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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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언제부터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지 않았다. 한때는 정말 집요하게 읽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가 변했는지, 내가 변했는지... 아마도 내가 변한게 맞는 것일게다. 그래도 이번 이야기는 좀 살짝 끌렸다. 그래서 읽고보니 어째 우리사이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히가시노의 이야기는 재미와 감동을 많이 주었고, 시대를 앞서갔던 이야기들이 많아서 항상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 < 희망의 끈 >은 요즘에 많이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런지 싶다.

시오미 유키노부. 아침 노을을 보고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 중학생이 되는 딸과 4학년이 되는 아들. 둘만을 아이들 외가로 보내기가 조금 불안했다. 그 마음 이해한다. 나도 아이가 어렸을 적에, 지하철을 타야하는 문에서부터, 실시간급으로 이동 위치를 파악했었으니까.. 그렇게 아이들만 외가로 떠났고, 평범한 일상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고, 하필 진원지가 아이들 외가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유키노부와 레이코는 삶의 의지를 잃었다. 하지만 살아가야 했다. 그래서 셋째를 갖기로 했다. 레이코의 나이가 마흔에 가까워지기도 했고, 그동안 셋째도 생기지 않았지만 난임 전문 클리닉을 찾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희망이 시오미 부부에게 찾아왔다.

장면이 바뀌고 나서 살인사건. 분명 앞의 시오미 부부 이야기가 이 사건과 연관이 있을터다. 내가 아는 히가시노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 단서를 소홀히 대하지 않는 작가다.(너무 아는 척을 했나) 그래서 궁금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하고. 피해자는 '야요이 찻집' 여주인이다. 등에 칼이 꽂힌채 사망했다. 형사들은 면식범이라 생각했고, 주변인물부터 탐문에 나선다. 이 때, 수사선상에 오른 두 사람. 전남편 데쓰히코와, 단골손님인 유키노부. 드디어 유키노부가 등장했다. 형사는 유키노부에게 주목한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범인이 잡히고 말았다. 하지만, 뭔가 찜찜하다. 가려진 진실이 있는 것만 같다.

이 사건의 진실을 쫓는 형사로 마쓰미야가 나오는데, 그의 상관으로 나오는 사람이 가가 교이치로이다. 내가 좀 뜸했지만, 이 '가가' 아마도 그 '가가'인 것 같다. '가가 형사 시리즈'가 완결이 되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세대교체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또, 마쓰미야가 만나게 되는 한 여인 아야코이다. 살인사건 뿐 아니라 아야코와 마쓰미야의 인연에 또 눈길이 가게 된다.

하나의 살인사건에 연결된 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참고인(?), 게다가 형사의 이야기까지 어느 하나 소홀하게 볼 수 없다. 초반에 히가시노 이야기를 읽고나서 사소한 것 하나 등한시 하면 안되는 작가라는 생각이 되살아 난다. 아.. 아무래도 히가시노에게 돌아갈 타이밍인 것만 같은 소설을 만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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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끊임없이 가까운 사람의어깨를 붙잡고서 그가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라고, 머잖아 그로부터 소식을 듣게 될 거라는 생각에서 위로를 받는다. 그것은 인간경험의 일부인 것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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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가, 나의 악마
조예 스테이지 지음, 이수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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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너무나 감정이입을 했었을까. 그냥 소설로만 읽는 것도 참 너무 힘든 이야기인 것만 같다. "낳지 말았어야 했던 내 소중한 악마"라는 말도 너무나도 충격적인데 말이다.

크론병을 앓고 있는 수제트. 엄마는 왜 수제트에게 손을 놓은 것일까. 방임이었을까. 인간관계도 힘들었던 수제트는 알렉스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그를 만나고 가정을 꾸리고 딸 해나를 낳았다. 해나는 말이 느렸다. 7살이 되었어도 말을 내뱉지 않았다. 그렇다고 남의 말을 못 알아듣지는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학교에서도 연이은 문제로 퇴학당했고 홈스쿨링을 결정했다. 온종일 수제트가 해나를 담당했다. 하지만 해나는 수제트에게 악마처럼 군다. 정말로 낳지 말아야 했을까. 알렉스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같은 딸이다. 그런 해나가 어느날 수제트에게 말을 해왔다. "왜냐하면 나는 해나가 아니니까."

해나는 아빠가 좋았다. 어른이 되면 아빠와 결혼할 테다. 하지만 엄마가 걸림돌이다. 엄마는 매번 아빠에게 주문을 거는 것 같다. 엄마는 없어져야 한다. 이 소설은 수제트와 해나의 시선을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7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해나는 엄마에게 위해를 가하고 있다. 물론 그 방법이 아직 어린 해나이기에 한계가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7살 어린이가 엄마를 없애기위해 망치를 들고, 불로 위협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나쁜 아이들은 없다고, 그 아이들을 양육하는 어른들의 그릇된 방법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해나는 아무래도 그 범위에서 벗어나는 아이인 것 같다. 만약 내 아이가 나에게 이런 일을 벌인다면 망치를 두 손으로 꼭 쥐고 내 앞에 나타난다면, 이런 공포보다 더한 것이 있을까.

