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섬 민박집의 대소동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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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이다. 이 책도 < 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 >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적이 있다. 바뀐 제목이 더 친근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오디오 북으로 읽어서 그런가. 두번째 이야기인 < 진달래 고서점의 사체 >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눈길을 끌지 않아서 말이다. '고양이'라는 내게 있어서는 플러스 요인을 포함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아무래도 종이책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디오북으로 소설을 읽는 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닌것 같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듣지만 말이다..^^;;

<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은 살인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밝은 것 아니야라는 뜬금포인 생각을 했지만, 이 소설은 "소동"이라는 말이 좀 어울린다. 물론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고양이들이 등장해서 인지.. 심각하다라기 보다는 익살꾼들의 소동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초반에 등장하는 고양이 섬에 반려묘를 유기하러 왔음에도 어찌 이리 당당한지 말이다. 반려동물들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유기하는 사람들이나, 밤에 고양이들 우는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려 길고양이들을 다 입양보내라든가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당사자들을 유기해버리거나 시끄럽다고 입을 틀어막고 싶다.

어느날 해변가에서 칼에 찔린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다. 이 시리즈의 히어로(?) 우리 고지마 반장이 이 섬에 방문했다가 이 사건을 맡게 된다. 고양이털 알르레기가 있어서 기침을 해대는 고지마 반장. 근데, 사실.. 칼에 찔린 고양이 사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책설명에 그렇게 나왔다. 아무래도 다시 읽어야 할 것같은 강력한 생각이....) 내가 기억하기로는 인조 피혁(?)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실제 고양이가 아닌데도 눈물 콧물을 쏟는 고마지가 뜻밖의 마약 알르레기 까지 있다는 생각에.. 오.. 마약단속반에 들어가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더랬는데...

여러가지 소동들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전작에서 보았듯이 마지막 반전은(반전만 기억나는 것도 신기함) 역시, 와카타케의 소설은 정말 양파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나 책소개에서 "고양이 피하기에 여념 없는 고마지 반장의 뒤를 용케 쫓아다니는 폴리스 고양이 DC도 한 몫 거든다"라는 말때문에 이 소설은 한 번 종이책으로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 귀여운 모습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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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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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 가즈아키는 < 제노사이드 >로 만났었다. 당시 < 제노사이드 >를 읽을 기회가 생겼었는데, 그의 데뷔작 < 13계단 >이 란포상을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수상하며 극찬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 13계단 >과 < 제노사이드 >를 읽고, 다카노의 팬이 되었다. 물론 다카노의 이야기도 꽤 흥미진진하지만 < 제노사이드 >에 등장하는 한국인 유학생 '이정훈'의 실제 모델이 2001년 도쿄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故이수현씨였다고 밝히며, 국적이 다르지만 이수현 씨처럼 남을 도와 줄 수 있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날 이후 나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팬이 되었다. 그런데 그가 11년만에 신작 < 건널목의 유령 >을 선보였다.

마쓰다는 2년전 아내와 사별했다. 상실감과 무기력함에 일간지 사회부 기자로 일하던 그는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지금은 계약직으로 여성 월간지에서 일하고 있다. 어느날, 다친 동료를 대신에 심령 특집 기획을 맡게 되면서, 시모키타자와 3호 건널목 허공에 아스라이 찍힌 심령사진에 주목하게 된다. 현재의 기술로도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사진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이 사실에 중점을 두기 위해 이 소설의 배경을 1994년으로 잡은 것 같다. 이 3호 건널목에서는 잦은 열차 정지사고가 있었고, 1년전 한 여성이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신원도 파악되지 않은 그녀를 추적하는 사운데 새벽 1시 3분에 마쓰다에게 의문의 전화까지 걸려오게 된다.

심령사진이나 영매의 등장이 아무래도 이야기에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배경이 1994년인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문득, 예전에도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아 무당을 찾아가기도 했다는 어느 형사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얼마나 이 의문스러운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고자 했을까라는 생각에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마쓰다가 아내와 사별했다는 설정 또한 현실성을 끌어올리는데 한 몫을 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접하는 독자의 입장도...

