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현감 귀신체포기 1
김탁환 지음, 백범영 그림 / 이가서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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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괴소설 : 신선도술이나 귀신, 특이한 사물, 괴이한 이야기 등을 서술한 것

이 책을 고른 것은 그저 도서관에서 책들을 둘러볼때, 표지가 예뻐서였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추리소설 필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맨 첫장부터 흡혈소녀를 운운해서 지괴소설이라는 말을 찾아보았다.

"신선도술이나 귀신, 특이한 사물, 괴이한 이야기 등을 서술한것"

그래서 읽을까 말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이제껏 안 읽어봤던 부류기도 하니 한번 읽어 보겠단 생각을 했다.

이야기 중간에 보았던 가장 반가운 이가 전우치였다. 영화 "전우치"에 강동원이 생각나서였다. 그런데 전우치는 조선시대 중종때 실존했던 인물이란다. 송도(개성)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미관말직을 지냈으나, 도술에 빠져 관직을 버리고 낙향한 그는 기인으로 나머지 일생을 보냈는데, 그를 모델로 삼은 작자 미상의 도술소설이 바로 '전우치전'이라고 한다. 헌데 이 소설에서는 약간 전우치가 부주인공격이다.

'반지의 제왕'이라든지 '해리포터'가 서양적 판타지라면 '부여 현감 귀신 체포기'는 동양적 판타지라고 할수 있다. 전자의 두 책은 참 읽혀지지 않아서 영화로만 봤는데 후자의 책은 그림도 잘 곁들여지고 지면을 꽉채우지 않은 곳도 있어서 그런지 재미있게 읽은 편이다. 그래도 아직 드는 생각은 판타지는 어쩜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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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살인
수아드 지음, 김명식 옮김 / 울림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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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살인 :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관습
 

말은 그렇다하게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관습이라지만 그 가족이라는 것이 여자에게만 극히 제한되어 있다.

요르단, 이집트, 예멘등 이슬람권에서 순결이나 정조를 잃은 여성 또는 간통한 여성들을 상대로 자행되어 온 관습으로 살해한 가족은 붙잡혀도 가벼운 처벌만을 받기에 공공연하게 자행되어 왔고, 명예살인을 정당화 할 수 있는 법조항을 삭제하였어도 여전히 이슬람권에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이 명예살인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수아드(가명)은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점령지구 웨스트 뱅크의 한 중농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1957년이나 58년쯤 태어났다고 한다. 그녀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렇게 남성 우월주의적인 곳이 그리고 여성의 인권을 한없이 유린하는 곳이 존재했던 것이 그리고 아직도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들을 낳아야만 아내도 대접을 그나마 받을수 있었고 집에서 키우는 가축만큼이나 대접을 받지 못하는 여성들,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매질.. 과연 그녀들은 왜 그렇게 폐쇄된 곳에서 그것이 여자의 숙명이라며 받아들이고 사는건지, 아니면 받아들일수밖에 없는 관습이었는지, 더군다나 여자라는 이유로 교육도 받지 못했기때문에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수아드는 어린시절 엄마가 딸을 낳고는 곧바로 양가죽 이불로 덮어 갓난 동생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리고 여동생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모의 묵인아래 남동생에게 살해되는 것 또한 목격을 한다. 아마, 그녀에게 닥쳤던 일이 없었더라면 수아드 본인 자신도 그렇게 딸아이를 죽일수도, 가족을 죽이라고 묵인하면 살아갈수 있었을 것이다.
 

