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의 연쇄살인 추적기
권일용.고나무 지음 / 알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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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프로파일러와 프로팔일링 팀의 탄생. 그 여정을 다룬 이야기라고나 할까. 이 책을 원작으로 드라마도 제작되었다고도 했고, 요런 분야에 관심도 많아서 읽게 되었다. 다음 세상에서는 나도 프로파일러가 함 되볼까라는 생각을 했다가 권일용님의 <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를 읽으며, 언감생심 내 주제에 무슨 프로파일러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만큼 '악의 마음을 읽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지금은 퇴직하셨지만) 이런 프로파일링이 생소한 시기에 프로파일러로 활약을 하며 이를 자리잡게 한 인물이다. 항상 '그화(化)'가 중요하다며 범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라며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예전 아주 유명했던 " 수사반장 "에서 최불암 배우님의 실제 모델이었던 형사 최중락씨는 "모든 살인 사건에는 피해자가 죽을 만한 이유가 있다. 이걸 찾으면 범인 잡는거다.(p.272)"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시절에 범죄 동기가 뚜렸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야말로 "묻지마 범죄"라고 일컬어지듯 이유도 없이 행해지는 범죄가 많다. 이유없이 칼부림을 하고, 장난이라는 미명에 살인예고글을 올린다. 차라리 이런 범죄에 정말로 흉악범들이 희생을 당한다면 박수를 쳐줄수도 있을테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참으로 제 3자인 우리들을 마음아프게 할 정도로 착하게 산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요즘에는 이 프로파일링이 더욱더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저 프로파일러들이 그들의 마음을 읽어 범죄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인가의 이유를 찾으며 범죄예방에도 힘쓰고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왜 똑같은 환경에서 누군가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상실한 괴물이 되고, 누군가는 정산인으로 남는가'(p.50)라는 의문의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었다고 한다. 꼭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아니더라도 요즘 세상에 공감능력을 상실해 가는 사회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직장내 괴롭힘이나 학폭 가해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직접적으로 그들을 벼랑으로 밀어버리지 않았더라고 단초를 제공한 이들이 존재한다. 그들도 공감능력을 상실한 준괴물에 속하는 이들이 아닐까. 근본 이유를 알아만 낸다면 사회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서구 사회에서는 연쇄 살인범들의 이른(?) 등장으로 프로파일링이라는 새로운 수사기법의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우리나라는 그 도입이 좀 늦은 편이었다고 한다. 프로파일러의 첫 등장한 2000대 초반만 하더라도 신뢰할 수 없다는 시선이 경찰내에서도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생소한 수사기법도 아니고 변화해가는 사회를 볼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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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5 (반양장) - 웨딩드레스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계창훈 그림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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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된 길버트와 앤이 결혼했다. 이제 5권밖에 안 읽었지만, 물론 앞으로 5권을 더 읽어야 하지만, 이번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앞으로 5권을 읽다 보면 또 바뀔수도 있겠지마^^;;) 당시 몽고메리도 소송이 진행중이어서 너무 심란해서 책을 쓸 수 없을거라 생각했었는데도 이 이야기는 가장 짧은 기간동안에 썼다고 한다. 만약 소송이 진행되지 않았으면 더 재밌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길버트와 앤은 애번리를 떠나 포윈즈 해변마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새로운 이웃들을 만난다. 이 책도 오디오북으로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많다. 4권은 머리에 남는게 별로 없었지만 5권은 재밌어서 같은 조건인데도 기억에 남는게 많다.

앤은 결혼도 했을 뿐더러 엄마도 되었다. 하지만 첫번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고 말았다. 아이가 입을 옷을 만들고, 설레이면서 아이를 기다렸을 텐데 참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둘째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수다스럽고 엉뚱했던 앤이 드디어 엄마가 되다니~ 1권만 읽고 그것이 빨강머리 앤이 전부였다라고 생각했다면 도저히 만날 수 없을 장면이었다.

