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4 - 태평천국 Downfall 본격 한중일 세계사 4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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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참 세계사가 싫었다. 특히나 중국사는 더 싫었다. 뭔... 그리 나라가 많은지..왜 그리 지조없이 자꾸만 바뀌는지.. 우리나라처럼 500년씩 역사를 함께 하면 안되는 건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나니 가끔 궁금해지기도 한다. 우리역사가, 세계사가, 인류의 시작이 어땠나 궁금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뭐.. 사학자가 될것도 아닌데 흥미가 있는 부분은 읽고 또 읽고 하면 되는것이 아니겠는가. 가끔 아이들이 내가 해주는 조선 역사가 재밌다고 하기도 한다. 내가 아는 한국사란건 말이다. 학교에서 배운 그런 것이 아니고, 관심이 가서 찾아 읽은 책 덕분이다. 그런식으로 읽다보면 알게되지 않을까. 권장도서라는 명목으로 책목록을 정해주면 괜시리 읽기가 싫어진다. 편독을 막으면서 관심있는 분야를 읽게 한다면 독서인구도 증가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계속해서 출간중인 이 이야기는 4권에 해당된다. 중간편부터 읽다보니 앞에 언급되어 있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1편부터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언젠가 개그맨 서경석씨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어떤 사건에 대한(미국독립이었는지 그 사건은 잘 기억안나지만)것이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을 잘 파악하면 왜 그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가를 알수 있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었다. 그 때의 설명을 들으니 참 이해가 쉬웠는데, 우리나라도 일본과 중국을 떼어놓고서는 설명할수가 없기때문에 한국사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시야를 좀 넓혀서 세나라의 관계를 함께 파악하며 읽는 것이 더 이해를 높일수 있다고 본다.

특히 이 4편에서는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라고 여겼던 중국이 서구열강의 공세속에 어떻게 무너지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만화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딱딱한 줄글보다 이해가 쉬운 편이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알기 쉽게 쓰기는 하지만 '존버'같은 줄임말은 좀 생략해주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설명을 달아주던가 말이다. 꽤 유명한 작가인데 별로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었지서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써가면서 책을 쓰나 했는데 이 책의 약간의 흠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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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벚꽃
왕딩궈 지음, 허유영 옮김 / 박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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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언급한 글을 무기로 싸울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가 바로 왕딩궈라고 한다. 작가로서 아무래도 최고의 찬사가 아닌가 한다. 나는 이 작가를 처음 만났다. 이 소설의 추천사를 보면 "그의 소설은 한번도 머리, 허리, 꼬리의 황금구조를 가진적이 없다고 한다. 소설 전체에 걸쳐 그의 서술에는 여백이 너무 많고, 인물의 감정을 묘사할 때도 언제나 반백체(反白體)를 사용한다. 반백체란 직접적으로 이야기의 핵심을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주변 묘사를 통해 분위기를 만나는 것이다.(p.307)"라고 언급되어 있다. 글에 여백을 남긴다던지, 반백체를 사용하는 것은 독자에게 넓은 상상의 여지를 만들어줌으로써 끝까지 호기심을 유지하며 읽어 내려가다가 마지막에 무릎을 치며 경탄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 온통 물음표였다. 왜 그는 허둥대며 카페에서 자리를 잡았는지, 빈털터리가 되고도 마지막 패를 놓지 못하는 노름꾼처럼 담배를 피원건지.. 그는 뤄이밍.. 그저 병이 났다고만 언급이 되어 있었다. 선행을 많이 하고 동네에서 평판 좋던 사람.. 도무지 무슨일인가.. 의구심이 갖게 될무렵 조금씩 조금씩 그들에 얽힌 이야기들이 실마리가 풀려나가게 된다. 저자는 이야기의 전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마치 처음에는 4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절하지 못한 작가... 그래도 그 불친절함으로 인한 호기심에 더욱더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겉으로는 진정한 사랑을 잃고 사랑을 찾아 헤매는 남자의 이야기지만, 사실을 녹록치 않은 인생에서 사랑을 빼앗기고 이상이 무너지고 미래가 박탈당한 순간의 이야기이다. 내가 쓰려고 한 것은 슬픔이 아니었다.(p.13)

그런데 슬프다.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도, 사랑을 빼앗은 사람도, 그리고 대신 속죄를 하는 사람도...

