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십 다운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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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깜짝 놀랐다. 워낙에 벽돌처럼 두꺼워서 말이다. 책 표지에 토끼가 아주 귀엽게 있어서 아주 얕잡아 본것일까. 왜 얇은 책이라고 생각했는지 말이다. 받고 나니 750여쪽에 해당하는 두꺼운 책이었다. 하지만 일반 책보다 작은 편이었고, 아주 귀여운 토끼들의 향연이 펼쳐지다 보니 지루하지 않고 읽을수 있었다.

지도도 같이 들어 있어서 토끼들의 모험을 위치를 확인해 보면서 읽으면 재미가 배가 되는 것 같다. 게대가 총 4부로 이우러진 이야기에 따라 배경을 색깔별로 표시해놔서 이해하기가 편하다. 만약에 이 지도를 잃어버리면 책표지 뒤에도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넷플릭스 화제의 미니시리즈'라고 하니 방영도 되는 것일까...

토끼 파이머는 한배에서 난 형제들 중 가장 작은 토끼지만 앞날을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살고 있는 '샌들포드 마을'의 위기를 감지하고 족장 토끼에게 말을 해보지만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사촌인 헤이즐과 몇몇 토끼들을 이끌고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표지에 나오는 토끼들의 뒷태가 얼마나 앙증맞은지 그들이 움직일 때마다 생각이 나서 더욱 더 재밌게 읽을수 있다. 단순하게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들어오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도 교훈을 얻게 되다니, 참으로 좋지 아니한가. 흔히들 장르 문학이나 판타지 같은 경우에는 재미 위주라고들 생각해서 약간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책이든지 그 책이 주는 이야기는 천차 만별이며 독자에 따라 느껴지는 이야기는 많다고 생각한다. 일률적인 사색을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식의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이라고 생각된다.


그 토끼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지. 하지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스스로를 속였어. 어쨌든 먹이는 훌륭했고 보호를 받는 데다가 단 한 가지 말고는 두려운 것도 없었으니가. 그 두려움은 여기저기서 덮쳐 오긴 했지만 토끼들이 버릴 만큼 한꺼번에 덮쳐 오지는 않았으니까. 토끼들은 차츰 야생 토끼의 생활 방식을 잊어버렸어. 엘-어라이라도 잊어버렸지. 적이 만든 마을에 살며 대가를 치르고 있는데 책략이나 꾀 따위가 무슨 쓸모가 있겠어?(본문 중 p.205~206)

 

자신들의 본거지를 떠나서 정착을 했던 근처에서 만났던 토끼들의 진실을 알고나서 참 생각이 많아졌다. 사람들에 길들여진 토끼들.. 그들은 야생 토끼처럼 맹수에게서 본인을 지킬 필요도 먹이를 찾아 나설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한번씩 사라지는 토끼들.. 그들의 행방을 알지만 끝내 묵인한다. 그저 다음번 희생이 본인이 아니기만을 기대하면서. 우리도 정말 불의에 꾸욱 참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두려움에 익숙해져서 조금의 고통은 그저 무시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다른 이들의 불행은 그저 묵인을 하는 건 아닌지. 그냥 우리가 볼때는 마냥 약하게만 보는 토끼들이 참 용감부쌍해서 대단스럽기도 하다.


수컷들만 모여 살게된 이 귀여운 토끼들은 암컷 토끼를 무리로 이끌어 오기 위해 또 다른 모험을 시작하는 우리 토끼 군단들. 참 지혜롭고 용감한 우 야생 토끼들의 모험이 궁금하다면 책 두께만큼 두려울것이 없다. 당장 책장을 넘겨 귀여운 용사들을 만나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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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어 보았습니다 - 정말 필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단순한 삶의 미학!!
와타나베 폰 지음, 이동인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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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단순한 삶의 미학!


사람이 단순하면 참 좋은데 말이다. 특히나 나는 복잡스럽고, 잘 버리지 못하고, 언젠가 쓰겠지 하면서 쌓아둔다. 그래서 그런지 방은 점점 책이며 자료며 쌓여가서 내가 다니는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물건을 놓을수도 있고, 마음을 놓을수도 있는데 어느 하나 포기가 안되니 자꾸면 걸치적 거리고 복잡지기 마련이다.

