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 코드 - 모두에게 익숙한 소년과 처음 만나는 나 사이 생각학교 클클문고
이진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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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 보이 코드 >"모두에게 익숙한 소년과 처음 만나는 나 사이'라는 부제목으로 「더블(전건우)」, 「맹금류 오 형제(차무진)」, 「기둥(정해연)」, 「소년에겐 아지트가 필요하다(조영주)」, 「정거장에서(이진)」 다섯 작품이 실린 엔솔로지이다. 다섯명의 작가들은 소설을 통해 "남자다움"에 대해서 말을 한다. 과거 '남존여비'라는 말로 표현되는 남성만을 우선시하는 그릇된 생각때문에 여성 차별에 대한 것이 더 조명을 받기는 한다. 하지만 남성들에게 요구되는 "남자다움"도 또 다른 차별가 된다고 본다. 어쩌면 이제는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기둥」에서 태수는 이제 고등학생이지만 자신의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꼈다. "아빠가 없을 땐 네가 아빠 대신이다. 엄마와 동생을 잘 부탁한다. 네가 이 집안 기둥이야"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아빠는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태수는 중학생인 동생 태경이 짜증을 낼 정도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태수에게 조금 짜증이 났다. 지금도 보면 밤길이 위험하니 여성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늦게 다니지 마라, 노출이 심하지 않게하라면서 남자들을 자극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주의를 주는 것에 반대한다. 위협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겪을 수 있는 일이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지 여성피해자가 많다는 이유로 여성의 행동을 제약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다. 반면에 모든 남성을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태수에 대한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아직 고등학생인 태수에게 아빠는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준 것이 아닌가 싶다. 태수에게 남겨야 할 말이 아니라 엄마와 태경에게 함께 해줘야 했던 말이 아니었을까. 가족들을 두고 떠나는 아빠의 마음도 이해를 하겠지만, 태수에게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워준 것 같다.

「더블」, 「정거장에서」에서는 성정체성을(맞으려나, 내 느낌으로는 성정체성을 느끼듯한 이야기였는데) 고민하는...(그저 유약함인가) 수혁과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는 영수가 등장을 한다. 내 생각뿐일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동성에 대한 깊은 감정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예 인위적인 수술을 통한 성전환은 아직 조금 익숙하지 못한 편이다. 당사자들에게는 내 인식이 좀 가혹하다 할 수 있겠지만, 서로의 다름을 배려하며 조금씩 이견을 좁혀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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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5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5
김용세.김병섭 지음, 센개 그림 / 꿈터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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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린 K판타지 동화. 설마 아이들만 기다렸을까~ 어른인 나도 기다렸는데^^ 요즘 책을 읽으면서 꽤 부러운 점은 이런 동화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 이야기는 공부가 잘되는 맛, 슬픔을 녹이는 맛, 일주일만 젊어지는 맛, 진심을 느끼는 맛이 등장을 한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매번 수학 단원평가에서 50점을 넘지 못하는 지훈이가 등장한다. 그래도 지훈이는 공부를 잘하진 않지만 반에서 가장 활기차고 행복한 아이였다. 하지만 전학 온 영재때문에 고민이다. 자꾸만 잘난척을 한다. 그러다 만난 도깨비 식당에서 공부가 잘되는 맛의 카레를 먹게 되었다. 도깨비 식당에 다녀온 뒤 어딘지 모르게 공부도 더 잘되는 것 같았다. 드디어 지훈이는 100점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모두들 섣불리 믿지를 못하는데 과연, 지훈이는 이 점수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들과는 다른데 다시 지훈이가 도깨비 식당을 방문하기 전 시점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좋았다. 노력으로 100점을 맞아야지, 거저 얻으면 안되지 않나싶다.

