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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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 모두가 사망하는 순간 비로소 사건이 시작된다"


제목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 많은 고전추리작가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아가사 크리스티는 당연한 추리계의 거장으로 인식이 되어 있다보니 그녀의 작품이 얼마나 다른 작품들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짐작케 한다.


시라이의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책소개에서도 있듯이 클래식한 장르이고, 전통적인 배경이기도 하지만 정말로 뜻밖의 설정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첫 시작을 열었던 오마타 우시오. 그는 <분무도의 참극>이라는 원주민사의 미크로네시아의 외딴섬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그린 추리소설이다. 우시오의 아버지인 스즈키 조는 문화인류학자를 자처하며 세계의 소수민족과 함께 생활하며 꽤 유명세를 치루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각국의 사창가에서 여자들을 취칙 비자를 내어주고 일본으로 데려왔다. 우시오도 말레이시에서 데려온 매춘부의 아이였다. 엄마와 형이 죽고난후 시설에서 홀로 생활하던 우시오는 변호사로부터 편지를 받게된다. 아버지 조가 사망했다는것. 혼외자인 우시오에게도 상속권이 있다는 것.. 그래서 받은 것이 <분무도의 참극>의 원고였다. 조의 이름으로 소설을 발표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오마타 우주'라는 필명으로 <분모도의 참극>을 발표하고, 그 소설은 30만 부를 돌파하는 베스트셀러가 된다.


<분무도의 참극> 이후 소설을 내지 않는(?) 우시오. 출장 마사지 '다마코로가시 학원'의 점장으로 지내던 어느날, 아마키 아야메라는 작가에게 사나다 섬으로 초대장을 받게 된다. 우시오 외에 다른 추리작가 4명, 총 5명이 외딴섬에 도착을 한다. 완전 고립된 섬에서는 그들을 초대한 작가는 보이지 않고,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그런 가운데 우시오는 괴한의 공격을 당하게 된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나온 후 31년간, 단 한 번도 맛본 적 없는 공포를 느꼈다.(p.144)


아마도 이 부분이 1/3부분인것 같은데.. 이건 뭐지?? 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읽어보신분들을 벌써??라는 느낌을 다들 받으셨을 것 같다. 뒤 이어지는 이야기는 조금 미스터리가 가미된 이야기라고나 할까. 5명의 추리작가들이다 보니(물론 우시오는 제외해야겠지만) 서로의 추리를 내세우며 자신들에게 닥친 일들에 실마리를 찾아가게 된다. 꽤 클래식하면서도 또한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전개로 인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린시절 읽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세부적인 이야기가 생각이 나질 않지만 워낙에 교과서적인 추리라 수없이 리메이크가 되고 그와 같은 설정을 모티브로 이야기에 많이 활용된다. 이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그에 한걸음 더 나아간 이야기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가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제목 그대로 사건은 일어났다. 하지만 아무도 죽지 않은 이야기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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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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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유명한 스티븐 킹을 직접 읽은 소설은 '빌 호지스'가 나오는 <미스터 메르세데스> 한편뿐이다. 그야말로 그의 이야기는 영화로 많이 만들어져서 내용은 엇비슷하게 알고 있으나 책으로는 읽지 않았었다. 민음사 패밀리 데이때 '빌 호지스' 3부작을 구입하고, 지인에게 스티븐 킹의 세계에 빠져보라고 선물을 받기도 했었는데, 이제 비로서야 신간을 읽게 되었다. <그것>을 잇는, 악에 맞서는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소개를 하니, 아무래도 <그것>을 읽을 때도 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초반에 등장하는 현재 야경꾼이자 전직 경찰관이었던 팀은 등장하지를 않아서 아무래도 2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12살의 나이의 루크는 두개의 일류 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을 정도의 꽤 명석한 아이다. 그러던 어느날 루크의 집에 괴한이 침입해서 납치당한다. 물론 부모님은 그 자리에서 피살되었다. 잠에서 깨어난 루크는 자신의 방과 똑같은 곳에서 깨어났지만 분명 그곳은 집이 아니다. 매우 비슷하게 흉내는 냈지만 창문이 없었다. 이곳은 루크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감금되어 있는데, 그 아이들은 평범한 아이들이 아닌 TP(텔레파시)와 TK(염력)을 가진 아이들이다. 말은 그들의 능력을 나라를 위해 쓰였다가 일정 임무가 끝나면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기억이 삭제된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아이들을 소집했다면 이렇게 납치하지도 않았을 테고, 감금도 없을 것이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주사를 맞기도 하고, 피를 뽑히기도 한다.