수아드는 17살에 자신에게 청혼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기 전에 임신을 하고 만다. 그런데, 청혼을 했다면 끝까지 그녀를 지켜줘야할 이 멍청한 남자도 곧바로 그녀를 외면해 버린다. 처녀가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그녀는 형부에 의해 온몸에 석유를 뒤집어 쓰고 불길에 휩싸이는 이른바 '화형'에 처해진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수아드는 병원에서도 암묵적으로 죽음을 종용받는다. 가족을 위해 독을 가져다 주는 어머니를 나라면 용서할수 없을 것이다. 가문의 명예라는 알량한 명목아래 한 생명이 이렇게 유린당할수는 없는 것이다. 그녀는 8개월만에 아이를 조산했고, 운좋게도 유럽에서 온 구호활동원 자끄린느의 도움으로 팔레스타인을 탈출한다.
 

유럽으로 온 수아드는 상상도 못한 세상을 맞이하게 된다. 가족의 남자들에게 얽매이지 않는 여자들..  수아드도 자신을 아끼는 이탈리아인 남성을 만나 결혼하고 두 딸과 그리고 온몸이 불덩이가 되면서도 지켜냈던 아들과 함께 유럽 어딘가에서 가명으로 살아가고 있다. "만약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가족들이 나를 죽이러 올지도 모른다."라는 두려움을 가지고서 기억하고 싶지 않는 그녀의 참담한 삶과 명예살인이라는 야만스런 살인행위를 고발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명예인가?
가문의 명예라는 이름으로 왜 여성들의 인권은 유린되어야만 하는가?
누가 남성들에게 이런 특권을 주었는가?
과연 그것이 그들이 살아오면서 형성된 관습이므로 다른 이들은 그것에 일언반구 말도 없이 침묵하여야 하는가?
 

우선 명예살인이 자행되고 있는 곳의 피해여성들이 적극 일어서야 할 것이고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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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독종 - 공부하는 사람들의 평생 자기계발 프로젝트
이시형 지음 / 리더스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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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전반부가 강요받는 것이었다면 후반부는 선택하는 것이다. - 쇼쉐너 주버프

How Old Are You?  이 책을 들어가면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질문이다.
언제부터인지 이 질문에 쉽사리 내나이를 말하지 못하고 있다. 끔찍이도 30대가 되는걸 두려워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겸허히 내 나이를 받아들여야겠지.
나이가 3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아이가 커가면서 서서히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안해보진 않았다.
그 고민의 끝에는 항상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언제까지 내가 현역으로 뛸수 있을까?
나의 노년은 어떻게 될까? 혹여 아이가 내 노년을 책임져 줄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들이 머리속에서 뒤죽박죽이 되어서.. 짬이라도 나면 나를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나와 같은 30대에게는 조금 이른감이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서는 결코 간과할수 없는 문제의 답을 갖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1부 40대 은퇴, 90세 수명시대, 평생 공부하고 관리하는 인생 독종이 답이다.
   part1 달라진 세상, 젊고 강한 파위시니어로 승부한다.
2부 나이들수록 강해지는 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파워, 이렇게 발휘하라.  

  part2 신체적 파워 : 나이가 건강을 좌우하진 않는다.
  part3 정신적 파워 : 뇌는 쓸수록 똑똑해진다.
  part4 사회적 파워 : 높은 사회력으로 승부한다.
3부 달라진 라이프사이클, 똑똑하게 설계하고 독하게 준비하자.
  part5 평생현역으로 살아남아라.
  part6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현대 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다. 저출산으로 어린이들은 감소하고 의학발전으로 인해 수명은 증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40대 은퇴를 하게 된다. 물론 요즘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현역에서 허용되는 나이는 점차 그 폭이 줄어가고 있는 셈이다. 현역에서 물러나고 나면 그야말로 인생의 절반을 퇴물로 살아가야하는게 현실인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에 따르면 그 인생의 절반을 퇴물로 살아가느냐, 파워시닌어로 살아가느냐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충분히 결정할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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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성장을 포기하는 순간, 퇴화는 시작된다.