세상에는 참 억울한 죽음이 많다. 게다가 신원도 밝혀지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서, 가족조차 모르는 그런 사연들도 많다. 왜 굳이 3호 건널목이었을까. 다카노의 소설 속에는 항상 인간애를 느낄수 있다.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에도 그녀가 3호 건널목까지 갔던 이유를 알게 된 순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제는 편안하게 잠들기를 바라게 된다. 이것이 다카노 가즈아키의 힘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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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 전건우 장편소설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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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수법으로 스무건이 넘는 살인을 저지른 희대의 연쇄 살인마 '리퍼'. 그의 뒤를 쫓는 프로파일러 '최승재'

드디어 잡았다... 최승재는 리퍼에게 총을 겨눴다. 그때 걸려온 전화.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딸만은 살려달라고 한다. 악마같은 리퍼는 20분후에 승재의 아내와 딸은 죽을꺼라고 한다. 승재는 분노했다. 죽여야 했다. 리퍼의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 그때 번개가 쳤다. 서로 얽혀 있던 두 사람은 번개를 맞고 사망했다.

순간, 승재는 눈을 뜬다. 지금 여기가 어딘가. 영안실이었다. 누군가 자신을 부른다. 거울을 보고 나를 맞이한다. 나는... 최승재가 아니라.. 우필호다..

집요한 추적끝에 연쇄 살인마와 마주했지만 결국엔 두사람은 번개를 맞고 사망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때 승재는 우필호란 인물로 깨어나게 된다. 우필호는 사람을 죽이고 자수한 자였다. 하지만 전날 복통을 호소하며 사망했던 이였는데, 이 몸안에서 승재가 눈을 뜬 것이다. 자신이 환생을 했다면 리퍼도 분명 환생을 했을 것인데, 그의 짐작대로 환생한 리퍼가 승재의 아내와 딸의 시신으로 그를 유인해낸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적 대결이 펼쳐진다.

정말로 속도감이나 몰입감은 전건우 작가를 따를 수는 없을 것 같다. 갑자기 극 초반부에 주인공이 사망에 이르러 원성(?)을 사고 있는 드라마가 잠깐 생각났다. 그런에 이 책 <듀얼 >은 시작하자 마자 주인공 두명을 함게 사망시키지 않던가. 물론 두 사람이 동시에 환생을 시키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지만 승재가 우필호로 환생하면서 리퍼를 추적하기도 바쁜데, 도망자가 되었기에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게 되어 버렸으니.. 어쩜 그런 점이 독자로써 심장이 쫄깃하면서 읽어나갈 수 잇점이 되고 있다.

요즘 연쇄 살인범들은 많이 사라졌다. 연쇄 살인범이 되기 전에 검거가 되기 때문에, 예전처럼 악인은 없어진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악인은 재탄생되고 있다. 바로 무차별로 마구 흉기를 휘두르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악인이다. 게다가 그런 사건을 장난으로 해봤다며 예고글을 올리는 이들이다. 세상은 바뀌면서 악인들도 다른 형태로 탄생하는 듯하다.

"내가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까?"(p.256)

가장 소름끼치는 말이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악인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되면 정말 뒷목이 서늘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특히나 범죄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프로파일러의 수사 기법보다 살인마의 내면에 집중했다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그렇게 태어난 악인 리퍼는 정말로 뒷골을 서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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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숲의 아이들
손보미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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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게 되면 서가 사이를 산책한다. 그러다 눈길을 끄는 제목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책을 빌려온다. 이 책은 그렇게 만난 책이다. 작가를 아는 것도 아니고, 이 책에 대한 정보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손길이 갔던 책이었다.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 다른 작품들을 보니 꽤 제목이 익숙한 책들도 많다. 이렇게 또 한 작가를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채유형. 법학과를 졸업하고 진학한 로스쿨을 2년만에 자퇴했다. 첫직장에서도 석달만에 그만두었다. 기자일도 1년만에 그만두었다.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 이력서를 제출해도 이제는 연락오는 곳이 없었다. 나이 때문에, 학벌 때문에, 잦은 이직때문에, 동종업계에 퍼진 악평때문에... 그러다가 대학 후배 윤종에게 전화가 왔었다. 나이 많은 후배였다고 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 덕에 인터넷 방송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방송테마를 잡기 위해 윤종과 구치소를 방문한다. 10대 청소년이 함께 어울리던 또래를 살해했다. 모든 증거는 확실한데 피의자는 진술을 거부한다.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추적을 시작한다.

