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들은 꼭 자기 사고만큼의언어로 한 사람의 생을, 나아가 세상을 더럽힌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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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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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시의 한 고급 아파트. 범인은 친절한 이웃을 가장하여 독극물을 섞어 만든 떡을 돌렸고, 이 사건으로 총 9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화영은 이 사건으로 엄마를 잃었다.하지만 엄마는 떡때문에 죽은 건 아니다. 엄마는 떡을 먹지 않는다. 분명 엄마의 죽음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을꺼야. 자신을 범인이라 밝힌 자에게 복수하려고 찾아갔을때 그는 이미 죽어 있었고, 그 곳에 있던 여자는 화영에게 돌아가라고 했다. 비밀을 알고 싶으면 댓가를 치뤄야 한다고 했다. 2000만원. 화영은 돈이 필요했다.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있었지만 턱없이 부족했고, 영진으로부터 '낚시'에 참여하지 않으면 월세를 올리겠다는 위협을 받는다. 그동안 일했던 일자리에서도 쫓겨나고 궁지에 몰린 화영은 영진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낚시'라는 것은 오히려 화영을 위험에 빠트렸다. 그 위험에서 화영을 도운 건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해피 스마일 베어'였다.

도하는 도현은 사촌지간이다. 도하의 아버지는 항상 도현의 아버지와 비교대상이 되었고, 항상 도현의 아버지를 이길 수 없었다. 도하의 아버지는 도하가 도현보다 잘나길 바랬지만 평범했던 도하는 도현을 이길 수 없었고, 그 때마다 도하는 아버지에게 꾸지람과 학대를 당했다. 하지만 어느날 독이 든 떡 사건으로 부모님과 도현이 사망하고 큰아버지 정혁에게 입양되었다. 어느날 도하는 교통사고를 당했고, 곰인형 속에 갇히게 되었다. 그리곤 화영을 만나게 되었다.

귀여운 곰인형이 도끼를 든 표지 모습에 확 끌리게 되는 이 소설은 꽤 짜임새 있다. 그리 멀지 않은 2025년의 야무시는 참 암울하다. 극과 극을 달리는 빈부의 격차와 함께 아이들을 위험한 범죄로 내몰리게 된다. 돈이면 무엇이든 되는 현실이 참으로 암울하기만 하다. 조예은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 것 같은데, 꽤 가독성이 있으면서 이야기 구조도 꽤 치밀하다. 퍼즐이 하나둘 맞춰지면서 과연 화영과 도하가 뜻을 이룰수 있는지 그 결말에 도달할 때까지 이 책을 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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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울수록 풍요로운 삶
노혜령 지음 / 한사람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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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기준은 무엇일까? 올라만큼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부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타면 종 두고 싶다'라는 옛말이 있듯,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사실 나도 책꽂이를 넘어 방바닥에 책이 탑을 쌓고 있지만 그래도 또 역시 책을 탐한다. 지금 당장 읽지도 않으면서 욕심을 부리게 된다. 생활공간을 좁아지고, 가족들의 원성을 듣게 되고... 결코 풍요로우나 풍요롭지 않은 삶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삶에 필요한 만큼'만 있어도 살아가는데 별 무리가 없지만 우리는 왜 그리 욕심을 놓지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비우는 것이 풍요로운 삶을 가지고 온다는 것을 저자는 보여주고 있다. "신용카드" 부분을 읽을 때는 많이 공감했다.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아도 되는 신용카드는 정말로 조심해야 한다. 당장 현금이 필요가 없고, 할부를 하면 다달이 조금씩 갚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결제일에 결제되는 큰돈을 보면 당황스럽긴 하다. 잘 쓰면 꽤 유용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한다. 또한 통장도 사용처 별로 나누는 것에도 공감한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보고, 경조사 비용으로 들어갈 돈을 매달 조금씩 떼어 놨는데, 그야말로 경조사가 몰리는 달에는 부담없이 지출을 했었던 경험이 있다. 이 책을 보고 병원비에 대한 통장도 마련해서 조금씩 떼어 놓고 큰일을 겪을때 사용해봐야 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조금 동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게다가 나는 일을 하다보니 너무나도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좀 힘들다. 물론 많은 것을 집에서 해결하면 좋겠지만, 내가 해도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든지, 마늘은 깐마늘도 대체한다든지라는 방법을 통해서 시간을 세이브 하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는 것 같다.