우연찮게 앞서 읽었던 <선감도>와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일제강점기 때, 선감도도 경성의 부랑아 문제가 심각해서 한데 모아 사회적응 훈련을 하고 돌려보낸다는 목적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태평양 전쟁의 맨앞에 총알받이로 세울 소년병을 기르는 것이었다고 한다. 해방 뒤에는 복지정책이라는 미명하래 감금, 학대와 노동력 착취했었었다. 이 '시설'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다른 아이들은 모르지만 루크의 경우에는 부모를 잃어야 했고, 그 능력을 향상시키는 혹은 전문화 시키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투약과 학대는 물론 고문까지 이루어지고 있으니 참 안타까울뿐이다. 선감도의 아이들은 아무 능력이 없는 평범한 아이들이라면 루크는 초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지만 악에 맞서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이라는 말처럼 통쾌하게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비겁한 어른들을 응징하는 그런 이야기가 계속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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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탐정 마환 - 평생도의 비밀
양시명 지음 / 몽실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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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유령과 바리스타 탐정>을 무척 잼나게 봤었습니다. ‘할‘과 ‘환‘의 케미가 돋보였는데, 과연 ‘할‘의 정체가 밝혀지는 걸까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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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도 -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
김영권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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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우연이었을까.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선감학원에 피해자들에 대한 뉴스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또 전날 즐겨보는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의 이야기가 바로 이 '선감학원'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원 모델인 임용남씨의 증언도 이어진다. 과연 그때 그 장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선감원은 일제 강점기 조선 땅에 세워진 어린이 강제 수용소라고 한다. 해방후에도 독재 정부가 이어받아 어린이들을 강금하고 강제노동, 아동학대, 성폭행들이 자행되었다고 한다. 길을 떠도는 부랑아들을 수용하고 성인이 되서 새출발을 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나 실제로는 부랑아도 고아도 아닌 아이들이 단지 옷이 남루하다는 이유로 끌려온 것이다. 굶주림과 폭행을 못이겨 바다를 건너 탈출을 시도하다가 빠른 유속의 바닷물을 만나 많이 죽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소년판 '삼청교육대'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린 용운은 엄마 손에 이끌려 고아원으로 갔다. 하지만 부모가 있기에 받아줄수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다행히 엄마와 다시 살게 될지 알았다. 앞으로 엄마 말을 잘 들을꺼라 맹세도 했다. 서울역에서 엄마는 먹을 것을 사오겠다고 했다. 사이다와 사올테니 여기서 기다려라 하고선 더이상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용운은 이 험한 세상에 홀로 남게 되었다.


