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한 쪽으로 선택해준다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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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자전거 여행 - 도전 앞에 망설이는 당신에게
송미령 지음 / 앤에이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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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라고 하면 도로 한켠으로 달리는 것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국토종주를 할 수 있는 코스가 있다니, 매우 의외였다. 게다가 "국토종주 인증제"라고 인증수첩에 기재된 인증센터에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자전거길 종주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증해준다고 한다. 자전거를 어릴적에만 타고 별 관심이 없다보니 이런 것들을 알지 못했다.

< 한번쯤 자전거 여행 >은 저자가 사춘기 세 아들과 자전거 국토종주 여행이야기를 다룬 에세이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자전거를 꽤 유능하게 타는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가 밝힌다.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워킹맘에다 저질 체력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자전거 여행이 손쉽다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누구나 전문적이지 않아도 자전거 여행을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싶다. 물론, 의지도 있어야겠고, 안전수칙도 잘 따라야하겠지만 말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부산까지 가겠다는 이야기를 했을때 남편은 반대를 했지만,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을 느끼면 즉시 종주를 중단하고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서야 비로소 자전거 여행이 시작되었다.

중학생, 초등학생 아이들도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자전거를 타는 시간외의 무제한 게임 허락이라는 꼬임(?)에 빠져 동참하게 되었는데, 갈수록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읽는 내내 나도 흐뭇했다. 편안한 여행도 좋겠지만 이런 여행들도 교육적인 면을 생각해 볼 때면 꽤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제주환상 자전거길은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 제주를 좋아해서 여러번 방문해서, 해안도로를 달려보곤 했지만, 해변 라이딩은 시작과 동시에 압도적인 개방감과 거대한 바닷물이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들어준다(p.159)라고 하니 꼭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다. 자연풍경을 빠르게 지나가는 기차나, 자동차와는 달리 조금은 느리지만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달리는 기분은 꽤 신선할 것만 같다. 정말로 제목 그대로 "한번쯤 자전거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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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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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이런다. 이상하게도 나는 저자가 자신의 국적과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에 어째 익숙하지가 않다. 물론, 해외를 배경으로 쓸 수도 있지만서도 말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여러편을 읽고나니 이제 좀 익숙해지긴 했어도, 이 소설은 2차세계 대전 당시 소련과 독일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소련의 여성 저격수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본 서점 대상 1위라는 문구를 보고 시작을 했는데, 이름은 전혀 일본인이 아니라서 읽으면서도 자꾸만 저자를 확인했다. 나의 이 이상한 고정관념은 언제나 극복되려나.

작가는 "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국가 중 소련만이 그 많은 여군을 전투병으로 동원하였는가?'라는 오랜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나라가 위태로워지면 남녀노소 가릴 것이 어디 있을까. 나라가 존재해야지만 개인도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전쟁속에서 여성에게 행해지는 형태는 이루말 할 수 없이 잔인하다. 그녀들에게 죽기 직전까지 가해지는 폭행은 과거에서나 현재에서나 크게 다를바 없다. 이 책에서도 저격병으로 훈련받아서 사지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마지막에 그들을 대하는 태도는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전쟁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러기에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 소설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도 싶다.

독소전쟁이 한창이던 어느날, 세라피마는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급습한 독일군에 의해 눈앞에서 엄마를 잃게 된다. 살아남은 세라피마를 유린하고 살해하려는 독일군에게서 그녀를 구한건 저격병 출신의 붉은군대 지휘관 이리나였다. 그녀가 세라피마에게 던진 질문은 하나였다. "싸울 것인가, 죽을 것인가?" 죽고싶다는 세라피마의 독기를 끓어 오르게 하고싶었던 것일까. 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며 이리나는 세라피마의 엄마의 시신을 모욕하고 집을 불태운다. 세라피마는 엄마를 쏜 독일군과 이리나를 죽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이리나의 제자가 되어 저격병으로 길러진다.

함께 저격병으로 길러진 동료들은 꽤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격전지에서 일찍 전사하기도 한다. 그리고 전쟁의 실상을 천천히 깨닫게 되며 무엇을 위해 싸우게 되는가에 고민하게 된다. 저격병으로 용감하게 전장에서 싸웠지만 정작 그녀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전쟁영웅임에는 분명했으나, 그리고 남성들과 똑같이 전쟁 경험으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렸음에도 그녀들은 철저히 배제된 것만 같다. 전쟁이 막을 내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 나이든 세라피마의 모습을 보면서, 왜 인간들은 전쟁을 하는가 의문을 가지게 된다. 누구의 이익 때문에 평범했던 사람들이 총부리를 겨누며 싸워야만 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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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골드러시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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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고호 작가!!

