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9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9
김용세.김병섭 지음, 센개 그림 / 꿈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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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판타지의 메가 히트작'이라고 불뤼우는 <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 나도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그 말은 당연히 맞는 것 같다. 이번 아홉번째 이야기에서는 "뜨거운 불꽃 형제의 맛", "시력이 좋아지는 맛", "연기 잘하는 맛", "거미손이 되는 맛"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편에서 "시력이 좋아지는 맛"이 탐난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양궁 신동이라 불리는 지우가 등장한다. 지우는 화랑중 양궁부의 일인자였다. 과거형이다. 초여름에 태강중 양궁부 에이스였던 서하가 전학을 왔기에 이인자로 밀려났다. 서하는 재능도 있는데 외모 또한 예뻐서 인기가 많다. 우연히 눈에 띈 도깨비 식당에서 지우는 "시력이 좋아지는 맛"의 젤리를 먹게 된다. 그후 지우는 꽤 10점에 명중을 한다. 두번째 화살이 첫번째 화살을 꿰뚫는 로빈후드 애로우까지 이끌어낸다.

나는 양궁선수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시력이 자꾸만 나빠졌다. 그래서 "시력이 좋아지는 맛"의 에피소드가 펼쳐질때 탐이 났었다. 당연히 이번 이야기에서 선택하라면 나는 이 맛을 선택하리라 맘 먹었다. 하지만, 실제로 도깨비 식당이 없든...아주 오랫동안 책을 볼 수 있는 시력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게다가 이번편을 읽으면서 "당근을 덖어야겠어"라는 표현을 보고 "볶아야겠어"의 오타인줄 알았었다. 그런데, '볶다'와 '덖다'는 행위의 대상과 방식에서 차이는 나타낸다고 한다. '볶다'는 음식 또는 음식의 재료를 대상으로 물기가 거의 없거나 적은 상태로 열을 가하며 익히는 방식이고, '덖다'는 물기가 조금 있는 고기나 약재, 곡식등을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는 방식이라고 한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다. 역시 그래서 사람은 늘상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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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배달합니다
최하나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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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를 배달하는 여울. 그녀는 한가지 소망이 있다. 부자가 되고 싶다.(나도) 꿈은 건물주다.(나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나도) 하지만 찬찬히 한걸음씩 내밀어 본다. 먼저 1억을 모아 동대문에서 액세서리 도매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동네도 아주 오래전부터 요구르트를 팔던 여사님이 계셨는데.. 늘상 아파트에 장이 서면 한쪽에 자리잡고 요구르트를 파시는데다가 동네 아이들의 이름을 꿰뚫고 계셨는데, 어째 요즘에는 볼 수가 없음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20여년을 이 곳을 담당하셨는데 말이다. 게다가 언제인가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홀로 고독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요구르트 배달하시는 분들을 통해 점검하겠다는 식의 기사를 본 적도 있다. 아무래도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시니 가능도 할 것도 같다. 여울이도 그런 역할을 하게 되는데, 할일도 많은데 번거로운 서류작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방법인 것도 같다.

여울이는 참 정이 많은 사람같다. 물론, 실적을 올리기 위한 마음도 있었지만, 은둔형 외톨이를 자처했던 청임이에게 매일 다양한 와플을 구워주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일이나, 독거노인들에게 베푸는 온정을 보면 어쩌면 돈을 모으기로 혈안이 되어 있었던 사람은 아니다. 또한 매일 300원을 내며 요구르트를 사먹는 함군(여울이 지어준 별명)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도 적극 도와주게 된다. 여울은 요구르트와 함께 온기를 배달하면서 그들을 변화하게 했지만, 그들에게서도 좋은 에너지를 받으면서 자신의 목표에 변화를 가지게 되었다.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이렇게 따듯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소설 속 세상은 이렇게 따듯하기만 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참 아쉽다. 각박한 세상에 한가지 미담으로 인해 '역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었어'라는 말보다 상식이 우선이 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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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탕 - 가족의 소박한 일상과 고운 꿈을 담은 동시집
김하온 외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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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함께 쓰고 읽는 동시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예전에 '창작 동요제'가 생각났다. 요즘엔 우리집에 어린이가 없어서인지 동요를 듣지 못한 것 같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어린이들이 나와서 성인 가요를 부르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세월이 변하는 것을 쫓아가지 못하는 탓일까. 그런 의미에서 이 동시집은 참으로 흐뭇하게 읽을 수 있었드래서 너무나도 좋았다.

초등 교사 아빠와, 동화 작가 엄마와 열두살 쌍둥이가 함께 그려내는 동시집에는 자신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사소한 것도 시로 승화되니 참으로 재미있다. 특히나 "밥값"이라는 시에서는 유령거미 이야기를 한다. 집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구서구석 집을 짓는 녀석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보니, 초파리가 거미집에 걸려 유령거미의 먹이가 되었다. 밥값은 하니 봐준다라는 시이다. 거미줄에 걸린 성가신 초파리나 그런 벌레들을 먹어주는 거미가 고맙기는 하지만서도... 나는 용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미안해~ 니가 고마운건 아는데... 그래도 우리집은 안돼"라며... 더 이상은 말 못하겠다.

