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정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5월
평점 :
요즘 관찰예능이 꽤 유행이다. 유행을 지나쳐 너무 넘쳐 흐른다고 해야 할까. 처음에는 호기심에 봤을지 모르겠지만.. 남이 먹는거 남의 연애를 왜 들여다 보는걸까. 똑같은 포맷의 프로그램들도 많아서 정말로 식상할 지경이다. 그런데 이상한게 글로 읽으니 별로 식상한 점이 없는게, 개인적인 취향인가?^^;;
핵가족화는 오래전부터 되어 왔고, 1인가구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외부와 단절된 상황에서 쓸쓸하게 맞이하는 고독사도 증가하고 있다. 사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고 싶긴하다. 그렇다고 아예 외부와 단절하고 싶지는 않다. 어느 정도 교류하면서 충분히 고독을 즐기고도 싶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인가?
A, B, C, D, N. G 홀로 살고, 그리고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떠한 것도 노출되지 않은채 「혼자이지만 외롭지는 않습니다」라를 다큐를 찍게 되었다. 개인톡을 제한하고 단톡을 만들어서 서로 생존신고를 하면서 제작진에 제출할 브이로그를 찍게 된다. 갑자기 G의 제안에 따라 6명은 즉흥 여행을 떠나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갑자기 세상으로 나와 남과 어울리는게 익숙치 않았던 누군가는 과호흡에 힘들어 했고,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 이에게 관심이 끌렸으며, 과거 악연으로 힘들었던 두 사람은 대치하게 된다. 과연 이 다큐는 계속될 수 있을까.
요즘에는 방송이라든지, SNS가 활성화 되면서 이중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익명의 공간에선 전혀 다른 사람이 되면서 주목받고자 한다. 과거의 힘든 트라우마로 인해 위축되고 자존감이 떨어지게도 된다. 그래서 그런지 "과거가 너를 지배하게 두지마(p.191)"란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우리는 항상 과거에 발목 잡혀 사는 것 같다. 자신감도 잃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스스로를 괴롭히고 '고독'에 빠져든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나를 알아주기를, 너때문에 그런일이 벌어진게 아니야라는 위로를 받고 싶어한다.
"고독"이라는 말은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 부모 없는 어린아이와 자식 없는 늙은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 말도 의미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 미디어에 노출되기도 싶은 세상이 되고, 사실 좀 각박해지지 않았던가. 가끔은 홀로 조용히 고독을 음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실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좀 하면서 말이다. 제 고독에 당신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