이 책에 제시된 자신의 퇴화를 방지하는 방법중 '뇌는 쓸수록 똑똑해진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학생때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진출하고 나서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공부라는 것이 머리에 '필승'이라는 띠를 두르고 죽기살기로 매달려서 하는 것 말고, 여가로 즐기기 위해 배우는거 하나하나 다 공부라고 생각한다. 십자수를 배우고, 비즈를 배우고, 자전거를 배우고, 운전을 배우고...하나하나 내 삶의 변화를 생기게 한다.

이 책은 나이 든 사람에게 막연한 희망을 주거나 위로를 하기 위해 쓰인 것이 결코 아닙니다. 나이 들수록 오히려 강해지는 사회학적 이유와 과학적 근거를 통해 파워 시니어들의 희망적인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열정을 다하는 인생독종이 되어 행복한 내일을 맞으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부디 고령화 사회의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보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미래를 설계해나갔으면 합니다.(본문p.15 프롤로그)

내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나이드는 것을 거부해야겠다. 한해 한해 갈수록 숫자로 매겨지는 내 나이는 계속 카운트가 되겠지만 건강을 챙기며 평생 현역을 뛰며 결코 후회하지 않는 행복한 독종이 되기 위해서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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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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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뒷통수를 얻어맞았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읽으면서 대물의 정체를 왕까지도 알고 있는데 여림만이 모르고서 주책을 떤다고 생각했었다. 허나, 정조는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확실하게 알고 있었지는 않았던 것이고 여림은 알고는 있었지만 그저 모르는 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여기서 시비하나 걸고 넘어가고 싶다. 왜 그 조선이라는 나라는 남성우월주의가 넘쳐나는 사회였을까?

신분사회에서는 왜 그리 폐쇄적이였을까? 처음 역사가 시작되었을 때에는 그래도 여자를 인정해주는 분위기로 흘러갔으나 중세시대로 거듭나면서 서양이든 동양이든 왜 그리 여자에게는 관대하지 못했나 싶기도 하다.

이 소설에서 대물은 누구나가 탐내하는 명필가이며, 문장가이다. 충성스런 신하로도 탐내고, 사위로도 탐내고, 벗으로도 탐내고, 기생들도 탐내고, 궁녀들도 탐내고.... 근데, 그녀가 남장여자가 아니라 그저 여인네였다면(물론 그랬다면 소설의 소재도 되지 못했겠지만...) 글씨도 뛰어나고, 시도 뛰어나게 잘 지어냈다면, 깔끔히 일처리도 잘했대도 그렇게 충성스런 신하로 탐을 냈을까, 관원으로 탐을 냈을까?

그녀가 여인인지를 설왕설래하다가 사실을 알아버렸을 때, 정조는 그녀를 찾아가 고약을 떨었다.

"너는 어이하여 모든 것이 죄다 고약한 것이냐! 어이하여 말하는 것조차 고약한 것이냐! 어이하여 올라오는 계목마다 고약한 것이냐! 시체도 고약하고, 서체도 고약하고, 날려서 적은 속기마저 고약하고, 또 가난한 백성을 헤아리는 마음도 고약하고!"

아무리 정조가 서자로 가릴것 없이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여 썼다해도 여인네는 어쩌지 못하는 것인가보다. 얼마가 화가났으면 임금체면에 술을 마시고 그녀에게 찾아가 고약을 떨었을까? 물론 실제 정조가 그런 성품이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소설에 나오는 임금의 안타까움과 당쟁에서 아버지를 잃고 여기저기 자신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 온전히 아군인지 적군인지를 모르는 가운데 그야말로 맘에 들고 충성스러운 신하를 만났는데 그를 버려야만 한다는 것 알아버렸을 때의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라 같이도 마음이 아팠다.

선준에게 내뱉는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왕인데도 어째서냐. 내 아비는 왜 그런 죽음을 맞으셨으며, 네 아비는 왜 그런 죽음에 이르게 한 무리였으며, ..... 나의 신하이길 바라는 이는 왜 하필 무성의 정기로 태어난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구나"라는 말속에서 절대지존의 임금일지라고 그가 어쩔수 없는 임금의 고독을 느낄수 있었다.

