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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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싱크홀'이라는 책을 읽어보고 요즘 습관대로 그의 작품을 수첩에 다 적어놨었다. 한 학생이 어쩜 선생님은 작가도 다 기억을 하느냐고 했다. 요즘 든 습관이 좀 뭔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우선 그 작가의 책을 적어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될수있으면 다 읽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과는 다르게 작가들을 쉽사리 외울수 있었다. 그런데 어쩜 이 '압구정 소년들'은 '싱크홀'에 비해서는 좀 감흥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만약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아마도 이재익이라는 작가를 기억하지 않았을것 같다.

 

이 소설은 어디선가 봤는데,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작가도 고등학교 시절에 밴드에서 보컬과 기타도 쳤고, 극중 등장하는 '우주'도 1975년생에 압구정 구정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나온 이다. 그리고 웬만해선 소설속의 지명이나 학교라든지 몇가지 사건들도 실명을 거론했다. 그래서 간혹 이 이야기가 실제인가 아닌가도 혼동이 되기도 하고... 요즘 시대에 일어났던 일을 모티브로 한 것도 알아차릴수가 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일하러 다니던 곳이 그쪽이다 보니 장소며 거리며 다 익숙하다.

 

여배우가 자살을 했다.

그렇게 시작을 한다. 역시 뜸을 들이는 것보다는 처음에 한방 크게 터뜨리고 시작하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어쩜 맘에 드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왠지 미스터리한 것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번을 경험했던 반전까지도.. 별로 신선하지 못했던 점이 너무나도 아쉬웠던 듯했던... 그런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저 내 비슷한 시대의 이야기다 보니, 정말로 저때 고등학생들에게도 저런 이야기들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에는 비일비재 하겠지만 한과목당 100만원을 하던 비밀과외를 하며 상위권을 지키다가 소위 일류대학에를 진학했던 이들... 내 주위에 그런 곳에 살던 친구들도 당시 그렇게 과외를 한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한번 둘러보게 된다. 어쩜 나는 그 시대 명동이 우리 학교서 그렇게 가까운 곳인지도 몰랐고, 압구정이라고 하는 곳은 과연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대입이라곤 열심히 문제집 사서 풀며 혼자 해결을 해야 하던 그런 학생이였으니까...뭐, 그렇다고 나도 지방서 산건 아니고 서울서 살았었는데..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던 사람들 같아 조금 이질감이 생기기는 하다...

 

조금은 '싱크홀'보다는 낮게 평점을 매기고 싶다. 그리고 싱크홀처럼은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은 소설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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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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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김려령 작가의 이름만을 보고 선택한 책이였으나, 또 한번 그녀의 작품에 감동하고 말았다.

또 다른 모습의 저자를 보는것만 같았다.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구성과 복선, 치고 빠지는 변칙복서 같은 대사, 절제된 서술, 연검처럼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내상을 안기는 김려령표 문장은 읽는 이의 방어벽을 야금야금, 철저하게 무너뜨린다.(정유정 작가)

 

추천의 평도 이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요즘 한창 김려령 작가와 더불어 정유정 작가의 책도 미친듯이 찾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정 작가가 말한 '치고 빠지는 변칙복서 같은 대사'에 완전 공감한다.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않으면 금방 바뀌는 화자로 인해 당황하게 된다. 그야말로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그렇다고 신경이 무진장 쓰이는 그런 책은 아니다. 그냥 집중하게끔 만든다. 그것이 독자를 확 잡아이끄는 저자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엄마와 만지가 주고받는 대화가 너무나도 맛깔스럽다. 자연스레 이루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지가 죽지 않고 그녀들 사이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열네살 천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아침내내 최신형 MP3를 사달라고 조르던 천지가 갑자기 자살을 해버렸다. 현실을 받아들일수 없었던 엄마와 언니 만지. 하지만 겉모습은 무덤덤하게 보내는것 같지만 천지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이사를 갔던 아파트.. 하지만 모든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퍼즐조각을 천천히 맞춰 나가는 것처럼 읽으면서 앞에 깔린 복선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모두가 계획되어 있던 일들.. 그래서 더욱더 소설에 집중할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또 이 소설이 내 머리속에 깊게 각인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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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모린 스토리 1 - 용 카줄을 만나다
퍼트리샤 리드 지음, 작은 우주 옮김 / 대교출판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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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의 공주라함은 품위있고, 박학다식하고, 여려야만 할까?

그 상상을 완전히 깬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이모린은 공주로 태어나기는 했지만 모든걸 억압하는 왕국 생활이 지겹기만 하다. 앉아서 수를 놓는것보다 검술을 배우는게 좋은데 주변 사람들은 품위있는 공주를 강요한다. 그런데 갑자기 닥친 서랜들 왕자와 결혼이라니...

몰래 왕국을 빠려나와 용 '카줄'의 공주가 된다. 흔히 옛이야기들은 용에게 공주가 납치되면 왕자가 와서 용과 싸워 공주와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하는데 사이모린 공주는 자신을 구하러 온 왕자를 설득하여 돌려보낸다. 그리고 스스로 용의 공주가 되었기에 카줄을 잘 믿고 따른다. 또한 카줄도 다른 용들과 엄연하게 다른것 같다.

