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긋하게 사는 것은 어렵다. - P237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일기장에 미래를 써 넣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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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집 - 어둠을 찢고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박성신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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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을 다룬 앤솔로지 작품이다. 요즘에는 이런 앤솔로지가 많이 발표되서 독자로서 참 행운인 것 같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색깔을 가진 작가들을 한번에 만났을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즘 층간소음은 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 층간소음이 나아가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건물을 지을때 이 점을 좀 더 강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함께 해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다.

이 소설집에는 「위층집(박성신)」,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 소음 전쟁(윤자영)」, 「소리 사이(양수련)」, 「506호의 요상한 신음(김재희)」의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나 윤자영 작가의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 소음 전쟁」은 실제도 벌어지는 일이라 참 안타깝다. 흔히들 층간소음이라는 것을 윗집 때문이라고 생각들을 하겠지만, 아랫집의 횡포(?)로 윗집도 충분히 겪을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 이야기 속에서의 층간 소음전쟁은 기본적으로 1402호와 1502호와의 문제였지만, 그 두집의 전쟁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스트레스로 인해 추가적인 행동이 가해지면서 겉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결국 사람들이 사망하는 경우에까지 이른다. 새로 이사온 1502호에 아이들도 있었지만, 괜시리 트집을 잡는 낙을 삶고 있는 듯한 1402호에 사는 노부부도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사실 나도 이런 문제로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아랫집 노부부가 이사온 후 딸아이 생일이 겨울인 탓에 초등학생때 집으로 아이들을 초대한 적이 있었는데, 낮에 소란스러웠다. 미처 낮이라 아래층을 생각 못했는데, 아래층에서 올라오셔서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아이들을 돌려보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러워 했었는데, 아래층 할머니의 무례한 행동은 몇년간 지속되었었다. 결국엔 한밤중에 올라와서 소란을 피운탓에 내가 경찰에 신고를 하고 나서야 잠잠해지긴 했지만 여러모로 고통스러웠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아래층 노부부는 동네에 이상한 소문도 내고 아파트 관리실에 여러번 항의도 했고, 경찰에 여러번 신고하고 취소하고를 반복했었나 보다. 내 신고로 출동했던 경찰을 통해서 신고접수가 여러번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정말 아연실색 했었다.

땅에 비해 인구가 늘어나면서 공동 집합건물이 늘어가면서 서로를 위한 배려와 이해가 특히나 더욱더 요구해지는 현실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실린 소설들은 사실 소설로만 끝날것은 아니라 우리가 차분이 문제점을 고민해봐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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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 수많은 식물과 인간의 열망을 싣고 세계를 횡단한 워디언 케이스 이야기
루크 키오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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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물을 키우는데 재능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강낭콩이든, 씨앗들을 유리컵에 흙을 담아서 심어놓기는 좋아했다. 때론 떡잎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럼 관찰일기를 쓴다고 열심히 몇번은 그림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심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유리컵은 회수당했고, 당연히 씨앗들은 흙고 더불어 버려지고 말았다. 다행히 싹까지 올라오고 조금 자라기는 해도 금새, 관심에서 멀어지기 일쑤다. 이 책을 만났을때, 세계사를 바꾼 식물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어라.. "워디언 케이스"라는 식물상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식물들은 씨앗을 옮겨와 심으면 되지 않을까. 여러개의 씨앗을 이동시켜 싹을 틔우면 안될까라는 그야말로 단순하게 생각했다. 식물애호가들이 들으면 머리를 잡고 쓰러지지나 않았을런지 살짝이 걱정되는 정말 식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이의 발언 아니겠는가.

지금은 운송수단이 발달해 이동에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식물 이동에 그리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배를 통해 장시간 이동을 함에 있어서 작은 정원을 옮기는듯한 이 워디언 케이스의 역할은 상당했다고 본다. 특히나, 차나무의 종자는 기름 성분이 많아 빨리 부패하기 때문에 운반하기 매우 어려워 살아 있는 묘목을 운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역시, 뭐든 종자를 운반하면 되지 않겠냐는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되는 대목이다. 또한, 말라리아는 꽤 인간을 괴롭혔던 질병이기도 했다. 이 말라리아의 치료법 중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퀴닌'이다. 안데스 고지대 숲에서 자라는 기나나무 몸통의 껍질 가루에서 퀴닌을 채취할 수 있는데, 이는 열을 오르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식물들을 무사히 운반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워디언 케이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제국주의 팽창과 맞물리면서 뭔가 씁쓸한 기운을 지울수는 없지만 말이다.