모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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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학개론 - 누구보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김희윤 지음 / 경진출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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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법적 성인이 되는 딸이 있다. 법적 성인이 된다면 그건 바로 어른이 되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 어린시절 20살이면 난 모든 것을 다 할줄 알았다. 그토록 바라던 어른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딸아이의 스물살은 아직 그냥 내 앞에서 어릿광을 부리는 아이일 뿐이다.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어른과 남이 보는 어른, 그리고 법적으로 보는 어른은 제각각이다. 과연 어른의 기준은 무엇일까. 가끔 아메리카노의 맛을 알아야 어른이다라는 말로 딸아이를 놀리기는 하는데, 정말로 어른이란 기준은 무엇일까.

이 책은 네가지 파트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불현듯 떠오른 내 정체성; "대체 난 어른이야? 애야?」, 「길 위에 내던져진 어른의 삶」, 「반복되는 인간의 굴레, 그 치열한 속사정」,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소제목만 봐도 이 책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감을 잡을수 있고, 읽으면서 그 내용에 공감을 하게 된다.

나는 어른일까 아니면 애일까.. 지금의 나로서는 내 나이를 비추어볼때 나는 어른임이 맞는것 같다. 처음 어른이라고 생각되었을 때가 경제적으로 독립했을 때인것 같다. 그리고 완연한 어른이라는 생각을 했을때는 항상 내 보호자는 부모님이었는데, 그 보호자의 대상이 나로 변했을때 비로서 나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우리는 부모라는 거대한 성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우리는 평생 부모님의 울타리를 벗어지 못한다. 의식적으로 그분들을 떨쳐내려 해도 소요없다. 지난 날 나의 삶의 궤적은 언제가 그분들이 나를 사랑하는 과정 속에서 발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은 우리들 의식의 고향이며, 현존하는 그림움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구분들을 잃는다는 것을 몹시 두려워한다. 실로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그것은 어린 아이일 때나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부모님의 품을 완전히 벗어난 것 같으면서도 의식적으로는 그분들을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끝끝내 그분들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p.40,41) 결국 나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지만 부모님의 시각에서는 언제나 애일것이다. 어른인지 아이인지의 구분은 그야말로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법적 성인이 되었다고 어른이라고 말하는 딸아이를 바라보는 내 시선엔 아직 애인것 같은것처럼 우리 부모님의 눈에도 나는 그저 물가에 내놓은 아이일 것이다.

가족간에 어른인지 애인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진데, 하물며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나이만 먹은 어린애보다 못한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자기중심적인 좁은 생각에 갇혀 다른 사람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아 공동체 안에서 종종 싸움을 만들어 사람들, 혹은 아동을 학대하거나 살인까지 저지르는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들, 남의 삶을 파멸로 몰아가면서 정작 자신은 무죄추정주의를 내세워 나를 범죄자로 몰아가지 말라는 사람들까지. 진정한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내 존재와 타자의 생을 함께 인식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 세상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그야말로 이 책의 소제목 마냥 길 위에 내던져진 어른 아이의 삶은 고달프다. 내가 대학다닐 시절의 등록금은 대략 한학기당 200만원선이었던 것 같다. 당시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싼이자의 학자금 대출로 등록금을 내주셨고, 퇴직할때 퇴직금에서 일부 변제하시고 연금을 받으신다. 어쩜 대학등록금까지 부모님이 내주셨던 나는 매우 행복하게 별 어려움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할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 900만원에 육박하고 있으니 마냥 부모님에게만 손벌릴수만 없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때론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기도 사회에 첫발을 내밀면서부터 빚에 허덕이는 삶을 살게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도 있지만 더이상의 아픔은 사절. 나는 이시대의 젊은이들이 희망을 바라보면서 누구보다도 좋은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상하 위력관계에 노출이 되어 있는 폭력에, 오만방자한 것들의 쓸데없는 '갑'질에 멍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좋은 어른이 되고 우리의 삶이 아름다워질까. 여러가지 저자의 견해가 있지만 아무래도 난 가장 큰 키워드는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혼자사는 세상은 아니고 몇사람 건너가다 보면 모두가 다 일촌이라는 말이 있듯이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리도 타인의 삶에 대한 존중이 함께해야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고 좋은 어른이 될테고 또 서로의 삶이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싶다. 항상 내 주장이 앞서는 것이 아니고 남의 말도 진지하게 들어들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많아져야만이 좋은 세상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

