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를 마시며 와인을 듣다 예서의시 14
박용재 지음 / 예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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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을때, < 재즈를 들으며 와인을 마신다 >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 재즈를 마시며 와인을 듣다 >이다. 시적인 표현에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또 그런 제목이 있다. 「바흐를 마시며 맥주를 듣는다」 . 언어적 유희가 타지에서의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이 시집을 읽으면 마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 같다. 사실 시를 읽으면 걱정이 되긴 한다. 시에 너무 약해서, 어떤 감정을 느끼며 읽어야 하나 걱정부터 앞선다. 아마도 밑줄 쫙쫙치며 억지 감정을 실어 공부하던 버릇이 가시질 않아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이 시집은 읽다보면 시집이라는 생각을 잊게 된다. 형식적인 면도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에 몰입하다 보면 시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다.

어린 시절 기차 안에서 본 슬픈 광경을

거대한 레퀴엠으로 남겼다네

할머니의 눈물로 그림을 그린

그의 이름은 니콜라이 신

한국인 신순남이라네

- 화가 니콜라이 신 中 -

니콜라이 신은 고려인 화가로 영국 BBC로부터 동양의 피카소라 불뤼었다고 한다. 그는 시베리아 황단 기차에 실려 강제 이주를 당했다고 한다. 그 강제 이주 이야기는 < 토지 >를 읽을때 참 슬프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글로만 읽던 일들을 실제로 겪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할머니의 눈물로 그림을 그렸다는 말이 참 가슴을 아프게 한다.

삿포로엔 눈축제 말고 맥주 말고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가 있지 '빙점'의 작가

- 삿포로에서 2 中 -

어릴적 드라마로도 봤었던 이야기였는데, 이 시를 읽으며 생각이 났다. 간만에 예전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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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
이용한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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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와서 아톰이 너무나도 무섭게 나온거 같은데. 실상은 카메라에 냥펀치 한번 날리려는 모습인데 꽤 제목과 맞는 사진이 된 것 같다. 표지 투표할 때도 이것을 선택했었다. 귀여운 아톰.

사실 고양이의 매력에 빠지게 했던 것이 바로 이용한님의 책을 읽고부터이다. 그리고 동네에서 마주하던 치즈 고양이 노랑이 덕분이였는데..이제는 정말로 끊을 수 없는 무언가가 되어 버렸다. 작가님의 블로그도 구독하면서 여기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들을 종종 봐왔었다. 그래서인지 이 고양이들이 남같지가 않다. 집고양이들이라면 필히 이름이 있을 터였고, 길고양이들에게는 이름이 없을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님이 붙혀주는 이야기는 얼마나 찰떡같은지.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이름하나 얻지 못하면 좀 짠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길에 사는 아이들도 먹이만 좀 쉽게 얻을 수 있다면 나름대로 취미생활을 즐길수가 있다고들 한다. 인간이나 고양이나 다 똑같구나.

얼마전에 내가 운영하는 식당에 음... 비둘기 한마리가... 밥을 탐내는 비둘기를 응징했는지.. 아니면 내게 주는 선물인지... 그러지마.. 나는 알아서 잘 먹으니까 너희들만 잘 먹으면 된단다..

작가님이 이번에 이사하시면서 마당고양이로 살던 아톰과 아쿠를 함께 데리고 이사하셨다. 이 정도면 입양하신거나 다름없지.. 잘 적응하는 아톰과 아쿠를 보면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 세상에 귀하지 않는 생명이 어디있는가. 길고양이에게 내놓는 사료 한바가지에 사람들이 너무나도 인색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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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럭키 소녀, 세상을 바꿔줘 YA! 3
나나미 마치 지음, 고마가타 그림, 박지현 옮김 / 이지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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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는 미래시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불행이 눈에 보인다. 어렸을 적에 동생 슈의 사고를 보고나서 동생을 구했다. 하지만 친구 유키가 대신 다치고 만다. 슈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미안하다고 결국엔 사과도 못했는데 유키는 이사를 가버렸다. 그 이후, 미우는 사람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사람들의 미래를 보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등교해서 체육관으로 가던 미우는 등에 붙어 있던 깃털을 떼어주던 3학년 선배 레이나의 얼굴을 보게 된다. 그때 보게 되는 레이나의 미래. 상장을 받기 위해 올라간 강단위의 조명이 떨어져 두개골 골절을 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우는 다른 사람들의 운명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조회가 시작되기 전에 비상벨이 울렸고, 아무도 다치지 않게 되었다. 운명은 바뀐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미우는 또 다른 친구 다키시마를 만난다. 다키시마도 미래를 보는 아이이다. 어떤 사고를 계기로 능력을 같게 되었다는 다키시마는 함께 운명을 바꾸자고 미우에게 제안하게 되는데..