두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생명의 은인과 다름없는 수아가 등장한다. 수아 강아지 해피는 얼마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수아는 해피를 잃은 슬픔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다. 반려동물들을 잃고 후유증을 겪는다는 것을 지금은 좀 알 수 있을것 같다.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문득문득 밀려오는 슬픔이 어떤 것인지는 알 것만 같다. 하지만.. 어쩐지 슬픔을 녹이는 맛의 음식은 먹고 싶지 않다. 그냥 이 슬픔을 앓고 싶다.

5편까지가 끝인줄 알았는데 도화랑의 6편에서 만나자는 말이 이렇게 반가울수가.. 또 다른 도깨비 식당의 새로운 메뉴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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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라키의 머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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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호러 작가로 알려진 사와무라 이치. 그(혹시 그녀?)의 소설 < 보기왕이 온다 >를 읽어보겠노라 위시 목록에 적어는 놨는데,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야말로 이번 < 나도라키의 머리 >가 첫만남이다. 사실 요즘처럼 끈쩍끈쩍한 장마철에는 오싹해서 땀마저 쏙 들어갈만큼의 이야기를 읽어줘야 한다. 어렸을 적에는 비교적 공포영화를 잘 본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냥 내용도 없이 깜짝 놀래키는 것만으로 일관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괜한 겁장이의 비겁한 변명이려나. 책으로 이런 장르의 소설을 읽으면 더 좋은것 같다. 상상을 하다가 어느 순간 느껴지는 뒷목덜미에 서늘함. 이런 날씨, 이런 계절에 특히나 더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은 「5층 사무실에서」, 「학교는 죽음의 냄새」, 「술자리 잡담」, 「비명」, 「파인더 너머에」, 「나도라키의 머리」, 총 6편의 이야기가 실린 소설집이다. 특히나 「학교는 죽음의 냄새」라는 단편이 눈길을 끌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작품은 제 7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분 수상작이기도 한단다. 학교마다 괴담이 없으면 안되리 만큼.. 모든 학교는 괴담이 있다. 게다가, 이순신 장군님 동상에 얽힌 이야기는 다 하나씩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내가 전학을 가서 1년쯤 다니던 초등학교는 꽤 오래전 목조건물 하나가 있었다. 계단을 오를라치면 삐익~ 삐익~ 소리가 들리곤 했었는데, 이제 그 건물은 없어지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도 꽤 되었으니까. 상관도 없었지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때 그 건물이 생각이 나긴 했다. 비 오는 날에만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 미하루는 그 정체를 파헤치려는 가운데, 자살한 여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알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드러나는 진실. 어찌보면 괴담보다도 사람들이 더 무서운 것 같다.

이 작품들에는 히가 자매나 노자키가 등장한다. 사실, 사와무라의 책을 처음 읽는 나로서는 이 인물들에 별로 주목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자면, 마코토와 노자키가 처음에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파인더 너머에」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작가의 전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인가 보다. 게다가 「비명」에는 히가 자매도, 노자키도 나오지 않는데 그곳의 등장인물은 히가 자매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라는 질문까지 던지시니.. 참으로 난감할 따름이다. 아무래도 작가의 전작들을 읽어보고 다시 이 작품의 이야기들을 읽어보면서 그 인물들의 관계를 살펴봐야겠다. 작가들의 작품들이 시리즈로 엮이면서 인물들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재미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미끼를 제대로 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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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습속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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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 < 시간의 습속 >은 < 점과 선 >의 후속편이라고 한다. 후속편이라고 해도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 점과 선 >에 등장했던 도리카이와 미하라, 두 형사가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사건이 진행되는 방식이 동일한 편이다.

사가미 호수 근처에서 남자 시신이 발견된다. 근처 여관에 머무르던 남녀 여행객이 산책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남자는 시신으로 발견되고 여자는 자취를 감추었다. 사라진 여성은 범인일까? 아니면 여성은 또 다른 피해자인 것일까. 미하라는 미네오카 슈이치를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그에게는 너무나도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 점과 선 >을 미루어 볼 때 분명 이 사람이 범인인데, 과연 미하라는 어떻게 이 알리바이의 깨트릴 것인가.

