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형사 : chapter 3. 꿀벌의 춤 강남 형사
알레스 K 지음 / 더스토리정글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지난 2편을 읽으면서 곧 3편이 출간된다는 소식에 목이 길어나도록 기다렸다. 빠른 화면전환으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 긴박함. 특히나 이번 이야기는 몇년전 '버닝썬' 사건이 떠오르는 이야기이도 한다.

호진은 노블러스 클럽의 대표이다. 실은 그는 꿀을 모아다 주는 꿀벌이나 다름없다. 이 클럽의 지분을 늘려보고자 투자자가 맘에 들어하는 여배우 세진을 속여 클럽으로 불렀다. 그러나 험한일을 당하기 직전 동금 덕분에 그 상황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세진은 후에 동금의 수사에 좋은 정보원이 된다. 어느날, 인기가수 유라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침입흔적이아 외상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타살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부검을 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소속사에서는 강력히 부검을 거부하고, 유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부검을 진행하려 한다고 몰아가고, 이런 반응에 동금은 분명 유라의 사망에 무언가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고, 발인당일 유라의 어머니의 도움으로 드디어 부검을 하게 된다.

꿀벌들은 여왕벌과 양봉업자를 위해 열심히 꿀을 따다 바쳤다. 꿀벌들은 모른다. 양봉업자와 꿀벌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산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은 양봉업자뿐이다. 양봉업자는 꿀통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꿀벌도 여왕벌도 모두 양봉업자의 소유라는 사실이다.(p.281)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꿀벌에 비유하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했다. 한번도 꿀벌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열심히 꿀을 모으는 꿀벌과 그 꿀을 가져가는 양봉업자들. 이 비유가 현재 사회를 그대로 반여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중에 사건의 진상들이 발견되면 여왕벌은 일부만 데리고 다른 둥지를 찾아 떠나면 된다. 이른바 꼬리자르기 아닐까. 양봉업자들을 다른 꿀통을 찾아가면 된다. 이 이야기에 빠져 읽다보면 꽤 스릴있고, 여왕벌과 양봉업자를 잡을때는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아마도 너그러운 판사들은 그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릴 것이다. 또는 줄을 댄 권력들에게 빌붙어 교묘하게 빠져나갈 것이다. 참.. 열심히 사는 꿀벌들은 언제나 슬프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픔의 틈새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 < 슬픔의 틈새 >는 <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 < 알로하, 나의 엄마들>에 이어 이금이 작가의 '일제강점기 한인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의 마지막이다. 그런데, 아쉽게 전편들은 읽어보지 않았다. 전편이라고 하기에 연결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의 제일 아픈 기억은 일제강점기였다. 나라를 잃어버린 백성들은 어디서도 보호받지 못했다. 1945년 8월 15일 조국이 해방되었던 날, 모두가 기뻐할수만은 없었다. 돌아가야 하는 조국이 있는데도, 그들은 돌아올 수가 없었다. 비행기를 타면 3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50년이 걸려 돌아왔던 한 여성의 삶을 찬찬히 쫓아가면서 당시의 상황을 느껴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주단옥, 타마코, 올가

