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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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 흔히들 '지금도 늦지 않았어'라고는 하지만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열정은 넘쳐날 수 있겠지만, 체력적으로 힘들다. 지금도 나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이대로 만족하고, 프로파일러는 다음생으로 기약하며....^^;;

사실, 어렸을적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다. 지금도 이왕이면 장르소설을 선택해서 읽는다. 하두 범죄소설을 많이 읽다보니 가족들은 '책 읽으면서 살의를 느껴본적이 없느냐?'라는 우려 반, 농담 반의 이야기를 건네지만, 현실과 소설을 혼동할만큼 비이성적(?)이지는 않다. 그런데, 가족들이 내게 던진 질문이 더이상 웃어 넘길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 게임에 열중하다 현실과 구분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은 몇차례 본 적이 있었지만, 최근 벌어진 살인 사건의 범인은 '살인을 하고 싶었다'라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또한 범죄 프로그램을 보고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을 다수 빌려 봤단다. 어떤 사건에 의심을 받는다면 나는 영락없이 범인이다. 집에 쌓여있는 책만 보더라도 피해갈 수 없다. 정말로 웃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범죄의 형태는 세월이 흐를수록 그 양상이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사법체계의 대처는 여전히 답보상태인 것만 같다. 연쇄 살인범은 2009년 강호순을 검거한 이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항상 언급되는 연쇄살인범, 잔혹한 범죄자로 항상 등장하는 인물들이 여럿 있지만 요즘엔 연쇄 살인범은 없는 것 같다. 과학수사나 프로파일링처럼 수사기법이 고도화 되면서 연쇄적인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체포가 되기 때문일테다. 하지만, 동일인물은 아니지만 비슷한 사건은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헤어진 연인을 살해하거나, 아동학대, 보이스피싱,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착취등 동일한 사건이 저지르는 사람이 바뀔뿐 똑같은 사건들은 매번 반복된다. 범죄의 양상이 바뀌는 만큼 양형기준도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요즘에는 범죄자의 신상공개도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더 확대되었으면 한다. 아직 우리 법체계는 피해자보다는 가해자를 더 보호한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과 소설이나 게임을 구분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과연 교화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그런 극한 상황으로 몰리게끔 하는 사회의 문제일 수도 있을테다. 아무래도 다음생에도 프로파일러는 접어야 할 듯하다. 남의 마음을 읽기에는 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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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훔치는 도둑
기르답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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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꿈을 훔치는 도둑이 있다. 그의 나이가 몇인지, 언제부터 이런 일을 시작했는지 그조차도 모른다. 꿈을 훔친 다음 도둑은 바에 앉아 조용히 술을 한잔 한다. 그런데, 그 바로 한 소년이 찾아와 다짜고짜 "내 꿈 훔쳐간 놈 나와'라며 소란을 피운다. 꿈을 도둑맞았기 때문에 왜 돈을 모으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분명 소중하게 간직한 꿈이었을 텐데 말이다. 나도 꼭 꾸고 싶은 꿈이 있다. 그런데, 꿈을 꿀 수가 없다. 어쩌면 이 도둑이 나에게 매일 찾아오는 것일까. 내 꿈을 모두 훔쳐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도둑은 꿈을 훔치고도 보지 않는다. 그냥 가방에 넣어놨다가 한달에 한번 꿈 수집가에게 가져다 주고 보수를 받는다. 꿈을 훔치지만 그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소년을 만나고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소년이 자꾸 던지는 질문에 동물이 꾸는 꿈, 식물이 꾸는 꿈을 궁금해 하기도 한다. 어느날, 꿈을 훔치다 한 여인에게 들키게 된다. 꿈을 훔친다 하면 다른 이들은 피식 웃어버리고 말지만 여인은 자신의 꿈을 가져가 달라고 동업을 제안한다. 여인은 왜 꿈을 가져가 달라고 하는 것일까.