 

과연 저자는 집안에서 그만두는 것을 실제로 해봤을까? 둘이서 살게되면 아마도 전기밥솥을 포기하는 일, 청소기를 포기하는 일이 쉽겠지만, 식구가 늘어가게 되면 전기밥솥을 좀처럼 포기할수는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저녁시간대에 일을 하러 나가는 나로서는 전기밥솥을 포기하게되면 우리집은 찬밥대잔치는 물론 라면대파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 입장에서는 이면지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한결 깨긋해질 것 같다. 광고지나 달력 뒷종이마저도 빈종이로 남아 있으면 다 끌어모으고 빽빽히 연습장을 쓰지 않으면 버릴수가 없는 탓에 여기저기 모아놓은 종이들이 많다. 아마 그일이라도 그만두었다면 책들이 바닥에 누워있는 일은 결코 없을것 같다. 그만큼 내 책장에 부지기수가 연습장으로 사용될 종이이다.


물건을 그만두는 경우는 역시 공감된다. 스마트폰은 정말이지 그만둬야할 것 중 하나이다.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닌데 기사를 검색한다고 보지를 않나, 할일이 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게임을 붙잡고 있기도 하다. 괜한 수다를 떨기도 하고 한번쯤은 스마트폰은 살짝 내려놓는것에 적극 동감한다. 또한 나는 저자처럼 컴퓨터 작업을 할때는 옆에 드라마든, 영화든 멀티로 켜놓는다. 정신의 반이 이야기를 쫒아가다 보니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나 리뷰를 쓰는 것이나 더뎌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중요한건 그만두면 깔끔해지는 걸 알지만 그리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데 있는 것 같다.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냉정하게 그만두는 것을 할 수 있을까. 그만두는걸 하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만 같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내려놓는 다는 것은 힘이 드니까 차츰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만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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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프로젝트 - 로더릭 맥레이 사건 문서
그레임 맥레이 버넷 지음, 조영학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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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살인 사건, 서로 다른 기록들...

1869년, 스코틀래드 북부의 한 마을. 열일곱 살 소년이 세 사람을 참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열일곱 소년 로더릭 맥레이가 이 사건의 중심에 있다. 흔히들 추리장르물에서는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범인으로 의심이 가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반전을 통해 뜻하지 않은 범인이 잡히게 된다. 처음부터 대놓고 범인을 드러내놓고 그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 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이었다. 이 소설 또한 범인은 이미 밝혀져 있는 상태이다. 그가 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가란 배경을 보여주고 있다.


철저하게 계급사회인 중세시대에 치안관으로 뽑힌 라클러너 브로드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소작농들을 압박한다. 지나친 벌금을 물리게 하는가 하면 사사건건 로더릭의 아버지와 대립을 하며 궁지로 몰아간다. 로더릭이 고백으로 이어지는 전반부를 보게되면 비록 사람을 죽였다고 하나 빌미를 브로드가 마련한것 같아 좀 안타깝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재판과정에서 로더릭은 등장인물의 시선에 따라 다각도로 비쳐진다. 변호사 싱클레어와 이웃들에게는 정신적 결합을 가진 젊은이로, 정신분석의 제임스 톰슨과 검사에세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파렴치한으로 그려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범인이 확실한 로더릭에게 다시 의구심이 들게 된다. 과연 그는 정신적 결합이 실제로 있는 젊은이인가, 아니면 그저 극형을 피하기 위한 또 하나의 처세술인가. 하지만 변호사인 싱클레어와는 달리 모든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로더릭의 태도로 잠시 혼란을 가져오긴 한다.


