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 대체 가능
단요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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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나랑 똑같은 사람이 눈앞에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대학시절, 선배중에 장난꾸러기 같은 이가 있었다. 그런데 안 놀라운 사실은, 그 선배가 일란성 쌍둥이었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들은 우리들은 "뭐라구!!!! 선배랑 똑같은 사람이 하나 더 있다구!!!!"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일란성 쌍둥이를 못 봤던 것도 아닌데, 당시는 왜 그렇게 신기해 했을까.

그런데, 겉모습이 같다고 성격까지 똑같지는 않을테다. 민형과 민호는 그런 일란성 쌍둥이였다. 하지만 늘 희생하는 것은 민형이었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소리를 듣는건 항상 민호였다. 의사인 민형은 아내 채린이 세상을 뜨고 일란성 쌍둥이인 우연과 지연이의 뒷바라지를 했다. 딸들도 의사가 되는 것을 원했다. 4수 끝에 우연이는 대학에 붙었지만 지연은 다시 대입을 준비해야만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마저 돌아가시자 남겨진 유산에 대해 의논하려 모였다. 두분의 병원비를 대부분 민형이 지원했기에, 유산도 조금 더 받기를 원했다. 아니, 늘상 사고를 치고 이래저래 돈을 가져가던 민호가 많이 가져가는 것만은 싫었다. 그런데 그런 의논을 하기도 전에 산책길에 나섰던 딸아이들에게 급하게 연락이 왔다. 우연이 산에서 떨어진 것이다. 아니 지연이가 밀쳤는지도 모르겠다. 왜 하필... 민형은 두 사람을 바꾸기로 했다. 죽은 이는 우연이 아니라 지연이었다. 아빠에게 혼났고, 대학입시에 실패했고 스트레스가 많았고 그래서 그렇게 되었다고.. 그런데, 민형은 두 딸을 잘 구분하지 못했는데, 민호는 딸을 구분한다. 바쁜 일과를 끝내고 집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과 살갑게 지내던 동생을 봤을때, 형수가 힘들어 도와주게 되었다는 말도 믿지 못하고 그렇게 아내를 의심했던 것 같다.

단요 작가의 책은 처음 읽지만, 이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민형의 불안한 마음등이 고스란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묘사가 치밀하면서도 차분하게 진행되기 때문일거다. 어찌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텐가. 누구나에게 다 각자만의 사연은 있겠지만, 가족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또한 가장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는 사이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상황이 마무리 되는듯 싶었지만 또 하나 뒷통수를 때리는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어서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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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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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더닛(What done it)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줘었다고 하는 < 매미 돌아오다 >

근데, 도대체 '왓더닛'이 뭐란 말인가.. 요즘엔 너무 세분화된 장르들을 쫓으려니 힘들다. 그래도 알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왓더닛'이란, 사건의 인과와 본질을 파헤치는 방식으로, 흔히 말하는 '누가 범인인가'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추리형식이라고 한다. 나는 사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거침없이 벌어지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탁상공론처럼 여러가지 가정으로 추측컨데라면서 논리적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에리사와 센의 추리는 거친 현장의 모습보다는 조용하면서도 곤충학자 답게 곤충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매미 돌아오다」, 「염낭거미」, 「저 너머의 딱정벌레」, 「반딧불이 계획」, 「서브사하라의 파리」의 단편으로 엮어져 있다.

「매미 돌아오다」는 아주 오래전 지진으로 무너진 마을에서 벌어졌던 이야기이다. 과거 그 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이로부터 듣는 이야기. 희생자 중 한 소녀만이 늦게 발견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숲속 마을이다 보니 이야기의 전개가 어쩐지 으스스했었다. 하지만 결말에서는 세상 따듯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었다.

사실, 이 책의 아무 정보도 없이 시작했기에 이 것이 에리사와 센의 두번째 단편집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었다. 두번째 이야기 를 읽다가 에리사와가 등장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챘다. 특히나 「염낭거미」에서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잠자리와 염낭거미의 이야기가 더 눈길을 끈다. 고추좀잠자리는 얕은 물에 알을 낳는데, 알은 겨울을 넘기고 봄을 기다렸다가 부화하는데, 공원의 물덩이는 금방 말라버리니까 그곳에 낳은 알은 부화하지 못할 터이다. 반면 염낭거미의 어미는 새끼에게 자신을 몸을 먹이로 제공하며 생을 마치게 된다고 하낟. 새끼들은 어미를 다 먹어 치운 후, 집을 떠나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고 한다. 곤충의 특징을 이야기와 절묘하게 대입시키는 것이 어째 매력적인 것만 같다.

미스터리 장르소설이라는 것은 거침없는 살인사건으로 시작해야 그 재미가 있다고 믿는 내게, 이 소설 < 매미가 돌아오다 >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만 같다. 아무래도 에리사와 센이 등장하는 첫번째 이야기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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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ddus 2025-04-15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읽고서 환경에 관련된 책인줄 알았어요..ㅎㅎ
 