앤의 가까운 이웃 중에 아름다운 레슬리가 있었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꽤 아름다워 궁금했는데, 도무지 그녀를 만날 수가 없었었다. 레슬리는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가족에게 불어닥친 비극으로 인해 지금의 남편(빅? 딕? 이름이 기억안남)과 결혼을 했었는데, 배를 타고 떠났던 그는 실종되었었다. 짐 선장의 도움으로 다시 그를 찾았을 때는 사고로 정신연령이 낮아지고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레슬리는 남편이 잠이 들고 나서야 외출 할 수 있었다. 길버트는 레슬리의 남편이 수술을 한다면 회복될 수 있을 꺼라 이야기 했고, 어려운 사정 혹은 그 전에도 행복하지 않았던 레슬리의 사정을 아는 앤은 그녀에게 말하는 것을 반대 했다. 하지만 레슬리는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이 잘 되고 회복한 남편은, 남편이 아니고 남편과 닮은 사촌이었다는...아니 무슨 이런일이... 당시 너무 살이 쪘었고, 오드 아이인 눈도 닮았기에 아무도 그가 사촌인지 모른채 10여년을 보내왔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은 황열병으로 사망했고, 곧 돌아가 이 소식을 전하려 편지도 쓰지 않았던 사촌은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이제 레슬리에게 행복만이 있기를..

마지막에는 그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길버트와 앤의 평판을 알수가 있다. 그 곳에 자리잡은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았지만 점차 길버트의 위상도 상승하고 있다. 1편과 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읽으면서 조금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5편에서는 그린게이블즈가 아닌 곳에서, 더군다나 결혼을 통해 더욱더 성숙한 앤의 모습을 만나서 너무나도 좋았다. 갑자기 앤의 팬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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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대하는 아름다운 방식
유강 지음, 공서연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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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아는 화살통을 만들 가죽이 갖고 싶었다. 하지만 아빠는 성인식을 치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자격이 되려면 3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이투아는 어렸을 때부터 사냥을 배웠기에 자신있는데 말이다. 꼭 정식 사냥꾼이 되면 여우를 잡고 말 것이다. 어느날 이투아는 덫에 걸린 여우를 발견했다. 그리고 덫에서 여우를 빼내었다. 그렇다. 이투아는 방금 여우를 훔친 것이다.

범인을 찾아내라며 이웃 마을에서 찾아왔고 이투아가 여우를 훔친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특별한 의식이 시작되었다. 잘못을 한 이투아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투아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마을사람들은 돌아가며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자랄때 잘못을 하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 윽박지르면서 혼을 낼까? 아니면 조용히 타이를까. 이 책에 언급된 리베르 마을 사람들의 방식을 좀 의외였다.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함으로써 스스로 뉘우치도록 한다. 아이들은 이렇게 키워야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요즘 아이들이 이렇게 대한다고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칠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가져봤다. 육아프로그램으로 문제 행동이 나타나는 아이들을 보게되면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사실, 내가 부모였다면, 나는 조용히 내쫓아 버리는 방법을 택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방면에서 생각해보면 키우는 양육자의 문제를 방관할 수는 없다. 그렇게 키워진 부모들이 또 그렇게 아이를 키우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내 아이만 소중하다, 내 아이는 왕의 DNA를 가졌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말들을 하는 것이 아닐까. 절대로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 왜 우리는 자꾸만 이기적이 되어만 가는 것일까. 우리는 아마도 이런 "잘못을 대하는 아름다운 방식"을 배워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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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
고혜원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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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전쟁 당시 소녀 첩보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작가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전까지 존재조차 몰랐던 이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실 나도 언제인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한국전쟁은 우리나라 땅에서 일어난 참 비극적인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날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작가는 "일종의 반성처럼, 그 전쟁 뒤에 사라진 이야기들을 재조명하고 싶다(p.261)"고 밝히고 있다.

홍주는 약초를 캔다. 어느날 흰토끼 뒤를 쫓다가 산삼을 발견했다. 행운을 가져다 준 흰토끼. 다시 나타난 토끼를 쫓아갔다. 또 자신을 산삼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 것 같은 생각에 절벽 위로 올라갔다.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비행기를 처음 봤다. 저게 말로만 듣던 비행기구나라고 여기는 순간 홍주의 마을은 불바다가 되었다. 그렇게 홍주는 세상에 홀로 남게 되었다.

가족을 잃은 홍주를 살게 해준건 동생의 친구 윤옥이었다. 윤옥은 전쟁이 터지고 나라를 위해 여군이 되겠다고 했다. 윤옥의 어머니는 윤옥을 지켜달라고 홍주에게 부탁했다. 그래서 홍주는 군에 입대하게 되었다. 홍주와 윤옥이 맡은 임무는 피란민으로 위장하여 적진에 침투여 동태를 파악해서 돌아오는 것이다. 작전명 '래빗'이었다.

