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남자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몽실북클럽 온라인 독서모임 "몽블랑" 도서

이 책 제목은 늘상 들어는 왔었지만 쉽게 잡을수가 없었다. 두꺼워서 어려워서 뭐 그런것은 아니고, 지금도 방에 쌓여있는 책들을 보면 쉽사리 데리고 와서 읽을 수가 없었던듯싶다. 친한 언니가 꾸준히 재밌다고 소개해주었고, 이번에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되고서야 비로서 읽게 되었다. 500여 페이지에 달하지만 엄청 빠르게 책장을 넘길수 있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저자가 세종대왕에 관한 영화를 준비하면서 조선왕조실록을 뒤적이다가 장영실에 얽힌 이상한 사건 하나를 접하고부터였다고 작가는 말한다. 노비라는 미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많은 기득권 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종대왕은 그를 종3품 대호군이 벼슬을 내린다. 하지만 성군 세종의 아꼈던 장영실은 1442년 임금의 가마를 잘못 설계했다는 이유로 모든 역사에서 사라졌다. 세종이 신분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던 반면 매몰차기도 했다라는 예로 이 사실이 언급되는 것을 몇몇 보기는 했지만, 여러 일화로 볼때 의구심을 가질만 하다. 또한 세세한 기록까지 했던 실록에서도 어떠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무언가 깔끔하지 못한 느낌을 가지게 마련이다. 많은 자료 수집이 바로 루벤스의 이 그림으로 이어졌고, 여러 역사적 사실들에 작가의 상상이 살을 찌워 드디어 이 소설을 완성케 했다. 나도 읽으면서 실제로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고 있는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리뷰를 쓰기 직전에 좀 허망했던 기사를 하나 읽게 되었다. 바로 저 사람이 조선인이 아니라 중국상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사실로 밝혀진것은 없다. 서양인이 바라보는 동양인은 거진 다 똑같지 않은가. 한동안 나도 외국인들을 잘 구별을 못했다. 워낙 다빈치와 장영실의 발명품에는 유사점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다빈치의 스승이 장영실이라고 시대의 최고 천재의 조우가 있었다고 믿고 싶다.

천재들은 항상 당시에는 각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 같다. 장영실도 꽤 유능한 인재였지만 항상 그의 발목은 붙잡는 것은 신분제였다. 만약 장영실이 지금 시대 사람이라면 주목받았을까. 한국이라는 사회, 그리고 그의 천재성을 시기하는 사람들로 인해 또 다른 시련을 겪지 않았을가라는 생각을 한다. 오히려 그의 천재적인 재능이 지금 현재 다시 조명 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세종대왕의 덕분일런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역사에서 사라진 장영실은 그 이후의 삶은 어땠을까. 소설속에서 장영실은 머나먼 타국땅에서 그를 그곳으로 보냈던 주군을, 그리고 그를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을, 그리고 고국을 그리워한다. 그런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듯 마음 한켠이 아릿해진다. 아마도 우리가 장영실을 잊지 않는다면 항상 그는 고국땅에서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과 숨쉬고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사의 생각 - 이 세상 가장 솔직한 의사 이야기
양성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우리가 1년에도 몇 번씩 가는 동네 의원의 평범한 의사가 쓴 책이다라는 소개가 되어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지라, 공부도 잘하고, 늘상 공부하고, 의지해야하는 그런 존재로 생각된다. 어쩌면 어렵기도 하다. 괜히 건강관리하지 못한다고 타박을 받을것 같기도 하다. 때론 어떤 의사들은 필요이상의 자부심인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영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가 만난 의사들은 한두 경우만 제외하고는 환자를 잘 생각해주는 좋은 분들 이었다. 대답을 잘 안해주고, 궁금증은 많으나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거나 그런경우가 많다고 들어만 봤지, 실제로 난 그런 의사를 만나지는 않은것 같다.

유독 기억에 남았던 의사는 오랫동안 다녔던 선생님은 엄마를 참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투박한 말투여도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의사선생님이었는데, 어느 연휴의 마지막날 즈음 대체 의사선생님이 오셨었다. 그리고나서 다시 한달뒤 병원에 갔을때 그 연휴때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꽤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병원을 운영하셨는데 말이다. 이 책을 보는 순간 그 분이 생각이 났었다.