워디언 케이스는 식물들만 운반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함께한 작은 미세 생태계들도 함께였다. 낯선 미지의 세계로 운반되면서 식물들과 함께 했던 세균들, 곤충들은 그곳에서 천적이 없는 침입자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어찌보면 인간의 호기심과 이기심으로 식물들의 기나긴 여정에 워디언 케이스가 공헌한 것은 매우 컸음과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이방인 생태계를 옮겨 놓음으로 생태계 파괴를 초래한 주범이기도 했다. 인간의 이기심에 앞서 환경 문제를 뒤늦게 인식하게 된 인간들 탓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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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뉴욕 산책 - 뉴욕을 배경으로 한 46편의 명화, 그 영화 속 명소를 걷다
정윤주 지음 / hummingbird(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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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났을때 표지가 정말 예뻤다.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한 장면이다. 영화를 안 봤으니 알리가 있나. 뉴욕은 영화속에 괘 많이 등장을 한다. 그런데 여기 소개된 영화 중에 그리 꽤 많이 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예전에는 영화를 좀 본다 했었는데, 요즘에는 잘 보지 않으니 낯선 영화들이 많았다. 그래도 뉴욕이 별로 낯설지 않은 것은 아마도 "CSI 뉴욕"을 내내 봤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종종 다른 이야기에서 배경이 되었던 장면들도 많아서 꽤 반가웠다. 예를 들면 앨리스 섬을 배경으로 하는 < 섬에 있는 서점 > 같은 경우다.

특히나, 좋았던 부분은 내가 좋아하는 톰 행크스가 등장하는 영화가 3편이나 소개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유브 갓 메일"과 "시에틀에서 잠 못 이루는 밤",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이다. 앞의 두편은 여주인공도 맥 라이언으로 같은 작품이다. 이 세 영화라면 배경이 뉴욕이 아니어도 좋을 것 같다. 사심이 깊었나?

뉴욕에 가게 된다면 '센트럴 파크'가 가장 궁금하다. 도심 속에 공원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건강에 진심인 뉴요커들이 실제로도 영화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조깅들을 하는 곳이기도 하면서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도 꽤 낭만적인 것 같다. "뉴욕의 가을"은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사진으로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멋지다. 이 부분으로 읽으면서 우리도 도심속에서 가끔 이런 풍경을 만낏할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생각해봤다. 물론 있을 수는 있겠지만 또 각 지역의 특색이 있는 만큼 뉴욕의 풍경은 다를라나?

사실 영화를 보면서 뉴욕이라고 생각하고 보지는 않았었다. 이런 무심한.... 제목에 뉴욕이 들어가 있지 않는 한, 혹은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지 않는 한은 뉴욕의 어느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아~ 뉴욕의 이런 부분이 있구나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은 참 별나게도 나는 스토리만 보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이 책에 나온 영화들을 찾아보면서 뉴욕의 매력에 빠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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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의 여름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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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교'

어린 미카는 그 곳에서 살고 있다. 숲 속 샘에 자신의 소중한 것을 흘려보내면 소원을 이뤄 준다고 해서 4살 어린 미카는 홀로 샘에 찾아가 아끼는 물감을 풀면서 소원을 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다는 미카.. 부모님과 떨어져 살기엔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닐까. 어릴때 지극히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무언가 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미래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 살게 하고 일년에 한번 만난다는 규칙을 갖는 교육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아이들은 환경에 매우 빠르게 적응하는 편이다. 부모와 함께라면 4살 아이는 마냥 어린애처럼 보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면 조금 더 성숙된다고나 할까. 하지만 4살 아이는 4살 아이답게 어리광부리며 부모의 사랑을 담뿍 받고 살아가면 안되는 것일까.

노리코는 친구의 권유로 방학때 며칠 미래학교에서 운영하는 캠프에 참여한다. 11살 초등학교 4학년시절부터 6학년때까지 참여하게 되는데, 처음 참여했을때 동갑내기 미카를 만나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 하지만 미카와는 다음해까지는 만나게 되었지만 마지막 캠프때는 만나지 못했고, 다시는 그 캠프에 참여하지 않은채 어른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미래학교 부근에서 어린 아동의 유골이 발견된다. 문득, 노리코는 그 유골이 미카가 아닐가 생각하는 가운데, 혹시 자신의 손녀가 아닐까하고 변호사가 된 노리코를 찾아오게 된다. 그 유골은 과연 누구일까. 미카는 아닌 것일까. 자신이 떠났던 그때 과연 그곳에서는, 그리고 미카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츠지무라의 소설은 마지막에 묵직하게 저 밑바닥에서부터 무언가를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 그래서 항상 그녀의 이야기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읽게 된다. 그리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번 이야기는 600여페이지가 넘어가는 분량이지만 판형이 작아서 금새 페이지가 넘어가게 되므로 두께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다만, 이 소설은 '호박(琥珀)'이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처음 제목을 접할때부터 지질 시대 나무의 진 따위가 땅속에 묻혀서 굳어진 누런색의 광물인 것을 알았다. 때론 고대의 곤충을 품고 단단하게 굳어지기도 한 호박은 바깥에서도 충분히 안에 들어 있는 곤충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그 단단한 벽을 부서야만 한다. 미래학교에 있었던 사람들은 그 날의 진실들을 호박속에 가둬둔채 애써 외면하고 진실이 겉으로 드러나길 바라지 않았다. 노리코는 과연 그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미래학교의 교육방침등은 이해할 수 없었다. 종종 이상한 종교에 빠져 아이들을 데리고 잠적하는 경우도 실제로 보게 된다. 분명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지만 왜 그 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정녕 호박을 깨트릴 자신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호박은 단단해 깨트릴수 없다 여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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