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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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자는 딸의 복수를 꿈꾸고, 한 남자는 아들의 목숨을 지키려 한다.

 

하지만 난 반댈세!!

아마도 책의 묘한 반전을 꾀하려고 책표지(뒷면)에 이러한 글귀를 적었나 본데 이건 아니라고 본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두 남자의 상반된 목적이 매우 궁금해서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딸이 죽었지만 한남자는 그 딸의 복수를 꿈꾸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의것'에 손을 댔다는 것에 화가 나있고,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에 분노한 것이었다. 딸은 자신이 교정해야할 대상이었지 그렇게 딸이 사라지는 것을 바란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한 남자는 예기치 못했던 살인을 저지르고나서 끝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 아마도 그는 과거에 얽매여 한발자욱 조차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는것 같다. 그리고 모든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한다. 철저히 7년동안 세상에서 내쳐진 불쌍한 아들.. 하지만 그는 교도소에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떠오르는 단어, 액자소설! 아무래도 학창시절 공부를 했긴 했나보네.. 이런 말이 떠오르는걸 보니 말이다. 이 소설은 액자소설의 형식을 띤다. 소설속에 또 다른 소설이.. 하지만 아예 다른 내용이 아니다. 현재의 이야기에서 7년전 사건이 일어나는 그 시절의 이야기.. 읽어나가면서 왜 그렇게 19살 서원이가 친척들에게서 친구들에게서 세상에서 철저히 내쳐지게 되었는지 알게되었다. 그러나 그 모든것이 계획된 것이라는 것에 소름이 돋으면서도 밤늦도록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이 소설을 통해서 저자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 자체가 독자를 충분히 끌어당기는 소재이고 어쩜 내가 추리소설 분야를 남달리 좋아하기 때문에 520여페이지의 다소 많은 분량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더 몰두 할수 있었던것 같다.

 

작가는 전작 《내 심장을 쏴라》에서 보여줬듯이, 한국문단에서 가장 강력하고 스케일이 큰 서사를 구현할 수 있는 소설가들 중에 한 명이다. 여성 작가로서는 무척 보기 드물게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단단하게 구축하고, 창조주로서 소설 속 인물들을 진두지휘하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출판사 서평 中)

 

소설속에 화자를 계속 바꾸어가면서 어느하나 놓치지 못하게 아주 짜임새 있게 사건에 접근토록 한다. 아마도 저자가 전작 《내 심장을 쏴라》이후 오랜 시간 집필에만 몰두하다 출간한 것이라 그런지 매우 치밀한것 같다. 아무래도 이 한편으로 전사같은 저자의 매력에 폭 빠진것 같다. 작가든 배우든 누군가에게 필꽂히면 정신없이 뒤져 읽고 보는 내 성격상 아무래도 난 저자의 다른 소설을 또 파고들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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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비행기 타는 법 - 스튜어디스, 매일매일 여행중이거나 비행중이거나
전미애.최보윤.김소운 지음 / 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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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생 하나가 뜬금없이 물었다...

'선생님, 소설을 왜 읽는지 알겠는데 그 책은 왜 읽어요? 재미없어 보이는데...'

 

자식! 재미없어 보이긴... 가끔 난 도서관에 가서 책장에 손을 대고 스르르 걸어간다... 그러나가 나를 딱! 잡는 책을 빌려서 온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게 아니라 이 책이 날 선택한거란 말이다... 늘 그렇듯이 그렇게 선택한 책은 한번도 재미없지는 않았다. '무슨무슨 책이 재미있어~'라는 추천을 받고 읽은 책들 가운데 간혹 실패한 책이 있긴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런 에세이를 읽는 것은 말이다... 이 세상에는 내가 할수 없었던 것들이 많으니까...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상도 구경할수 있다는 점에서 좋단 말이다.