이 책은 그런 의사가 되기 전부터 수련기간을 거치면서 그리고 또한 면면히 생각에 잠기는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나 안타까웠던 것은 '모든게 문제투성이였다'에서 언급된 이야기였다. 아주 간단한 수술이었는데, 그 수술이 채 48시간 되지 않았을 때, 아이는 검붉은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어떻게 좀 해보라고 울고 있었다. 레지던트 1년차였던 저자는 정말로 그 아이를 잃을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너무 살이 찢고, 목도 짧아서 출혈부위가 잡히지도 않았고, 기도삽관을 하기도 힘들었고, 담당의사가 도착하기까지는 1시간이상이 걸렸고, 마취과 선생님은 전원이 낫지 않겠냐고 했지만 담당의사가 반대했기에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아이는 정말 과다출혈로 사망할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사선을 넘어서는 가운데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며칠안되어 열살이던 아이는 퇴원을 했다. 몇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서 무엇이 문제인지 복기해본다.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아이의 집안환경으로 인한 우울, 스트레스, 그로 인한 폭식, 비만등의 문제가 있었고, 그에 따른 근본적인 치료는 생각지 않았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에 대한 보호자에게 의견을 물을수도 있었지만 너무나도 담당의의 판단 착오가 있었고, 응급시 병원으로 오기에는 그의집이 너무 멀었다. 또한 포괄수가제의 문제가 있었으며, 수직적이면서 권위적인 국가와 의료 문화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이번엔 의사들의 파업과 국가고시 거부사태가 그들의 밥그릇 싸움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반적인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고심하게 한다. 그건 의사들의 이기심 때문이 아니었고, 여러 시스템이 얽힌 문제였다. 그래서 그렇게 이국종 교수가 힘들었던듯 싶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가 지켜보고 있던 의료사고들의 일부는 의료계의 아집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들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세상의 가장 솔직한 의사 이야기라고 피력을 하더니 정말로 생명을 다루고 질병을 판단하고 고쳐주는 능력을 지닌 의사지만 한편으론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 평범하기도 한 사람들이구나를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변호사 노엘은 의뢰인 더글러스 맥파든씨가 사망함에 따라 그의 장례절차부터 상속인을 찾는 일을 맡게 되었다. 친척과 연락이 되지 않아 이리저리 수소문 해서 누이의 딸인 진 패짓을 찾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무렵 진은 말레이에서 일본군의 포로가 되었다. 여성을 수용할 수용소가 없었고, 딱히 여자와 어린이들이 필요치 않았던 일본군은 진의 일행을 말레이 전역을 유랑민처럼 떠돌게 한다.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했던 그녀의 일행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포로로 만났던 호주인 조 하먼을 만나 다행히 그가 구해다 주는 약품과 고기들로 건강을 회복할수 있었다. 하지만 조가 진의 일행에게 물품을 제공했다는 것을 알게된 일본군에 의해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된다. 진 일행은 다시 다른 곳으로 보내지고 되고 감시하던 일본군이 사망하자 일본군에 양해를 구해 어느 마을에 머물러 정착하게 되고 종전후 영국으로 돌아온다.

속기사로 일하던 진은 삼촌에게 많은 상속을 받게되고 자신이 머물렀던 마을의 여자들을 위한 우물을 만들어주기 위해 말레이로 떠난다. 그곳에서 당시 조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를 찾아 호주로 떠나게 된다.

1945년즈음에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지위가 얼마나 낮았는지, 그리고 남성의 소유물쯤으로 생각되는지 여기저기서 볼수 있다. 20대의 어린 여자가 재산을 받게 된다면 관리를 잘하지 못할것이라며 신탁을 40세까지 설정하려는 삼촌이나, 우물을 만드는것도 남성들이 동의가 필요한 그런 세상에서 진은 꽤 진취적인 여성이다. 물론 타인의 풍습이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 또한 그녀는 가지고 있다. 전쟁중에 같은 무리를 이끄는 모습이나 이국땅에서 다소 두렵지만, 새로운 사업을 펼쳐나가는 모습이 꽤 매력적이다. 읽어나가면서 그녀에게 전쟁 당시 포로생활만큼 시련이 닥칠까 두려웠지만, 그런 시련이 와도 그녀는 아주 잘 이겨낼 것이다. 너무나도 사랑스런 진 패짓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 김승욱 옮김, 황정아 해제 / 푸른숲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가 발견한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 명왕성!

