 힘을 통해 기계의 힘이 종이에 찍히는 단어로전이되는 듯했다. 쾨젤리츠는 편지에 "아마도 이 기기를 이용하면서 새로운 언어를 갖게 될 것이네" 라고 쓰면서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는 "음악과 언어에 대한 나의 생각들은 펜과 종이의 질에 의해 종종 좌우되지" 라고 말했다.
니체는 이에 대해 "자네의 말이 옳아. 우리의 글쓰기용 도구는 우리의 사고를 형성하는 데 한몫하지"라고 답했다.

우리의 유전자는 뉴런들 사이의 연결, 즉 어떤 뉴런이 다른 뉴런과 언제 시냅스 간 연결을 형성하는지에 관해 상당 부분을 지정한다. 유전적으로 정해진 이같은 연결들은 칸트가 말하는 선천적 원형, 즉 뇌의 기본적 구조와통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은 이 같은 연결의 힘, 곧 ‘장기적 효력‘
을 규제하며 로크가 말한 대로 사고의 재형성과 ‘새로운 형태의 행동에 대한 표현‘을 가능케 한다. 경험주의자와 이성주의자들의 상반되는 철학은 시냅스에서 공통분모를 찾는다. 뉴욕대학교의 신경과학자인 조지프 르두Joseph LeDoUV는 『시냅스와 자아 Synaptic Self, 라는책에서 천성과 양육은 실상, 같은 이야기라고 적었다. 양쪽 모두는궁극적으로 뇌의 시냅스 조직 형성을 통해 정신적·행동적인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하자면 유연하다는 것이 곧 탄력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의 신경 회로가 고무줄처럼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이 신경들은 변화된 상태를 유지하며, 새로운 형태가 더났다는 보장도 없다. 나쁜 습관은 좋은 습관만큼이나 빨리 우리의 뉴런을 파고든다. 

시계는 단순히 더욱 정확하고 화려해졌을 뿐 아니라 더 작아지고저렴해졌다. 소형화 기술의 발달로 집 안에 놓거나 또는 들고 다닐수 있는 저렴한 시계가 탄생했다. 공공 시계의 확산 덕분에 시계 없이는 더욱 통제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았을 이들의 일과 쇼핑, 여가활용 방식에 변화가 생긴 한편 벽시계, 회중시계, 손목시계 등 시간을 재는 개인 도구의 확산은 더욱 본질적인 변화들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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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7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나는 책이나 긴 기사에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의사고력은 일부러 꼬아놓은 서사 구조나 논거의 변화 등을 쉽게 따라갈수 있었고, 수시간 동안 긴 산문 속을 헤매고 다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좀처럼 그러기가 쉽지 않다. 한두 쪽만 읽어도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안절부절못하고 문맥을 놓쳐버리고 곧 다른 할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나는 다루기 어려운 뇌를 잡아끌어 다시 글에 집중시키려 애쓴다. 예전처럼 독서에집중하던 행위는 어느새 투쟁이 되어버렸다.

맥루한이 예견한 대로 우리는 서로 다른 두 사고방식의 모드 전환순간이라 할 수 있는, 지적·문화적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에이른 듯하다. 우리가 인터넷이 주는 풍요로움과 교환한 것은 카프가언급한 "우리의 구식 선형적 사고방식이다(아주 괴팍한 사람이나 이풍요로움을 거부할 것이다). 조용하고 집중적이면서도 산만하지 않은선형적 사고는 간결하고 해체된, 때로는 보다 신속하고 축약된 정보의 흡수를 원하고 필요로 하는 식의 사고방식에 밀려났다

