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옆 송차 카페 책과나무 장르문학 컬렉션 1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경은 지방 소공대학교에 진학을 했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기숙사에 입소했다. 엄마는 옆에서 챙겨주고 싶다면서 기숙사 근처에 작은 카페를 차렸다. 이른바 "송차 카페". 아빠가 돌아가시고 '티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서 알바만 하던 엄마가 카페를 차리게 된 것인데, 기숙사 근처는 한적하기도 하고 배달도 하지 않아서 그렇게 장사가 잘되지를 않았다. 그런데 설상가상 엄마는 암진단까지 받아서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송차카페는 잠정 휴업에 들어가야만 했다. 하지만 다경의 사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던 훈민의 사정도 여간 곤란한게 아니었다.


다경과 훈민, 그리고 정음과 이준은 지분사장으로서 송차 카페를 꾸려나가기로 한다. 메뉴 개발부터 홍보전략, 그리고 같은 상가 건물에 위치한 동풍 라이더스 기사님들께 우선 배달을 부탁하는 듯 분주한 일상들을 이어나가게 된다.


대학 다닐때 흔히들 '일일 호프'라는 것을 해보긴 했었는데 말이다. 하루 호프집을 운영하는 것도 실상 어렵다. 기껏해야 1학년일 때 해서 선배들이 시키는 것이라 서빙정도만 했었다. 그리고 지인들을 상대로 해서 장사를 해서 그날 마진(마진이 있었나 모르겠지만)으로 함께 노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무슨 생각들이 있었겠는가. 그런데 이 송차카페는 하루 이틀 장난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생업 전선에 뛰어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참 기특하게도 카페를 잘 꾸려나간다. 게다가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들까지 가미되어서 한층 더 뿌듯해지는 이야기들.. 그야말로 송차카페 매상이 올라가면서 행복한 일이 자꾸만 생기는 것같아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송차카페의 열두잔의 음료들을 모두 마신듯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
코비엣TV 엮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에는 무서운 이야기를 '무서워'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서일까, 언제부터인가 공포영화도 보지 않는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깜짝 놀래키는게 짜증이 나서이다. 이 이야기는 유튜버 코비엣TV가 직접 겪고, 들은 "레전드 실화 사연집"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많이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 아무래도 눈으로만 그 이야기를 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각, 청각적인 효과가 더해진다면 공포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눈길을 끄는 이야기는 '춤추는 귀신'이다. 제보자가 대학병원에 입원했을 때, 친구와 함께 지낸날이 있었는데 새벽에 화장실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저 멀리 어떤 여자가 어느 병실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단다. 이 새벽에 노망이라도 난 것일까. 그런데 그 여자가 춤추던 병실에 입원한 환자가 그날 숨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그럼, 그 춤추던 여자는 귀신이 아니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훗날, 다른 사람에게 들은 바로는, 춤추는 이유가 아마 데려갈 사람이 생겨 신나서 춤추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장례식에 다녀오면 화장실부터 가라고 하는 것이 혹시나 쫓아올지 모르는 귀신에 대비한 것일까. 딱히 그런 것을 믿지는 않지만, 나름의 위안을 받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화장실은 물관 관련된 장소로, 나쁜 기운을 씻어내고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는 의미라고 한다.

죽은 자는 무서운 존재도 두려워해야 할 존재도 아닌... 가여운 존재라는 것이다.(p.205)

사실 요즘엔 죽은 자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그래서 이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어쩌면 대부분의 죽은 자는 무서워 할 존재는 아닐 것이다. 세상에 머무는 죽은자의 영혼은 다 저마다의 이유로 가여운 이유가 존재라 여겨진다. 예전엔 무서워 했던 존재가 요즘에는 그리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나이가 든 탓일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딕 × 호러 × 제주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제주도를 참 좋아한다. 이국적이면서도 자연경관들이 너무 좋아서, 화산섬이라는 것도 참 마음에 든다. 그런데, 사실 제주에 대한 것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 아름다운 경관에 취해 그 속에 숨은 아픔을 미처 알지 못했었다. 4.3 사건에 대한 것도 몰랐다가 현기영님의 < 순이 삼촌 >에 대해 알게 되면서, 단순히 관광 위주가 아니라 제주도의 과거를 알고 싶었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다보니 "결7호 작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예전에 올레길을 걸으면서 해안가의 동굴에 대한 설명을 어렴풋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소설은 호러 작가 7명이 제주가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앤솔로지로 엮어 냈다. 그 7편의 이야기는 「말해줍서(빗물)」, 「너의 서 있는 사람들(WATERS)」, 「청년 영매_모슬포의 적산 가옥(이작)」, 「구름 위에서 내려온 것(박소해)」, 「등대지기(홍정기)」, 「라하밈(사미란)」, 「곶(전건우)」이다.

특히나, 박소해 작가의 「구름 위에서 내려온 것」은 '결7호 작전'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제주도를 희생양으로 내몰았는데, 비록 준비 단계에서 종전으로 종결되었다고는 하지만, 그저 소설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해지는 당시의 상황들을 미처 알지 못했었던 것에 미안함이 느껴졌다.