참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다. 과연 나는 좋은 어른일까. 나는 남의 말에 귀기울이는가. 나는 남의 삶을 존중하는가. 이 책의 부제목이 정말이지 마음에 와닿는다. 항상 마음에 새겨두고 노력해야겠다. 누구보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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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부르는 운 - 보통의 당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운을 모으는 기술
노로 에이시로 지음, 이현욱 옮김 / 해의시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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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불운의 아이콘'이라고 하는 지인이 있다. 아주 가까운 지인. 그래서 호기심에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성공으로 이끄는 운을 모으는 기술을 알게된다면 '불운의 아이콘'에서 '행운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게 되지 않을까.

이 책에서 언급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운'을 볼 줄 알고, '운'을 찾아나서며, '운이 좋다'고 믿으며, '운을 상승시키는 방법'을 안다. 또한 '운'을 관리하며, '운'을 휘감고 있다. 어떻게 그들은 이렇게 '운'을 잘 보면서 성공까지 거머쥐게 된 것일까. 이 글을 읽어보게 되면 '운'이라고 하는 것은 그리 큰 것이 아닌것 같다. 긍정적인 생각과 실천에 옮길수 있는 성실함이 바로 그 비결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눈여겨 보면서 '성공을 부르는 운'이라는 것은 과연 어떤 종류일까 생각해봤다. 우리가 생각하는 '금수저' 집안에 태어나야 운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그야말로 로또 1등에 당첨이 되어야 운이 좋은 것일까. 어쩜 이런 것은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행운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없는 행운들. 여기서 말하는 운이라는 것은 태생적으로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그런 행운이 아니라,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일상적인 운을 말한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이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나 그들은 선척적으로 운을 타고 난 것이 아니라 운이 도망가지 않도록 성실하게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나는 운이 없다'라고 하는 것은 손도 안대고 코를 풀려고 하는 것이라고 볼수 밖에 없다. 포기하는 것을 그만두고 열심히 한다면 우리에게 늘 운을 따르게 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혹시나 '성공을 부르는 운'에서 무언가를 기대하고 이 책을 고르지 않았을까. 솔직히 처음엔 약간 그런 생각이 없지 않았다. 과연 성공을 부르는 운이라는게 있다면 어디 한번 그 비결에 좀 기대어 볼까라는 흔한 생각. "나는 행운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는다. 일을 더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행운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토마스 제퍼슨; 미국의 제3대 대통령)"라는 말로 처음의 생각을 일축시켰다. 운이 좋은 사람은 스스로 운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감나무 밑에 누워 감이 떨어질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감을 따러 올라가야만 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운은 기다린다고 절대로 내 손에 쥐어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한 에디슨은 전구를 만들때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전구를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을 찾지 못한게 아니라 전구를 만들 수 없는 1000가지 이유를 알아냈다."라고 말한다. 그야말로 긍정적인 사고가 아닐까. 나라면 아마도 10번째 실험까지도 가지 못했을것만 같다. 그런데 그는 끝까지 시도해서 결국엔 전구를 발명하지 않았던가. 이쯤에서 보면 더이상 안되기 때문에 이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방법은 안되니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자 하는 노력이야말로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행운'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그야말로 물잔에 "절반밖에 없는 물"이 아니라 "절반이나 있는 물"이라는 생각의 차이가 성공으로 올려놓을지 아니면 그저 낙오자로 남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고 본다.

