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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 -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최우수상작 ㅣ 토마토 청소년문학
양은애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1월
평점 :
주영은 남편 대준과 이혼준비중이다. 날이 갈수록 다툼이 많아졌다. 어린 수인이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을테다. 수인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직장일을 하는 주영은 수인을 잠시 시골 아버지댁에 맡길 요량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와는 어색해져 버렸다. 잘 찾아오지 않던 주영이 수인을 데리고 온다고 하자 아버지는 놀랐다. 수인은 시골집에서 도깨비 '벼리'를 만났다. 주영이도 어렸을 적 '벼리' 이야기를 했다고 아버지는 이야기 했지만 도통 주영이의 그에 대한 기억이 없다.
주영은 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해야했다. 그래서 수인에게 할아버지 집에 있어야 함을 설명했지만 7살 수인이는 쫓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주영은 답답하기만 하다. 화를 내는 엄마때문에 수인이는 속상했다. 그런 수인이 갑자기 그림자 귀신인 '어둑서니'에게 납치 당하고 만다. 주영 앞에 김서방이라 부르며 벼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주영이 자신에게 처음 벼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수인을 찾아야 한다. 딸을 찾기 위해 주영은 벼리와 함께 기억속으로 여정을 떠난다. 차츰 드러나는 진실 앞에... 주영은 왜 이 여정이 시작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야기를 읽는 초반에는 수인이의 모험에 관련된 이야기인가, 혹은 어떤 사연이 있길래 기억을 넘어서라도 너에게 가겠다고 하는지 의문이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과거의 어느 지점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에 괴롭고 무섭기에 그 사실에 마주하기 싫어하는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누구나 대면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지 않을까. 만약에 그 기억 너머로 돌아간다면 용기있게 대면할 수 있을까. 나는 가끔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을 되새김질 하듯 꺼내어 들고선 스스로를 못살게 구는 못된 버릇이 있다.
살다보면 과거의 행동을 후회하는 시간은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나는 그것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빨리 깨달았으면 한다. 과거의 당신도 꽤 괜찮은 사람이었고 그때 당신이 했던 선택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의 자신과 조금이라도 더 빨리 화해하는 것이 앞으로의 삶을 바꾸는 방법이라는 걸, 이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지만 모든 것이 바뀌되는 그 순간을 부디 만날 수 있길 바란다.(p.233)
작가의 말을 읽게 되면, 벼리의 사람들은 과거로 돌아가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르게 된다. 아마도 과거를 돌아갔어도 당시의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매순간, 순간을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살았다고, 내 자신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은 그런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