인간은 절대 틀림없다고 믿어버리면 언젠가 그것이 마음에 맹점을 만든다. 착각하고 있으니까 바로잡을 생각조차 들지 않지요. 이 점이 무서운 겁니다. 아무리 괜찮다고 믿었어도 다시 한 번 그 믿음을 깨뜨려볼 일입니다.(p.83)

풀어놓은 문제를 다시 풀때, 끄적였던 흔적을 보면서 다른 것을 생각 못할 때가 있다. 그런 것이 마음에 맹점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묘하게도 그것 외에는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세이초는 인간의 이 특성을 십분 활용한다. 미네오카의 알리바이는 꽤 든든했기에 독자들은 도무지 왜 이 사람에게 짐작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만보면 이런 스타일을 히가시노의 이야기를 읽을때 비슷하게 경험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꽤 신선했다. 작가는 발칙하게도 범인을 알려주고 형사가 어떻게 그의 알리바이를 깨부수며 그를 체포할 수 있을까 흥미롭게 지켜봤었는데, 혹시나 히가시노도 세이초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었을지..

지금에서는 이 이야기가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읽으면서 예전에 범죄들이 꽤 치밀했다고 여겨졌다. 어떻게 이렇게 철저히 계획을 해서 범행을 저지를 수 있을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보면, 시대상을 반영하듯 뭔가 허술하기 짝이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금새 잡히게 된다. 어쩌면 과학수사가 발전하면서 많은 정보가 범인을 잡는데 꽤 기여도가 커졌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1961년에 월간지에 연재되었다고 한다. 발표된지 60년이 지난 이 이야기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전혀 없는 이야기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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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딸들의 완벽한 범죄
테스 샤프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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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는 나에게 거짓말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사만다는 나에게 숨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

헤일리는 나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케이티는 나에게 두려움을 가르쳐 주었지.

그리고 애슐리는 생존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

이 말을 보고 혹시나 다중인격자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했다. 오판이었다. 잘 들여다보면 아동학대의 향기도 느낄수 있다고 해야 할까.

노라는 친구 아이리스와 웨스와 함게 은행에 갔다가 은행강도에게 인질로 잡혀버렸다. 하지만 은행강도는 뭔가 달랐다. 이를 눈치챈 노라. 언니에게 조용히 구조요청을 한다. 노라는 전직 사기꾼이다. 사기꾼으로 길러졌다고 말하는게 더 옳을까. 레베카, 사만다, 헤일리, 케이티, 애슐리는 모두 노라의 엄마가 그녀에게 요구했던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언니가 엄마로부터 자신을 구해냈다. 그리고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모르기에 둘만의 암호를 정해둔 것이다. 노라는 인질범들에게 가장 큰 인질이 될수 있는 어린아이를 교묘하게 풀려나게 했고, 친구들과 이 위험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한다.

노라는 어떤 이유로 언니와 비밀암호를 정해야만 했는가. 왜 엄마로부터 벗어나야 했을까. 노라는 정체는 정말 누구일까. 차츰 차츰 의문점들이 풀리게 된다. 이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노라가 어린 나이에 사기에 이용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엄마에 의해서. 가장 보호 받아야할 시기에 그리고 보호해야할 부모에게서 이렇게 이용된다는 것은 학대임이 분명하다. 정말로 엄마는 노라를 딸로 생각했을까. 그저 사기에 이용하는 도구로만 생각한 것이 아니었을까. 언니의 도움을 받아 노라는 도망쳐서 '노라'라는 이름으로 살게 되었다. 하지만 은행강도 사건을 겪으면서 그녀는 이번에는 더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스스로 이 위험에서 벗어나려 한다.

어쩌면 이 소설은 노라의 성장소설이라고 이야기해도 무방하다. 은행강도의 인질에서 벗어나려는 그녀의 활약도 꽤 긴장감 넘치고, 위험으로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노라가 꽤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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