사실, 누군가 꿈을 훔쳐간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우스갯 소리를 한다고 생각을 했을테다. 하지만 '꿈'이라고 하는 것은 밤에 자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이루고 싶은 소망도 '꿈'이라고 한다. 이루고 싶지만 이룰수 없는 미련이 되는 꿈은 악몽과도 같을 수도 있고,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을 일들을 간절히 바라면서 꿈에서라도 이루기를 바라기도 한다. 문득, 현실에 실현 가능성이 없어도 꿈에서라도 이루기를 바랬었던 적이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지금은 이 도둑은 내게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꼭 꾸고 싶은 꿈이 있으니 우리집에는 내게는 잠시동안은 찾아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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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가족
애덤 크로프트 지음, 서윤정 옮김 / 마카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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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와 메건. 그들은 부부다. 오랜 기간 아이를 갖지 못했고, 마침내 부부에게 딸 에비가 태어났다. 하지만, 크리스는 변한것 같았다. 에비의 양육에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한다. 에비가 태어나고 외적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가족이었지만 메건은 힘이 들었다. 어느날 한 소년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아이는 크리스가 가르쳤던 제자였다. 마을은 발칵 뒤집혔다. 메건은 쓰레기통에서 피묻은 모자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남편 크리스가 이상하다. '내 남편이 그 아이를 죽인 걸까?'라는 의심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메건과 크리스가 번갈아 화자로 등장한다. 크리스는 분명 비밀이 있다. 그래서인지 메건의 질문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메건은 자꾸만 남편이 의심스럽다. 괜한 의심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남편이 그 소년을 죽인 것인지. 그러던 가운데 또 다른 소년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메건은 크리스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급기야는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다.

크리스의 이중생활이었을까, 하지만 크리스와 메건은 꽤 오래 사귄 사이였기 때문에 크리스가 범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분명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측은 했는데,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는 흘러갔다. 그리고 드러나는 진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결말이었다. 가족이기에 더 신경을 써줬어야 하는 부분인데, 가족이라 더 소홀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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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라파엘 몬테스 지음, 최필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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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용 시신인 게르트루드를 유일한 벗으로 둔 의대생 테우. 교통사고로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당시 몸을 크게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엄마와 살고 있다. 테우는 어느날 파티에서 만난 클라리시에게 반하고 만다. 설문조사를 가장해 클라리시의 정보를 캐낸후 그녀에게 접근해서 고백하지만 그녀는 테우를 거부하면서 모욕을 준다. 테우는 클라리시에게 폭행을 가해 기절시키고 여행용 캐리어에 넣어 납치를 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양방향으로 이뤄져야 할텐데, 테우는 온전히 일방통행이다. 그리고 클라리시에게 진정제 등의 약물을 주사하면서 그녀가 시나리오 작업을 하기 위해 떠나려 했던 여행지로 도주를 한다.

이 소설은 '사이코 로맨스릴러'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로맨스는 빼야할 것만 같다. 이것은 로맨스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진 범죄들을 생각해볼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 소설의 결말은 정말 맘에 안든다. 너무나도 '권선징악'이라는 틀에 맞춰져서일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교묘하게 벌을 피해나가거나 오히려 본인이 피해자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어쩜 이 소설의 결말이 더 현실적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세상이 정의롭지 못한 가운데, 소설의 결말도 이렇게 나버리면 정말 세상을 살아갈 맛은 나지 않을 것 같다. 소설에서라도 통쾌하게 잘못한 사람을 벌을 받아야 할텐데, 이 소설의 결말은 정말로 실망스럽다.

"사랑에는 늘 어느 정도 광기가 있다. 그러나 광기에도 늘 어느 정도 이성이 있다"란 니체의 말이 맨 앞장에 씌여 있지만, 이 소설의 이야기는 사랑도 광기도 아닌 그냥 범죄 그 자체이다.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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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모든 생명은 죽음을 향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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