 

리뷰를 쓰면서 내용을 다시 곱씹어보면 왜 그리 여성에 대해서는 폐쇄적이었는지, 왜 임금은 그리도 고독한 것인지 마음아파하면서 내용이 왜이리 어두워졌는지 모르겠다. 읽으면서 참으로 유쾌했는데 말이다. 어쩜 우리 여림의 이야기가 슬며시 빠져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규장각.JPG

 여림도 살짝 고민거리가 하나 비춰졌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소설을 하늘위로 띄우는 인물이다. 또한 고독해 보이는 임금마저도 참으로 깨방정스럽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번처럼 갑작스레 하하하 읏음을 터뜨려 버린적은 드물었던 것 같다. 독자의 웃음을 이끌어 내는 이가 여림과 정조다. 청나라로 떠나는 '잘금4인방'에게 떠나기전 뜯어보라는 상감마마의 봉서에는 "재물청구금지"라는 글자가 있었다. 소설을 다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여기서 빵! 터질수 없을 것이다. 일명 '노잣돈'을 주지 않는 임금의 행동도 참 괴팍스럽지만, 대물, 가랑, 걸오의 어의없는 표정이 눈앞에 선했지만 말이다. 몸에 더러운 것을 머물게 할수 없다며 암행어사의 마패도 양잿물로 빡빡 씻어 번쩍번쩍 빛이 나게한 우리 여림이 당황스러워 수선을 떠는 모습으로 아쉽게도 책을 놓을수 있었다.
 

성균관을 읽을때나 규장각을 읽을때의 이 유쾌함이 이젠 끝나버렸으니 인제 또 어떤 책으로 그 섭한 마음을 달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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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1
휴 앰브로스 지음, 김홍래.이영래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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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톰 행크스가 만든
HBO 대서사 미니시리즈 10부작 <퍼시픽>의 공식 컴패니언북 

 

나는 전쟁을 겪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전쟁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주 예전 - 내가 초등학생일 적에 뉴스에서 북한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나는 두려움에 떨었었다. 1980년대 초반이여서 아직은 매달 꼬박꼬박 치뤄지는 민방위 훈련 때문이었을까, 철저한 반공교육 탓이었을까? 부모님과 함께 볼때 조차도 전쟁이라는 무서움에 바들바들 떨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 중 하나는 1985년쯤으로 기억하는데 급작스레 실제상황이라면서 싸이렌이 울렸던 일이다. 아마도 누군가가 귀순을 했던지 귀순을 하려고 비행기가 떴는데 그를 막으려고 북한에서 전투기가 떴는지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도 같이 비상상태로 들어갔는지 대충 그런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쉽게 잊을수 없는 경험이었다. 나는 전쟁을 겪은 세대가 아닌데도 말이다.
 

오늘도 북한에서는 '당창건 기념행사 열병식'이 진행되면서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세습을 공식화하였고, 공교롭게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사망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 느꼈던 전쟁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은 느낄수 없었다. 아마도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의 불감증인 것일까?
 

내가 어렸을 때는 6.25 전쟁(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많았다.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간접체험을 할 수 있어 아마도 전쟁의 두려움을 약간은 느낄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 초등학생인 우리딸은 전혀 전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6.25 전쟁이 북한이 남침한 것은 알고는 있지만 몇년에 얼마동안 일어났는지 모른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로 남겨지나 보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꼭 기억을 해야만 하는 전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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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까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간혹 창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난 'The PACIFIC'을 읽었다. 그리고 태평양 전쟁속으로 들어가본다. 


이 책은 다섯 주인공들의 눈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일본을 상대로 했던 거대한 태평양 전쟁 속을 헤쳐 나갔던 주인공들들의 행적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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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쉬프티" 쇼프너

오랜 군 경력을 갖고 있는 저명한 가문의 후손으로서 자신을 직업 해병으로 생각했다. 그는 전쟁포로로서 일본군의 잔학상을 가까이에서 목격했다. 