남의 불운을 본다면, 그것을 막게 된다면 쉽사리 영웅이 되지 않을까. 근데.. 어찌보면 우리세상에는 미래시력이 없더라도 영웅들은 많은것 같다. 누군가가 위험에 처하면 어디선가 마구 뛰어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참 힘든 상황에서도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

실패를 무서워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순간, 실패하는거나 마찬가지야....... '할수 없다'는 건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걸(p.154)

우리는 많은 것을 '할 수 없다'라고 낙담하지만 실제로는 '하지 않기'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나를 다스려야지. 실패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할수 없는게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 하게 되면 할수 있을꺼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근데, 이 책을 읽다보니 다키시마가 그 옛날 유키가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 말이다. 다음 편 이야기를 기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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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 : 젓가락 괴담 경연
미쓰다 신조 외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비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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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을 소재로 한 소설집, 근데, 사실 괴담이라고 하면 우리 나라의 전건우 작가나, 박해로 작가가 함께 했어도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다섯명의 작가가 참여했는데, 미쓰다 신조와 찬호께이만 빼고 다른 작가들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재밌었으면 그만이다 생각된다.

다섯명의 작가가 참여한 소설집이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쓴 앤솔로지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4번째 작품을 읽으면서 아.. 뭔가 더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다섯편의 단편이 있어서 한편씩 읽고 시간적 간격을 좀 더 두었던 탓에 금방 알아채지 못했는데 「젓가락님」, 「산호 뼈」,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읽고 「악어 꿈」을 읽으면서 뭔가 관련이 깊다는 생각을 들기 시작했다. 산호 젓가락이 나오면서 확신이 들었다. 다섯 이야기가 다른 작가들이 쓴 하나의 커다락 이야기로 완성된다. 그런데, 사실 첫번째 이야기는 왜 필요했던 것일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마지막편에 이르러서 젓가락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사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또다른 자신의 작품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작가의 작품을 계속 읽게 되면 그런 점을 알아채는데 꽤 재미를 느끼곤 했다. 그런데 이 소설은 릴레이 소설로 앞 선 이야기의 그냥 스쳐갔던 이야기가 뒷 작품에서 다뤄지게 되는 독특한 구조이다. 단편이라고 뒤죽박죽 읽었으면서 재미가 반감되는 우를 범할뻔 했다. 처음에 읽기 시작할 때 그냥 괴담집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런 묘미가 있는 책인지 정말 몰랐다. 근데, 마지막 이야기에서 살짝 판타지로 흘러가는 것 같은 점이 조금 개인적으로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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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초대
윤미솔 지음, 장성은 그림 / 떠도는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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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출간된 책의 리커버 개정판이다.

아버지는 외삼촌의 일을 돕다가 일일 잘못되자 모든 책임을 혼자 뒤집어 쓰고 외국으로 가셨다. 얼른 일을 잘 마무리 하고 아버지가 돌아오실 수 있게 하자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외국에서 혼자 사시다가 결국에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아마도 죄책감이었을까. 이야기 첫머리에 "아버지는 제가 죽였다고 생각했어요. 엄마를 원망할 것도 없이 제 어리석음이 아버지를 죽인거라고..."(p.9) 그녀는 스스로 자책한다. 그리고 고통을 잊기 위해 명상을 하다가 우연히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되고 그에 대한 이야기 대해 풀어놓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을 때는 마치 저자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느낌이 난다. 구어체를 사용하고 있어서 인가보다. 뭔가 통통 튀는 느낌이 들면서도 친근하기 까지 하다. 사실 '신'이라고 하면 종교와 연결지을 수 밖에 없는듯하다. 하지만 종교는 신에게 다가가는 하나의 도구로 이용될 수는 있지만 절대 그 자체가 믿음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생각에는 나도 동의한다. 입으로는 자신들의 믿는 신을 이야기하면서 행동으로는 참 부끄러운 면모를 보여주는 이들도 가끔은 만난다. 나는 무교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신'이나 '명상'이나 라는 이야기가 나오니 꽤 종교와 관련 깊다는 착각에 빠진다. 분명 종교에서는 떠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괜한 의구심일수도 있다.

사실 요즘같은 팬더믹 시대에 사람들은 많이들 지쳐있다. 조금만 참으면 끝날줄 알았던 코로나는 2년이 넘도록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을때 조용히 아무 생각없이 명상을 하면서 심신을 위로하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저자의 첫번째 초대에 응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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