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4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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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하는 사람은 그나마 행복한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나는 사촌형제 중에 막내쪽에 속해서 제일 큰 올케 언니가 어렸을 때 옷도 갈아입혀 주곤 했었다. 하지만 올케 언니는 10여년전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졌다. 가족들과 아무런 작별인사도 없었다. 나는 언젠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별인사 정도는 하고 싶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이 소설의 서호가 제안을 덥석 받아들이지 않을까.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는 민석과 미련이 없는 도영. 하지만 함께 서호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다. 49일동안 갑자기 떠난 세상에 정리를 하기로 한다. 하지만 조건은 "구미호 식당"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민석은 만나야 할 사람을 찾기 위해 외부로 나갔었으나 끔찍한 고통으로 인해 그 사람을 구미호 식당으로 오게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민석은 그녀가 알고 있을 '크림말랑'을 홍보하는 이벤트를 하면서 그녀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연 민석과 그녀와의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배다른 형과 할머니의 구박으로 슬펐던 도영은 이 세상에 미련이 없을줄 알았다. 형이 구미호 식당에 알바로 오게 되고, 도영은 도끼눈을 뜨고 그를 쳐다본다. 자신에게 유일하게 모든 것을 내주었던 이웃집 개를 몰래 팔았던 사실을 알고 화를냈지만, 뜻밖에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모두다 자신이 바라보고 싶은대로만 본다. 그래서 오해도 생기는 것 같다. 민석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도영이는 영원히 외로웠을 것 같다. 그리고 도영이 들려주는 조각달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다.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행복할 때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예요. 붙잡아 매어 내 옆에 두려고 하는 사랑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존재에게 자유를 주었을 때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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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연담L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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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스토킹 도서

< 서점 탐정 유동인 >의 동인이와 아람이라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이 책의 주인공 김무일과 신여주 같지 않을까? 그런데, 동인이는 전혀 연애에 아직 관심이 없으니 조금 결이 다르려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무일과 여주의 티키타카는 꽤 좋았다. 저작권 침해 기획 소송으로 근근이 먹고 사는 변호사 김무일. 어느날 그가 세들어 살고 있는 건물의 건물주 권순향이 찾아온다. 7년전 자살로 결론난 한 사건의 신문기사를 내밀며 권순향은 고백한다. 이 사람은 "내가 죽였다", 하지만 그것은 우발적인 것으로 은둔하고 있던 젊은이가 자신을 공격했고, 엎치락 뒷치락 하다가 그를 죽이고 말았는데, 곧바로 다른 사람이 이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했다고 고백한다. 만약 사실이 밝혀지만 죽을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서야 권순향은 자수를 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7년전 경고한 그대로, 권순향은 자살하고 만다. 하지만 무일과 여주는 그의 죽음이 자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진실에 접근할수록 관련 있는 사람들은 죽음을 당하거나 무일과 여주에게도 목숨을 위협받기까지 한다.

이 이야기가 더욱더 실감나는 이유는 현재 우리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어떤 권력이 관계된 일을 감추려는 시도. 그래서 무고한 사람들이 자꾸만 피해를 입게 된다. 게다가 결국엔 자신에게 드러날 치부를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들이 그다지 낯설지 않다. 진실에 다가가는 모습은 장르소설로서는 꽤 흥미롭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참 씁쓸한 기운을 져버릴수가 없다. 권선징악이 제대로 지켜지는 사회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어쩌면 예전부터 "권선징악"을 강조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던 이유는 실제 사회가 그렇지 못하기에 그런 사회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탓인것도 같다. 어쩌면 이 책의 결말이 가장 현실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진실을 알게 되었고, 무일과 여주의 이야기는 계속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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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존재 자체로 낙인이었어
오현세 지음 / 달콤한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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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은 여자로서 살아가기에 쉽지 않다. 예전에 비해서 경제활동에 참여도도 높아졌고, 지위가 많이 상승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유리천정에 막혀 한계를 느끼게 된다. 지위가 많이 상승했다고는 하나 지금도 녹록치 않은데, 예전에는 얼마나 살아가기 힘들었을까. 또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쁜 글자에 '여(女)'가 들어가는지도 몰랐었다. 당시 글자를 만들 당시의 사람들의 인식들을 짐작케 한다.