 

용의 수정 접시를 차지하려는 마법사들의 음모를 알아낸 사이모린은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아주 용감하게 불의에 맞선다. 어쩜 사이모린이 여느 공주와 마찬가지로 연약했더라면 단번에 이 책을 덮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이젠 '여자니까', '공주니까' 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날려버리는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어렸을때부터 여자아이들에게 여자아이라는 이름 속에 얌전해야하고 품위있게 행동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딸도 사이모린처럼 호기심 많고 모험을 즐기는 멋있는 여성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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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을 섬긴 왕, 세종이 꿈꾼 나라 - 소설가와 아나운서가 만나 세종을 이야기하다
정도상.최재혁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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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소통하지 않는 정치는 더 이상 정치가 아니다 "

 

" 그의 판단 기준은 오직 백성이었고, 조선의 미래였다. "

 

요즘 돌아가는 정치판을 바라보면 제일로 해주고 싶은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600년전 세종대왕께서는 백성을 섬기며 그들의 고통이 뭔지를 헤아리며 오로지 그들과 소통하기를 언제나 바래왔다. 그러나 과연 우리 정치를 하시는 그분들은 과연 어디에 판단 기준을 두시는지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의 목소리는 과연 귀담아 듣는지 아쉬울 뿐이다.

항상 백성들을 위해 근심을 내려놓지 않으셨던 분이고, 중국과 다르기에 우리의 우리나름의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셨다.

 

어찌 그 위대한 세종대왕께서도 시련은 없으셨을까? 태종의 셋째 아드님으로 태어나셔서 국본이 될수 없었기에 자칫 우리는 한글을 만날수 없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종의 결단으로 그분은 제왕이 되실수 있었고, 우리는 그분이 창조하신 과학적인 한글을 만날수 있었다. 당시 세자였던 양녕대군에 대한 이야기는 충녕이 뛰어난것을 알고 일부러 미친짓을 했다든가, 원래 왕의 제목이 아니었네라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어 솔직히 어느것이 진실인지는 모르겠다. 만약 후자의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왜 우리 역사는 모든걸 미화만 시키는 것일런지... 어렸을적 학교에서 배운 것은 어째 들어맞는 것이 이리도 없는지 한스럽다. 어쨌든 충녕이 제왕에 오를수 있었던 이유가 전자이든 후자이든 충녕은 이미 제왕으로서의 학식과 자질이 충분하였다고 볼수 있겠다.

 

세종대왕은 엄청난 독서가라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있었다. 본인은 물론 신하들에게 '사가독서'라는 일종의 재택근무를 명하기도 했다. 이는 학자들이 어느 전문분야에 대한 깊은 독서를 해야만 연구에 전념할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씽크탱크의 역할을 할수 있다고 생각한 그의 결단이었다.

 

알면알수록 세종대왕은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왕인듯 싶다. 그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존경스럽고, 엄청난 독서가였다는 사실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그의 정치적 카리스마가 존경스럽다. 언제쯤 우리는 그런 정치인을 다시 만날수 있을런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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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보다 슬픈 약속
정유정 지음 / 밝은세상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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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의 밤 >의 정유정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다. 이제껏 봐왔던 그녀의 작품과는 다르게 애틋함이 묻어나는 소설이었다. 물론 내가 그녀의 작품을 거꾸로 읽어나가고 있긴하지만 <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나, < 내 심장을 쏴라 >와는 다르게 볼수없었던 소설이다.

 

여기서는 약간 묘하게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얽혀있다. 한동안 그 관계를 파악하기에 좀 힘이 들었지만.. 이런 이야기가 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뭐 만들어졌다고 해도 보지는 않았겠지만서도 말이다.(원래 책과 영화 둘중 하나만 보자는 주의니까..)

 

이야기는 지형이의 아버지의 죽음부터 시작된다. 유독 엄마보다는 아빠와의 관계가 돈독했던 지형은 레지던트 의사다. 아버지는 선산이 아닌 먼 바닷가에 묻히셨다. 그리고 지형은 그곳이 낯설지 않았다. 4대독자였던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할머니의 독설에 지형은 문득 무언가 자신이 알지못하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따져묻지만 그저 수문포의 '최세영'을 찾으라는 한마디만을 들었을 뿐이다. 서서히 퍼즐같은 조각들이 자리를 찾고 있었다.

 

또 한여인.. 지형이의 엄마 혜원이다. 혜원이의 엄마는 그 옛날 어느 부잣집 씨받이로 들어가 아들을 낳아주고 멀리 내쫓겼다. 그리고 혜원은 지형의 아버지와는 엄마는 같지만 아버지가 다른 남매였던 것이다. 혜원의 인생도 그다지 평탄하지 않았다. 지형을 사생아로 만들지 않기 위해 오빠의 호적에 올렸고, 병이 생기자 지형을 오빠의 아이로 만들고 고모를 자청했다. 그리고 죽는 그날까지 한사람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그리고 지형을 그리워하며 생을 마감한다.

 

갑작스레 알게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지형은 혼란스러웠다. 힘든 방황을 하면서도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얼마나 사랑하면 그렇게 되나요? 전 짐작이 안가요"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사랑이 있다. 가족간의 사랑도, 연인들의 사랑도.. 하지만 요즘에는 참 안타까운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이런 이야기를 읽을때마다 왜 이런 것은 소설속의 사랑으로만 끝나는 건지 아쉬울때가 너무나도 많다. 물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물건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어디선가 혜원이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연인과의 사랑도 깨지면 호러드라마가 되는 사랑도 있겠지만 영원이 지켜주는 세영이의 사랑도 있다. 하지만 항상 신문에서는 안타까운 일들만 많아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져간다는 생각만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 소설속에 나오는 사랑은 많은 시간이 지나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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