 

이 책속의 이야기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스튜어디스의 이야기이다.. 곱게만 보이는 그네들이.. 비행중에는 그야말로 소리없는 전쟁터인 것을 어찌 내가 알수 있으랴.. 내 주변에 스튜어디스는 없는데 말이다. 국외선을 탄다면 그야말로 자유롭게(?) 세계 곳곳을 가는 직업인데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승무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 또한... 은근 부럽다... 하지만 꼭 그렇게 좋은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야말로 스케쥴에 따라 바쁘게 비행해야 하는 그녀들... 남들 다 쉬는 주말이 되면 늘상 더 바쁘게 날아야(?)하는 그녀들을 이해할수도 있다. 딸아이가 어렸을적에도 난 열심히 주말에 수업하러 다녔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얼마나 미안하던지.. 다른집들은 주말이 되면 여행가고 어쩌는데.. 우리딸은 그야말로 할머니 할아버지 손잡고 다니게 하고 말이다. 나도 몇년은 그렇게 남들과 다른 생활을 했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어쩜 인간관계가 조금 좁아졌다고나 할까.. 스튜어디스 그녀들도 나름의 그런 제약적인 삶은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이런 에세이를 읽지 않으면 내가 과연 어떻게 스튜어디스의 생활을 알겠냐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쩜 비싼돈내고 비행기타며 가는 여행길인데 내가 주문한 식사가 안나왔네 어쩌네.. 하면서 그들을 괴롭히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마땅히 요구해야 할것들이긴 하지만 꼭 끝에는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말을 덧붙여야 하겠다. 그것이 그들도 나도 편안할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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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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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소설중에 이름을 바꿔서 재출간된것들이 많아서 이 작품이 솔직히 <살수>였는지 알았다. 그런데 왠지 같은 고구려를 다뤄서 그런지 한 2가지정도 비슷한 에피소드를 본듯도 했다. 
 

이 <고구려>는 저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기획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고구려 역사 중 가장 극적인 시대로 손꼽히는 미천왕,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 장수왕까지 여섯 왕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 1~3권까지는 미천왕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어쩐지 맨 마지막 부분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열린결말로 끝난것 같아 혹시 다음편이 나오려나 생각을 했는데, 리뷰를 쓰기전에 검색해보니 역시나 아직까지 5명의 왕들이 남아 있다. 아마도 가장 어렸을적부터 들어 알고 있는 광개토대왕이 가장 기대가 된다. 물론 다른 지금의 '미천왕'편도 정신없이 읽어갔던것을 염두해둔다면 다른편들도 기대해볼만하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나라 고.구.려. 아마도 북쪽 산악지방과 조금은 추운 기후였기때문에 더 그들을 강력하고 활달적인 민족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중국과 접하고 있어 숱한 전쟁에 시달렸기에 많은 고구려 유민들이 생겨났었던것도 같다. 소설말미에 낙랑을 점거하기 위해 최후의 설전을 벌였을때도 낙랑에서 물러나지 않으려는 최비가 고구려 유민들을 방어막으로 내세운다. 백성을 사랑하는 을불(미천왕)은 차마 고구려 유민들을 목숨때문에 진격하지 못한다. 그때 을불의 노장군이 적진으로 뛰어들며 볼모가 된 고구려 유민들에게 외친다.

 

 "고구려가 이곳에 온 이유는 하나다! 바로 그대들을 사람답게 살게 하기 위해서! 나라를 잃고 노예로 살아가는 그

대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서! 지금 이러한 꼴을 다시는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대들을 구하러 온 것이란 말이다.

 

부탁한다! 그 한목숨을 버려달라.

 

그대들의 자식을 위해 죽어달라. 그대들의 자식이 살아갈 나라를 위해. 그대들과 같은 삶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서 죽어달라!"

 

"그래, 죽어주마! 내 자식이 이 빌어먹을 삶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니, 내 통쾌히 죽어주마"

 

그렇게 을불은 낙랑을 차지할수 있었다. 뛰어난 지략보다도 손수 유민들에게 밥을 해 먹이며 오랜세월을 기다려왔던 을불!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는 왕들은 수많은 시간이 흐른뒤에도 후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는것 같다. 그는 큰아버지에게 쫓겨 어린시절 소금장수로서의 삶을 살면서 백성들의 생활을 직접 경험했기에 백성들의 삶이 더욱더 풍요로워질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 결과 고구려는 농업과 상업이 앞선 시기보다 발전하고, 영토도 커져 장차 고구려가 크게 성장할 바탕을 마련할 수 있었다. 비록 방해자를 만나 그의 원대한 계획은 미완성에 그쳤지만, 그는 4세기 초 고구려를 크게 발전시킨 뛰어난 임금이었다. 우리의 반만년 역사속에 이런 자랑스러운 왕이 있다는 것이 오늘 또 나를 뿌듯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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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을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조선 왕을 말하다 1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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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나는 이 책을 거꾸로 읽는다. 최근들어 가장 화가나는 대목의 시기의 왕들이 있어 읽는내내 불쾌했다. 나는 아직도 소현세자가 그리운 사람중의 하나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아마도 이 책을 먼저 읽고 < 조선왕을 말하다 (2) >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었을걸 그랬다. 물론 이야기가 연결되는 건 아니라 순서를 바꿔가며 읽어도 무방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왕들이 뒷편에 있어서 훨씬 더 기분좋게 읽었을꺼 같다.

