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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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는 해고로 인해 직장을 잃었고, 그리고 좋아하는 하우스 메이트 션에게는 여자친구가 있다. 되는 일도 없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셰이는 어느날, 머리카락이 뒷덜미에 들러붙자 가방에서 고무줄을 꺼내 머리를 묶는다. 이 행동 하나에 22초가 걸렸다. 22초. 셰이의 인생을 바꾼 22초. 셰이는 전철을 놓쳤고, 셰이와 눈이 마주친 어멘다는 지하철이 들어오자 몸을 던지고 만다. 어딘지 모르게 맘에 쓰이던 셰이는 어멘다의 친구들이 준비한 추모식에 참여를 하게 되고, 그 곳에서 어멘다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커샌드라와 제인은 어맨다가 그렇게 자신의 삶을 포기할지는 몰랐다. 참으로 난감했다. 그런 가운데 의문의 여자가 등장했다. 셰이.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마치 영화 "트루먼 쇼"를 보는 느낌이랄까. 커센드라와 제인이 꾸며놓은 일상에서 셰이는 철저하게 어맨다가 되어 가고 있었다. 처음엔 정말 속고 말았다. 커샌드라와 제인과 그 일부 친구들이 어맨다의 빈자리를 셰이로 대체하면서 노예처럼 부리는 건 줄 알았다. 그녀를 감시하고 손바닥 안에서 조종하려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센트럴파크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남자, 제임스. 아무래도 이 사건과 커샌드라와 제인이 관련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 셰이는 밝아지고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을 느끼게 되었을때, 무언가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셰이를 제임스의 범인으로 몰아가기 시작하면서 다시 철저히 그녀는 고립되기 시작하는데...

내가 셰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아마도 견디지 못하고 어맨다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단순하기 이상한 여성들의 가스라이팅이 지속되면서 셰이를 지배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비슷하지만 그녀를 철저하게 사지로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

이 여성스릴러 듀오인 그리어 헨드릭스와 세라 페카넨의 작품을 한번 읽은 적이 있다. 바로 < 익명의 소녀 >였다. 당시도 참 재밌게 읽었었는데, 셰이가 실마리를 찾았을 때 완전 소름이었다. 사실 어딘지 모르게 무료해 보였던 셰이가 궁지에 몰리자 자신에게 쏟아질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면은 갑자기 성격이 변한 것 같아 조금 어색했지만, 위기에 몰리면 사람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또한 가끔 어떻게 속수무책으로 범죄에 말려들 수 있을까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가장 무방비해진 순간, 그녀들이 내게로 왔다"라는 말이 다가온다. 어느 누구에게도 생길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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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 쿤룬 삼부곡 1
쿤룬 지음, 진실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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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인 <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되는 학교 폭력일기 >를 먼저 읽었다. 순서를 바꿔 읽는다고 해서 크게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페이야의 아빠가 왜 살해 당했는지 궁금증이 해결된다. 게다가 심리상담가 닥터 야오, 야오를 따르는... 따른다기보다는 맹목적인 이하오, 정보 수집가 다비도프의 이야기를 알 수 있다. 그래서 2편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을 좀 해소할 수 있었다. 아마 3편 < 택배 기사가 잊어버린 시체장부 >에서는 시체를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해주는 택배기사인듯 아닌 사람이 주인공이겠지. 그 사람의 사연도 궁금하긴 하다. 벌써부터 3편이 기대되는데^^ 이 쿤룬이라는 작가 참 재밌게 이야기를 잘 쓰는 것 같다. 아... 그런데, 작가소개에 있는 3편의 제목은 < 판매상에게 잊힌 시체 보관 기록 노트 >인데, 제목이 바뀌어서 줄간되는건지 궁금한데^^

우선 첫번째 목차 '주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으면 피해자에게 큰 실례입니다'에 깊은 동감을 했다. 세상에는 얼마나 잔혹한 사건들이 많은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누군가가 주기적으로 청소해주면 얼마나 살맛나는 세상이 되려나. 그 청소를 맡아주는 인물이 바로 '스녠'이다. 결벽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연쇄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추종자들을 찾아내 살해한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못된(?) 성향을 가진 장린칭을 살해했을때, 2편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페이야와 동생과 마주했다. 정보가 잘못되었다. 린칭은 혼자 산다고 알았는데... 그 일이 계기가 되었다. 나쁜 놈들은 흔적도 없이 제거했고, 표면상으로 드러나지 않았었는데, 장린칭 사건으로 목격자들이 생기게 되었다. 살인집단 '잭'의 일원들을 다 죽이고 나서 자신도 끝을 보리라 했는데...