밤의 학교
허남훈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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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우연스레 날아든 빛바랜 엽서 한장으로 놀라운 여행이 시작된다. 처음엔 낯선 '실체 엽서'라는 말이 있었고,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은 대충 알겠는데, '나'의 이름은 무엇일까? 그런데 찾았다. 허지환. 하마터면 주인공 이름도 몰랐을 뻔했다. '실체 엽서'라는 건 사용된 엽서들인가보다. 엽서.. 참 오랜만에 듣게 되는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픈되어 있는 엽서에 뭔 사연을 그리 적어 보냈을까. 공식적인 글이 아닌 다음에야 누군가가 읽어볼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을 하는 것보면 운치라는 것이 사라졌는가 싶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밤이 되면 시간을 넘어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지환이가 있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지만 학교의 곳곳은 우리 민족이 독립을 위해 싸웠던 역사의 현장이 되어 만나게 된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안중근, 최초 여성 파일럿이었던 권기옥, 그리고 윤동주와 송몽규. 학교에서 잠이 들면 자정이 되면 이끌려 가는 역사 속이 며칠째 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밤이나 낮이나 드나드는 기옥에게서 혹시나 다른 방법이 있는지 묻게 된다. 작별인사를 하러 왔던 기옥은 다른 문의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 문을 찾아나서게 된다.

"잊지마. 학교야말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 함께 모여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것을."(p.156)

그런데, 왜 학교가 역사를 연결해주는 장소가 되었을까. 아마도 답은 여기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모여 있는 장소라는 것 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앞으로 미래를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꽤 중요한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도 을사늑약은 체결되었고, 을사오적에 의해 나라는 차츰차츰 주인을 잃어갔었다. 외세의 힘에 의해 나라를 잃었었는데, 이제는 체제 전쟁들이 한창인 것 같다. 왜 우리는 이런 전쟁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아마도 학교라는 공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만 있을뿐 미래까지는 장담할 수 없게 되지 않았을까. 당장은 아니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았을 그들의 노력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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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시터
원장경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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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주해는 교회에서 만난 소범수와 진이경 부부의 제안으로 그들의 아들 혁우의 베이비시터로 일하게 된다. 그런데 부부는 아이는 내비두면서 그냥 '바라보기'만 하라고 한다. 여덟살 혁우는 전혀 또래의 아이들과는 달라 보였다.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거나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만 같았다. 회사에서 돌아온 부부에게 말을 해보지만 별일 아니라는 듯 말하며, 부득이하게 출장을 가게 되었으니 조금만 더 아이를 봐주기를 부탁하게 된다. 


갑자기 이야기의 시점이 달라져서 혹시나 단편집인가 했었는데, 주해의 과거로 돌아간 것이었다. 부모와 살았고, 동네에서 만났던 리암과의 인연등 그리고 왜 주해가 학교를 휴학했는지의 이야기를 알 수 있다. 누구나 어린아이들을 바라보게 될때는 기운을 빼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쳐다보게 된다. 아마도 주해도 리암과의 인연으로 혁우를 바라봤을 수도 있다. 아니, 그런 인연이 없어도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는 없다. 하지만, 혁우는 다르다. 아직 여덟살이지만 사이코패스의 기질(?)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모의 행태를 보면 그런 성향을 보이는 것도 이상치 않다.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세가지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단 하나의 결말을 낸다면 작가의 의향대로 가는 것이겠지만, 세가지 경우를 제시함으로써 자칫 다른쪽으로 생각했던 독자의 섭섭한 마음을 달래주기에 아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사람도 실제로 어떻게 유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까. 사실 달라질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본다. 우리의 현실에서도 그 악을 교화하기에는 너무 많은 희생을 치뤄야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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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죄 - 나쁜 생각, 나쁜 명령. 그 지시는 따를 수 없습니다. 스스로 생각 시리즈
이모령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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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말이다... '어린이 교양'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전연령이 읽어도 되지 않는 책일까 생각된다. 어쩌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쉽게 풀어썼기에 더 잘 이해가 되었을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생각하지 않는 죄'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 희대의 독재자 히틀러를 예로 들고 있다. 세계적인 전쟁을 일으켰기에 최고의 독재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세월이 흘러 지금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독재자들이 존재하게 된다. 세상에는 두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잘못된 명령에 불복종 했던 사람들이 있다. 유대인을 고용해서 목숨을 구한 사업가 쉰들러가 그랬고, 어린이들을 게토(유대인들을 강제로 모아놓은 곳)에서 몰래 빼내어 목숨을 구한 사회복지사 센들러가 있었다. 훈련을 가장해서 유대인들을 위한 가짜 신분증과 서류를 전달한 자전거 선수 바르탈리가 있었다.

반면, 잘못된 명령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따랐던 아이히만이 있다. 그는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 계획에 핵심 역할을 했다. 전쟁이 끝나고 16년간의 도피 생활을 하고 법정에 선 그는 뉘우침과 죄책감도 없는 태도를 보이며 그저 '수동적인 실행자'라고만 말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그는 유대인을 학살하고 세계적으로 위험을 전쟁을 치르게 한 그 일들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그저 수동적인 실행자라고 강변하는 모습이 정말로 많은이들을 설득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일까.

생각하지 않는 죄는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지 않은 죄',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도 옳지 않다고 말하지 않은 죄', '옳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행한 죄', '자기 행동이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거나 합리화 하는 죄'를 말합니다.(p.26, 27)

현재 우리의 상황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갈수록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고 있다.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선동에 휘말려 그저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아니 선동이 아닐지라도 그렇게 세뇌당한 사람들이라고 할까. 세상은 자꾸만 한쪽으로만 기울어가고 있다. 옳고 그름도 판단하지 않고 권력을 휘두르는 자. 세상을 돌고 도는 것이라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생각하지 않는 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눈을 감을 것인가, 아니면 일어서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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