 

1부 악역을 자처한 두임금(태종, 세조), 아마도 건국초기에 혼란했던 왕권구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왜 굳이 장남에게 먼저 그 선택권이 있어야 하는가 말이다. 유교적 이념에 바탕을 두었다고 하나 첫째라고 모든것을 다 타고난 것도 아니고, 그리고 장자가 아니더라도 탁월할수 있는것이 아닌가? 허나 한나라의 왕위를 계승한다는 것은 절대로 자신의 욕심을 한치도 고려치 않는 일이 될수 없는 것같다. 장자면 장자대로, 공신이면 공신인대로, 자신의 욕심이 많이 지배하지 않는가 싶다. 왕위를 이어받는 당사자들뿐아니라 줄을 선 신하들에게도 권력이란 물리칠수 없는 유혹이리라. 왕자의 난을 2번 일으킨 가운데 왕이 된 태종이나 조선 최고의 카리스마를 가진 세종대왕의 한가지 오점으로 남을 자식들의 권력다툼이라던지... 조카를 끌어내리고 왕위에 오를수 밖에 없었던 세조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이 궁금하다. < 정의공주 >라는 소설에서는 얼핏 어린 단종 주위의 외척들로 인해 세조가 쿠테타를 일으켰다는 이야기를 읽은듯한데 이 책에서는 세조를 '시대를 잘못 읽어 잉태된 국가의 비극'이라고 칭한다.아마도 그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른 책에서의 공부가 필요할꺼 같다.

 

2부 신하들에게 쫓겨난 임금들(연산군, 광해군), 임금의 연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야말로 쫓겨난 임금들이다. 예전에는 이 두사람은 정말로 왕이 되지 말았어야된다고 생각했고, 나쁜점만을 들어왔었다. 그런데 몇년전부터 광해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배우는 그에 대한 사실들이 만약 거짓이라면... 과연 그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왕위에서 쫓겨나는 비운의 군주가 되어야 했는가라는 의물을 갖게 되었다. 오히려 임진왜란때 맥없이 백성을 버리고 망명길에 오른 왕보다 평가절하되어야 할 이유가 있었는가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사관은 언제나 권력은 잡은 이들의 자기 합리화다. 어쩌면 연산군과 광해군 뒤에 숨은 또 다른 진실이 있을거라 여겨진다.

 

3부 전란을 겪은 임금들(선조, 인조), 준비되지 않은 임금으로 인해 우리 민초들이 겪었던 불행은 얼마나 컸을까 한다. 수많았던 징후들에도 불구하고 그저 무능하기만 했었고, 백성을 생각한다기보다 자신의 안전만을 생각했고,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일수 없다. '지배층이 군대에 가지 않는 나라의 피지배층이 전쟁때 종군할 이유가 없음은 물론이다.(p.161)'라는 말은 그 당시뿐 아니라 현재의 그 누구들도 꼭 다시한번 마음에 새겨봐야 한다.

그리고 '삼전도의 치욕'으로 알려진 인조.. 시대착오적 쿠테타. 그가 왕위에 오르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은 아직도 여전하다. "당초 그의 묘호는 열조(烈祖)였으나 인조(仁祖)로 고쳤다. 신하로서 임금을 내쫓고, 아버지로서 아들과 며느리를 죽이고, 할아버지로서 손자를 죽인 인물에게 쓴 어질 '인'자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p.209)"라는 대목은 나도 완벽하게 동감한다. 미래로 나아가려는 조선의 발목을 그의 옹졸함이 잡은것이 분명하다.