버넌 "마이크" 마이클

해군 항공기 조종사, 그는 훈련때 바퀴를 내리지 않고 착륙을 시도했던 그야말로 '초짜'인 그는 수직 강하하면서  폭탄을 떨어뜨리고 다시 급상승하는 베테랑급 전투조종사가 된다. 특히, 다섯사람중에서 마이클의 이야기를 읽을때면 긴장감을 늦출수 없었다. 적군에 공격을 퍼붓고 함대로 복귀하던중 연료가 바닥났던 일, 까만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수평선인지 지평선인지 분간할 수 없었던 바다, 적의 공격때문에 전투기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면서도 멋드러지게 공격을 성공시켰던 일... 솔직히 전쟁을 겪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에 전쟁을 겪어야 하고 그저 민간인이 아니고 군인이라면 마이클 같은 급강하폭격기 조종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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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C. 필립스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던 10대 소년은 전쟁이 시작되자, 친구인 윌리엄 "W.O." 브라운의 석득으로 군에 자원입대했다.

"마닐라 존" 바실론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해병의 거칠지만 준비된 삶에서 행복을 찾았다. 아마 '레나 리기' 였을 것이다. 전쟁 영웅인 존은 레나와 결혼한 후 출정했던 전투해서 전사하고 만다. 태평양 전쟁 당시에도 언론의 보도는 참 재빠른 것인가 보다. 참전 군인들이 전사하고 나면 신문 기사가 먼저 나고, 그 다음에 가족들은 전사했다는 전보와 유품을 받게 된다. 1937년부터 1945년 일본 패망때까지 치뤄졌던 태평양 전쟁의 많은 전투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다. 수많은 사연을 가진 젊은이들이 아군이든 적군이든 가릴것 없이 목숨을 잃거나 다침으로서 몸에 상처를 얻었지만, 그 잔혹했던 전쟁과 바로 옆에서 죽어나가는 전우들을 바라보면서 비록 외상은 없었으나 정신적인 충격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런이들을 "전투피로증"에 걸렸다고 하며 '비전투 사상자"로 기록한다고 한다. 전쟁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을 요구한다. 그리고 수많은 가족들의 슬픔을 요구하는 것만 같아 참을 수 없다.

유진 B. 슬레지

유명한 의사의 아들이자, 진지한 성품과 명석한 두뇌를 지닌 그는 가장 친한 친구인 시드니 필립스가 혼자수 군에 자원입대할 때 그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심장잡음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그는 굴욕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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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으로 사실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여기 주인공들 각자의 복무 기록과 서간문, 언론 보도, 회고록, 친구들의 회상, 사진, 인터뷰 등을 기반으로 씌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래서 책 중간에 나오는 

지금까지 적의 주둔지에서 모두 합쳐 몇 백 명이 생포되었다.

그 중에는 노동자로 강제 징집된 한국인들이 많았다. 
 

얼마나 마음아픈 현실인지... 특히나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에게 속이고 인육을 먹였다는 기사를 떠올리고는 미군들이 내뱉었던 "쪽발이"라는 단어가(어쩜 옮긴이의 생각이 다분히 월등했겠지만) 한켠으로 나를 위로했으리라..
 

나는 전쟁을 겪었던 세대로 아니고 군에 복무한 적이 없어 군에 대한 것도 전쟁에 대한 것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서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모르는 것 반인채로 책을 읽어나가면서도 여전히 드는 생각 하나로는 이 세상의 모든 전쟁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전쟁은 있어서도 안되겠지만 또한 더불어 지나온 전쟁을 잊어서도 안된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내놓았던 전쟁! 수많은 가족들이 흘려야했던 눈물!
바로 그것이 우리가 꼭!! 기억해야만 하는 아픈 우리 모두의 역사의 한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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