우연스레 고호작가님의 책을 읽고 딱, 내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 버릇대로 출간된 고호 작가의 책을 다 찾아 읽었다. 그리고 접한 또하나의 신간 소식. 이 책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할머니의 고향은 평안남도다. 만석꾼 집안의 3남 1녀의 막내딸. 눈에 안 넣어도 예쁠 딸이었을텐데, 이름은 김사끝이다. 딸은 그걸로 끝이라는 뜻이라는.. 이런.. 증조부는 자칭 혁명군이라는 사람들에게 두들겨 맞아 돌아가셨다. 증조부는 이럴때를 미리 예상을 하셨던지 금괴를 땅에 묻으셨단다. 할머니는 그 금괴를 찾으라고 하셨다. 인찬과 인지의 가문(?)의 숨겨진 재산 찾기 프로젝트의 여정이 시작한다.

사실, 지금 우리가 북한을 합법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안그래도 첫머리에 "대한민국 국민의 정부의 허가 없이 입북을 시도할 경우 처벌을 받습니다"라는 문구도 있다. 근데 만약.. 112억 정도에 상응하는 금괴가 있다면.. 처벌을 받더라도 갈 것 같은데...^^;; 인찬과 인지가 금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금시세에 관련된 뉴스. 참 절묘하게 연결되는 것이 고호 작가의 이야기에 매력인 것 같다. 과연 이 최씨 남매는 금괴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최씨 남매들은 정말로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잠입(?)을 한다. 그들과 동행하는 브로커와 꽃제비. 그런데, 마치 정말 북한의 모습을 보는 것마냥 치밀하게 묘사되고 있다. 작가의 <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를 읽었을 때도 어쩜 이렇게 북한의 묘사가 뛰어날까 생각했었다. 또한 5년전의 시간에서 등장하는 리손향이라는 인물이 있다. 혁명열사 집안에서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그녀의 등장이 꽤 생소했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그녀의 정체와 이 소설의 등장인물 등의 관계를 보면 정말로 기가 막히게 놀랍다. 정말 고호 작가의 책은 마지막 한줄을 다 읽을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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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중의 정원
김다은 지음 / 무블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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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을 때, 맨 앞의 작가의 말을 읽지 않았었는데, 소설을 다 읽고나서 읽어보니 꽤 독특한 이력이 있었다. 2010년 < 모반의 연애 편지 >라는 이름으로 출간이 되었었는데, 아쉽게도 출판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출간되지 1년만에 판매가 중지 되었다고 한다. 10년이 지난 후 한 독자가 '훈민정음 언해본'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 모반의 연애 편지 >가 이를 다룬 대표적인 소설로 등재되었는데, 도무지 구할수가 없다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그 독자가 아니었다면 이 소설을 정말로 만날 수 없을 뻔했다. 당시 < 모반의 연애편지 >는 84통의 서찰로만 진행되는 서간체 소설이었는데, < 덕중의 정원 > 이라는 새 이름으로 출간될 때는 24통의 편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산문체로 구성했다고 한다.(작가의 말(p.4,5) 참고)

중간 중간에 등장인물들이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 사건의 내막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꽤 쏠쏠한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내가 예전에 읽었던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이 이렇게 편지와 메모로만 이루어진 책이었는데, 꽤 형식이 독특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소설에서도 이런 형식의 이야기를 만나 반가웠다. 다만, 전부 편지로만 구성되었다면 내 특성상 조금 힘들었을 텐데 중간중간 산문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야기는 세조의 후궁 소용 박씨(덕중)가 임영대군의 아들 귀성군에게 보낸 연서에서 시작된다. 궁에 있는 여인들은 모두 왕의 여인들이다. 게다가 소용 박씨는 첩지를 받은 후궁이 아니던가. 그런 여인이 궐 밖의 다른 남자에게 연서를 보내다니. 그것도 왕의 조카인 왕족에게 말이다. 선찰을 전달한 환관들은 물론 소용도 죽음을 면치는 못했다. 이때 마지막으로 덕중이 남긴 한마디. "백팔장"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백팔장"의 의문점.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들... 세조가 왕위에 오르는 과정은 그렇게 순탄하지는 않았다. 12살의 어린 왕에게 왕위를 찬탈한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이전에 모종의 세력과 결탁한 일이라면... 이 소설이 다시 독자들의 앞에 나타난 것처럼 숨겨졌던 진실이 사소한 실수로 인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꽤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실제로 소용 박씨는 귀성군에게 편지 한통을 썼다가 목숨을 잃었던 실제 인물이다라는 말 때문에 검색을 해봤다. 실제 그녀는 덕중이라는 이름을 가진 후궁이었고, 이 소설은 재탄생 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역사속에 사건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덕중만 죽임을 당하고 귀성군은 살아남은 것은 그가 왕족이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혹은 이 사건은 그 속에 숨겨진 모반의 흔적을 감추기 위해 그저 연서로 끝나야만 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덕중은 진실을 알지 못한채 눈감은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사실을 알았다면 얼마나 원통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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