해나는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그 어딘가 쯤에 있는 듯 싶다. 과연 이를 치료할 수 있을까. 또한 이 아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빚어지는 비극들은 많다. 병원에서 가정폭력을 의심하는 의료진에게도 알렉스는 선뜻 아니라는 부정밖에 할 수 없었다. 수제트는 남편이 아니라 7살 딸아이가 자신을 해치려 했다고 말했지만 믿어주지 않았다.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결국에는 겉으로는 가면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 가면을 벗는 순간 그들의 겪는 고뇌가 이해가 된다고 말은 너무 가식적일 것 같다. 그 고뇌는 당사자 아니면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언제나 꽉 닫힌 결말을 좋아하지만 이 소설은 어떠한 결말을 낼 수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꽉 닫힌 결말이었다면 이 책을 집어던졌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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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당 고양이들
스무조 지음, 홍미화 옮김 / 윌스타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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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발라당" 자세란, 동물이 편안할 때 배를 하늘로 향하고 잠이 드는 모습을 말한다. 아주 귀여운 모습이지^^ 사실 고양이보다는 개를 더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동네 길고양이 중에 사람들을 너무 좋아해 부르기만 해도 발라당 눕는 고양이 덕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알면 알수록 더욱엉뚱한 이 친구들을 어쩔까 싶다.

이 책은 세계 최로 '발라당 사진집'이라고 할 수 있다. 온통 페이지마다 장식한 고양이의 발라당 사진은 내 심장을 너무나 위험하게 만든다. 특히나 이 사진들은 편집자가 "발라당 누운 고양이를 모아 사진집을 만들자"고 SNS에 알리자 방방곡곡에서 사진들이 도착했다고 한다. 이런 예쁜 모습들은 함께 나눠야 제맛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들은 경계할 것이 없어 안심이 될 때, 신뢰하는 상대가 있을 때, 간식, 관심 등 뭔가 바라는 것이 있을때, 엄마 고양이에게 어리광 부리듯, 경계심을 풀어달라는 의미로, 더울때 이런 행동을 모인다고 한다. 배가 자신들의 급소임에도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신뢰가 쌓인 관계로 이해해도 되는 것일까. 도시에서도 많이 보이는 동물 중의 하나가 길고양이다. 누구나 동물들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동물들에게 해코지할 권리를 준 것도 아니다. 더불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곁에 두고 종종 들쳐봐야겠다. 어떤 기분이더라도 이 책 속 발라당 고양이들을 보면 미소 지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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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분, 꺼내 먹는 자본주의 - 화폐와 금리부터 부의 축적 원리까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자본주의 수업
더나은삶TV(채수앙)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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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공부하는 것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공부하는 것입니다.(p.5)

그래서 나는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경제라고 하는 것을 고등학생때 배운 이후로는 공부를 해본 적도 않고, 그리고 경제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다 '사회주의'다라는 것도 원초적인 의미로만 알고 있으니, 나처럼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자본주의 시작, 자본주의와 화폐, 자본주의의 경제구조, 자본주의의 투자 전략, 자본주의의 성공 마인드, 자본주의에서 부의 축적원리 등을 이해 할 수 있도록 주제를 나눠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더군다나 자본주의의 시작을 시간의 흐름으로 설명을 해주니 너무나도 좋았다. 사실, 세계를 유지하는 힘이, 스페인에서 네덜란드로(사실 네덜란드는 몰랐음), 영국으로 미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어떤 이유로 넘어가게 되는지도 몰랐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게 되는 경제적 배경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너무 이과적인 나이기에 학생시절에는 마지못해 공부하고, 성인이 되서는 편독만 해서 잘 몰랐던 것 같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 있었다. "화폐는 신용이 깃들게 된 것이죠(p.66)" 실제의 의도와는 다르게 내가 받아들이긴 했지만, 한번도 화폐에 신용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예전 은화가 주화로 사용되었을 때, 1g이라는 은화에 왕의 상징 문양이 각인되어 있다면, 이는 왕이 1g의 은의 가치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설령 0.9g이라도 순은 1g이 아니더라도 왕의 상징 문양이 있다면 왕이 화폐에 대한 가치를 보장해 주는 것이므로 사람들은 그 가지 보장을 믿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화폐에 신용이 깃들게 된 것인데, 사실 당시는 금이나 은이겠지만 지금은 종이(?)임에 불구한데도 우리가 그것을 가지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신뢰가 첨가되어 있어서가 아니겠는지.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다.

앞서가는 자본주의 어른이 되기 위한 필독서! 매우 공감^^ 경제에 1도 모르는 내게 정말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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