세명이 아니다. 모두 단옥의 이름이다. 1943년 단옥은 엄마와 오빠 성복, 동생 영복과 화태에서 광부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일본은 사할린을 가라후토로 명명했고, 조선 사람들은 한자의 음대로 그 곳을 '화태'라고 불렀다. 아버지의 초청을 받아 가는 길에 마지막 배를 타야하는 곳에서 오빠 성복은 사라지고 말았다. 일본땅에서 돈을 벌어 효도하겠다며 떠났다. 그렇게 사택에서 오빠 성복과 고향에 남은 영옥은 없었지만 가족이 단란하게 살게 되었다. 형편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동생 해옥이 태어나고, 나름 행복했던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다시 아버지는 일본 본토로 들어가게 되었고, 가족들을 후에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맞이한 해방. 이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단옥의 가족들은 일본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귀환선에 타지 못했고, 사할린에 남게 되었다. 단옥의 가족들은 일본인도 소련인도 그렇다고 조선인도 아닌 무국적자가 되었다. 며칠이 되어 도착했던 화태였지만, 다시 돌아가는 길이 50년이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알아야 될 역사인데, 이렇게 이제서야 소설을 통해서 알게되다니.. 너무했다. 이제서야 내가 할 일은 없었다고 하더라도, 역사의 한켠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서 참 부끄러워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옥은 참 단단하다. 멋지게 역사의 격랑속에서도 야무지고 당당하게 걸어나가는 모습이 매우 뿌듯하다. 주단옥에서 타마코로, 그리고 올가로 바뀌는 이름에서 당시의 상황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우리의 역사 속에 수많은 단옥들이 진수(단옥의 남편)들이 존재한다. 뒤늦게 그들이 영구 귀국 했지만 3시간이면 될 거리를 50년을 돌아오게 했던 점에서는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스펠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름 방학은 말이다. 예전에는 제헌절(7월17일)전에 방학해서 광복절(8월15일)이 지나서 개학하는 것이 국룰이었던 듯 한데 말이다. 요즘에는 3주 내지는 4주정도 밖에 하지 않는 것 같다. 너무 더워지는데, 조금 길게 해주면 안되는 건지... 방학만 길어지면 여전히 학원으로 다니는 기간만 길어지는 것인지... 이 이야기도 여름방학이 줄어들고 있다는 유스케의 투덜거림으로 시작을 한다.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유스케. 새학기에는 게시판 담당에 지원했다. 유스케는 게시판 담당이 되서 벽신문에 도시전설이나 심령 현상을 주제로 한 오컬트 코너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1학기학급회장이었던 사쓰키도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게시판 담당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한 학생 4월에 전학을 왔지만 아직 존재감이 미미한 미나. 이렇게 3명이서 마을에 전해져오는 7대 불가사의를 추적하기로 한다.

사실, 사쓰키는 1년전 죽은 사촌언니 마리코의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했다. 그래서 심령 스폿에 관심이 많은 유스케에게 괴담의 이야기를 던져본다. 'S터널의 동승자, 영원한 생명 연구소, 미사사 고개의 몰이 달린 지장보살, 자살 댐의 아이, 산할머니 마을, 우물이 있는집'이 오쿠사토 정에 관련된 6개의 이야기인데, 7번째 이야기를 알게되면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나 유스케에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했다. 하지만 미나는 단번에 유스케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일곱번째를 알게되면 죽는다고 하는데, 유스케는 살아 있으니 절대 알수가 없다고 한다. 이미 아이들의 특성이 다 드러났다. 유스케는 오컬트 입장에서 괴담 추적을 하고, 사스키는 현실적으로 언니의 죽음에 답을 찾으려 한다. 또한 미나는 두사람의 시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야기들을 추적하면서 세 사람은 괴담이 아닌 실제 벌어졌던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누군가 추적을 멈추라는 경고를 보내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6학년의 학생들이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인데, 사건이 너무나도 묵직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이 세친구들이 어린이라는 생각을 문득문득 잊게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도서관을 찾고 친구들과 의논하는 모습은 꽤 보기가 좋았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이런 모험보다는 학원과 인터넷세상에서만 사는게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또한 "호러와 미스터리를 이런 식으로도 만날 수 있다"라는 말은 계속해서 미스터리 분야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미지의 세계를 계속해서 개척하고 있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새의 마음과 나무의 온순함으로 세상을 느낄 수 있다면....

험한 범죄나 타인에 대한 인권을 유린하는 일들은 없을 것 같다. 예전에 그런 것을 본적이 있다. 숲이 우거져있지만, 나무들은 가지를 뻗을때 옆의 나무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조금도 겹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혼자 자란 나무는 가지를 옆으로 넓게 뻗지만, 이웃한 나무들이 많으면 위로 가지를 뻗는다. 이 책에서 유심히 읽었던 부분은 나무는 가지를 벋어나갈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첫번째, 올해는 뿌리를 얼마만큼 만들어야 잎들이 갈증을 느끼지 않을까? 두번째는 빛을 최대치로 수집하려면 어디로 가지를 벋어야 할까? 세번째, 뿌리가 못 버틸 만큼 가지를 멀리 벋어서는 안된다는 어떻게 풀까? 네번째, 다른 가지와 보조를 맞추려면 어떻게 욕심을 자제해야 할까? 다섯 번째, 가지를 어디로 벋어나가야 아래 가지에 방해가 안될까? 여섯 번째, 어디를 보강해야 가지가 태풍이나 눈에 부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꽃눈을 가지에 어디쯤 맺어야 번식에 성공할까? 이런 질문들을 하기 때문에 이웃하고 있는 나무와도 서로 양보하면서 가지를 벋는것 같은데, 어찌 인간들은 삶을 살아가는데 생각이 없을 수 있을까. 요즘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손에 잡을수 있는 눈앞엣것만을 신경쓰다가 모두 죽게 생긴 것을 왜 모를까. 우습다.