욕심을 조금만 줄인다면 풍요롭게 살지 않을까. '비울수록'이라는 의미는 집안의 물건들을 비운다라는 뜻도 있겠지만 욕심을 비운다라는 말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조금만 욕심을 비운다면 얼마든지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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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선데이 클럽 안전가옥 오리지널 26
엄성용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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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은 피곤했다. 선오의 꿈을 꾸었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절친이었지만, 졸업을 하고 난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선오는 현재 잘 나가는 연예인이다. 회사 업무에 치여 정신없는 지금... 그런데 선오의 전화가 와 있었다. 새벽엔 온 부재중 전화, 어쩐 일일까.. 전화를 걸까 고민했지만 그만뒀다. 개인 메일함에도 선오의 메세지가 있었다. "여전히 외우고 있어. 네가 써 준 모든 대사들" 7년동안 연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일까. 고민하다가 아침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TV 화면 밑에 떠 이는 속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선오가 죽었다.

로맨스 소설 작가로 성공한 아린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실, 선오와 문혁, 아린은 고등학교 시절 절친들이었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문혁만 자신의 꿈인 연출을 포기했었다. 문혁에게 새벽에 메세지를 보냈다는 사실은 안 아린은 그에게 선오를 좋아하는 '혐오스런 선데이 클럽' 멤버들을 소개했고, 그들은 선오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과연 선오의 죽음에 숨겨져 있던 비밀은 무엇일까?

이 소설은 사랑하는 연예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려는 팬들의 활약을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꽤 위험할 것 같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이다 보니.. 살짝 위법성을 띤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비아라는 혐오감과 공포를 극대화 해 죽음으로 몰고가는 약물이 등장한다. 사실 이런 일들이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현실에서도 터무니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니 말이다. 또한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예술고 시절 이야기에서 또 다른 한 축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순수했던 자신의 꿈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은 많다. 어떤 이들은 우직하게도 자신의 꿈을 밀고 나가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나쁜 유혹에 빠져 스스로를 타락시키기도 한다. 때론 어떤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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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맛길 행복이 머물렀다 -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리워지는 음식 이야기
김수경 지음, 이갑성 사진 / 도도(도서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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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주관적인 느낌이 가득하기에 누군가에겐 맛있지만 누군가에겐 맛이 없을 수도 있다. (p.9)

꼭 한번 가봐야 한다는 맛집도 내 입맛에는 아닐때가 있다. 그래서 맛집도 사실 100% 믿으면 안된다. 아마도 그건 맛에는 주관적이며 추억이 깃들면 자신만의 그런 맛집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어쩌면 '맛길'은 개인적인 소유가 될 수 밖에 없을듯하다. 엄마는 요리를 참 잘하셨다. 엄마가 만들어 주는 것은 어느 하나 맛없는 것이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엄마는 가족들을 위해 음식 만드는 것에 손을 놓으셨고, 온전히 내 일이 되었다. 오랫동안 가족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던 엄마는 주방에서 은퇴할만도 했다. 나는 엄마의 맛을 쫓았다. 어떤 레시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엄마의 맛을 쫓아서 만드는 것 같다. 이리 저리 만들다 엄마가 해주던 맛이 나면 성공한 듯 기뻤다. 어쩌면 그 사이 행복이 잠시 머물다 가는 것만 같다.

만약에 이 책처럼 추억이 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면 생각나는 것이 엄마가 만들어준 빵이다. 내가 어렸을 때 카스텔라도 해줬고, 어느날은 찐빵도 해주셨고, 이름은 모르지만 맛난 빵도 해주셨다. 그런데 어느날 깨달았다. 엄마가 해주던 빵들은 다 똑같은 빵이었다. 그래도 엄마가 해주던 빵이 좋았다. 이제는 더이상 맛 볼 수 없는 빵..

이 에세이에 담긴 음식들을 보면 괜히 입맛을 다시게 된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은... 이런 책은 참 위험하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추억을 이야기할 때 비슷한 경험이 생각나기도 한다. "뭔 맛인지 모르고 먹다가 뭔 맛을 느껴버리는 평양냉면"을 읽을 때, 문득 대학교 근처에 맛집으로 소문난 냉면집이 기억난다. 꽤 맛있다고 해서 한번 먹으러 갔었는데, 나는 정말 맛이 없었다. 그냥 냉면은 다 같은 냉면인데 왜 여기가 맛집일까 했는데, 그 집이 평양냉면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먹게되면 그 맛을 느끼게 될까. 갑자기 그 집 냉면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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