또한 홍정기 작가의 「등대지기」에서는 파양된 하선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이다.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어주었던 목사 부부에게 아들이 생기면서 보육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끊임 없는 추락 끝에, 제주도의 외딴 섬에 등대지기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일은 시간에 맞춰 등대 불을 키고, 끄는 것에 불과했지만, 2년동안 고립이라는 상황이 좀 문제였다. 하지만 근무가 완료되면 2억원의 급료가 지급된다고 한다. 책만 한보따리 가지고 갈수만 있다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하선도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년이 다 되어 가던 그 끝무렵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비밀이다.

이 책의 처음 부분에 제주도 지도와 이 소설의 배경이 된 부분이 표시되어 있는데, 실제로 제주도를 갈때 찾아보는 것도 꽤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엉덩이 물고기 - 다른 시선으로 보는 힘
폴린느 팡송 지음, 마갈리 르 위슈 그림, 윤여연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굴이 엉덩이처럼 생긴 물고기가 있었다. 그래서 입으로 방귀 소리를 냈지만, 다른 물고기들이 즐거워 하면서 자꾸만 그 소리를 내보라고 한다. 그래야지만 어울릴수 있는 엉덩이 물고기는 평범한 물고기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바닷속 깊이 깊이 내려가게 된다.

이 이야기가 동화책이기 때문에 무척 유쾌하게 읽었지만, 다 읽고 나니까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메세지를 알게 된다. 누군가는 엉덩이처럼 생겼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다른 모습으로 본다. 그래서 '다르다'와 '틀리다'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을 한다. 나와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닌데, 나와 다름을 조롱거리로 삼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이런 것을 가르치는 것은 참 중요하며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을 가르침에 있으면서 어른들도 부끄러운 일을 하면 안될 것이다.

내 다름이 또 다른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할텐데, 어찌보면 나는 내 다름을 괜히 숨기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린이들도 배울것이 많고, 어른들도 배울 것이 많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짧은 이야기에 이렇게 큰 메세지가 담겨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푸바오 - 한국을 떠난 푸바오의 그리운 나날
장린 지음, 심지연 옮김, 복보사랑 외 사진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푸바오 : 암컷 자이언트 판다, 2020년 7월20일 출생. 귀여운 외모, 포근한 체형, 말괄량이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한 '아기 공주' 늘 사랑스러운 눈빛을 반짝이고 있다.

이 책에 언급된 푸바오의 소개글이다. 어째 푸바오에게 '암컷'이라는 말은 낯설다. 굳이 그녀의 성별을 이야기하자면 '푸공주'가 제일로 어울릴 것 같다. 판다들 중에 자신을 돌바준 사육사 외에 다른 사람들이 포토에세이를 써준 아이들이 있을까. 어쩐지 푸바오는 꽤 특별한 판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에세이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후에 출간된 책이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푸바오 모습뿐 아니라 중국에서의 모습들도 만나볼 수가 있다. 엄마 아이바오 옆에 함께 있던 모습이 제일로 다시 보고 싶은 모습이지만, 훌쩍 성장해서 이웃집 허허와 티키타카를 하는 모습도 꽤 흥미롭다.

중국의 판다들은 혈통번호를 부여받는다. 아직 푸바오와 그녀의 동생들인 루이와 후이는 혈통번호를 부여받지는 못했다고 한다. 엄격하게 판다들을 관리한다고 들었었는데, 이런 혈통번호들도 그 중의 하나인가보다.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들은 여러 이유가 있기도 하겠지만, 그 이유 중 하나가 인간들에 의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인간들에 의해 이렇게 또 보호하고 관리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초반에 판다에 대해서 알기 시작하고 지켜봤을 때, 아빠 러바오만이 꽤 각진 모습에 수컷의 향기가 물씬 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러바오는 넙데데(?)한 모습에 꽤 귀여움이 넘쳐나는 것 같다. 푸바오가 한국을 떠날때 다시 주목 받았던 한국에 오던 어린 러바오의 모습이 참 성격이 서글서글한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엄마 아이바오는 참 예쁜 판다다. 사람의 손에 큰 러바오와는 달리 야생경험이 있던 아이바오는 중국인 사육사의 학대를 받던 탓에 낯선 이방인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강바오 주키퍼에게 아기를 맡길 정도로 한번 마음을 주면 진심을 다하는 판다다. 그들의 딸인 푸바오는 어렸을 때부터 사육사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서 자존감도 높고 적응도 잘하고 매우 똑똑한 판다라 중국에서의 삶이 그리 걱정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독립을 하던 시절에도 엄마보다도 더 용감했었던 듯하다. 어린시절부터 함께 했던 사육사들과 엄마외에 다른 판다를 보지 못했을 푸바오에게 중국에서의 생활은 다른 세상과 다른 판다를 만나고 또한 엄마 판다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각자의 걱정대로 그녀를 걱정하지만 그 걱정이 너무 지나쳐 오히려 푸바오를 불쌍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긴 하다. 우물 안의 푸바오보다는 너른 세상에서 멋지게 살아가길 기도해주는게 좋을 것 같다.

푸바오가 한국을 떠난 후부터 나도 그리워해서 인터넷에서 그녀의 소식을 찾아본다. 여전히 푸바오가 행복하기를, 건강하기를 그리고 멋있는 어른 판다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나에게, 또 우리들에게 행복을 주었던 것처럼 푸바오도 행복한 판다가 되었으면 좋겠다. 안녕, 푸바오. 안녕, 복보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