선감도에서 일상들과 더불어 용운의 과거가 교차되면서 서술되는 이야기는 어느 하나 비참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어린 자식을 어떻게 버릴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8살이던 딸아이의 모습이 떠올라서 용운의 손을 놓아버린 비정한 엄마를 욕할 수 밖에 없다. 엄마를 찾기위해서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서 그 어린 것이 길거리에서 혹은 고아원에서 지내다 선감도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의 노역과 폭행으로 몇번의 탈출시도의 실패로 인해서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수산 작가의 <군함도>가 생각이 난다. 군함도로 강제 징용을 떠났던 조선의 청년들도 그곳에서 강제노역과 폭행에 시달리다가 바다건너 도망치기도 한다. 죽어서 떠밀려 오기도 하고, 실패하고 붙잡히면 엄청난 매질을 당하게 된다. 어떻게 일제시대의 있었던 일이 어린이들에게 그리고 이 땅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소설이라 더욱더 마음이 아팠다. 오늘따라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마라"라는 말이 더 떠오른다. 원래의 선감학원의 목적은 일제의 소년병 착출이었다 하지만 그를 이어받아 부랑아 갱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미명아래 아이들을 학대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진실이 국가차원에서 정확하게 밝혀지고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생존 피해자들에게 정중한 사과가 있었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짓 몰랐을 사실을 알게되어 더 이소설의 의미가 있는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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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공포로 다가온 바이러스 - 생명의 정의를 초월한 존재
야마노우치 가즈야 지음, 오시연 옮김 / 하이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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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때가 또 그런 때인지라... 이 책이 무척 끌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2020년은 참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사실 몇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위협, 신종플루나 메르스 일때도 마스크는 쓰고 다니지는 않았었다. 전염병보다는 숨이 막혀 죽지 않을까라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꽤 위협적이다. 아직까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마스크는 이제 필수가 되어버렸다. 처음 확진자가 근처에서 등장했을 때는 호들갑을 떨면서 동선을 확인하곤 했는데, 너무 오래 지속되다 보니 무뎌졌다고 할까.


내가 알고 있는 바이러스는 생물체와 무생물체의 중간정도. 숙주 안에서는 생명체처럼 활동하지만 밖에서는 그저 단백질 결정체로 생명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전공도 아니였으니 그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이 책은 바이러스란 어떤 존재인지 소개하고,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현 생태계와 지구의 진화 과정과 급속히 발전한 문명을 함께 살펴볼 수가 있다.


특히나,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6장(때로는 파괴자가 수호자로) 이야기이다. 흔히 바이러스라고 하면 병원체로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6장의 제목처럼 때로는 파괴자가 수호자로 변신을 한다. 예를 들면 대서양에 살고 있는 2~3센티미터 정도의 나뭇잎 모양을 한 에머랄드 푸른민달팽이라는 동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푸른민달팽이는 연체동물이지만, 식물처럼 태양광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며 산다는 것이다. 동물이라면 세포내에 엽록체가 없어서 광합성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된것일까. 이 달팽이의 먹이는 바우체리아 뿐인데, 이 바우체리아의 엽록체는 소화되지 않고 소화관을 따라 특수한 세포로 들어가 이 달팽이가 광합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이들에 기생하는 내재성레트로바이러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바우체리아의 RNA가 DNA로 전사되어 태양광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더 연구되어 사람에게 적용된다면 어떻게 될까. 굳이 음식을 먹지 않아도 우리도 광합성을 하여 에너지를 얻을수 있으면 참 좋을 것도 같다. 맛을 음미할수 없으면 삶이 별로 재미없으려나.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바이러스는 세균여과기를 통과할 만큼 작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세균학자들이 거대 바이러스를 관찰했을 터인데 그것을 바이러스라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광학 현미경으로 볼 수 없다'는 20세기 초의 상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대 바이러스의 발견은 선입견에 사로잡히기 보다 자연계를 관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깨워주었다.(p.146)라는 말이 나온다. 살짝 벗어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선입견이라는 것은 참 우리의 시야를 가리는것 같다. 새로운 발견을 하는 이들을 보면 항상 선입견을 버리고 도전하기 때문인것 같다. 항상 선입견에 지배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을 덮으면서 참 인간이 세상에 못할짓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실제 생태계에서 만나지 못할 생명체들도 인간의 욕심때문에 한곳에 모이다 보니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들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코로나로 세상이 멈추었을때, 히말라야가 보이고, 베네치아의 물이 깨끗해지는 것을 보면 역시 이 지구상의 최대의 문제아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종종 그런 사람들을 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들이 벌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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