진경언. 과거 후배이자 파트너의 부정을 파헤쳤다는 이유로 사건도 배정받지 못하고 한켠으로 밀려난 형사이다. 빵을 무지 좋아하는 진형사는 그저 빵고르는 솜씨가 빼어난 유형을 도와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이유로 진형사가 이런 처우를 받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후배가 자살을 했고, 그의 마지막 유언같은 말을 내뱉지 않으면서 스스로 따돌림을 당하는 이유를 그저 짐작만 할 뿐이지만, 아마도 진형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또 나올예정인가보다. 진형사의 이야기는 좀 더 기다려보는게 좋을 것 같다.

유형은 입양아였다.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아는 것을 부모님을 아시는 것일까. 어느날에 배달된 우편물 속에, 단란한 가족사진. 그곳엔 오빠가 있었다. 자신은 입양보냈고, 오빠는 가족과 남았다. 자신은 버려진 것일까, 선택받지 못했던 것일까? 친부는 월남전쟁에 파병되었던 군인이었을까, 아니면 파월 기술자였을까. 이 이야기는 단순하게 10대들의 잔혹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베트남 전쟁과 그 후손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당시 파워 기술자들의 체불 임금문제 때문에, 사건이 많았다는 것을 사실 몰랐다. 우리의 현대사의 한켠이 궁금해지기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유형이 입양아 이기 때문에 마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던 모습에 양부모님이 던지는 '우리가 너를 잘못 키운거니?'라는 말이 초반에는 책망으로 들렸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안쓰러움과 사랑이 듬뿍 담긴 말로 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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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고서점의 사체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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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이다. 시리즈이긴 하지만 고지마 형사가 등장을 하고, 가끔 하자키 목련 빌라가 언급되고, 고다마 부동산 주인이 나오는 것 외에는 이야기가 겹치는 것은 없다. 그런데 첫번째 이야기인 <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 보다는 좀 더 재미있었다. 게다가 고지마 형사가 이리 유능했는지 처음 알았다. 전편에서는 그다지 활약을 몰랐었는데, 이번편에서는 마지막 '베니코' 진달래 고서점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 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고나 할까. 이 책도 <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였는데, 표지나 제목이나 재출간된게 훨씬 세련되고 좋다.

뭐가 되는게 하나도 없는 '아이자와 마코토'. 정말로 불운의 아이콘이라고도 해도 될듯 싶다. 자신의 불운을 원망이라도 하는 듯 바닷가에서 "나쁜 놈아"를 외쳤는데... 정말 나쁜 바닷가는 마코토 앞에 퉁퉁 불은 익사체를 건네준다. 아.. 인생 왜 이래!!!

사체는 이 지역 명문가인 마에다가의 실종된 히데하루로 추정되고, 자살로 보여지지만 타살일수도 있겠다. 참고인인 마코토는 하자키를 떠나지 못하게 되고 우연히 들른 진달래 고서점에서 마에다 베니코 사장님의 제안을 받고 베니코가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서점을 맡게 된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이람. 진달래 고서점에 베니코 사장님의 조카인 마치코가 살해된 채 발견된다. 정말로 마코토는 불운을 몰고 다니는 것일까.

이렇게 불운이 한사람에게 집중될 수 있을까. 참으로 하늘도 무심하시지. 우여곡절 끝에 범인은 밝혀지고, 사체의 신원도 밝혀진다. 모든 사건이 해결되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고지마 형사와 베니코 형사와 독대. 아주 오래전 마에다 가문에 있었던 비밀이 하나씩 수면위로 드러난다. 사실, 앞 부분도 꽤 재밌었지만 이 독대로 양파를 까듯 하나씩 진실이 들어나면서... 어머..어머..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너무나도 잘 짜여진 이야기에 엄지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토코에게 불운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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