어린 소녀들을 첩보원으로 선택한 이유는 "가장 효율적인 정보원"이었기 대문이다. 전쟁 중에 어린 여자애들을 의심하지 않고 보호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전쟁중에 그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더군다나 래빗들은 군번도 없고, 더군다나 혹시 변절을 했나 의심을 받게 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만다. 그런 가운데, 홍주는 뛰어난 래빗이 되었다. 어떠한 위험 상황에서도 살아 돌아왔기에 그녀를 '독한 년'이라고 부른다. 이 정도면 꽤 유능한 첩보원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그녀는 계속 살아 돌아왔기에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70여년이 지나고 있다. 나는 전쟁세대가 아니다. 앞으로도 전쟁을 겪은 사람들보다 겪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아질 테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커다란 역사의 한페이지가 아닐까. 첩보 활동을 했었던 만큼 기록도 없고 연구나 자료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한다. 허구일지언정 여러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면 당시 이름없이 사라져간 많은 소녀들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같은 임무를 가지고 적진으로 뛰어들었지만, 혹시 변절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서로 감시자가 되어야만 했던 당시의 많은 홍주와 유경이.

홍주는 나아가는 방향으로 달렸고, 유경은 책임지는 방향으로 달렸다.(p.246)

많은 사람들이 지켜낸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우리는 나아가는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 것일까, 책임지는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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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일상신비 사건집 허실시 사건집
범유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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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헛개나무 열매가 마치 매실처럼 열려서 '헛매실골'이라 하던 것이 와전되어 '허실골'이 되었단다. 일제강점기때는 '虛實町(허실정)'이라는 한자가 붙어 현재까지 '허실시'로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당시에는 땅의 기를 죽인다며 억지스럽게 끼워 맞춰 '허허로운 과실'을 의도했을지도 모른다. " 땅 이름 따라 사람이 모이는 것인가, 사람들이 모여 땅 이름을 만든 것이가. 이 동네 사람들은 허실피막의 얇고 부드러운 막 그 한 겹으로 살고 있다. 남의 집에 불이 났는데 전혀 모르겠다며 의뭉을 떨면서도 온갖 구호에 극진한 그들의 태도는 어느쪽이 허이고 실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p.8)"라는 오해를 남기기도 했다.

이 책은 허실시라는 가상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상신비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도입부에 '허실시'라는 지명에 관련된 이야기가 등증한다. 조선시대부터 언급을 해서 하마터면 실제 있는 도시라고 여길뻔했다. 게다가 다 읽고나니, 이 지명에 관한 이야기의 향토사 연구자 '진설주'씨는 이야기에 등장한다. 다섯편의 이야기를 다 읽고나서 다시 첫페이지를 읽으면서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달면 삼키는 안다정」, 「내 세상의 챔피언」, 「작당모의 카페 사진동아리의 육교 미스터리」, 「돌아다니는 남자」, 「둘리 음악 학원 신발 실종 사건」의 제목으로 다섯작가의 다섯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앞서 나왔던 진설주가 세번째와 네번째 이야기가 등장해서, 혹시나 작가님들이 회의를 하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특히, 「둘리 음악 학원 신발 실종 사건」은 유독 인상에 남는다. 20여년간 운영되고 있는 '두리 음악학원'. 하지만 아이들은 '둘리 음악학원'으로 불리운다. 그런데, 그 곳에서 아이들의 신발이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이들이 맨발로 왔다며 학부모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얼마전 피아노 원장 선생님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을 하고 나서 동희는 피아노 학원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동네에서는 소문이 흉흉했다. 귀신이 들렸다거나 애들이 괴롭힘을 당한다거나.. 하지만 며칠 있으면 신발을 조용히 돌아온다. 불안해진 원장선생님은 동희에게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보라고 한다. "신발이 잘 돌아오잖아요. 어른들이 왜 난린지 모르겠어요.(p.334)" 이 말에 동희는 사건 진상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른이 되어가면서 편협해진다는 것을 한번 더 느끼게 된다.

일상속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미스터리. 어느쪽이 허이고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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