또 한가지 눈길을 그는 것은 도시의 "열섬 현상"이다. 열섬 현상은 인간이 도시생활을 하면서 꾸며 놓은 도시 특유의 환경 하나하나가 기온을 상승시켜 도심의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게다가 요즘에는 자동차와 에어컨의 실외기로 가속화되고 있다. 더우면 에어컨을 틀고, 바깥은 더 더워지고, 그럼 또 냉방장치를 틀고.. 돌고 도는 악의 순환이네.. 그런데, 서울의 경우 청계천을 복원 한 이후 청계 4가 주변의 온도가 23%까지 낮아지고 풍속은 6.9% 빨라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연을 훼손하는데, 이런 녹지는 우리의 열섬현상을 다독여 주고 있다. 이런 자연에 우리는 너무나 무심하다. 초반에 언급했던 나무의 온순함으로 세상을 느낀다면 정말 살아가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로 78세인 오시 하나. 하지만 누구도 그녀를 제 나이로 보지는 않는다. 과거,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보인다는 말을 들었을때, 충격을 받았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때부터 자신을 꾸미기 시작했다. 동창회에 나가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자신이 이제는 친구들의 시샘도 받고, 길거리 잡지사로부터 패셔니스타로 촬영의뢰를 받기도 한다. 이런 점은 배울만하다. 나도 언젠가부터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좀 더 젊어보이는 것이나 악세사리등도 신경써서 하지 않는다. 그냥 나이대로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귀찮고 게으른 정도라고나 할까... 기미 올라온다고 선크림을 바르라는 잔소리로 그거 하나 한다랄까. 게다가 오시하나에게는 한참을 못 미치는 나이임에도 여기저기 아프게 되면, 그렇게 오래 썼으니 고장날만도 하다라고 여기는데 반성이 조금 필요한 것도 같다.

그런데, 어느날 평생을 함께 했던 남편 오시 이와조가 갑자기 사망하게 된다. 아마도 머리를 크게 부딪힌 것 같은데, 노인들은 당장은 이상이 없더라도 몇개월이 지난 후에도 출혈이나 혈종이 생길수 있으므로 꼭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던 의사의 조언도 무시했었다. 하나는 장례를 치르는 며칠전에 기억도 없다. 남편과의 사별이 하나에게는 꽤 스트레스를 받았던 듯 싶었다. 그렇게 이와조와의 이별에 후유증을 겪고 있을 무렵, 아들이 발견한 남편의 유언장. 그 속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에게는 "첩"이 있었다. 게다가 "혼외자" 또한 있었다. 42년동안 남편은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 이런 개%$^$&@$*^

최근에 읽었던 < 디 아더 와이프 >에서도 보수적이고 점잖은 신사인줄 알았던 아버지의 숨은 과거에 충격을 받은 아들의 이야기를 만났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도 "디 아더 와이프"에 대해서도 참 화가 났었는데... 노인의 품격을 지키기 위한 하나는 그저 남편이 만들던 종이접기 작품들을 쓰레기봉투에 넣고 물고문, 불고문을 시켜버린다. 어떻게 이렇게 배신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아내와 첩에게 최선을 다했다거나 유언으로 혼외자에게 인지(법적 지위 부여)하지 않는다 해도 나라면 부관참시라도 했을 판이다.

예전에 아침방송에서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때, 가장이 사망하고 나면 어린 자식들을 남의 집에 보내서 소식이 끊겼다라는 사연이 종종 나오기도 했었다. 그 당시 참 화가 났었다. 왜 그 당시 어머니들은 남편과 사별하고 나면 아이들을 지킬수 없는 것일까. 물론, 여성의 사회진출이 없었던 시대적 배경이 있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겠지만, 여성들도 너무나도 가정에만 헌신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자녀들이 성장하고 나면 더이상 관심갖지 말라는 태도가 우리의 어머니들을 얼마나 외롭게 만들게 되는지... 게다가 오시 하나같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얼마나 자신의 인생이 허무하게 느끼게 될런지.. 그래서 더 오시 하나를 응원하게 된다. 흔히들 '내 멋대로'라는 말은 타인의 시선을 아랑곶 하지 않고 멋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여전히 멋쟁이로 살아가며 "품격"을 지키는 오시 하나를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