끝으로 저자는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운이 좋은 일은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다. 내가 만약 일제 강점기에 태어났다면, 한국전쟁을 겪었더라면 나는 어땠을까. 어쩌면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마냥 부러워하는 것보다 나의 성실함과 나의 긍정적인 사고를 키워나가는 것이 나를 인정받고 더욱더 크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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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엘러리 퀸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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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단편에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너무나도 예쁘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크리스마스트리 옆 흔들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픈 마음이 들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미스터리가 좋았다. 친구 집에서 처음 만난 미스터리 책이 아마도 코난 도일의 <너도밤나무 집의 비밀>이었다. 셜록 홈스의 추리가 얼마나 명쾌하고 깔끔하던지, 그 매력에 푹 빠져서 친구한테 있던 셜록 홈스 단편집을 빌려서 모조리 읽었다. 그리고 우연히 EBS에서 방영되었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을 보았다. 그 작품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라는 것은 훗날 알게 되었다. 그래서 미스터리 고전 중에 생각나는 것을 꼽자면 내겐 단연코 <너도밤나무 집의 비밀>과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다.

이 책은 '정통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우스운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셜록 홈스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통속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기묘한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의 다섯 가지 주제로 이야기들을 분류해서 소개하고 있다.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첫 번째 등장하는 「먹어 봐야 맛을 알지(The proof of the pudding)」라고 하는 피터 러브시의 작품이다. 프랭크 모리스는 부인과 아들에게 폭력적인 남편이다. 형이 전쟁에서 사망하고 난 후 급기야 형수와 바람을 피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노모까지 모시고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준비하는데 형수가 가지고 온 푸딩에서 10센트 짜리 미국 돈이 나온다. 프랭크는 형수가 그동안 미국인과 바람을 피고 있다고 의심하고 그녀를 죽이고 경찰들에게 연행되었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한번 읽어보시길.. 프랭크가 죽이고 싶을 정도의 인물이긴 하지만 이것이 사건의 팩트라면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좀 심심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단편에 약한 나에게 깜짝 놀라 집중할 수 있게 했다면 숨겨진 이야기가 또 존재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 하나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귀신 들린 크레센트 저택(The haunted crescent)」, 또 피터 러브시의 작품이다. 아무래도 또 한 사람의 인생 작가를 만난 것 같은 느낌. 작가를 보지 않고 여러 작품 중에 매력적인 두 작품을 골랐는데 둘 다 피터 러브시의 작품이라니. 크리스마스 하면 유령이 빠져서는 안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이야기는 "눈이 높이 쌓이고 바람이 우짖는 밤의 귀신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죄송하다. 당신을 실망시켜야 하니까."라며 대놓고 사과한다. 그렇다고 정말이지 벌써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곧이어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그 집에서 일어난 일들은 늑대인간이나 밴시가 없는 아쉬움을 덮고도 남으니!"라며 독자와 밀당을 한다. 가끔 난 이렇게 독자와 밀당하는 책이 좋다. 처음 느꼈던 책이 주제 사라마구의 「도플갱어」였다. 정신없이 빠져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본질을 비껴가지 않도록 주위를 환기시켜준다. 정신없이 빠져들고 있을 때 갑자기 저자가 내게 말을 거는 것이 참 신선했다. 우리가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라며 설명해주는 친절함. 초반에 이 이야기도 실망시켜 미안하다고 하지만 정신없이 화자의 크레센트 저택에 얽힌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말에서야 '뭐야~'라는 말이 절로 하게 된다. 그 이유가 궁금하지만 비밀! 책으로 확인해 보시길.

겨울이면 눈을 기다린적이 많다. 게다가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니. 하지만 이제는 눈이 오면 질척대는 길거리가 걱정이 먼저되는 나이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책 읽는 것은 좋다. 포근한 담요를 깔고 너무 길지도 않은 재미난 미스터리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건 어떨지. 지금은 연초지만 어김없이 올해 연말에도 크리스마스는 돌아올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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