 

4부 절반만 성공한 임금들(성종, 영조), 어찌보면 두 임금은 비슷한것 같다. 신하들에 택군에 의해 왕좌에 오른 이들이고 자식에게서 어미를, 손자에게서 아비를 빼앗은 인물들이다. 그로 인해 벌어졌던 일들은 모두 그들이 착오에서 오지 않았나 싶다. 이 두 임금은 자신의 재위 기간에서만 절반만 성공한것이 아니고 후대에서도 절반만 성공한 것이 맞는것 같다. 성종은 연산군대의 피바람을 만들어냈고, 영조는 무엇보다도 보기드문 성군이 될 자질을 타고났을 사도세자를 죽임으로서 정조를 늘 암살의 불안에서 살아가게 했고, 개혁을 해서 새로운 강한 국가로 변모할수 있었던 조선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들었다.

 

지나간 역사가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를 살아갈텐데.. 라는 말을 간혹 듣곤 한다. 하지만 조국의 역사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과거를 바로 알아야지만 조국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수 있는데 일조를 할수 있고 또 그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을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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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이의 사생활 - 유기견과 기자 엄마의 운명적 사랑
이재숙 지음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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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년되었을 몰티즈 잡종남 견(犬) 김새봄, 어느 비오는날 어린 새봄이가 기자 엄마에게 '길거리 입양'되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새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새봄이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시시콜콜한 일상이야기가 훈훈하게 다가온다. 특히나 방송국 기자인 엄마까지 출근하고 나면 할머니가 새봄이와 먼저 살고 있던 '방울이' 누나와 함께 하신다. 할머니도 두 녀석을 꽤나 이뻐하신다. 어쩜 이 두녀석은 전생에 죄가 많아 개로 태어난게 아니라 복이 많아 이렇게 좋은 가족들을 만난것 같다.

 

나도 13년전쯤 강아지 한마리를 길렀다. 호랑이띠가 있으면 개가 안된다고 그리고 엄마가 개를 싫어하셔서 극구 말렸지만 박박 우겨서 한마리를 기르게 되었다. 그 아이도 '방울'이었다. 쥐방울만큼 작아서 방울이였다. 참 예쁜 녀석이었는데...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난 이른 아침에 학교에 갔다가 늦게 돌아오는데도 나만 들어오면 엉덩이가 돌아갈정도로 꼬리를 흔들면서 반가워해주었다. 하지만 한달정도 지난 후에 예쁜 방울이가 내 곁을 떠났다. 숨을 헐떡이다가 내 앞에서 숨이 '딱'하고 끊어지는 것이었다. 그 자리에 주저 앉아서 펑펑을 울었다. 그리고나서 호랑이띠가 있으면 강아지가 안된다는 것을 믿었다. 뒷산에 좋아하던 공과 함께 묻어주었다. 그리고 한 일주일을 밤새 울었던 것 같다. 아직도 그렇게 에쁜 강아지는 본적이 없다...

 

요즘 우리집에는 딸아이가 키우는 햄스터 한마리가 있다. 근데, 이 녀석은 우리집 막내딸 '최하늘'이다. 우리도 새봄이네처럼 가족관계증명서에 올리고 싶은 막내딸이다. 언니가 시험공부하고 있음 고개를 내밀고 감시하는 녀석이다. 능구렁이가 다된 이제 곧 우리집에 온 1년이 다 되가는 녀석이다. 무남독녀 외동딸인 언니에게 책임감이라는 것을 길러준 기특한 녀석이다.

 

우리도 일요일 아침에 <동물농장>을 꼭 챙겨보는 가족이다. 학대받는 동물들을 보면 같이 울기도 하고, 우리 햄스터 하늘이에게 인생역전을 위해 말한마디만 해보라고 날마다 말을 가르친다. 그녀가 말을 할거라고 믿는건 아니다. 그저 우리는 한가족이기때문이다. 조는 모습도 귀엽고, 돌돌 말고 자는 모습도 예쁘고.. 우리도 새봄이네처럼 한가족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늘이도 우리곁에 아주 오랫동안 함께였으면 좋겠다.

 

" 한 나라의 위대성과 그 도덕성은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나는 나약한 동물일수록 인간의 잔인함으로부터 더욱 철저히 보호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p.258, 마하트마 간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어느 하나 하찮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햄스터 동생을 아끼는 우리딸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그렇게 새봄이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듯이 항상 하늘이의 사생활도 들여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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