남자들의 머릿속에는 자신과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여자가 있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여자는 누구랄 것 없이 남자의 삶을 위한 노예이자 도구이며 남자를 유혹해 파탄으로 이끄는 존재일 뿐이라고 남자들이 믿었음을, 남자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나쁜 개념에 여(女)자를 낙인으로 사용했음을 알아야 합니다.(p.19)

어쩌면 더 무서운 것은 이런 의도에서 만들어진 글자를 오랜세월 살아오면서 우리는 세뇌를 당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사피엔스(by 유발 하라리) >에서 보면 우리의 조상이었던 사피엔스가 네알데르탈린을 전멸시켰다고 한다. 튼튼하고 머리가 좋았으며 추위에 자라 견던던 네안데르탈린이 사피엔스의 맹공격을 버텨내지 못했던 이유를 언어로 들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p.41, 『사피엔스 』)' 예로부터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고, 일제강점기에서도 우리민족을 억압하기 위한 방법이 글자를 탄압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언어가 우리 정신을 지배하는데 꽤 큰 영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문자에 좋지 않은 뜻에 여(女)를 사용했다는 것은 당시의 글자를 만들던 남자들의 인식 뿐 아니라, 여성들의 지위 또한 알 수 있다. 다만 여자가 남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남겨진 그림등을 찾을수 없어 알 수 없어 한쪽 시선으로만 논의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 책은 젠더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그런책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기분은 좋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여성이라는 자체가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할 수 없었던 존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성들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문자에 새겨진 낙인을 바꿀 것은 이제 우리의 손으로 바통이 넘어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후대의 여성이 더 잘 우뚝 서기 위해 우리의 존재가 '낙인'이 되지 않기를 더욱 노력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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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아이들 - 인기 웹드라마 〈은비적각락〉 원작소설
쯔진천 지음, 서성애 옮김 / 리플레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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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몽블랑 도서

인기 웹드라마 "음비적각락"의 원작이다. 음... 한자의 의미를 봐야겠지만, < 나쁜 아이들 >이 훨씬 나은것 같다. 드라마의 정보도 찾아봤는데, 아역배우들이 꽤 연기를 잘했다고 한다. 대충 줄거리는 좀 열린결말처럼 진행이 되었나본데, 역시 책의 결말이 맘에 든다. 어찌보면 책의 결말도 살짝 열린 느낌이 나타나지만 '가깝고도 먼 1cm'에서의 고민은 어차피 같은 결론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약간의 차이가 있으려나..

이 이야기의 시대배경이 지금과 같은 동시대라면, 중국은 살인으로도 사형을 받을수가 있다. 하지만 휴대폰도 등장하지만, 글쎄.. 여러모로 의문이 드는점은 아마도 중국에 대해서 그다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미뤄두는 편이 나을것 같다. 결혼 4년차인 장둥성, 아내가 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바람을 피운건 아내였다. 결혼초반에 기울어진 조건때문에 아내의 집에서 극심한 반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했던 아내였다. 데릴사위인 둥성은 이혼을 하게 되면 거의 맨몸이나 다름 없게된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계획을 세웠다. 장인장모와 함께 등산을 하곤 산 아래로 밀어버렸다. 완벽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 그때, 산으로 놀러왔던 주차오양, 딩하오, 푸푸는 동영상을 찍게 되는데, 그들 뒷쪽으로 둥성의 범행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주차오양은 경찰에 신고하려 했으나 딩하오와 푸푸는 자신들은 다시 고아원에 끌려가게 되므로 신고를 막는다. 그리고 둥성을 협박하여 돈을 받아내고자 한다.

어렸을 적에 아빠의 외도로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와 살게된 주차오양, 아빠와 결혼한 여자와 딸은 자신과 아빠가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버릇없는 이복동생 징징을 혼내주겠다고 푸푸는 그녀를 화장실로 데려온다. 하지만 어린 아이가 어떻게 이런 표독스러운 말을 할 수 있는지, 흥분한 주차오양이 그녀를 창밖으로 밀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사실 나는 애초부터 아이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분명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직업상 많은 아이들을 만나봤지만 어떤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분명 이유가 있었다. 그렇다고 남에게 위해를 가하고 나쁜 일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주차오양이 이복동생 주징징을 밀었을 상황에서도 10살도 안되는 아이가 얼마나 못되게 굴던지 정말 쥐어박고 싶었다. 주차오양도 매우 이 상황이 난처했지만 촉법소년이기에 다소 안심을 하게 된다. 하지만 뒤이어 나오는 일들에 촉법소년임을 믿고 자만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요즘도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는 사실을 내세워 서슴없이 나쁜 짓들을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분명 촉법 나이를 줄이는 것 말고 다른 보완책이 필요로 함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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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사람의 마음이야 영원히 알 수 없는 법이니까요. - P452

1cm는 전혀 다른 두 개의 미래에 잇닿아 있다.
이 1cm는 세상에서 가장 긴 1cm이기도 했다. -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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