스녠에겐 아픈 기억이 있다.. 보육원 출신인 스녜는 호적도 없다. 처음으로 보육원에서 탈출했을 때,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던 누나. 누나에 관한 왜곡된 기억. 그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프면서도, 그리고 마음이 기우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역자의 말처럼 "얼마나 화가 났든, 얼마나 억울하든 사람이 사람을 해쳐서는 안된다(p.368)"가 맞겠지만, 스녠을 응원할 수 밖에 없다. 정말로 우리 사회가 스녠을 응원해야만 하는 사회가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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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쿤룬 삼부곡 2
쿤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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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룬 3부작 중 2번째 이야기이다. 첫번째 이야기인 <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 지침서 >를 아직 안 읽어봤지만(곧 읽을 예정),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만 독립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페이야가 전편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이로 등장한다. 계속에서 아버지의 죽음이 언급되는데, 전편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모님은 이혼했고, 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는 살인마에게 살해 당한다. 그렇다고 돈독한 관계도 아니었지만, 페이야는 동생과 서로 의지했었다. 하지만 고모들은 둘을 다 기를수 없다고 해서 동생은 큰 고모댁에, 페이야는 둘째 고모집에서 살게된다. 아버지의 보험금등을 고모들이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고모는 페이야에게 그리 호의적이 아니다. 그리고 페이야를 바라보는 고모부의 시선은 순수하지많은 않다. 또한 전학간 학교에서는 페이야가 모범생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이 소설의 모든 상황은 정말로 이해할 수가 없다. 괴롭힘을 이야기해도 믿어주지 않는 선생님들.. 타락한 교사들이기에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그리고 일방적인 폭력을 일삼는 일진들. 그리고 페이야에게 가해지는 방임과 학대. 그런데 이런 일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그런 페이야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 촨한이다. 따듯하게 페이야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촨한의 이면에도 전혀 상상치 못한 비밀이 있었다. 촨한의 비밀에 대해서는 혹시나 다음편인 < 택배기사가 잊어버린 시체 장부 > 에 그 비밀이 또 밝혀질까.

촨한을 범죄에 끌어들이려는 구이거가 그가 아끼는 페이야를 위험에 빠트리게 되고, 그냥 페이야는 학교폭력에 굴하지 않고 거친 반격을 시자하게 된다.

우리는 가해자에게 우호적이고 피해자를 무시하는 세상에 살고 있단다. (p.197)

참 씁쓸하다. 가해자에겐 분노하지만 법적으로는 솜방망이 처벌만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가해자들은 법을 더 우습게 보는 것만 같다. 그런 페이야에게 오히려 이건 유리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닥터 야오를 통해 알게 되었다. 얼마전에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피해자 혹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모범택시"를 재밌게 봤었다. 피해자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복수하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지만 그런 상황으로 내모는 사법체계는 뭔가 문제가 많아 보인다. 그래서 페이야의 변모를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사회가 참으로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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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살인자 쿠르트 발란데르 경감
헨닝 만켈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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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몽블랑 도서

초반 100페이지 정도는 참 빠르게 읽었는데, 물론 이야기가 재미 없다는 것은 아니고, 그 뒤부터 뭐 이리 신경쓸게 많은지 제대로 짬이 안나서 오래 끌면서 읽었던 같다. 북유럽 쪽의 소설은 어쩐지 내게는 낯설다. 어쩐 일인지는 몰라도 잘 적응하지 못했었다. 그나마 유럽쪽 소설에 조금 익숙해지고, 요네스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믿고 거르는" 것 자체를 그만 두었다고 할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형사는 쿠르트 발란데르이다. 우리나라에서 번역될 때는 제일 유명한게 먼저 소개되고 반응을 보고 차츰 차츰 번역되어 출간되는 데, 아마도 이 시리즈도 뒤죽박죽 출간되었던 것 같다. 늦게 알아서 좋은 점은 뒤죽박죽 인 것을 차례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첫번째, 두번째 소설은 소개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책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첫번째 발란데르 형사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사건 뿐 아니라 발란데르는 참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아내와는 이혼을 했고, 딸은 대화를 거부하고, 아버지는 자신을 무시한다. 새로 온 여검사와는 사귀는 것 같지만 그녀는 자신과 만나기 위해 이혼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이 가운데 외딴 농가에서 살해된 노부부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남편은 사망했고, 중태에 빠졌던 부인은 '외국인'이라는 말을 남기고 결국 사망했다.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난민 에 대한 테러도 자행된다. 9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괜히 시대적인 혼란을 가져왔다. 어쩐지 90년대가 아주 먼 옛날 처럼 낯설게 다가온다. 30여년전이긴 하지만 그 시대를 살아왔기에 괜히 너무 오래된 과거라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만 같다. 호출기라든지, 개인 핸드폰이 대중적이지 않을 때 이야기라 그런지 뭔가 느림보처럼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란데르는 결국엔 이 사건을 해결한다.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연스레 실마리를 잡고서 급물살을 띠며 해결되는 모습이 어쩌면 더 현실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현실에서도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그렇게 정의는 항상 우리앞에 마주서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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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해자에게 우호적이고 피해자를 무시하는 세상에 살고있단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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