수만 권의 책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당시 나는 오늘날 ‘정보 과부하‘라 부르는 증상과 같은 불안감을 느껴본 기억이 없다. 그 수많은책들이 보여주는 과묵함 덕에, 또 이 책들은 자신들을 정확히 필요로 하는 독자가 다가와 서고 내 고정석에서 자신들을 빼내줄 때까지수년 또는 수십 년을 기꺼이 기다릴 것이라는 점에서 나는 마음의평안을 느꼈다. 책들은 마치 먼지가 자욱하게 깔린 목소리로 "서두를 것 없어. 우리는 어디에도 가지 않아" 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나의 뇌는 굶주려 있었다. 뇌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랐고,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질수록 더 허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이메일을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고,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고 싶어 했다.
‘나는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는 내게 살과피와 같은 워드프로세서가 되었고 인터넷은 나를 초고속 데이터 처리 기기 같은 물건으로 바꾸어놓았다. 나는 마치 인간의 모습을 한할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나는 이전의 뇌를 잃어버린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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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7 0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가족사진을 찍은 다음 날 남편은 눈이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사진을 찍을 때부터 그랬다고. 사진 속 그이는평소 좋아하지 않았던 검은색 모자를 쓰고 잘 보이지 않는눈으로 애써 미소 짓고 있다. 그 마음을 생각하면 미안해서사진을 볼 수 없다. 자신의 죽음을 느끼면서, 가족을 위해 마지막 힘을 다했구나.  


한 손은 아이를 잡고 한 손은 그이를 잡고 있었다. 한 손으 탄생에 가깝고 한 손은 죽음에 가깝다. 어쩌다 나는 이인연 사이에 들어와 있을까? 감상적인 생각은 현실에 도움 이 되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고 그 둘을 힘껏 잡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이제는 내 나이가 너무 많게 느껴져,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여러운 듯하다. 생각 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고 만나도 친해지는 일이번거롭다. 애쓰지 않으면 친구를 사귈 수 없다. 어린아이의단순함을 배우고 싶다. 사람 사이 마음을 주고받는다는 건뭘까. 어쩌면 아이가 나보다 친구 사귀는 법을 더 잘 아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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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엄마와 새엄마, 두 분은 행복하셨을까? 아니 행복한 순간이 있기나 했을까? 친엄마는 자기 삶을 찾기 위해 자식둘과 절연했고, 새엄마는 남의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사셨다. 나는 두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 두 엄마는당신들이 선택한 삶을 살았다기보다 어쩔 수 없이 주어진삶을 사셨던 건지도 모른다. 나에겐 다른 선택지가 있길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진 길이 아닌, 내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아마도 외로운 긴 세월을 버티게 해준 건 동물에게 쏟은 정이 아닐까. 정을 받지못해도 살 순 있지만, 정을 안 주고 살기는 어렵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하나하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다. 난 그분의 일부에서 삶을 시작했다. 이젠 이해할수 없는 일 중에 어떤 것은 그대로 놔둔다.

 돌이켜보면 결혼을 하자마자 임신한 것이 참 다행이다.
아기가 태어나고 1년 후 남편은 신장암 수술을 받았다. 어떤 타이밍은 인생 전체를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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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고, 죽고난 후 무엇이 남는지도 모른다. 죽은 뒤 아무것도 없다면,
삶은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할까? 죽음에 대해선 살아 있을때 생각해놓아야 한다. 죽음에 임박해서 생각하긴 어렵다.
죽음을 피할 순 없지만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결정할 수있다.

한번에 받아들이기에 너무 큰 고통은 처음에는 다른 사소한감정으로 대체된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받아들일 수있을 때 진짜 고통이 된다. 이별의 슬픔도 그렇다. 처음에실감하지 못했던 이별이 한참 뒤에야 현실이 되어 나를 울게한다.
큰 고통은 가장 사랑했던 사람 때문에 받게 된다. 그만큼의 마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사랑은 시간을 들여서 그 사람을 지켜보는 일이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것이라고 한다. 고독은 혼자있기를 원하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반면 외로움은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되어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그럼 뭐가 중요한데?"
"글쎄? 엄마도 모르겠다."
"아, 알았다. 영혼이 중요한 거지. 사람은 죽으면 영혼이 남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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