나는 어릴적 태양계를 이루고 있는 행성을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이라고 배웠다. 또한 아이들을 가르키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동안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라고 가르쳤었다. 하지만 이제 명왕성은 그 지위사 왜소행성으로 격하되어서 공식 명칭도 "134340 Pluto"이다.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9번째 행성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 이름을 정말로 싫어할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 바로 명왕성 탐사를 실현해 낸 그들이 아닐까. 아무도 가지 못한 행성에서 이제는 탐사된 행성으로 분류된 명왕성은 '뉴호라이즌스'에 의해 그 자태를 인류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바로 이 책이 뉴호라이즌스를 통해 명왕성 플라이바이를 성공시킨 이들의 이야기이다. 아주 긴 기획서 제작과 탐사선을 만들고 기나긴 10년이라는 여정을 통해 명와성에 근접비행하면서 그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해낸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얼마나 꿈같은 일일까 싶다. 명왕성까지는 너무나도 멀어서 지구를 출발한 탐사선은 10년에 걸친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적당한 때 명왕성을 근접비행하면서 그에 대한 자료를 모은 후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 바로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 너무나도 뿌듯하다. 당시 현장에서 그것을 느낀 사람들은 얼마나 감동스러웠울까. 더군다나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을 발견한 클라이드 톰보의 유해의 일부를 싣고 떠났다. 명왕성을 발견한 그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멀어지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뉴호라이즌스는 2021년 4월에 지구에서 보낸 명령을 받아 전원이 꺼질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연료와 동력의 상태를 보면 2030년대나 그 뒤까지도 탐사를 계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던데, 사람의 발길이 도착하지 못한 그 곳의 사진 전송을 계속하면 안될까 싶기도 하다.

인간의 호기심은 꽤 대단하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파헤치고 싶어 하는 갈망도 대단한다. 그러한 힘이 이 뉴호라이존스의 성공을 가져온것이 아닌가 싶다. 나도 그들처럼 도약하고 싶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귀 케이스릴러
전건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1회 케이스릴러 작가 공모 당선작. 나는 참 장르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즈넉의 케이스릴러를 즐겨보곤 하는데, 게다가 전건우 작가라니 아주 삼박자가 탁탁 들어 맞는다고나 할까. 전건우 작가는 < 고시원 기담 >으로 만났었는데 꽤 가독성이 좋은 글을 쓰는것 같다. 그 책도 살짝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 있었던 글이었다. 이 이야기도 그런 요소가 들어가 있고, 대놓고 표지에 '호러 스릴러'라 칭한다. 물론, 전건우 작가가 공포이야기에 강점을 나타내긴 하지만 < 살롱 드 홈즈 > 같은 생활밀착형 이야기도 꽤 재미나게 쓰는 천상 이야기꾼인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도 꽤 기대가 컸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속도로 이 책에 빠져 들었다.


강원도 산골짝 소복리에 사는 선우는 항상 첫눈이 내릴즈음이면 그 악몽을 꾼다. 어릴적 여행을 간다며 엄마가 물과 함께 건네준 알약. 아직 약을 삼키지 못하는 선우는 씹어먹다가 쓴맛에 엄마, 아빠 몰래 약을 뱉어버렸다. 눈이 그치면 여행에 나서자며 한숨 자라던 엄마의 말에 선우는 살짝 잠이 들지만 곧 매캐한 연기속에 잠이 깨고 만다. 차안을 가득 메운 연기에 선우는 문을 열고 나가려난데, 눈이 허옇게 뒤집힌 채로 엄마는 선우를 놔주지 않는다. 같이 가자고.. 그 순간 비명을 지르며 선우는 잠에서 깬다. 그렇게 선우는 가족을 잃고 소복리에서 할머니와 산다. 이 악몽을 꾸고 나면 꼭 그렇게 첫눈이 내리게 된다.


선우가 사는 소복리에는 아주 오래전에 지어진 붉은 집이 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집. 그곳에 집주인이 돌아왔다. 그 뒤로 소복리 동네의 개들이 참혹하게 죽으며 묘상한 표식이 등장하게 되고 사람들이 실종된다. 무언가 문제가 생긴것을 감지한 선우, 그리고 이곳 출신인 말단 순경 동수. 소복리에 위험이 생겼다고 등장한 무녀, 신부, 스님, 수녀님등.. 폭설로 고립되어 버린 산속 마을에 부활을 꿈꾸는 마귀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전건우 작가는 주류에서 벗어나 소외당하고 무시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살롱 드 홈즈 > 작가의 말 중) 그래서인지 여기 < 마귀 >에 등장하는 어벤저스들은 사실 좀 오합지졸들이다. 그래서 어쩌면 독자들과 더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사실, 이런일들은 정말 소설에서나 나올 일들이야라고 말할수도 있지만 그 소복리 어벤저스들이 그리 대단하지 않는 인물들이기에, 이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있었던 건 아닐까도 싶다. 이런 이야기를 보고 살짝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 나이는 지났지만, 간만에 이 <마귀>를 읽고, 어렸을적에 지금보면 귀신분장도 꽤 허접했을 그런 '전설의 고향'을 보며 이불속에서 바들바들 떨던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이 소설은 밤에 읽는건 권하지 말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