이를 두고 역자는 이 소설을 범죄소설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소설이며, 누가 범인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범죄를 저질렀으며, 주인공 로더릭을 비롯해 어느 증인의 말을 믿을 수 있느냐가 소설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또한 소작농을 둘러싼 착취와 억압들, 철저한 계급 사회가 드러내는 잔혹상등은 우리네 것과 그다지 다를바가 없는것 같아 참 마음이 조금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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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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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띠지의 "전 세계 엄마와 딸을 울리 한 남자의 감동 실화"라고 씌여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인가라며 추측을 하다니.. 참나...10년을 함께 살아온 톰과 카린, 결혼식을 앞두고 카린은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7주 빨리 세상에 태어난 리비아와 톰을 남기고..

 

이 소설의 특징은 따옴표가 없다. 주제 사라마구의 <도플갱어>에서 이런 기법을 처음 만났는데 그 때 당시에는 참으로 신선했다. 자칫 대화를 놓칠수도 있기에 내용에 더욱더 집중을 해야했다. 그러다가 가끔 주제 사라마구는 독자에게 말도 걸어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설명보다는 대화가 더 주를 이룬다. 친절하지 못하게 문단나눔도 적다. 처음에는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이 어색했지만 아마도 새로 태어난 딸과 사경을 헤매는 아내를 보내는 심적 고통을 표현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마음을 서술적으로 그려낸다기 보다는 그의 입을 통해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준다고나 할수 있겠다.


특히나 이곳 스웨덴에서도 결혼하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아이는 법적으로 엄마의 성을 따라야 한다. 그리고 리비아처럼 엄마를 잃은 아이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아빠임을 입증하고 법적관계가 되어야 한단다.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미혼부의 아이가 출생신고를 하지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그래서 법안을 발의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듯 싶다.


이 이야기는 시간이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기 때문에 읽는데 주의가 좀 필요하다. 과거 카린과 톰의 이야기와 카린의 장례문제, 그리고 한층 자란 리비아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처음에는 좀 낯설지만 차츰 이야기에 빠져들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된다.


독감인줄만 알았던, 그러나 그것이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아내, 그리고 갑작스레 다가온 아내의 죽음.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우리는 모른다"라는 말이 더 절절하게 마음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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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쓰를 만나러 갑니다 - 나를 위로하는 일본 소도시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1
이예은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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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에 부산을 간적이 있다. 4번째 방문이었나? 그런데 그전까지 몰랐는데 4번째의 방문은 참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은퇴를 하면 그때는 부산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떠오른게 그때 그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소제목이 '나를 위로하는 일본 소도시'다 보니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도시'라는 병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선택한 적 없는 경쟁에 내몰리는 병, 잠시라도 멈추어 있으면 조급해지는 병, 소비가 아니고선 내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병, 필요한 물건이나 정보가 있으면 그때그때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병, 그리고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더욱 심화하는 병...(프롤로그 중,p.5)


나는 평생을 도시에서 살았다. 생활이 도시에서 익숙해서 그런지 시골길을 가다가도 만약에 이곳에서 산다면 하루도 못견딜것 같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나는 너무나도 도시에 길들여진것만 같다. '도시'라는 병에 걸린줄도 모르고 말이다.


이 책은 도시라는 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세가지 다카마쓰에서 즐길만한 것을 소개하고 있다. 지역 문화가 집약된 미식으로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푸드 테라피', 자유로운 예술혼이 담긴 작품을 만나며 감성을 채우는 '아트테라피', 자연을 벗 삼아 하염없이 걸으며 내면을 정돈하는 '워킹테라피'이다. 아직 일본이라는 데를 가보지 않아서 모든게 궁금하고 꼭 가봐야지 하며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굳이 내게 이런 곳이 있냐고 물어보면 난 제주를 들고 싶다. 남들은 제주를 가려면 외국여행을 가라하지만 여전이 난 제주가 좋다. 자연경관도 좋고, 예쁜 카페도 많고 그리고 올레길을 걸으면 자연과 하나됨을 느낄수 있으니까 말이다.

낯선곳에서 만나는 책이 쌓여있는 카페에 앉아서 시간이 지나가는줄 모르게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한적한 고궁길을 걸어본다거나, 미술관에 들어가서 그림을 둘러보는 것도 참 좋을것 같다. 어딘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을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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