괜시리 이 책을 읽다가 어릴적 딸아이가 썼던 시가 생각이 났다. 나의 행동을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해서 얼마나 웃었던지... 그런 친구가 체험학습 보고서를 쓸때, 어설픈 것이 답답해서 이리저리 코치를 하다보니, 나중에는 내가 쓰고 있었다는 사실이...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반성을 하게 해준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모두 시가 될 수 있는 것을 알려주는 동시집, 이 동시를 읽다보면 문득 문득 추억여행을 하고 있는 자신을 느낄수도 있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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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리의 뼈 로컬은 재미있다
조영주 지음 / 빚은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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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조영주 작가의 추리장르를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청소년문학에 치우쳐 있었드래서, 뭔가 작가의 정통추리를 갈구하고 있을즈음에 이 책 < 쌈리의 뼈 >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시간 3부작의 마지막 책이라고 한다. < 크로노토피아 >에서는 무한의 시간을 다루었고, < 은달이 드는 밤, 죽기로 했다 >에서는 찰나의 시간을 이야기 했다면 이 책 < 쌈리의 뼈 >에서는 상실의 시간을 다루고 있다.

엄마(명자)는 베스트 셀러 작가다. 그런데, 엄마는 치매에 걸리고 말았다. 소설을 쓰기 위해 직접 취재를 해야하는 엄마의 특성상 일정 거리를 둬야 하는 코로나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간혹 해환 자신을 딸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엄마를 보면서 난감하기도 했었다. 엄마는 해환에게 자신이 쓰고 있던 소설을 마무리 해달라고 부탁한다. 과연 해환은 이 소설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엄마는 평택역 근처의 집장촌 "쌈리"를 배경으로 "쌈리의 뼈"라는 소설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정말로 뼈가 발견되었단다. 소설의 마무리를 위해 해환은 뼈가 발견되었다는 곳을 취재해 나가며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헤쳐 나간다. 그런데 인터뷰를 했던 노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고, 우연스레 그 날 잠시 사라졌던 엄마를 발견하게 된다. 엄마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엄마는 치매가 맞는 것일까. 아니면, 치매를 빙자해 나를 속이고 이 일들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쌈리에서 발견된 그 뼈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 걸까.

작가의 이야기들을 보면 실제인지 소설인지 잘 구분이 안가는 경우가 있다. 장소의 선택을 보면 작가의 주무대가 되는 곳을 선택해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평택은 내가 살면서 한번도 가본적이 없지만, 작가의 < 붉은 소파 >같은 경우에는 "압구정역 4번 출구로 나와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면, 정면에 6층 건물이 있다"라는 문장이 등장하는데, 내가 주로 다니는 곳 중 하나라 정말로 찾아가면 붉은 소파를 놓고 누군가를 찾는 석주를 만나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해환뿐 아니라 읽고 있는 나도 현실인지 소설 속 이야기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그런 현실감을 느끼게 된다. 더군다나 해환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묘사가 되면서 그녀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까지... 간만에 조영주 작가의 정갈한 이야기를 만난것 같아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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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 레이디가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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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그렇고, 내용도 1막과 2막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중편 소설 두 개를 묶어 놓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무인도와 대도시. 하지만 '혀절단'과 '최초 발견자'가 사망하게 된다는 것만 같은 서로 다른 형태의 살인사건. 하마터면 속을 뻔했다. 아니, 어쩜 나만 속을 뻔했는지도 모르겠지. 두가지 장소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은 어느새 하나로 합쳐지게 되면서 전체적인 사건의 진실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된다. 게다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ABC 살인 사건'을 연상시키는 점까지 흥미롭게 이 소설을 읽을 수 있다.

1막에서는 히토는 친구들과 외딴섬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히토는 친구들에게 숨겨둔 목적이 하나 있었다. 사실, 친구로 가장해 이들에게 접근했던 것. 과거 이들은 약에 취해 히토의 선배를 폭행했다. 그야말로 묻지마 폭행이었다. 유망주였던 선배는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다. 선배의 삶을 망친 그들을 모두 죽이고 자살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어떤 사건을 벌일지 이야기를 예약된 시간에 인터넷에 올리게 하고 떠난 길이었다. 모두에게 비소가 든 쥬스를 먹이는 방법을 쓰려 했는데,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잘못하다가는 '범행성명'으로 인해 살인자로 몰릴 판이었다. 누명을 쓰기전에 범인을 찾아야만 한다.

2막에서는 무인도의 살인사건으로부터 3년이 흐른 시점이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하는 마리아가 이상한 검은 봉투를 발견한다. 봉투를 풀어보니 토막난 시체였다. 참고인으로 조사를 한다면 경찰은 마리아에게 동행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경찰서로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최초 발견자가 피해자가 되는 연쇄 살인사건 때문에, 특별수사본부에서 마리아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과연 마리아는 무사하게 위기를 넘기게 될 것인가.

아라키 아카네는 데뷔작 < 세상 끝의 살인 >으로 에도가와 란포상 최연소 수상을 했었다. < 세상 끝의 살인 >도 꽤 독특한 설정이었었는데 이 이야기 <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 >도 독특한 구성으로 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단순이 소설 속 이야기로 치부해버려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누군가는 인생의 큰 틀이 바뀌는 피해를 받았는데, 죽은건 아니지 않느냐, 한때의 실수 뿐이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나, 어차피 너는 못된 짓을 했기 때문에 죽어도 싸다라는 식의 비난 또한 과연 옳은것인지 생각해 봐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여전히 성평등이 되지 않는 사회의 이면이나 사랑인지 집착인지 구별할 수 없는 행태는 늘상 누군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사실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 상식적인 것은 없다. 갈수록 그런 행태는 더욱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이게 정말 상식에 맞는 행동이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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